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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이 되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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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장 바람
제2장 꿈
제3장 삶
제4장 사랑
제5장 인연
제6장 떠남

저자 소개 1

오치 노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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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iko Ochi,おち のりこ

1959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했어요. 일본 가나가와 현에 살고 있어요. 출판사에서 책 만드는 일을 하다가 어린이를 위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생명의 신비를 푸는 과학 그림책 쓰기를 좋아해요. 쓴 책으로 <달님, 거기 있나요?>, <집요한 과학씨 탄생을 노래하다>, <생명은 어디서 왔을까?>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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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이선희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나 부산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외국어대학 일본어교육대학원을 중퇴하고 현재 SBS 아카데미와 고려대학교 사회교육원에서 일본어 영상번역과정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세상의 모든 딸들』『2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등이 있다.
일러스트 : 시오타 마시키
1969년 도쿄 출생. 1996년부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며, 베스트셀러가 된 책『하얀 개와 왈츠를』을 계기로 현재는 책 표지와 잡지 일러스트를 중심으로 활약 중이다. 주요 작품으로『우연의 음악』『선 조반니의 길』『하얀 개의 왈츠를』『대인관계』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4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109쪽 | 36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8350171

책 속으로

빵집 남자는 발효실의 문을 열고 촉촉히 젖어 있던 수건을 살며시 들어올렸다. 그리고 만족스러운 듯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그릇을 주방으로 가지고 간 다음 알맞게 부풀어오른 밀가루 덩어리를 있는 힘을 다해 손으로 꾹꾹 눌렀다. 구멍이 숭숭 뚫린 빵이 되지 않도록 미리 공기를 뺀 것이다. 그러자, 밀가루 덩어리는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처참하게 줄어들었다.

'지금부터 무서운 일이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밀들의 마음은 온몸이 오그라드는 것 이상으로 움츠러들었다. (..) 빵이 되든 되지 못하든, 절대로 여기서 포기해서는 안된다. 밀들은 서로를 격려하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손을 꼭 잡았다. 그토록 세찬 폭풍우가 밀밭을 집어삼킬 듯 휘몰아쳤을 때도 이겨냈는데, 이 정도에서 무릎을 꿇을 수 있는가! 바다에서 왔다는 소금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바쁘게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밀들을 격려했다. "힘을 내라! 폭풍우가 지나간 다음에는 반드시 고요함이 찾아오는 법이니까!"

빵집 남자는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으면서, 정성을 다해 밀가루 덩어리를 꼼꼼히 눌렀다. 그때마다 아기 뜸팡이들은 '맘마'라는 말 대신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푸우푸우 하고 옹알이를 했다. 밀들에게 나눠줄 물방울을 만들기 위해 엄지 손가락을 입에 물고 있는 뜸팡이도 있었지만 물방울은 생기자마자 더 이상 커지지 못하고 밀의 몸 사이에서 납작하게 일그러졌다.

그렇게 불안한 상황에서도 버터 청년만은 여전히 자신의 행동을 멈추지 않않다. 조그만 틈도 없이 빽빽이 서 있는 밀들 사이를 빠져나가 기회만 있으면 키스를 퍼부으려는 것이다. 그런 청년에게 화를 내는 밀도 있었고, 왠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밀도 있었으며, 그것에 정신이 팔지 않으려고 죽을 힘을 다해 버티는 밀도 있었다.(...)

--- 100~101

밀들은 모두 자신만의 소중한 꿈을 가지고 있다. 꿈의 내용이야 제각기 다르지만, 그것은 모든 밀들이 가슴 깊은 곳에서 진심으로 바라는 것이었다. 꿈에는 크고 작은 것도 없고, 좋고 나쁜 것도 없다. 가슴 깊은 곳에 간직하고 있는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슬픈 사실이 있다. 그것은 자신이 갖고 있는 꿈들이 모두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 p.45

출판사 리뷰

밀의 일생을 통해 깨닫는 소중한 삶의 가치
눈앞에 끝간 데 없이 펼쳐진 밀밭의 풍경을떠올려 보자. 거기에는 초록빛 밀이삭을 파도처럼 끊임없이 일렁이게 하는 바람이 있고, 지상의 모든 것을 신의 섭리에 따라 영글게 하는 눈부신 태양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까치발을 하고 서서 바람이 전해주는 자신들의 미래에 일회일비하는 밀들의, 흔들리는 生이 있다.

밀들은 자신들이 뿌리를 내린 곳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고 오직 자유로운 영혼으로 나부끼는 바람을 통해서만이 세상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다. 밀들이 꾸는 꿈의 화두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바람은 그 맛있는 음식이 되기를 열망하는 밀들의 구체적인 미래를 다양하게 예견(?)한다. 그것은 “바삭바삭 고소고소 새우튀김옷”이기도 하고, “노릇노릇 바삭바삭 군만두”이기도 하면서 “오동통통 우동”과 “쫄깃쫄깃 소면”이기도 하다. 한편으론 밀들의 동경의 대상인 달님도 원래의 밀이 아니었을까, 하는 풍문도 돈다.

그렇게 대부분의 밀들이 바람이 전해주는 자신들의 미래에 생각의 무늬를 장밋빛으로 맞춰보다가 보랏빛으로 맞춰보다가 하면서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는 동안 한편에선 어떤 음식도 되기를 거부하고, 바람처럼 자유롭게 여행하면서 넓은 세계를 보고 싶어하는 극소수의 '일탈자' 밀도 몽상을 시작한다. 한편, 이 책의 주인공이 키가 작고 못생긴 밀은 자신이 장차 '빵'이 될 운명이라는 것을 밀수확을 하던 콤바인 칼날에 의해 의식이 잘려나가기 직전 섬광처럼 예감한다.

누군들 생의 미래를 꿈꾸지 않겠는가. 또 그 미래가 축복받기를 원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자신이 꿈꾸는 것들이 모두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깊은 슬품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되고 싶은 꿈과 되어버린 운명 사이에는 어떤 상관 관계가 있을까. 그 괴리으 간극은 우리 생을 관류하는 비극의 한 출발점이기도 하다. 인간의 삶처럼 밀밭의 밀들도 모두 자신만의 소중한 꿈을 가지고 있다. 꿈의 내용이야 제각기 다르지만, 그 모두가 자신의 삶에 대한 진정성에 바탕하고 있기에 애초부터 크고 작은 것도, 좋은 나쁜 것도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꿈을 간직한다는 것 자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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