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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적 맥락에서 본 이우환의 작품
1장_ 관계항 1968/2003 물질과의 대화 저항으로서의 사물 현상과 지각 2장_ 관계항 1969 공간의 대화 압축으로서의 장소 경계와 개방성 3장_점으로부터 1973/선으로부터 1973 그리기로서의 그리기 반복과 차이 반복과 시간성 4장_ 관계항 1979 대립 공존 5장_ 조응 1997 불연속성 채움과 비움 공명 주 참고문헌 이우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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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왜 이우환의 예술에 열광하는가?
현대미술의 국제적 맥락에서 밝힌 이우환 작품의 힘 학고재가 독일 미술사가 베르스보르트-발라베(Silke-von Berswordt-Wallrabe)가 쓴『이우환_타자와의 만남』을 펴냈다. 이우환(1936~)은 한국인으로서 세계 정상급 미술가 반열에 오른 작가다. 일찍이 일본의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모노하(物派: 가공되지 않은 자연적 물질이나 물체를 그 자체로 사용해 예술언어로 삼았던 작가들을 가리킨다. 도쿄 타마 미술대학교를 중심으로 이우환과 함께 세키네 노부오關根伸夫, 스가 기시오管木志雄, 고시미즈 스스무小淸水漸 등이 활동했다)를 주도했고, 1970년대 한국 미술계에 단색화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유럽과 일본, 한국을 오가는 세계인으로서 런던 테이트모던, 파리 퐁피두센터, 파리 쥐 드 폼 미술관 등에서 전시회를 열며 “동양사상으로 미니멀리즘의 한계를 극복했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1997년 파리 에콜 데 보자르의 교수로 임용되었고, 2000년 파리에서 유네스코상, 2001년 호암상, 같은 해 일본에서 세계문화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 호주 아시아 퍼시픽 트리엔날레에서 백남준, 쿠사마 야요이(草間?生)와 함께 아시아 대표작가 3인으로 선정되는 등 지난 40년 동안 이우환은 “살아 있는 미술사(史)”라고 불릴 만큼 현대미술사에 뚜렷한 궤적을 남겼다. 하지만 이우환이 보여준 놀라운 활약상에 비추어 볼 때 국내외 비평가들에 의한 이우환 평가 작업은 미진했던 것이 사실이다. 주로 전시회 도록에 게재된 서문들이 이우환의 예술 세계에 대한 입문 텍스트로 읽혀져온 데다 그것도 이우환의 몇몇 중심 이념과 작업 방식의 근본적인 특징에 초점을 맞춘 개론이 대부분이었다. 『이우환_타자와의 만남』은 “서양 예술을 통해 단련된 유럽 저술가의 관점에서” 이우환 예술의 의미를 정신사적, 문화사적 맥락에서 풀어낸 역저다. 1960년대 후반 <관계항> 연작에서 1990년대 이후 <조응> 연작까지 이우환의 40년 작품 활동을 다섯 개 장으로 나누고 각 시기별 대표 작품을 로버트 라우셴버그, 리처드 세라, 도널드 저드, 로만 오팔카 등 “회화의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이고 집중적으로 질문을 제기한” 동시대 서구 작가들의 조형언어와 비교함으로써 이우환이 지닌 미술사적 보편성과 특수성을 제시한다. 저자는 서양 비평가들이 이우환의 작품을 “극동아시아적인 것”을 대표하는 것으로서 “이국화”하여 선입견 없는 공평한 연구를 회피해왔고, 마찬가지로 일본과 한국 비평가들도 이우환이 서양 현대미술과 또 다른 대등한 발전을 보여줬다는 점을 내보이기 위해 그의 작품이 동아시아 전통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접근은 “다문화간 교류의 무능력”을 드러내는 것으로, “다문화간 소통에 초점을 두고 무엇보다 고유한 관점들의 상대성을 날카롭게 의식하는 성찰”이 부족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자연석과 철판, 점과 선, 채움과 비움, 작품 창작과 방대한 이론적 진술”이 쌍을 이루지만 서구적 이항대립을 넘어 “대립과 공존의 경험”을 열어주는 이우환의 작품이야말로 “만남과 대화를 모색하는 성찰”을 가능케 한다고 강조한다. 독일 미술사가가 밝힌 이우환 예술의 의미와 국제적 위상 저자는 이우환의 작품이 지니는 사상적 측면을 메를로퐁티의 현상학, 레비나스의 타자이론, 데리다의 해체이론 그리고 일본의 선 사상을 동원하며 설명한다. 일본대학 철학과를 졸업한 이우환은 ‘사물, 장소, 만남, 비움, 타자’ 등의 핵심 개념을 조각과 회화 작업뿐만 아니라 『여백의 예술』『만남을 찾아서』등의 저서로 변주해온 탁월한 예술이론가이자 비평가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는 글쓰기를 자신의 미술 창작을 병행하고 보완하는 독자적인 활동으로 이해했다. 이렇듯 엄청난 독서를 통해 다진 이우환의 철학적 바탕이야말로 서구의 사상적 흐름을 공유하며 자신만의 독자적 예술 세계를 표현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저자 발라베는 미니멀리즘과 현존 최고 미술가 리처드 세라 등 서구 미술사를 풍미한 사조와 대가들의 작품 세계와 비교함으로써 이우환 작품 세계의 특징을 드러낸다. 즉 로버트 모리스, 도널드 저드 등 미니멀리즘 계열 미술가들이 전통적인 유럽 미술을 “관계적”이라는 개념으로 상위의 전체에 초점을 맞춘 위계 관계라고 비판하고 자신의 미술을 “비관계적 미술”로 부른 반면, 이우환의 작업은 낯선 요소들의 대등한 ‘만남’에 중심을 두면서도 상위의 완결된 전체와 결합시키지 않는 열린 관계를 창조했다고 한다. 각각의 사물과 그때그때의 경험에 집중하는 미니멀리즘의 기획을 달성하면서도 개별적인 것을 넘어서는 새로운 관계맺기를 시도하고 표현함으로써 아시아와 유럽 미술에 충격을 줌과 동시에 두 세계를 잇는 교량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또 미술관 공간의 맥락에 회화와 조각으로 개입한다는 점에서 이우환은 리처드 세라와 공통점을 갖는다고 말한다(실제로 많은 비평가들은 이우환을 “동양의 리처드 세라”라고 부른다). 하지만 세라의 벽화가 “현존성으로 공간을 가득 채우는 무엇”이라면, 이우환의 벽화는 “개별화된 붓자국을 통해 여백을 결핍이 아니라 공간을 보증하는 사건으로서 경험하게 해준다”며 “생성과 소멸을 동시에 아우르는 경과를 경험하게 하는” 이우환 예술의 특징을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