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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유럽은 왜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문화권의 육아방식에 관심을 기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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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임신 - 행복과 두려움 아기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 여자가 아기 낳지 못할 때 / 임신했다고 자랑하지 마라 / 기형아에 대한 두려움 / 손으로 배를 만지지 마라 / 딸, 아들을 미리 점치는 법 / 다리를 꼬고 앉으면 유산 / 이젠 임부복도 디자인 시대 2. 출산 - 분만법과 산후조리 집 밖에서 출산하는 문화권 / 산모 있는 곳은 터부 지역 / 탯줄 자르는 남편 / 훌륭한 산파의 선정기준 / 산파와 의사들의 싸움 / 무당 부르고 산파가 옷 벗는 지역 / 아프리카 여자들은 진통을 덜 할까 / 눕는 분만 자세는 17세기 부터 / 아기 위치가 비정상적일 때 / 출산 사망률이 줄어든 배경 / 아기를 땅에 떨어뜨려라 / 탯줄 자르는 도구들 / 저절로 탯줄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문화권 / 태반이 나오지 않을 때 / 탯줄과 태반을 어떻게 처리할까 / 신생아를 씻기지 않는 엄마들 / 아기의 머리를 다듬는 관습 / 출산 직 후 젖을 물리지 마라 / 상둥이와 기형아 출산에 대한 두려움 / 태어나자마자 죽는 아기의 운명 / 태어난 그날로 세례 받는 까닭 / 이름 짓는 방식 / 이름을 조상과 연관짓는 이유 / 산후조리는 단 하루 / 유럽과 남미의 의만 풍습 차이 3. 모유 먹이기 젖은 피가 익어서 된 것 / 우는 아이에겐 무조건 젖을 주라 / 공격적으로 젖 물리는 부족 / 젖 물리는 엄마의 느낌 / 젖이 잘 나오게 하는 비법 / 젖 먹일 때는 성관계 금지 / 모유 먹이는데 생리 있는 여자 / 모유와 함께 먹인 보조 음식 / 젖 떼는 의식 / 그래도 모유가 좋다 4. 유모, 젖병의 역사 자식을 떼어 놓는 방법 / 오세아니아의 '아기 교환' 풍습 / 아프리카의 포스테라쥬 / 그리스 출신 유모를 선호한 로마인들 / 유모 고용은 부유한 계층의 특권 / 유모산업은 남자들의 사업 / 아편까지 먹인 영국의 유모들 / 프랑스 리옹에서 출산율 높은 까닭 / 유모에 맡긴 아이는 여섯명에 하나꼴 / 왜 아기가 설사를 자주 할까 / 젖병은 가난한 사람들의 것 / 전쟁 때문에 늘어난 젖병 사용 / 살인도구였던 로베르 젖병 / 젖병은 아기들의 장난감 / 튜브식 젖병을 소탕하라 / 분유 개발이 가져온 결과 / 로취 박사의 우유 실험실 / 왜 모유 먹이기를 포기했을까 / 젖병 사용이 가져온 삶의 변화 5. 요람과 아기 달래기 요람 사용을 척도로 삼는다면 / 보편적인 방식은 업는 것 / 브라질의 해먹은 전통가구 / 러시아 부랴트족의 요람 의례 / 가죽주머니와 광주리 요람 / 요람을 두 개 만드는 사람들 / 왜 부적을 요람에 달까 / 요람을 흔들어주지 마라 / 자장가와 엄마의 속마음 / 아기에게 진정제 먹이는 풍습 6. 베이베 마사지와 아기 옷 목욕보다 마사지 선호하는 아프리카 / 아기는 더러울수록 잘 자란다? / 아기 목욕은 찬물이 좋다 / 아기 목욕법을 둘러싼 논쟁 / 두더지 발을 담은 주머니를 목에 걸다 / 기저귀는 헌 천으로 만들라 / 가난해도 아기 옷은 가짓수 많다 / 아기의 허리 모양을 다듬어주는 배꼽 티 / 보네는 세 개가 기본 / 대물림하는 배넷저고리 / 기저귀 / 실용성보다 상징적 의미가 강한 마이요 / 마이요에 대한 비판과 반론 / 신생아 의복의 색깔 변화 / 아기 옷 돌려입는 신풍속도 / 일회용 기저귀를 거부하는 엄마들 / 남녀구분 없는 아기 원피스 / 유아복 유행은 18세기부터 / 더운 지방의 유아복 7. 아기가 아플 때 버려진 아기들의 슬픈 역사 / 균형을 중시한 유아병 치료 / 의학 발전과 유아병 / 젖 딱지를 떼지 마라 / 부적, 목걸이의 예방 효과 / 아프면 성지순례 떠나라 / 의사는 부유층의 전유물 / 예방과 치료법의 혁명 / 자식 죽음보자 포도 수확에 관심 많았던 몽테뉴 8. 인성 개발과 장난감 첫니 나오면 남편과 잠자리를 / 걸음마 가르치기 / 걸음마 늦으면 성지순례 / '걸음마 배우기'란 대수롭지 않은 일 / 노래로 말 배우기 / 청결 교육에 집착하는 유럽인 / 장난감의 역사 / 왜 인형은 모두 여자 모습일까 / 귀여운 자식은 매로 키우라 / 유모가 들려주는 이야기 / 집안에서의 사고와 그 예방 / 아이들이 가장 두려워했던 늑대인간 / 읽기 교육은 일찍 시작하라 / 종교교육의 첫 단계는 기도문 암기 9. 유아보호 기관과 육아전문가들 입원성 장애의 위험 / 버림받은 아이들에게 준 상처 / 탁아소가 늘었다가 줄어든 이유 / 위생이란 명분이 초래한 결과 / 아기의 심리와 정서는 존중되다 / '가정 탁아소'를 어떻게 부를까? / 점점 분업화되는 유아 관련직업 에필로그 각주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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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람들은 갓난아기의 정수리가 굳지 않아서 숨을 쉴 때마다 발딱 발딱 뛰는 숫구멍을 보호하려면 'chapeau'라고 부르는 때를 보호막으로 남겨 둬야 한다고 했다. 머리 속에 이도 몇 마리 남겨놓아야만 아기의 뇌를 상하게 하거나 발작을 일으키는 나쁜 피를 빨아 낸다고 생각했다. 똑같은 이유로, 기저귀를 전혀 빨지 않고 말려서 사용했다. 오줌을 더럽거나 불결한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피부병을 치료하는 역할을 한다고 믿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오늘날의 상식이나 기준과는 정반대였던 것이다. 아기들의 몸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기저귀는 늘 젖어 있으며 얼굴과 몸은 습진과 피부병으로 뒤덮여있었다. 그리고는 머리에 알 수 없는 녹청 같은 것을 뒤집에 쓴 아기 모습이란 우리가 떠올리는 귀엽고 정겨운 존재가 아니었다.
왕족이라고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17세기, 루이 l3세가 아기였을 때도 절대로 씻겨주지 않았다. 버터나 부드러운 아몬드기름 같은 유지로 닦아줄 뿐이어서 붉은 반점과 수포가 온몸에 생겼다. 루이 13세의 주치의 에로아르가 '배와 다리에 매일 붉은 수포가 생김' '눈두덩이가 붓고 테가 생겼음' '이마 위에 붉은 점' '눈 주위에 단독상 붉은 얼굴' '머리 뒤에 큰 습진' '턱과 옆구리에 옴' '왼쪽 겨드랑이에 옴' '이마 위 미간에 때'가 있다고 적은 것도 하나도 놀랄 일이 아니다. --- p.2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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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아마존까지 출산과 육아 풍속을 문화인류학으로 조명한 최초의 책!
정말 놀라운 책이다. 적어도 아기를 낳고, 젖을 물리고 달래고, 옷을 입히고 걸음마를 가르치고 아플때 보살피는 일쯤이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별로 다르지 않을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충격적인 책이다. 아기를 낳고 기르는 방식이 이처럼 다양하고 독창적이며 터부가 많은지, 그리고 상징적 의미가 풍부한지, 읽는 이로 하여금 당혹감마저 갖게 한다. 산모가 누운 자세로 아기를 낳기 시작한 것은 l7세기 이후였다. 그 전에는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의자에 앉거나 선 채로 또는 웅크린 자세로 아기를 낳았다. 아기를 땅바닥에 그냥 떨어뜨리는 문화권도 있다.
l9세기까지 유럽에서는 아기를 유모에게 맡기는 관행이 보편화되었다. 따라서 아내가 유모 노릇을 해서 받는 돈과 자기 자식을 다른 유모에게 맡겼을 때 드는 돈의 차액을 이용한 돈벌이로서, 남편들의 유모산업으로까지 성장했다. 때문에 영국에서는 모유를 먹이려면 뭇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고 자식을 모유로 키웠다는 내용올 묘비에 기록할 정도였다. 18세기 이전, 유럽에서는 갓난아기를 씻기지 않았다. 전통적으로 아기의 콧물이나 때, 딱지, 오줌 등이 건강에 좋다고 여겨서, 기저귀도 빨지 않고 말려서 사용했다. 왕족이라고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프랑스의 루이 l3세가 아기였을 때도 절대로 씻겨주지 않았다. 온몸에 붉은 반점이 있고, 때와 옴, 습진, 피부병이 생겼다는 주치의의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이다. 이 책은 공간적으로는 파리에서 아마존까지, 그리고 시간적으로는 그리스-로마시대로부터 20세기 말까지, 임신과 출산, 육아에 관한 지구촌의 다양한 생활풍속과 그 질박한 문화를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조명한 최초의 책이다. 유모제도와 젖병, 유아복, 요람, 장난감의 역사와 아울러 유아병과 의료체계, 그리고 버려진 아기들의 보호 및 육아관련 직업의 변천과정 등도 포함하고 있는 문화사이기도 하다. 저자는 문명사회임을 자부하는 유럽에서 오늘날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문명의 때가 묻지 않은 문화권의 육아방식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엄마와 아기가 살을 맞대고, 아기가 원할 때마다 젖을 물리고, 마사지를 해주고 업거나 안는 이들 육아방식은 지난날 위생을 첫째 조건으로 삼아 왔던 서구사회의 의료화된 육아법과는 사뭇 다르다. 이처럼 아기와 심리적·정서적으로 친밀하게 지내려는 육아방식에 선진국의 엄마들이 호감을 갖는 까닭은 무엇일까. 과연 어떤 육아방식이 아기를 진정 행복하게 해주는 것일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은 아기를 보다 훌륭하게 양육하는 방법이나 기술을 언급한 육아 가이드북이 아니다. 또 단순한 지적 호기심이나 동서양의 기이하고 별난 풍습을 한데 모은 여느 풍속사와도 다르다. 때로는 놀랍고 기이한 풍속을 접하면서 우리는 삶의 방식의 보편성과 문화적 차이의 저변에 깔려 있는 인간의 공통된 심리를 발견한다. 어머니로부터 딸, 다시 딸에서 그 딸로 구전되면서 그다지 큰 변화 없이 이어져온 전통적인 육아방식이 오늘날에도 엄존하고 있다는 의미를 깊이 되새길 수 있다. 이 책은 오늘날 문명사회임을 자부해온 서구사회의 육아법이 20세기 초까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실수와 잘못을 저질러왔는지, 그 속내를 낱낱이 들여다볼 수 있어 마치 유럽문화사를 읽는 느낌을 준다. 출산 직후 젖을 물릴 것인가, 아기는 흔들어 주는 게 좋은가, 아기가 울 때 마다 젖을 줘야 하는가, 젖딱지를 뗄 것인가 등 육아법을 둘러싼 오랜 논쟁은 오늘날 아기를 키우는 우리 부모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위생에 대한 철저한 배려를 앞세워 아기들의 신체적 측면만을 중시했을 뿐 아기들에게 애정을 담는 전통방식을 외면해 왔던 육아법 변천과정에서 우리는 아기를 키우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생생한 견문록과 문헌, 여행기를 단서로 하여 임신에서 출산, 그리고 아기의 성장과정을 역사적·고고학적 관점에 접목시켜 탐구된 이 책을 읽으면 마치 좋은 세계여행을 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무엇보다도 아기를 낳고 기르는 방식에서 공통적인 요소는 무엇인지, 어떤 점이 왜 다른지, 그리고 그 밑바닥에 뿌린 내린 정신적 토양은 무엇인지를 반추할 수 있어서 좋다. 특히 아기에 대한 개념이 다르고 서로 다른 육아방식에 따라 양육된 아이들이 어떤 모습으로 성인이 될 것 인가에 저절로 관심을 갖게 된다. 결과적으로 아기를 낳고 기르는 부모로서 다시 한번 겸허해질 수밖에 없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매스컴이나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육아관련 정보를 접하면서 전통적인 육아방식을 애써 외면하는 엄마들이 늘어나고 있다. 비록 이 책에서 우리나라의 전통 육아방식이 언급되지 않은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저자의 고백처럼 전통적인 방식을 애써 무시하려는 서구화 현상이 가져올 결과가 무엇인지를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