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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글
제2판에 부쳐 I. 삶에서 디자인 보기 01 디자인에 대한 메타 담론 02 생산의 영역에서 디자인 보기 03 사용의 영역에서 디자인 보기 II. 말을 거는 일상의 사물들 01 문화의 지배를 받는 기호 02 신화 소비 03 언어 아닌 언어 III. 수용의 관점에서 본 사물의 의미 01 삶에서 부서지는 순수한 사물의 기능 02 채워진 그릇인가, 채워질 그릇인가: 사물의 사회·문화적 기능 IV. 키치의 이해 01 키치란 무엇인가 02 키치는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가 03 키치와 팝 아트 04 키치와 취미 V. 삶은 욕망을 따른다: 키치 소비에 내재한 심리 01 향수: 과거에 대한 그리움 02 과시: 부러움의 시선을 기다리며 03 대리만족: 가상을 통한 해소 04 놀이: 현실과 이탈의 변증법 05 성적 유희 06 풍자: 웃음을 통한 거리 두기 07 소비는 소속을 확인한다 VI. 키치 소비의 의미 01 자기 정체성의 확인 02 욕망과 소외의 해소 03 구별짓기 참고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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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과 키치의 이분법을 넘어서
적어도 근대적인 인식 틀에서 볼 때 디자인과 키치는 구별되며 심지어 대립된다. 디자인은 디자이너에 의해 기능과 형태가 조화된 합리적이고 의식적인 작업의 산물임에 반해 키치는 디자이너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것으로서 대중의 저급한 취미와 관계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처럼 디자인과 키치를 날카롭게 구분하는 관점은 더 이상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 이는 한편으로는 모더니즘적인 디자인의 신화가 붕괴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키치를 포함한 대중문화가 그 정당성을 상당히 획득하게 된 사정과 관계된다. 물론 전통적인 디자인 담론과 문화론이 위기를 맞았다는 것은 더 이상 새삼스런 얘기도 아니겠지만.
이제 디자인은 더 이상 전능한 디자이너에 의한 완전한 과정이 아니며 대중도 단순히 수동적인 소비자로 머무르지 않는다. 디자이너가 만들어낸 제품이라는 텍스트는 궁극적으로 대중(소비자)의 사용이라는 행위를 통해 의미론적으로 완성되는 것인데, 바로 이러한 행위가 이루어지는 일상이 궁극적으로 디자인의 의미의 원천이 된다. 이를 저자는 생산 중심적인 디자인 보기로부터 사용 중심적인 디자인 보기로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 책은 디자인 담론과 '키치(Kitsch)'를 중심으로 한 대중문화 담론을 삼투시키면서 그 관계를 명쾌하게 묘파해내고 있다. 그리하여 디자인과 키치라는 기존의 이분법을 넘어서 현대 인공물 문화의 지평을 균형있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은 원래 1997년 토마토 출판사에서 출판되었다가 절판된 것을 시지락에서 일부 보완하여 다시 펴낸 것임을 밝혀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