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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惠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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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한 심리분석과 통찰력 가득한 칼럼으로 잘 알려진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의 색다른 그림에세이가 출간되었다. 풍부한 영감(靈感)을 전달하는 글과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질박한 그림이 어우러져 넉넉한 감동과 잔잔한 여운을 전한다. 세상과 사람을 성찰하는 그림에세이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각박하고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 잊고 있었던 우리 삶의 중요한 가치와 의미를 재발견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우리의 마음 풍경 그림에세이는 저자의 작은 바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부드러우면서도 촘촘한 논리를 갖춘, 남달리 소신 있는 칼럼니스트로 정평이 나 있는 저자이지만 정작 마음 한구석에는 ‘좀 수월하고 신나게 쓸 수 있는 글은 없을까……’ 하는 고민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먼저 그 고민을 덜어준 사람은 이 책의 그림을 그린 전용성이다. 옆집에 사는 이웃이자 “천성적 수줍음이라는 질료 절반과 자기 노출적 표현을 즐기는 성정 절반이 뒤섞여 존재하는 재미난 사람”(정혜신)인 그는 오랫동안 일기를 쓰듯 그려온 그림을 한 편 한 편 저자에게 전달했다. 일상의 소소한 풍경, 아득한 기억으로부터 건져올린 강렬한 이미지, 때로는 한없이 수줍고 때로는 그야말로 거침없는 그림들을 보며 저자는 홈페이지에 그림에세이를 써나가기 시작했고, 더 많은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자 최근 그림에세이 블로그를 개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스스로를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 같은 글을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 제 마음 안에 돋아나 있는 편견과 오만함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 하루에 한 편씩 읽다보면 왠지 몸과 마음 둘 다 건강해질 것 같습니다. / 마음 한구석이 쓸쓸할 때,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을 때 읽고 싶습니다. / 정혜신 선생님의 글을 읽다보면 마법처럼 “난 정말 괜찮은 사람이구나” 새삼 깨닫습니다. ……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고도 말없이 마음속으로 스며드는 그림과 더불어, 인간과 삶에 대한 촌철살인의 성찰,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저자의 설득력 있는 한마디 한마디에 독자들은 자극받고, 반성하며, 또 위로받는다. “슬프고 괴로울 때 슬픔에 충분히 젖어들 수 있다면, 그것은 축복입니다. 그래야 마지막에 넘어지지 않습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 매번 몸이 무겁다면 부력을 감소시키는, 생명력이 결여된 일을 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세상은 늘 나의 갈등에 답을 제공할 의무를 갖진 않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내 안에 답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이 생의 마지막 순간이 아니길……” 이미 완성된 그림에 글을 붙이는 집필 방식 때문에 그림에세이를 읽다보면 간혹 ‘글 따로, 그림 따로’인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 글과 그림이 어울려 자연스레 발산하는 이채로운 조화가 아름답다.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 풍경 또한 그러할 것이다. 저자는 책의 머리말에서 “그림에세이가 탄생하고 지속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그림을 보고 떠오른 연상들에서 건져낸 화두를 가지고 긴 토론을 할 수 있었던 그림에세이 영감자(靈感者)와의 깊은 교감”이라고 말한다. 그 영감자는 저자와 삶을 함께하는 파트너로서, 그림에세이는 두 사람이 “주고받았던 대화록의 또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저자는 말을 잇는다. “내가 그와 가졌던 즐겁고 특별했던 대화가 나와 이 글을 읽는 독자 사이의 대화로 번져나가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즐겁고 특별한 대화의 번짐, 그것이야말로 이 책이 간절히 꿈꾸는 것이다. 정혜신의 그림에세이는 블로그(http://blog.naver.com/mindprism)를 통해 계속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