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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아르센 뤼팽 체포되다 2.감옥에 갇힌 아르센 뤼팽 3.아르센 뤼팽 탈출하다 4.수상한 여행객 5.왕비의 목걸이 6.세븐 하트 7.마담 엥베르의 금고 8.흑진주 9.셜록 홈스, 한 발 늦다 해설:괴도신사의 재림을 기원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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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고스란히 당하고 있었던 거야. 제일 처음 마주쳤을 그 순간부터 말이네. 이 사건에서 내가 진짜로 담당한 역활이 무엇인지 아는가? 하긴 그들이 계산적으로 내게 위임한 역활이지만 말이야...... 그건 다름 아닌 앙드레 브로포드, 바로 그 역활이었어! 그래, 정말이지 귀신 곡할 노릇이었다구! 나중에, 신문을 보고, 이런저런 사항들을 꼼꼼히 따져보고서야 나는 그 사실을 깨달았네. 내가 마치 큰 은혜라도 베푸는 사람인 척, 위험을 무릅쓰고 위기에 처한 피해자를 구해줄 때, 그는 나를 브로포드 가문의 일원인 것처럼 둔갑을 시켰었단 말이야...... 정말 대단하지 않나? 자기 집 3층에 살고 있는 그 괴팍한 인물, 무식하고 거친 인물은 누가 봐도 영락없는 브로포드 가문이고, 바로 그 브로포드는 다름 아닌 나였던 거야! 당연히 내 덕에, 그러니까 브로포드가 한 집에 저리도 사이좋게 살고 있다고 하니, 은행가들은 돈을 빌려주려고 줄을 섰을 테고, 공증인들도 고객들의 돈을 마구마구 끌어다댔을 것 아니겠는가! 아..... 정말이지 내가, 이 아르센 뤼팽이 그때 그 부부에게 톡톡히 한 수 배운 셈이었다구!'
--- p.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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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최고의 형사인 가니마르와 더불어 파란만장한 사생결단을 치른 바 있는 그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 말이다! 성채나 호화살롱만을 턴다는 황당무계한 신사, 아르센 뤼팽..... 어느 날 쇼르만 남작의 저택을 파고들었다가 빈손으로 나오면서 이렇게 적힌 멋진 메모 한 장을 남겼다지.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 진품이 제대로 갖춰지면 다시 방문하겠음. 운전기사에서 테너가수로, 마권업자에서 양가집 도련님으로, 청년에서 노인으로, 마르세이유의 떠돌이에서 러시아인 의사로, 다시 에스파냐의 투우사로 종횡무진 천의 얼굴을 가졌다는 바로 그 남자, 아르센 뤼팽! --- p.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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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을 겅중겅중 뛰어 놈에게 달려들었는데, 마침 손에 쥔 총을 막 발사하려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간발의 차이로 먼저 놈을 땅에 패대기친 다음, 나는 전광석화처럼 몸을 날려 놈의 가슴팍을 무릎으로 내리눌렀다.
'이것 보게나, 풋내기! 나는 아르센 뤼팽이다. 지금 당장 내게서 가져간 손가방하고 부인의 물건들을 순순히 내놓는 게 좋을 거야..... 그러기만 하면 내 너를 경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내 친구로 삼아주지. 자, 어서 말해, 좋아, 싫어?' 녀석은 낑낑대며 중얼거렸다. '조, 좋습니다....' '그래야지, 오늘 아침 자네 솜씨는 그런대로 괜찮았어. 내 인정하지.' 그제서야 나는 압박을 풀고 일어섰는데, 놀랍게도 녀석은 호주머니에서 칼을 빼내 후닥닥 들이대는 것이었다. '멍청한 녀석!' 나는 한손으론 놈의 공격을 막아내고 다른 한손으론 경동맥이 몰려있는 급소부위를 냅다 가격했다. 물론 상대는 허수아비처럼 그 자리에 벌렁 나자빠지고 말았다. --- p.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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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뜻밖의 만남인지라, 두 사람은 서로의 출연에 똑같이 혼비백산한 것처럼 아무 말도 못한 채 붙박힌 듯 서있었다. 하필 이런 장소에서 이런 시간에 마주치다니…
마침내 감정이 복받치고 다리가 후들거리는지, 넬리 양은 옆의 의자에 주저앉고 말았다. 하지만 남자는 그냥 서있었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그의 뇌리에는, 온갖 잡동사니들을 한아름 안고, 호주머니마다 불룩한 데다, 터질 듯 팽팽한 자루를 둘러맨 자신의 모습이 이 여인에게 어떤 인상을 주고 있을지 서서히 감이 오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엄청난 혼란이 그의 내부로 물밀 듯 밀려왔다. 영락없는 현행범으로 발각된 험상궂은 도둑놈의 모습… 아르센 뤼팽의 얼굴이 벌겋게 물들고 있었다. 사정이야 어찌됐든, 그녀에게는 그저 도둑의 모습에 불과하리라… 남의 호주머니 속에 손을 넣고, 남의 집 문을 슬그머니 따고 드나드는, 그런 모습 말이다… 시계 하나가 바닥 양탄자 위로 굴러 떨어졌고, 또 다른 시계도 떨어졌다. 이어서 이것저것 귀금속들이 팔 사이로 마구 떨어지는 걸 사내는 어찌할 수가 없었다. 문득 어떤 결심이 섰는지, 사내는 들고있던 물건부터 안락의자 위에 내려놓았고, 호주머니를 비웠으며, 매고있던 자루까지 내려놓았다. 이제야 넬리 양 앞에서 조금 느긋해진 기분이었다. 그는 말이라도 나눌 생각으로 성큼 다가갔다. 하지만 그녀는 멈칫하는가싶더니, 겁에 질린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살롱 안으로 달음질쳐 들어가는 것이었다. 사내도 물론 뒤따라 들어갔다. 아뿔사, 거기에도 역시 텅텅 비다시피 한 썰렁한 현장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넬리 양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부들부들 떨며 텅 빈 공간을 바라보고 서있었다. 사내가 다짜고짜 입을 열었다. "오후 세시까지 모든 걸 제자리에 돌려놓겠습니다…" 그녀에게서 아무런 대답이 없자, 그는 다시 반복했다. "정확히 세시까지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세상이 두 쪽 나도 약속은 지키겠습니다… 오후 세 시까지…" --- pp.238-2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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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 전집은 대중적 인지도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최대로 갖추고 있는 작품인 데다, 고전으로서의 아우라도 적절히 품고 있다. 누구나 '뤼팽'이라는 이름은 알고 있으나(일제 시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80대 노인서부터 중장년, 10대 청소년층에 이르기까지), 전체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경우는 전혀 없다. 그 이유는 본격적인 문학작품으로서 정식으로 소개되지 않고, 어린이나 어린 학생을 위한 추리소설로만 섣불리 다루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식 성인용으로서 품격 있게 번역, 출간된 "아르센 뤼팽 전집"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양상이 다른(언론이나 독자나 할 것 없이)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 이 책의 특징 1. 뤼팽 시리즈는 옛 일제시대부터 해방 후 6070년대 일어 중역판 소설을 거쳐, 최근까지 어린이용 동화나 만화로 끊임없이 애독되어왔지만, 제대로 완역되어 본격 소개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결국 누구나 '뤼팽'이라는 이름은 알고 있으나(일제 시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80대 노인에서부터 중장년, 10대 청소년층에 이르기까지), 전체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경우는 전혀 없는 셈이다. 따라서 이번 까치글방의 국내 최초 완역 아르센 뤼팽 전집 출간은 단지 추리소설 팬뿐만 아니라, 현대를 살아온 거의 모든 세대에게 열광적인 환영을 받을 만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2. 뤼팽 시리즈는 대중적 인지도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최대로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추리소설 분야의 고전으로서, 작품성과 역사성 또한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요컨대, '뤼팽 시리즈'는 흔히 알고 있듯이 추리소설만으로의 의미가 있는 작품이 아니다. 근 30여 년 이상을 집필해오면서 모리스 르블랑은 모험소설과 스릴러, 로맨틱 미스터리 장르까지 뤼팽 시리즈에 포함시켰다. 아울러 주인공을 탐정이 아닌, 정반대의 범죄자로 설정함으로써, 소위 두뇌 플레이에만 의존하는 추리소설의 경직된 재미를 훌쩍 뛰어넘어 활극 같은 다이내믹한 박진감도 담고 있다. 게다가 공간적 배경 역시 프랑스에만 머물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확대됨으로써 스케일이 큰 영웅담으로 승화되고 있다. 또한 단순히 작가의 상상력의 창조물이라기보다는 20세기 초라는 격동의 시대(벨에포크로부터 제1차 세계대전을 거쳐 1930년대 초까지)와 그 속을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열망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시대적 산물이기도 하다. 특히 작품 하나하나가 신문에 연재되다가 단행본으로 출간된 만큼 당대의 대중들과 그 호흡을 뗄래야 뗄 수 없는(심지어 나중에는 독자들의 구체적인 요구사항들이 작품에 반영되기도 한다. 오늘날 인터넷을 통한 인터랙티브 창작의 효시라고나 할까?) 작품들이었다. 따라서 실제 역사적 사건은 물론, 지명이라든가, 시대적 이슈와 분위기(예컨대 초기작에 단골로 등장하는 삯마차꾼이 택시 운전사로 변화한다든지, 여성의 복장이나 사회제도의 변화 등)를 생동감 있게 담고 있는 풍속의 전시장이라고 할 만도 하다. 3. 이번 까치글방 뤼팽 시리즈 출간의 또다른 의미는, 단 한 명의 역자가 일관된 시각으로, 작품순서에 따라, 책임을 다해(세세한 부분까지 역주를 달아가며) 전체를 완역한다는 점이다. '뤼팽 시리즈'에는 수많은 인물들과 사건들이 서로 얽히고 설키면서 도저한 연속성 속의 고유한 스토리를 전개하고 있다. 따라서 각 개별 작품마다 때로는 인물들간의, 때로는 사건들간의 연관성이 마치 복선처럼 연계되어 있다. 아울러 모리스 르블랑 자신이 30여 년의 격동의 역사를 지내오면서 집필을 해왔기 때문에, '뤼팽 시리즈' 전체를 통해서 무엇보다 작가의 호흡은 물론 작중인물들의 발전과정이 긴 흐름으로 고스란히 살아 숨쉬고 있다. 최근에 프랑스에서 출간된 '뤼팽 시리즈(Librairie des Champs-Elysees, 'Les Integrales du Masque' 총서, 1998-2000)'에서도 바로 그 점에 유의하여 모든 작품을 연대기 순으로 접하기를 권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점들을 온전히 살리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역자가 책임을 지고 일관된 시각과 감성으로 번역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설사 여러 역자의 참여 하에 한다고 해도 결국에는 통일된 시각에 입각한 검증과정이 불가피한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까치글방의 '뤼팽 전집 완간' 계획은 그 같은 전체 시리즈의 생명력을 가장 완전한 모습으로 독자들에게 선사하기 위한 작업이 될 것이다. 뤼팽 전집 매권마다 "역자 후기" 형식으로 뤼팽 시리즈에 관한 연구와 소개의 글을 첨부할 것이다(제1권과 제2권은 기초적인 소개 차원에서 "역자 해설"과 작가의 전기를 수록). 또한 현재 프랑스에서 나온 뤼팽 시리즈의 다양한 연구서적이 참조가 될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추리소설에 대한 일반인의 낙후된 의식을 일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뤼팽 시리즈의 고전적 가치를 한껏 부각시키는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 기획 포인트 뤼팽 시리즈는 현재 번역된 책이 모두 11권에 이른다. 주로 해문 출판사의 추리소설문고가 대부분이고, 계림닷컴과 유진, 중앙미디어 등에서 중복 소개되었으나, 절판된 경우가 많다. 그나마 전부가 영어나 일어 중역인 데다가, 어린이용으로 완전히 각색한 책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프랑스어 원전으로 완역은 이번이 국내 최초인 셈이다. "뤼팽 시리즈"는 연극은 물론이고, 30년대부터 영화화되었으며, 70년대에는 TV시리즈로 이미 방영되었을 정도로 다른 매체로의 확대 가능성이 높은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