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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장: 연쇄살인이란 무엇인가 2장: 연쇄살인범, 그들은 누구인가 3장: 연쇄살인의 역사 4장: 악의 화신 _ 미국의 10대 괴물들 5장: 성(性)과 연쇄살인범 6장: 살인의 동기 7장: 악행의 실행 8장: 연쇄살인범의 최후 9장: 연쇄살인범 문화 역자 후기 |
Harold Schech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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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용어로 사이코패스는 법적인 정신이상자는 아니다. 사이코패스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안다. 그들은 이성적이고 때로는 아주 똑똑하다. 어떤 경우 대단한 매력을 뿜어내기도 한다. 사실상 그들은 멀쩡해 보이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그렇지만 그들의 쾌활한 성격은 위장에 불과하다. 정신분석학자 허비 클렉클리(Hervey Cleckley)가 고안한 유명한 개념, 즉 정상인의 가면(masks of sanity)을 쓴 그들은 심각하리만큼 불안한 사람들이다. 사이코패스인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은 감정이입을 전혀 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사이코패스는 사랑도 할 수 없고, 남을 보살피지도 못하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미안한 감정을 품지도 못한다. 그들에게 타인은 자신의 욕망이나 이익을 얻기 위해 이용할 대상에 불과하다. --- p.25~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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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이미 팩스턴을 죽였다. 제이미 팩스턴을 나는 전혀 알지 못한다. 나는 사건이 있기 전까지 그를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그날 토요일에도 그는 나에게 한마디 말도 하지 못했다.
팩스턴이 죽은 것은 내 삶을 압도하는 억제할 수 없는 충동 때문이다, 나는 그날 집을 나서면서 누군가를 내손으로 죽일 거라는 사실을 알았다. 단지 누구를 어디에서 죽일지는 몰랐다. 말하자면 나는 연쇄살인범이다. 그렇지만 가족과 직장이 있는 보통의 외모를 가진 사람이고, 당신처럼 집도 있다. 내 머릿속의 뭔가가 나를 양심도 없는 무자비한 살인범으로 만들었다. 팩스턴 이야기를 좀더 들려주지. 그때 나는 술이 많이 취했고, 머릿속에서 ‘죽여’라는 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제이미의 자동차 뒤에서 내 차를 세우고 내렸지. 제이미는 언덕에서 도로 아래로 천천히 걷고 있었어. 그는 나를 지나쳐서 멀리 있는 뭔가를 보고 있는 듯했다. --- p.3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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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 그들은 누구인가
연쇄살인이 현대에 접어들면서 나타난 암울한 문화의 단면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연쇄살인은 인류의 역사가 이어져온 것만큼이나 오랫동안 인간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해왔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연쇄살인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그것을 저지르는 연쇄살인범들에 대해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준다. 나아가 원시적이며 수수께끼 같은 인간의 내면에 도사린 어두운 본성을 예리하게 파헤친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 연쇄살인이란 무엇인가 둘 이상의 연이은 살인. 각각은 독립적인 사건이어야 한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한 사람이 혼자서 범행을 저지른다. 살인은 몇 시간, 혹은 몇 년이 지난 뒤 일어날 수도 있다. 범행 동기는 심리적인 것이며 범인의 행동과 물적 증거를 토대로 보면 가학적인 성범죄 양상을 띤다. -미 국립법연구소 연쇄살인은 성(性)범죄이며, 성과의 연관성이 매우 중요하다. 연쇄살인범은 상대를 지배하고 고문한 뒤 살해하는 성적 환상을 키운다. 피에 굶주린 연쇄살인범은 왜곡된 욕망을 더 이상 억누르기 힘들어질 때 먹잇감을 찾아나선다. 그는 상대를 괴롭히고 죽음에 이르게 함으로써 절정감을 맛본다. 그리고 한동안은 냉각기를 갖는다. 그 기간 동안 연쇄살인범은 자신의 전리품을 들고 흐뭇해하거나 범죄 장면을 회상하며 희생자의 고통을 음미하기도 한다. 이러한 연쇄살인범들은 정상인의 가면을 뒤집어쓴 ‘사이코패스’가 대부분이다. 그들은 이성적이고 때로는 똑똑해 보이기도 한데, 사실상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연쇄살인범의 경우 어릴 때부터 특이한 징후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아버지나 어머니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은 경우가 많고, 대개 오랫동안 오줌싸개이며, 주위에 사소하게 방화하는 것을 즐기며, 동물들을 학대한다. 애완용 동물을 죽이는 경우도 많다. 연쇄살인범은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이 없다. 보통 사람이라면 식은땀을 흘릴 법한 상황에서조차 뻔뻔하리만큼 태연하다. 온화하고 그럴 듯해 보이는 모습 속에 악한 본성을 감춘, 교활하고 냉혹한 약탈자가 바로 연쇄살인범인 것이다. * 죄악만큼 오래된 연쇄살인의 역사 연쇄살인을 현대에 접어들어 나타난 현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연쇄살인범들이 자행하는 끔찍한 종류의 짓들은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언제나 있어왔던 인간사회의 한 측면이다. 이렇듯 살인에 대한 욕망은 언제나 인간 행동의 한 부분인 것이 분명한데, 어째서 사람들은 연쇄살인범을 현대에 나타난 특이한 사례라고 여기는 것일까? 그 이유는, 수천 년에 걸쳐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겪었던 옛날에는, 죄 없는 상대를 거듭 끔찍하게 살해하고 절단한 이들이라도 반드시 범죄자로만 여기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그들은 전쟁을 빌미삼아 피에 대한 굶주림을 마음껏 채웠다. 또 다른 이유로는, 산업화 이전 시대에는 언론 매체가 없었다는 것이다. 연쇄살인범에 대한 뚜렷한 기록이 없는 것은, 당시 사람들이 잔혹한 성범죄를 저지르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 당시에는 언론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악함 속에 숨은 실체 아무런 가책도 없이 잔혹한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그들은, 도대체 왜 그러한 범행을 저지르는 것일까? 정상적인 사람의 관점으로는 도저히 상상하기 힘든 연쇄살인범의 행동이라 해도 그 구체적인 원인을 짚어낼 수 있다면, 그들의 만행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그러한 범행을 사전에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지도 모른다. 일부 심리학자들은, 가학적인 살인범들이 정상적인 사회화 과정과 완전히 단절되는 경험을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어린 시절에 마땅히 받아들여야 했을 도덕, 감정, 양심을 전혀 습득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정신의 가장 기초적인 수준에서 생겨나는 어둡고 야만적인 충동을 통제하지 못한다. 한편, 연쇄살인범들의 살인 이면에는, 과거에 극심한 뇌 손상이나 가정에서 학대를 받으며 자라난 상처가 도사리고 있다고 주장하는 심리학자들도 있다. 그 같은 이유들이 연쇄살인범의 정서 발달에 지장을 주어, 자신이 완전히 쓸모없고 사랑받을 가치도 없다고 느끼게 되며, 장차 사악한 인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또한 연쇄살인범들은 어린 나이 때부터 비뚤어진 환상을 품기 시작하는데, 이후 그들은 극단적인 변태적 환상에 빠질 뿐만 아니라 그러한 병적인 환상을 현실에서 옮겨놓게 된다. 그들의 타락한 환상은 실제 세계로 분출되고, 결국 환상과 사실의 경계는 무너지고 마는 것이다. 이 외에도 그들은 이득이나 유명세를 타고 싶어서, 혹은 다른 살인범을 단순히 모방하기 위해 살인을 저지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갖가지 이유를 밝혀낸다 해도 그것들은 연쇄살인범들이 저지른 끔찍한 살인에 대한 타당성을 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연쇄살인범들의 성향을 파악해서 그들의 범행을 막아내야 한다는 데 있다. 연쇄살인의 문화, 그리고 인간사회 ‘연쇄살인범’이라는 용어가 흔히 쓰이면서, 대중 예술에서 폭력적인 사이코는 일종의 표준적인(상투적이지는 않은) 형태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범죄자들에게 ‘환호’하는 것은 더 이상 새롭거나 유별난 현상이 아니게 되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폭력적인 범죄자들에 대해 그렇게 흥미를 보이는 것은 복잡한 심리학적 문제에서 비롯된다. 보통 사람들이 억누르는 흉악하고 무법적인 충동을 실제 행동으로 분출하는 살인범들에 대해서, 우리는 일부분 그들과 우리 자신을 동일시함으로써 일종의 쾌락을 맛본다. 연쇄살인범의 내면에 깃든 사악한 본성과 범행을 조장하는 사회적 환경은 우리의 문화에 폭넓게 작용함으로써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들의 범행이 극악한 인간 본성의 일면을 드러내는 한편, 혼란한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그와 같은 환경을 올바르게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연쇄살인은 인류 보편의 현상이며, 연쇄살인범 역시 인간이자 사회 구성원이다. 이 책은, 사건의 해결과 예방을 위해서는 사회 공동체와 정부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