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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승리, 오르가슴_프롤로그
1. 번식의 달콤한 보상 2. 모든 동물은 나름대로 재미를 느낀다 3. 12초의 희열 4. 오르가슴과 두뇌활동 5. 여성 오르가슴의 비밀 6. 행복을 주는 섹스 7. 오르가슴 장애를 극복하는 길 육욕의 미래_에필로그 참고문헌 및 출처 찾아보기 |
Rolf Deg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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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가슴』, 감정의 최고 절정, 바로 그 순간을 주목하다
자연의 조종을 받는 인간은 누구나 때가 되면 배고프고 졸린 것과 마찬가지로 생식세포의 충동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는 역사 속의 뛰어난 인물들이 육욕에 홀려 권력과 명예, 생명까지 내던진 경우를 잘 알고 있다. 멀게는 양귀비와 현종,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부터 가까이는 클린턴과 르윈스키에 이르기까지 본능의 요구에 굴복하여 희생을 감수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오르가슴은 이렇듯 강력한 힘을 가진 성욕이 추구하는 최고의 정점이며, 인간이 누리는 감각적 희열의 완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르가슴은 언제나 금기의 외투에 싸여 조심스럽게 회피되었다. “에로티시즘이 주제로 등장할 때마다 그것의 최고 절정인 오르가슴은 논의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흔하다.” 미국의 철학자 제이슨 드보아의 말이다. 『오르가슴』이란 무엇인가 1) 오르가슴은 동물의 본능이자 문화를 만드는 원동력 인간은 ‘인간’이라는 특수한 개체이기 전에 호모 사피엔스라는 자연의 한 종이다. 그러므로 제아무리 냉철한 정신과 지성을 가졌더라도 본능의 속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육체를 떠나 다른 성과 결합하려는 생식세포의 충동은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도 체면 불구하고 번식경쟁에 뛰어들도록 만든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오르가슴은 단순히 인간을 번식행위로 끌어들이기 위해 진화 프로그램이 준비한 화려한 특수효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의 성행위에는 동물과 구별되는 여러 가지 특징이 있다. 예컨대 인간의 성행위는 번식욕구보다는 성욕 그 자체에 의해 이루어진다. 많은 사람이 수태를 추구하기보다 방지하는 데 노력한다는 것이 그 증거다. 또한 동물계에서 대부분의 암컷은 배란기가 되면 ‘발정’이라는 변화를 통해 수컷을 자극하지만, 배란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인간 여성은 지속적 수태 가능상태로 보임으로써 남성을 유혹한다. 과거와 미래를 인식하는 인간은 경험을 토대로 성적 욕망의 영역을 넓혀나간다는 점도 동물과 크게 다르다. 영원한 수수께끼, 여성의 오르가슴 비교적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는 남성의 오르가슴과는 달리 여성의 오르가슴은 많은 부분 비밀에 싸여 있다. 성행위 때 남녀의 극치 시점은 대개 일치하지 않고, 절정에 이른 남성은 즉시 무감각한 피로에 잠기는 반면 여성은 계속해서 무아지경 상태에 머문다. 오르가슴이 번식을 위한 필연적인 장치라면 남녀의 절정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일까? 또 이론적으로 여성은 여러 차례 ‘멀티플’ 오르가슴을 경험할 수 있게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아예 오르가슴을 경험해보지도 못한 ‘불감증’ 환자가 허다하다. 20세기의 섹스 심벌 메릴린 먼로가 “단 한 번도 오르가슴을 느껴보지 못했다”라고 고백한 일이라거나, 미국 인기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성적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로 등장한 킴 캐트럴이 “비아그라를 통해 비로소 오르가슴을 느꼈다”라고 고백함으로써 인기를 잃은 일화는 여성의 오르가슴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보여준다. 생식기관인 질에는 감각이 거의 없고 단순한 성행위로는 자극을 받지 못하는 클리토리스가 성적으로 무척이나 민감하다는 것 역시 여성 오르가슴에 대한 수수께끼 중 하나다. 지은이는 여러 가지 학설과 연구 결과를 소개함으로써 아직도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그러나 확실하게 존재하는 여성 오르가슴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그리고 여성이 오르가슴이라는 생식행위의 ‘선물’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남성에게 수동적으로 맡길 일이 아니라 스스로 노력하고, 오르가슴 그 자체보다는 파트너와 함께 누리는 즐거움을 우선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르가슴, 육체적 만족을 넘어선 행복을 향한 소망과 결속감으로 완성되는 것 ‘쿨리지 효과’란 미국 제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의 이름에서 유래된 말로, 수컷이 한 상대와 지속적인 관계를 갖지 못하고 이내 다른 암컷에게 눈을 돌리는 현상을 일컫는다.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볼 때 쿨리지 효과는 유전자 보존율을 높이기 위한 합리적인 전략이다. 동일한 암컷과 반복적으로 교미하면 번식성공률을 높일 수 없으므로 자연히 성충동을 새로운 암컷에게 옮기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성행위를 단순히 번식수단이 아닌 관계의 중요한 도구로 활용하는 인간에게 쿨리지 효과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뜨겁게 사랑하여 맺어진 커플에게도 언젠가는 권태기가 닥쳐온다는 사실은 본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간의 가슴 아픈 숙명이다. 여기에 맞서 쿨리지 효과를 극복하기 위한 많은 시도가 있었는데, 분위기 전환이나 외도 같은 오래된 방법 외에 최근에는 비아그라라는 작은 혁명이 있었다. 지은이는 비아그라를 둘러싼 논란과 그밖에 개발된, 또는 개발 중인 성능력 강화제들을 소개하고 이러한 약물이 어떤 부분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관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오르가슴은 단순히 육체적 만족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행복을 누리고 싶은 소망과 결속감으로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화학요법의 힘을 빌려 오르가슴을 변화시키려는 시도처럼 미래에 육욕의 형태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인공수정·유전자 복제·대리모·정자은행 등의 출현으로 육욕은 점점 더 번식목표에서 분리되어 독자적인 힘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은이는 이러한 발전이 오르가슴의 본질적인 위력을 몰아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힘주어 말한다. “육욕에 대해 어떠한 기술적 ‘해법’이 개발되든 상관없이, 결국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만나서, 접촉하고, 친밀해져서, 온몸에 땀을 흘리며 한몸이 되고자 하는 그 욕구가 항상 우위를 차지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