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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영화, 꿈을 위해 서다
꿈이 있던 자리 〈박하사탕〉 가만히 귀 기울이면 〈귀를 기울이면〉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질까 〈태풍태양〉 이제는 이해할 수 있어요, 알프레도! 〈시네마 천국〉 02 영화, 대중과 인디 변질되거나 훼손되지 않을 기억들 〈원스〉 <러브 액추얼리>와 <올드 보이>가 만나는 꼭지점 〈러브 액추얼리〉〈올드 보이〉 가장 슬픈 러브스토리 <피터팬> <피터팬> 너는 어떤 맛을 좋아하니? 〈녹차의 맛〉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내 마음에 슈렉이 산다 〈슈렉〉 낯선 영화로의 여행 〈뛰어라 뛰어〉〈어쩌면 인생이 바뀔지도 모를 가능성의〉〈롤라 런〉 03 영화, 치유하다 나와 함께 있어주세요, 나의 사랑하는 사람! 〈내 곁에 있어줘〉 남겨진 자의 슬픔 〈아들의 방〉〈내 어머니의 모든 것〉 사람, 사랑으로 치유하다 〈굿 윌 헌팅〉〈버디〉 내게 다가올 친밀한 타인들 〈걸 온 더 브릿지〉〈길로틴 트래지디〉〈친밀한 타인〉 기기묘묘한 우연이 만들어낸 만남들 〈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 04 영화, 사랑을 말하다 5월 23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섹스 〈루시아와 섹스〉 다섯 빛깔 사랑 〈일 포스티노〉〈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비포 선 라이즈〉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1 〈스패니쉬 아파트먼트〉〈사랑은 타이밍〉〈서바이브 스타일 5+〉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2 〈메종 드 히미코〉〈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자기만의 방 〈애프터 미드나잇〉 흑백영화처럼 〈카사블랑카〉 생의 전부를 바쳐 돌아가고 싶은 순간 〈아비정전〉〈중경삼림〉〈화양연화〉 생활에 적용할 만한 6가지 에피소드 〈GO〉〈제8요일〉〈마들렌〉〈잉글리쉬 페이션트〉〈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소림축구〉 05 영화, 삶을 말하다 너무 예쁜 거짓말 〈하나와 앨리스〉 생명 이야기 〈타임 투 리브〉〈천상의 소녀〉 조금씩 어려졌던 할머니, 이젠 안녕! 〈축제〉 내가 없는 곳에 여전히 내 인생이 있다 〈나 없는 내 인생〉 여덟 가지 공간 〈8마일〉 06 영화, 길을 묻다 길 위에서 배운다 〈안개 속의 풍경〉 심술 맞은 그녀도 변한다 〈중앙역〉 그들은 왜 바다로 갔을까 〈노킹 온 해븐스 도어〉〈쁘띠 마르땅〉 그들의 마음에도 섬이 있다 〈꽃섬〉〈깃〉 그 후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2046〉〈비포 선셋〉 내 인생을 움직인 영화 속 캐릭터 〈아웃 오브 아프리카〉 |
J. 페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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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기 전 신문을 펼쳐놓은 채 졸고 있는 노인을 보며 알베르토는 “저 노인과 같은 삶을 살고 싶은 건 아니지?”하고 푸세에게 말한다. 나는 그 대사를 쉽게 놓을 수 없었다. 졸고 있는 그 노인의 삶을 어느 누가 상상할 수 있을까. 오늘 하루 동안의 내 일과가 지루하고 무의미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까지의 내 삶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 않는가. 살레스 감독은 굵고 짧은 상징의 의미로서 그 노인을 등장시켰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저 그 노인의 삶이 지루할 것이라고 상상했고 그 짧은 장면 속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 p.8
중학교 3학년인 시즈쿠와 세이지 그리고 꿈을 가진 아이들만큼이나 중요한 그들의 지지자, 세이지의 할아버지. 나는 그저 그 세 사람의 대화가 좋았고, 그 대화를 통해 처음 ‘꿈’을 갖게 되었을 때의 느낌을 기억해낼 수 있었다. 시즈쿠처럼 나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었고, 그 과정 속에서 ‘미완성’의 내 자신을 발견하고 실망한 채 무너지곤 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내 안의 세이지의 할아버지는 내게 속삭였다. ‘괜찮아. 시간을 두고 열심히 연마하면 된단다’라고. --- p.32 “천 번의 사랑을 하면 천 개의 세상을 알게 될까?” 한주가 내뱉는 대사다. 나는 한 개의 세상만 알아도 상관없다고, 한 개의 꿈만 간직해도 상관없다고, 스스로 다짐하듯 얘기한다. 마음속으로는 간절히 그와 헤어지기 싫다고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안녕”이라고 말하는 내 모습이 못내 싫었던 그날의 기억, 이제는 잊고 싶다.〈태풍태양〉은 끝내 흥행하지 못했고 좀처럼 이슈가 되지도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누군가의 가슴에 깊이 박혀 있으니 훌륭한 작품이 아닌가. 어서 빨리 우리의 태풍이 걷히고 환한 태양이 떠오르기를, 바라고 원하고 소망하며……. --- p.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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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관객들의 갈채나 환호와 거리가 먼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이 땅에 있고 또 언제나 그 자리에서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는 세상의 밝고 아름다운 모습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숨은 진실이나 어둡고 슬픈 이야기, 소외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아야 한다고 믿는 이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 책은 무수히 쏟아지는 영화들이 세상의 진실을 비추고 희망을 제시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영화 이야기를 써온 한 잡지 기자의 영화 에세이집이다.
지은이 곽효정이 영화와 가까워진 계기는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기 위해서였다. 뜻하지 않게 바람맞은 어느 날, 홀로 극장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자신의 감정이 씻은 듯 치유되는 경험을 한 뒤로 영화를 통해 삶을 바라보는 능력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세상의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는 건 블록버스터 또는 인기배우가 등장하는 영화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틀거나 해석하지 않는다, 느끼고 즐기는 ‘영화 보기’ 그녀가 영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랜 세월이 지나지 않았다. 결코 길다고 할 수 없는 기간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영화들을 말 그대로 섭렵하면서 비평가들이 하는 식의, 비틀거나 해석하는 영화평이 아닌, 보통 사람들의 시선으로 보고 느끼는 글을 쓴 것이 이 책의 실마리이다. 이 책은 평범한 인간이 영화를 통해 삶을 생각하고 대상이 없는 순간에도 사랑하게 되고 인생에 대해 논하는, ‘삶 이야기’이다. 영화가 한 사람의 인생을 그리고 생각을 어떻게 바꾸어놓는지, 또 얼마나 큰 용기를 선사하는지에 대한 물음표이기도 하다. 곽효정은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에서 체 게바라가 거슬러 올랐던 길을 스스로 가고 싶다고 열망한 나머지 직접 라틴아메리카 땅에 다녀오고 나서 삶과 사람들을 다시 바라보게 된 경험을 털어놓고 있다. 그리하여 높은 흥행 기록을 올리거나 평론가들의 호의적 평가를 받지는 않지만, 이 세상 구석구석, 다양한 시대 다양한 층위의 사람들이 엮어내는 시시하기도 하고 소외된 이들의 주름살과 고통과 눈물이 어린 이야기들에 관심을 쏟는다. 이렇게 곽효정의 시선이 가 닿는 곳은 인생의 애환과 슬픔, 감동이 담겨 있거나 그늘지고 어두운 곳이지만, 크게 보면 그런 가운데서도 따뜻한 웃음과 사랑 이야기를 풀어내는 영화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영화를 관통하는 사랑과 희망,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과 함께 중년이 된 토토가 자신에게 인생과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 알프레도와의 만남을 떠올리는 <시네마 천국>이나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천재의 이야기인 <굿 윌 헌팅>, 베트남 전쟁 참전의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버디’가 회복되는 과정을 그린 <버디>에서도 이러한 생각을 보여준다. 나즈와 님리가 연기한 <북극의 연인들>과 <루시아와 섹스>에서는 주인공이 운명의 굴레 속에서 찾는 행복의 의미를 발견하고, 마리안느 페이스풀의 목소리가 쓸쓸하게 흐르는 <걸 온 더 브릿지>에서는 빠뜨리스 르 꽁트 감독이 추구한 사랑 이야기를 주목한다. 또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라는 영화는 소소한 일상의 특별함을 보여주지만, ‘이 세상에는 평범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고, 모두가 특별한 사람들’임을 말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에서 마누엘라는 롤라를 찾아 나서면서 남편 롤라의 아기를 갖게 된 수녀 로사, 그리고 아들을 죽게 한 간접적인 원인제공자 우마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에는 이미 원망이라는 감정이 자리잡고 있지 않다. 그녀는 롤라에 의해 에이즈에 감염된 수녀 로사를 정성껏 간호하고, 마약에 중독된 우마와는 마음을 터놓는 친구가 된다. 영화는 관객이 이해할 수 없는 관계를 계속 보여준다. 마누엘라가 미워해야 할 상대를 오히려 감싸주고 보호하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다.(118쪽) 마누엘라가 아들이 살았을 때 그토록 만나기를 바랐던 아버지를 찾아가면서 관용과 용서를 배우는 과정은 관객들이 발견하는 희망이 된다. 이렇듯 이 책은 대체로 사랑과 우정,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에 관한 영화들을모아 묶은 곽효정의 영화에 관한 ‘삶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곽효정이 견지하는 잣대에 그렇게 달콤 쌉싸름하고 부드러운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를 향한 그녀의 레이더망에는 보다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비추는 작품들을 감지한다. 이 책의 제1부에서는 제각기 다른 형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릴 적부터 꿈을 꾸고 이루며 좌절하는 영화들을 다루고 있다. 제2부에서는 대중과 인디로 분류되는 영화들을 살펴보면서 영화가 관객과 소통하는 가능성을 탐색한다. 제3부에서는 고통과 슬픔, 위기를 겪는 군상들의 모습이 담긴 영화들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제4부에서는 사랑의 여러 빛깔들을 들추어보면서 다양한 의미들을 제시하며, 제5부와 6부에서는 인생의 수많은 고비를 넘는 사람들에 관한 영화를 수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