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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01 왜 카일라스인가 02 하늘길〔天路〕 03 흔들리는 영혼, 라사 04 간덴 사원에서 만난 젊은 스님 05 티베트의 젊은 꿈과 이상 06 달라이 라마의 여름 궁전 07 티베트 사람들의 축제 08 본성 그대로의 남쵸 호수 09 행복해지는 길 10 부처가 사원을 떠나고 있다 11 여행자의 짐은 고통스럽다 12 티베트 제2의 도시 시가체 13 타쉴훈포와 티베트 권력의 비밀 14 어디에서 와 어디로 가는가 15 신으로 가는 길 16 화장실 없는 숙소의 하룻밤 17 유목민들이 꿈꾸는 영원 18 부처님의 집 19 신의 얼굴을 보다 20 본성의 얼굴-카일라스 북면 21 톨마 라 정상에서 22 자유로운 가객 밀라레파 23 우주의 자궁 ‘마나사로바’ 24 옴 마니 팟메 훔 25 티베트가 속삭여 주는 말 |
朴範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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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둥 살 둥 바쁘게 욕망을 좇아 달려가면서, 그러나 달려 나가던 어느 길 끝 어두운 골목에 문득 멈춰 서서 뒤돌아 보면, 무엇이 거기에 있는가. 모든 일상이 무난할지라도, 그 무엇인가 2프로, 혹은 20프로 부족하진 않은가.
내 갈망이 부족하여 신이 길을 열어 주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럴수록 그리움은 길어졌고, 자주 꿈속에 나타났다. 카일라스 대형 사진을 구해 내 방에 세워 두고 한참씩 들여다보기도 했는데, 어떤 날은 난데없이 콧날이 찡해지기도 했다. “저곳엔 신으로 가는 길이 남아 있을 거야.” 나는 중얼거렸다. 그만큼 카일라스로 상징되는 그 어떤 충만된 영혼의 세계에 대한 갈망과 염원이 깊어지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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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신으로 가는 길’을 잃어버렸다. 더 이상 사랑 앞에 무릎 꿇고 경배 드리는 자도 없고, 더 이상 물질의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운 자도 없으며, 더 이상 시시각각 다가오는 시간에 의한 참담한 소멸에 대해 주목하는 자도 없다. 문명의 세계는 재래적인 정글의 법칙도 없는 잔인한 약육강식의 정글이 되고 말았다. 무한경쟁의 원리가 사람과 사람 사이를 끝없이 이간질시켜 인간주의의 사막화를 가속화시킨다는 점에서, 지금 이 시대보다 더 야만적인 시대가 과거에 있었던가.
중국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을 달리는 찡장 철도를 ‘하늘길(天路)’이라고 명명했다. 관광객이 지금보다 연간 80만 명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보고가 나와 있다. ‘영혼의 성소’라고 불리웠던 티베트고원의 ‘하늘로 가는 길’이 문명권의 폭주자가 달리는 ‘하늘길’ 때문에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신에게 가는 길을 더 이상 ‘하늘길’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 같았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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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것은 참된 영성이며, 순정이다
중국화와 개발의 거센 바람 속에서도 티베트에는 여전히 신을 향한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고, 생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을 가지고도 만족할 줄 아는 이들이 많다. 티베트 여행을 하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그러한 이들의 모습을 보고 스펀지처럼 무엇이든 빨아들일 수 있는 순정이며, 참된 영성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또한 욕망과 집착에서 벗어나 보다 단순하게 삶을 운영할수록 행복의 지수가 높아진다고 한다. 현생은 영원한 게 아무것도 없지만 본질은 영원하고, 한 생으로서의 이승은 유한하지만 죽음을 거쳐 다시 태어남으로 본원적으로 삶은 영원히 계속된다고 티베트인들은 믿는다. 이러한 티베트인들의 사상은 문명의 갑옷에 갇혀 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무엇보다 문명사회에서 숨 가쁘게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물질세계의 만족만으로 충만한 삶을 살 수 없으며, 남보다 더 많이 소유하고 있다고 해서 꼭 남보다 행복해지지 않는다. 물론 소유에 대한 경쟁의 정보로 가득 찬 문명사회에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욕망을 쫓아갈 수밖에 없지만, 내 안에서 원하는 본연의 평화와 고요함은 내 안에서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카일라스 역시 하나의 과정이었다. ‘너는 무엇을 찾으려 하느냐.’ 카일라스는 밤낮없이 내게 묻는다. 그것은 시작이고 끝이고 물음표다. 이 책을 읽는 당신에게도 카일라스가 그렇게 들어가 박혔으면 좋겠다. 당신과 함께 떠나고 싶다. 떠도는 길에서 동행자를 만나는 건 신이 주신 행운 아니겠는가. ― 「작가의 말」 중에서 태고의 모습과 현대적 개발의 두 얼굴 카일라스는 해발 6,714미터에 불과하지만 히말라야 산맥의 8,000미터가 넘는 그 어떤 봉우리보다 인도인들과 티베트인들을 비롯한 수많은 아시아인에게 지극한 경배를 받는 가장 성스러운 산이다. 티베트인들은 이 산을 우주의 중심이자 지구의 배꼽인 수메르산(수미산)이라고 생각하여 강 린포체, 곧 ‘눈의 부처’라고 부르고, 인도인들은 그들 영웅의 서사시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메루산’이라고 부른다. 이곳은 불교를 비롯한 동양 4대 종교의 성지이자, 갠지스 인더스강을 포함하여 아시아 대륙의 젖줄인 네 개 강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파괴의 신 시바신의 거처이자 위대한 성자 밀레르파를 위시하여 수많은 성인들이 깨달음을 얻은 곳이며, 또한 샤카모니 부처님이 환희불로 화현한 곳이기도 하다. 티베트는 1950년 중국에 침략당한 이후 급속히 중국화되고, 세계화와 중국의 폭력적 지배에 의해 자본주의적 소비문화가 널리 팽배해져 가고 있으며 2006년 7월 1일 찡장 열차의 개통과 함께 그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작가는 나름의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모든 것의 본질은 바로 나 자신의 마음이다 척박한 땅 티베트에서 작가가 본 것은 무엇일까. 현생의 삶에 집착하지 않고, 죽음 또한 두려워하지 않는 티베트인들의 남다른 세계관은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조건 중에서 최악이라 할 수 있을 이곳에서 살아온 그들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그래서 그들은 한 송이 들꽃에서도 우주를 볼 수 있다. 현상은 영원한 게 아무것도 없지만 본질은 영원하고, 한 생으로서의 이승은 유한하지만 죽음을 거쳐 다시 태어남으로 본원적으로 삶은 영원히 계속된다. 우리와 같은 혈족주의의 조상숭배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티베트 여행은 한마디로 ‘내 안으로 걷기’이다. 단지 이상한 문화를 가진 오지여행으로 생각하고 티베트에 간 사람이라고 해도 일주일, 한 달, 거친 티베트 고원의 길에 흐르다 보면 결국엔 문명과 과도한 정보 때문에 잃어버린 ‘내 안으로의 여행’이 시작되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또한 ‘당신은 행복해지는 길로 가고 있는가’라는 물음 앞에서 당당해지지 못하고, 후회와 상처들에게 둘러싸인 자신에게 새로운 인생의 실마리를 얻은 것이 티베트 고원이 작가에게 안겨 준 감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