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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학자가 쓴 한국 기생의 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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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출간에 부쳐서
추천의 글 서문 완월동(玩月洞)의 유리창(琉璃窓) 완월동이란 동네 녹색마을(미도리마찌)의 기생들 어둠의 딸들 제1장 기생의 역사 1. 기생과 기녀 『해어화(解語花)』의 역사 유녀기와 백대부 2. 왕과 귀족, 그리고 기생 고려여악(高麗女樂) 성종과 연산군시대 기생정치 · 기생외교 3. 조선해어화사(朝鮮解語花史)에 나타난 갈보의 종류 일패(一牌), 이패(二牌), 삼패(三牌) 여사당자탄가(女社堂自歎歌) 제2장 기생열전 1. 시기(詩妓) 황진이 황진이의 시조 황진이의 한시 2. 시기 명기(名妓)들 기생들의 시 김삿갓과 기생들 3. 의기(義妓) 논개(論介) 기생과 왜장(倭將) 왜장 게야무라 로쿠스케(毛谷村六助)의 혈통 제3장 상징화된 기생 1. 소설 속의 기생 성춘향 기생의 원씨명(源氏名) 2. 야담 속의 기생 외담(猥談) · 골계담(滑稽譚) 명기 가지(加地)와 남원의 기생 3. 회화 속의 기생 조선시대의 풍속화가 신윤복의 미인도(美人圖) 『기산풍속도첩(箕山風俗圖帖)』과 그 외 춘화 속의 기생 제4장 기생의 생활과 사회 1. 하꾸우와 교시가 본 기생 ‘슬픈 나라’의 기생 다카하마 교시(高? 虛子)의『조선』 노기(老妓) 소담(素淡)의 집 2. 『조선미인보감(朝鮮美人寶鑑)』 기생세견(妓生細見) 이진봉(李眞鳳)과 이경란(李瓊蘭) 3. 기생의 경제학 경성화류계(京城花柳界) 화대라는 노임 경성기생 자산 순위 기생과 경찰 제5장 기생학교 1. 『기성기생 사진집』 「기생양성소 규정」 기생학교 시간표 기생학교를 방문하고 제6장 농염한 기생의 자태[艶姿妓生] - 식민지와 기생 문화 - 1. 센류(川柳) 속의 기생 『조선센류(朝鮮川柳』 한쪽 무릎을 세우고 앉는 기생 기생의 아버지는 지게꾼 하이쿠(俳句)와 단가(短歌) 속의 기생 2. 일본인이 쓴 기생 소설 『토끼와 기생』 공감과 엇갈림 경성의 일본인 거리- 신마찌(新町)의 조선인 유곽 나미키의 갈보집 3. 기생잔영(妓生殘影) 사라져 가는 기생 종주국 남성과 식민지 여성 ‘비애의 미’의 본질 제7장 기생의 도상학(圖像學) 1. 그림엽서 제작소 다이쇼사진공예소(大正寫眞工藝所)와 히노데상행(日之出商行) 2. 기생의 도상(圖像)을 읽다 머리모양과 의상 배경과 자세 자세, 표정, 구도의 의미 화보(그라비어)의 기생들 제8장 현대의 기생 1. 해방 후의 ‘기생’ 「윤락행위방지법」 양공주와 기생 2. 현대의 ‘기생’ 풍속산업의 종류 특정지역 역자후기 참고 문헌 도판목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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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기생에는 대체로 세 종류가 있다. 일패, 이패, 삼패가 그것이다. 그 중의 하나가 일패이고, 이패란 상당히 낮은 지위로 예전의 고등내시 격에 해당한다. 삼패는 갈보라고 하는데 숙장여랑 또는 밤거리 매춘부 정도의 수준으로 지위가 가장 낮다. 지난해 기생들 사이에서 서양 우산(양산)이 수입되었을 때의 일이다. 일패, 이패, 삼패 할 것 없이 마치 서로 경쟁하듯 모두 진홍 우산을 사서 쓰고 다녔다. 그러자 일패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일패와 삼패가 구별되지 않아 불합리하다고.
그러자 삼패가 말했다. “이쪽이 알 바 아니다. 돈을 내고 구입했는데 불만이라고 해서 참을성 싶으냐”며 그렇게 서로 옥신각신 분쟁을 거듭하다가 결국에는 진홍은 일패에 한해서, 이패는 분홍색, 삼패는 그 외의 색깔로 정해서 마침내 결말을 짓게 되었다. 그래서 기생의 붉은 양산은 일종의 등록상표가 되었다. --- p.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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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을 외적 침략의 방파제로 이용하는 발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기생폐지론이 매번 이러한 '외교적' 필요성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논쟁에서 지고 말았다는 사실에, 기생의 진정한 본질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기생이란 존재는, 국내 군이들의 불만을 해소한다든가, 혹은 외교정책을 위해서 계속적으로 이어져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동시에, 기생의 그와 같은 유용성은 조선시대 이래 현재까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가능할 수 있다.
--- p.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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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그들은 누구이며, 한국역사에서 어떤 존재였는가?
기생이라는 특수한 예술가들의 존재는 삶 자체가 한 편의 슬픈 시였지만 현재까지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남성들을 위한 성적 존재와 신분적인 차별이라는 족쇄에 갇혀 있다.
기생은 봉건제 사회에서 천민 계급에 속했지만 시와 서에 능한 교양인으로서 대접받는 특수한 존재였다. 이 책에는 그들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이별과 만남, 슬픔과 즐거움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일견 낡고 치부(恥部)한 역사여서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감추고 싶은 문화이지만, 일본인 시각에서 쓰여졌다는 점 때문에 충격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구한말 · 일제시대 국학자인 이능화는 기생을 말을 풀이하는 꽃이라는 의미에서 해어화(解語花)라 지칭했다. 여성을 꽃이나 나비에 비유하는 것 자체가 성차별을 동반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기생>의 역사에 대한 기록이 이능화의 『조선해어화사(朝鮮解語花史)』라는 책 한 권 뿐으로, 그는 기생에 대해 ‘봉건 사회의 천인계급에 속했지만 위로는 왕후귀족(王候貴族)에서부터 아래로는 일반 서민에 이르기까지 귀천의 차별을 두지 않았고, 외교나 국내 정치의 중요한 자리에 참석하여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시가(詩歌)를 비롯한 전통무용의 계승자로서 그들의 일부 작품들이 계승 발전되고 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기생, 그들은 여가와 풍류를 즐기면서 남성들과 교유하며 웃음과 몸을 팔았지만 시(詩)와 서(書)에도 특별한 재능을 보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슬픈 운명을 애절한 시와 문장으로 달래며 기생이라는 신분에서 비롯된 비극적인 현실을 문학으로까지 승화시켰다. 그러나 그들의 화려한 이면에는 남성에게 성적으로 봉사한다는 기생의 본질 때문에 제대로 평가받지도 못하고, 그들의 문화와 역사는 현재까지도 왜곡되고 은폐되어 왔다. 그녀들은 특별한 재능을 지녔으면서도 인생의 길가에 서있는 존재로서 애절한 문장들을 남기고 이슬처럼 사라진 것이다. 이렇듯 한국의 기생문화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녔음에도 체계적으로 연구되지도 못하고 슬픈 역사로만 기억되고 있다. 기생이라는 존재자체가 수동적인 존재로 여성을 비하하고 민족적인 비하로 비쳐질 수도 있다는 수치심 때문이었을까? 일본의 기생인 게이샤가 체계적으로 연구되고 그 명맥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반해한국의 기생은 멸종됐고 그 역사에 대한 연구성과도 전무한 상황이다. 과거의 것이 되어버린, 무언(無言)의 말하는 꽃들의 역사가 이방인의 눈으로 파헤쳐져 이제야 본고장에 들어왔다. 그것도 침략을 자행한 일본의 남성이라는 미묘한 역사적인 시각으로. 저자는 이 책에서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기생과 근대 이후의 기생들, 그리고 근대 이전의 기생의 의미와는 다른 현대판 기생의 역사와 문화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그는 또한 방대한 역사적인 사료와 자료를 바탕으로 꼼꼼하고 조심스럽게 <기생>을 식민지주의와 섹슈얼리티 및 성의 왜곡에 의해 형성된 특수한 문화로 해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교양 욕구의 충족뿐만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서도 의미있는 책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