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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프롤로그 프랑스 여행의 시작 색유리로 지은 성단, 생트 샤펠 퐁피두 미술관에서 본 20세기 현대미술 파리의 일요일 렌트카로 여행하기 왕들의 별장, 퐁텐블로 산과 호수의 도시, 샹베리 알프스 산맥 길 이탈리아 1 국경을 지나 이탈리아로 리구리아 해변에서의 휴식 세계화의 허구 호화로운 휴양지, 라팔로 해양 공화국 피사의 영광 피렌체의 거리 산책 중세가 살아 숨쉬는 산 지미냐뇨와 시에나 이탈리아 2 로마 시내 둘러보기 영원의 도시 르네상스의 로마 로마의 오후, 베드로 성당과 스페인 광장 물의 정원, 빌라 데스트 성 프란체스코의 도시, 아시시 물 위의 도시, 베네치아 베네치아 비엔날레 유감 로미오와 줄리엣의 베로나 흰 대리석의 성전, 밀라노 대성당 스위스를 거쳐 다시 프랑스로 알프스의 산악 풍경 뮐루즈의 자동차 박물관 스트라스부르, 메츠, 그리고 낭시 왕들의 성당, 랭스 대성당과 생 드니 대성당 세계 최고의 미술관, 루브르 노트르담 드 파리, 팔레 루아얄 파리의 상징, 개선문과 에펠탑 에필로그 부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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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 레핀의 작품이다. 긴 여행으로부터의 귀환을 그려낸 이 작품은 정말 보는 이의 숨을 멎게 한다. 그는 아마 전쟁터로부터 돌아왔을 것이다. 가족들은 이미 오래 전에 사망 통지서도 받았을지 모른다. 남자의 창백한 얼굴과 퀭한 두 눈은 반가움과 슬픔의 빛을 가득 머금었다. 그의 아내는 돌아서면서 그를 발견하자 전율을 느낀 듯, 그 자세에서 얼어붙었다. 테이블에 둘러 앉아 있는 아이들, 사내아이와 피아노를 치고 있던 소녀는 아빠를 알아본 듯하다. 즐거움에 얼굴과 몸을 맡기고 있다. 막내딸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모르는 눈치이다. 아빠를 본 지 너무 오래되었고, 어렸을 때 헤어졌기 때문이리라.
출발하고 도착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역이나 공항에는 여행객의 수만큼 다양한 여행의 사유가 있을 것이다. 삶과 운명이 강요하는 여행들. 이것들과는 달리 휴가여행은 일하고 남은 시간과 자금으로 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마냥 즐겁기만 할 수 있는 것인가? 이 잉여의 소비가 이국적인 볼거리에 대한 호기심의 충족과 남의 역사에 대한 찬양에 바쳐질 수만은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우리는 이 휴가여행에서 완전한 휴식 이외에 무엇을 추구할 수 있다는 말인가? 여행은 균형감각을 찾는 일이다. 극동의 작은 지역에서 세계와 고립되어 있는 편협성을 벗어나는 일,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일이다. "거리를 두고 보고, 비교하면서 보기"는 결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균형있는 판단을 내리기란 늘 어려운 일이다. 1984년부터 1988년까지의 프랑스 파리 유학은 이런 점에서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 유학 기간 동안 나는 국수주의적인 모호한 자신감에 빠져 있었다. 이런 식의 억지이다. "파리의 이 대단한 역사적 유산들을 만들기 위해 백성들은 얼마나 많은 고통과 노동을 강요당했는가. 차라리 별 유산을 남기지 않았던 조선이 백성들에게는 좋은 정부가 아니었겠는가?" "나는 앞으로 작업에 필요한 기법들과 재료에 대해서만 배울 뿐 정신은 배우지 않겠다." 일종의 무지와 뒤섞인 억지였던 것이다. 결국 유학 당시에는 공정한 관찰자가 될 수 없었다. 그러나 문화유산은 그들의 우월성을 증명하는 것이고, 기법과 재료는 결국 정신이라는 것임을 깨닫게 된 것은 귀국 후 5년이 지났을 때 했던 프랑스 여행 때였다. 신체와 정신은 늘 함께 동시에 발전하고 퇴보하는 것임을. 왜 이전에는 객관적으로 보지 못했을까? 아마 죽었다 깨어나도 그들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절박감이 자기보호본능을 작동시켰을것이다. --- pp 1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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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에 딸린 미술관은 꼭 보아야 했다. 여기에는 15세기 시에나를 빛낸 화가 두치오(Duccio)의 작품들이 있고, 성당 외부를 장식하는 조각들의 원형들이 별도로 전시되고 있고, 성인들의 두개골과 온갖 부위의 뼈들을 보관하는 금속공예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성유물 보석함들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미술관 옥상에 세에나시(市)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시에나의 붉은 대지와 은빛으로 자라난 올라브숲과 잘 구워진 빵껄질색 기와들이 얹어진 건물 지붕들의 집합과 그들 간의 조화를 탄성으로 감상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사위를 다 볼 수 있음은 물론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조개 모양의 부채꼴을 이룬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캄포 광장(Piazza de Campo)이 팔라초 푸블리코(Palazzo)와 사각탑 망루와 고색창연한 건물들과 함께 어우러진 모양이 가장 볼 만 했다. 시각적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능력 또한 인간만이 가진 것 아닌가?
시에나는 정말 아름다운 도시들 중의 하나였다. 13~14세기 동안 공화국이었던 시에나는 상업과 은행업으로 부를 축적했는데, 그 힘과 재력이 피렌체와 겨룰 만하였다고 한다. 피렌체와의 전쟁에서 한 번 대패하기도 했지만, 정작 시에나를 몰락시킨 것은 1348년 유행한 페스트였는데, 이 전염병은 인구를 10분의 1로 줄였고, 이로써 15세기 초 공화국 시에나의 영광은 끝났다고 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발전한 시에나의 미술은 피렌체의 것과 성격이 달랐다. 고대 로마 미술을 따르고자 했던 피렌체의 작가들이 균형과 사실성을 추구하는 동안, 시에나의 화가들은 비잔틴 미술을 추구했고, 그래서 선의 유연함이 두드러진 아라베스크와 색채의 현란함을 그 특징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 pp 132~1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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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카를 빌려 타고 떠난 가족의 색다른 유럽 기행
여행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남을 알기 위한 것이고, 그들에 비추어 자신을 알기 위한 것이다. 그들의 삶과 철학을, 역사와 열정을, 종교와 예술을 보는 일이고, 다시 우리를 비추어 보는 일이다. - 작가 서문 중에서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교수인 저자는 자동차로 하는 유럽 여행을 감행했다. 아내와 아이 둘, 이렇게 네 명의 가족이 렌터카를 빌려 타고 떠난 여행에서 그들은 무엇을 보고 느끼고 돌아왔을까. 자동차로 하는 여행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 자유롭다는 것이다. 둘러보고 싶은 곳을 언제라도 찾아갈 수 있고, 음식과 짐을 싣고 다닐 수 있으며, 원하는 가격과 수준의 호텔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을 지닌 자동차 여행에 대해 일반인들은 낯설고 두렵게 생각하기 마련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자동차 여행에 대한 막연한 걱정을 버리고 몇 가지 사전 지식을 갖춘다면 결코 어렵지 않게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아울러 유럽의 여러 도시와 유적에 대한 남다른 감흥과 사색, 미술과 건축에 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 벼룩시장과 슈퍼마켓을 들른 가족의 일상적인 모습들이 담겨 있는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라기보다는 문화적 풍경화로 이름짓는 편이 더 어울릴 법하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에서 본 유럽의 문화예술 ‘자동차’라는 여행의 수단으로 시도한 이번 여행의 큰 줄기는 ‘문화 탐사’이다. 단지 낯선 곳에서 누구나 쉽게 얻어낼 수 있는 새로운 경험과 아름다운 추억뿐만이 아니라, 우리와 다른 문화를 가진 곳에 대한 깊이 있는 관찰, 인생과 세상에 대한 인식을 담아내고자 했다. 첫 여행지인 프랑스. 유려한 건축물로 의미 있는 생트 샤펠, 20세기 현대미술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퐁피두 미술관, 왕들의 별장으로 역사 깊은 퐁텐블로, 재미있는 벼룩시장의 풍경과 싱싱한 과일시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프랑스 국경을 넘어 이탈리아. 리구리아 해변을 거쳐 호화로운 휴양지 라팔로, ‘피사의 사탑’으로 유명한 해양공화국 피사, 작은 도시 루카와 프라토, 피렌체의 두오모 대성당, 아르노 강, 산 마르코 광장, 우피치 미술관을 둘러보게 된다. 드디어 로마. 콜로세움, 바티칸 박물관들, 베드로 성당과 스페인 광장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곳들에서 로마의 뒷골목 이르기까지 이들 가족이 이끄는 대로 여러 곳을 두루 경험해볼 수 있다. 또한 성 프란체스코의 도시 아시시와 물 위의 도시 베네치아의 아름다움과도 만난다. 알프스의 매력적인 풍광을 만날 수 있었던 스위스를 거쳐 다시 프랑스. 세계 최고의 미술관 루브르와 파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개선문과 에펠탑을 둘러보는 것으로 『유럽 40일간의 가족일기』는 끝난다. 독특한 여행의 방법과 깊이 있는 여행의 내용이 함께 돋보이는 책 ‘어느 곳을 여행할 것인가’ 만큼 중요한 것은 ‘어떻게 여행할 것인가’일 것이다. 이 책은 배낭 여행보다 더 저렴한 경비로 패키지 여행보다 더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자동차 여행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40일간 한 가족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색다른 여행을 경험할 수 있었던 실제 이야기이며, 보는 것뿐만이 아니라 느끼는 것에 대한 꼼꼼하고 진솔한 기록들은 이 책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 부록에서는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자동차 여행에 대한 정보들을 친절하게 소개해주고 있으며, 저자가 직접 촬영한 유럽 곳곳의 사진들은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보는 즐거움을 함께 선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