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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가 들어있지 않은 머리
산책 비밀 공자, 결혼중매인 조개 눈을 멀게 해준 가구 사모님 소집령 죽음 병상 젊은 사랑 유다와 구세주 유산 구타 석상 2. 머리가 없는 세계 이상적인 하늘 꼽추 큰 자비 네 사람의 미래 폭로 굶어죽은 여자 성취 도둑 개인소유 단추 3. 머릿속에 있는 세계 좋은 아버지 바지 정신병원 우회로 계략이 많은 오디세우스 불에 타다 작가연보 옮긴이의말 |
Elias Canet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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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소설로 형상화된 ‘군중’의 모티프!
198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엘리아스 카네티가 평생 추구한 화두는‘군중이란 무엇인가?’이다. 1927년 7월15일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법원건물에서 화재가 난 사건이 있었는데, 카네티는 이를 통해서 ‘군중’이라는 화두와 그 실마리를 찾게 되었다. 화재사건의 발단은 부르겐란트에서 벌어진 노동자 살인사건이었다. 법원은 살인자들에게 ‘무죄판결’을 내렸고, 이에 흥분한 노동자들이 법원으로 몰려들어 방화를 했다. 이날 경찰은 무력으로 소요사태를 진압하려 하였고, 9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법원은 불에 탔다. 이 소요사태를 직접 목격한 카네티는 사람들이 불에 타 죽어가고 있는데도 “문서가 불타버렸어! 모든 문서가 다!”라고 외치며 오직 ‘문서’ 걱정만 하는 한 남자를 목격하게 된다. 카네티는 인간의 생명보다 문서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이 남자의 태도에 경악했던 것이다. 몇 년이 지난 후 이 화재사건과 그 남자는 『현혹』의 모티프가 되고,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의 형상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지금 우리가 읽는『현혹』은 ‘군중’이라는 모티프가 소설의 서사로 응축된 사회학적 보고서라 할 수 있다. 물질과 권력에 ‘현혹된’ 인간들의 행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회학적 보고서의 완결판! 1부, 세계가 들어있지 않은 머리 주인공 페터 킨은 자칭 “현존하는 가장 유명한” 중국학 학자이다. 그는 모든 현실적인 관심사로부터 벗어나―심지어는 교수직까지도 거절하고―2만 5천 권에 달하는 책들이 소장된 그의 “개인 도서관”에서 오로지 연구에 몰두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자신이 소장한 책을 관리하는 가정부 테레제와 두 번째로 결혼하게 되지만, 후에 그것이 중대한 실수라는 걸 깨닫게 된다. 킨은 이 결혼을 통해 얻은 것은 ‘군중’의 천박함이며, 결국은 정신이상에까지 이르게 된다. 킨의 아내는 오로지 물질적인 것(아파트의 공간분할, 가구, 돈)에만 관심을 가진, 물질에 ‘현혹된’ 인간의 전형이다. 결혼 첫 날 밤 킨을 유혹하려는 일이 실패로 돌아가자 그녀는 오로지 그를 집에서 몰아내고 돈만을 차지한 다음, “푸다 씨(붓다를 잘못 발음한 것이다)”라 불리는 가구점 점원에게 “몫”을 떼어주려고 한다. 그러나 킨에게 별 유산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이제 유일한 재산인 ‘통장’을 찾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이 무렵 킨은 정신이상의 징후를 보이기 시작한다. 통장을 찾은 테레제는 킨을 집에서 내쫓았으나, 역설적이게도 킨은 ‘자기’ 집에서 쫓겨나면서 자기가 ‘위험한’ 그녀를 집안에 가두었다고 생각한다. 2부, 머리가 없는 세계 집에서 쫓겨난 킨은 2만5천 권이 만든 ‘문자의 사회’를 벗어나 직접 외부세계와 만난다. 그러나 킨이 만난 세계는 오로지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끊임없는 속임수와 폭력이 난무하는 세계였다. 이곳에서 킨은 자칭 ‘체스의 천재’라고 부르는 포주인 꼽추 피셜레를 만난다. 피셜레는 비열한 수단을 동원해 킨의 돈을 ‘합법적으로’ 갈취하지만, 결국 자신이 믿었던 아내의 ‘손님’에게 살해당한다. 이에 앞서 킨은 ‘맹인’(아내의 손님)으로부터 테레제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는 자신을 아내의 살인범으로 의심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사실로 믿게 되었다. 테레제는 경비원과 함께 킨 앞에 나타나고, 극도의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던 킨은 폭력을 휘둘렀으며, 경찰에 의해 연행되기까지 했다. 킨을 심문하는 경찰은 그를 테레제의 돈을 훔친 도둑이라 확신하고 이를 자백하라고 강요했으나, 엉뚱하게도 킨은 자기가 테레제를 살해한 살인범이라고 자백한다. 이 와중에 테레제는 킨이 첫 번째 부인을 살해하고 토막을 내서 도서관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확신하고, 경비원은 킨이 자기를 딸의 살인범으로 고발하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3부, 머릿속에 있는 세계 피셜레로부터 이해할 수 없는 전보를 받은 킨의 동생 게오르크가 존경하는 형을 구하기 위해 독일로 온다. 게오르크는 정신과 의사로서 형의 주변 인물들과, 여전히 테레제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형의 정신 상태를 나름대로 판단하지만 그것은 ‘잘못’ 진단을 내리는 것이었다. 그는 경비원과 테레제를 건물에서 내쫓고 형을 그의 도서관으로 귀향시키는 것으로써 자기의 임무를 마쳤다고 여기고, 파리로 돌아간다. 하지만 킨은 여전히 그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하고, 결국, 자기의 도서관에 불을 질러 책들과 함께 불에 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