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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가 꽃이 되다
혜거 스님과 함께하는 마음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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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권출간일자 : 2008/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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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장_ 변한 것은 없는데 하나도 같지 않다
01.초심初心 _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면 바른 생각과 판단이 보인다
02.미움 _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뿌리 없는 허상
03.용서容恕 _ 스스로에게 베푸는 가장 큰 자비이자 사랑
04.이목耳目 _ 귀로 듣지만 귀로 듣지 않고, 눈으로 보지만 눈으로 보지 않는다
05.오안五眼 _ 세상을 바라보는 다섯 가지 눈
06.일수사견 一水四見 _ 물 한 잔을 바라보는 네 개의 다른 시선
07.다양성多樣性 _ 다른 사람의 관점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넓히다
08.안목眼目 _ 세상에서 가장 귀한 눈
09.식병識病 _ 아는 것이 병이다
10.진리眞理 _ 진리를 실천할 때 부처를 만나게 된다
11.당랑거철螳螂拒轍 _ 있을 만한 곳에 있고, 갈 만한 곳에 가다
12.오행五行 _ 이치를 알면 어떤 싸움에서도 이길 수 있다
13.길 _ 나는 지금 어떤 길을 걷고 있는가?
14.소견所見 _ 소견이 깊고 넓은 만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15.정체성正體性 _ 한 몸이면서 동시에 한 몸이 아니다
16.신분상승身分上昇 _ 자아를 버리고 무아를 향해 자신을 향상시키는 과정
17.의식意識 _ 지위는 당대를 가고 높은 의식은 천년을 간다
18.삼달덕三達德 _ 지도자는 합리적이고 인간적이고 용감해야 한다
19.불치하문不恥下問 _ 아랫사람에게 묻기를 부끄러워하지 않다
20.하심下心 _ 낮출 수 있는 대로 낮추면 가장 높아진다
21.삼인三人 _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지 않는다
22.윤회輪廻 _ 어제와 오늘이 똑같지만 어제는 오늘이 아니다

2장_ 방석 한 장 위에 스스로 몸을 묶고 마음을 묶다
01.의문疑問 _ 눈에 보이는 온갖 것의 이치에 대한 의문
02.좌선坐禪 _ 고요한 곳을 찾아가 편안하게 앉다
03.집중集中 _ 눈길 가는 곳에 마음을 붙들어 매다
04.화두話頭 _ 얼마나 간절하고 간절한가
05.몽중일여夢中一如 _ 간절하면 하룻밤을 넘기지 않는다
06.선禪 _ 버린다는 사실도 버리다
07.수행修行 _ 홀로 참선의 세계에 빠지다
08.수치羞恥 _ 부끄러움을 알다
09.결제結制 _ 방석 한 장 위에 스스로 몸을 묶고 마음을 묶다
10.자자自恣 _ 스스로 방자함을 묻다
11.영역領域 _ 방석 한 장의 영역에서 이루는 커다란 성취
12.묵언수행?言修行 _ 말없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다
13.묵빈대처?賓對處 _ 가르치지 않고 가르치다
14.지지止止 _ 능히 멈춰야 할 때를 알아 멈추기를 마다하지 않다
15.지관止觀 _ 번뇌를 그치게 하고 자신의 본 마음을 바라보다
16.탐주정랑探珠靜浪 _ 구슬을 찾으려면 물이 고요해야 한다
17.지족불욕知足不辱 지지불태知止不殆 _ 만족함을 알면 욕되지 않고,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
18.육바라밀六波羅蜜 _ 참된 깨달음을 위한 여섯 가지 덕목
19.회광반조回光返照 _ 돌이켜 참회할 것이 없어질 때까지 참회하다
20.이참理懺과 사참事懺 _ 머리와 마음으로 완전한 참회를 하다
21.조식調食 _ 맛에 탐닉하지 않고, 배부르게 먹지 않는다
22.조면調眠 _ 스스로 잠을 절제하다
23.공부工夫 _ 배우지 않으면 한 덩이 흙보다 못하다
24.주인主人 _ 주인의 권한을 마음껏 누리다

3장_ 마음공부, 가시가 꽃이 되다
01.아상我想 _ 어리석음이 앞을 가려 본질을 보지 못하다
02.깨달음 _ 있는 그대로 비추는 거울
03.거울 _ 다른 사람의 얼굴에서 내 마음을 보다
04.탐진치貪瞋癡 _ 반드시 버려야 할 세 가지 독
05.청정지淸淨智 _ 다툼이 없는 곳으로 상대를 이끌어내는 지혜
06.공空 _ 모양 있는 모든 것은 모양 없는 것이 뒷받침한다
08.지혜智慧 _ 넘치기 전에 들어내고 넘어지기 전에 멈춘다
09.심등명법心燈明法 _ 햇빛이 밝다한들 지혜의 빛만은 못하다
10.노익장老益壯 _ 일생을 살고 얻은 지혜를 젊은이가 어찌 알겠는가?
11.소탐대실小貪大失 _ 작은 이득은 잘 보이나 큰 이득은 잘 보이지 않는다
12.무아無我 _ 욕심내지 않고, 성내지 않고, 어리석지 않다
13.근원根源 _ 자기 입장을 버려라
14.자기변화自己變化_ 한 순간에 세상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지혜
15.의심疑心 _ 의심이 발목을 잡아 앞으로 나가지 못하다
16.기도祈禱 _ 행동하지 않는 믿음은 죽은 믿음
17.신앙信仰 _ 자기 자신을 바로 세우는 수행의 과정
18.효행근본孝行根本 _ 장례는 죽은 사람에게 돌리고 제는 산사람에게 돌리다
19.희로애락喜怒哀樂 _ 때로 기뻐하고 때로 슬퍼하고 때로 화를 내다
20.현재심現在心 _ 늘 지금 이 순간을 살다
21.부진부장不眞不長 _ 진리가 아니면 영원하지 않다

4장_ 흔적 없이 베풀고, 아낌없이 나누다
01.유호덕攸好德 _ 덕을 좋아하고 즐겨 덕을 베풀다
02.덕德 _ 나를 비우고 마음을 비울 때 가질 수 있는 가치
03.순망치한脣亡齒寒 _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
04.성공成功 _ 나 아닌 것을 위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05.일신청정一身淸淨 다신청정多身淸淨 _ 내 몸 하나가 깨끗하면 많은 사람이 깨끗해진다
06.육화六和 _ 더불어 살아가는 여섯 가지 지혜
07.자리이타自利利他 _ 위로는 도를 구하고 아래로는 남을 위해 몸을 바치다
08.복지부비福智無比 _ 복과 지혜는 견줄 수 없다
09.진복眞福 _ 뿌리지 않고 거둘 수 없다
10.말 _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참다운 공양구
11.나눔 _ 공덕은 여러 사람이 조금씩 나누는데 있다
12.회향廻向 _ 자신이 이룬 공덕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다
13.회소향대廻小向大 _ 작은 것을 돌이켜 큰 것을 향하다
14.원력願力 _ 간절함을 뛰어넘는 간절함
15.의행義行 _ 지금도 좋고 나중에도 좋은 일을 하다
16.삼덕三德 _ 법신法身으로 삼라만상의 참 모습을 보다
17.덕德과 지혜智慧 _ 덕 없는 지혜를 경계하다
18.천재불용天才不用_ 재주가 덕을 이겨서는 안 된다
19.무명無明 _ 착각에서 벗어나라

저자 소개 1

혜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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慧炬

1959년 삼척 영은사에서 탄허 스님을 은사로 득도, 김제 흥복사 등에서 수선안거했다. 1988년 금강선원을 개원하였고, 《한암대종사문집》과 《탄허대화상문집》 편찬위원장을 역임했으며, 2005년 탄허불교문화재단 제7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불교방송 ‘자비의 전화’ 상담과 경전 강의, 불교TV 경전 강의 등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파했다. 현재 금강선원 선원장을 비롯해 동국역경원장, 한국전통불교연구원 원장, (사)아시아태평양공동체 이사, 대원정사 회주, 탄허기념박물관 관장,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 청소년 심성개발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고 있으며 2018 포교대상 대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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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혜거
탄허 스님을 은사로 득도한 뒤 여러 곳에서 주지로 역임했으며, 지금은 서울 개포동에 있는 <금강선원>에서 20년째 일반인들에게 자기수행과 참선을 지도하고 있다. 불교라디오방송, 불교TV 등에서 여러 경전을 강의하고 있으며, 동국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외래교수로 활동하였으며, 현재도 스님들을 대상으로 <능엄경>을 가르치고 있다.
혜거 스님은 자기수행을 강조하며, 자기수행이 뒤따라야만 종교가 세상의 꽃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하여 스님은 일반인들의 자기수행을 위해 서울에 <금강선원>을 열었는데, 이곳은 자기수행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편안하게 와서 참선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지은 책으로는 『참나』, 『혜거스님의 금강경 강의』, 『혜거스님의 금강경 강설』, 『유식 30송 강의』, 『15분 집중 공부법』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5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435g | 153*224*20mm
ISBN13
9788995877067

책 속으로

1장_ 변한 것은 없는데 하나도 같지 않다

〔미움〕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뿌리 없는 허상 (p.13)

어떤 여인이 찾아와 이웃의 누군가가 미워죽겠다고 했습니다. 나는 그 여인에게 언제 적 이웃이 미운지 물어보았습니다.
여인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무슨 말인지 궁금해 했습니다.
“사람은 늘 바뀌기 마련인데, 당신이 미워하는 그 이웃은 언제 적 사람입니까? 어제의 사람이라면 밤새 달라졌을 수 있으니 이제는 그만 미워하시고, 오늘 아침의 사람이라면 그 사이 또 바뀌었을 수 있으니 그만 미워하시고, 방금 전의 사람이라면 앞으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니 그만 미워하십시오.”

사람은 시시각각으로 바뀝니다. 어제와 똑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어떤 모습으로든지 바뀌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사실 참 어리석은 것입니다.
미워하는 감정은 어느 고정된 시점에서 일어난 사건을 통해 생겨난 것인데 반해, 사람은 거기에 머물지 않고 늘 바뀌기 때문이다. 더구나 상대방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계속해서 바뀝니다. 따라서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뿌리 없는 허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오안 五眼〕세상을 바라보는 다섯 가지 눈 (p.19)

도적의 눈에는 온통 도적만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온통 부처만 보인다고 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기 마련입니다. (중략)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는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진리의 눈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진관법眞觀法이라 합니다.
둘째, 깨끗한 눈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청정관법 청정淸淨觀法이라 합니다.
셋째, 지혜로운 눈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지혜관법智慧觀法이라 합니다.
넷째, 눈으로 본 것이 자신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지의 바라봄이 있어야 합니다. 이를 비관법非觀法이라 합니다.
다섯째, 자비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자관법慈觀法이라 합니다.
이 다섯 가지 눈을 가지게 되면 세상은 그지없이 평화롭고 살 만한 곳이 됩니다. 더 이상 미움도 다툼도 시기도 질투도 없는 곳이 되고 맙니다.

2장_ 방석 한 장 위에 스스로 몸을 묶고 마음을 묶다

〔결제 結制〕방석 한 장 위에 스스로 몸을 묶고 마음을 묶다 (p.76)

출가자들은 음력 4월 15일부터 석 달 동안 여름 안거安居를 하고, 음력 10월 15일부터 석 달 동안 겨울 안거를 합니다. 안거를 시작하는 것을 결제結制라고 하는데, 이 기간에 집중적으로 참선 수행을 합니다.
안거 제도는 부처님 당시부터 있었던 것입니다. 원래 출가자들은 한곳에 머무는 일 없이 탁발걸식 하는 것이 원칙이었는데, 인도에서는 우기雨期가 되면 땅속의 온갖 작은 동식물들이 기어 나왔기 때문에 자칫 밟아 죽일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비가 오는 동안에는 우안거雨安居라 하여 한곳에 머물며 수행토록 했는데, 이것이 우리나라로 건너오면서 여름 안거와 겨울 안거가 된 것입니다.
안거는 출가자들의 자기수행의 시간이지만, 나는 재가자在家者들도 여름 안거와 겨울 안거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출가자들처럼 온종일 참선을 할 수는 없겠지만, 결제 기간 동안 하루에 1시간이든 2시간이든, 여유가 없으면 다만 30분이라도 참선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훨씬 더 풍요로운 삶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도시에 사는 재가자들을 위해 선원에서 두 차례의 결제 기간을 갖습니다. 결제 기간에는 날마다 오후 2시에서 5시까지 집중적으로 참선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재가자의 몸으로 결제를 지키기 위해 이 참선에 함께합니다. 그리고 참여하는 사람들은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물론 꼭 선원에 나와서 참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참선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결제 기간 동안만이라도 특별하게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자기 수행의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결제는 자기 스스로를 묶는 것입니다. 몸을 묶고 마음을 묶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출가자들은 결제 기간 동안 방석 한 장 공간 위에 스스로를 묶습니다.
재가자들은 그렇게까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결제 기간 동안 수행에 더욱 매진하고 더 절제된 생활을 통해 자기 자신을 더욱 향상시켜야 할 것입니다.

〔탐주정랑 探珠靜浪〕구슬을 찾으려면 물이 고요해야 한다 (p.91)

구슬을 찾으려면 마땅히 물이 고요해야 할 것이니 물이 움직이면 구슬을 찾기 어렵습니다. 구정물이 고인 웅덩이가 있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웅덩이의 물을 맑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을 맑게 하겠다고 휘저으면 물은 점점 더 탁하게 될 것이고, 물속에 있는 어떤 것도 보이지 않게 될 것입니다.
물을 맑게 하려면 가만히 두어야 합니다. 가만히 두면 물결이 고요해지면서 온갖 티끌이 가라앉아 맑고 깨끗해집니다. 그렇게 되면 웅덩이 속에 빠뜨린 구슬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가만히 둔다는 것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니 곧 멈추는 경지를 말합니다. 누가 칭찬을 해도 동요가 없고, 욕을 해도 동요가 없는 ‘지止’의 경지입니다.
여기서 물결은 사람의 탐욕과 번뇌를 비유한 것입니다. 그리고 구슬은 내 안에 들어 있는 지혜를 뜻합니다. 탐욕과 번뇌가 많으면 점점 어리석게 되어 지혜는 더욱 드러나지 않게 됩니다. 탐욕과 번뇌가 사라진 뒤에야 지혜가 그 모습을 보이듯, 모든 움직임이 사라져 물이 맑아져야 물 밑까지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내 안에 들어 있는 지혜의 구슬을 찾기 위해서는 멈추어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하여 온갖 티끌이 가라앉게 해야 합니다. 티끌이 완전히 가라앉은 다음에는, 가라앉은 티끌을 걷어내어 흔들어도 다시는 물이 더러워지지 않게 되어야 비로소 멈춘다는 ‘지止 수행’이 완성된 것입니다.

3장_ 마음공부, 가시가 꽃이 되다

【탐진치 貪瞋癡】 반드시 버려야 할 세 가지 독毒 (p.121)

탐욕貪慾과 진에瞋?, 우치愚癡는 반드시 버려야 할 세 가지 독毒입니다. 이를 흔히 탐진치貪瞋癡라고 합니다. 탐내어 그칠 줄 모르는 욕심과 노여움, 어리석음을 말합니다. 이 세 가지 번뇌는 깨달음의 삶을 살아가는 데 큰 걸림돌입니다.

탐욕은 날카로운 가시를 움켜쥐고 놓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움켜쥐면 쥘수록 자신에게 상처를 입힙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놓지 못하고 더 움켜쥐려고 합니다. 탐욕을 두고 본능적인 독이라 하는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하지만 놓는 순간, 고통은 사라집니다. 그리고 그 가시는 꽃이 되어 세상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으로 바뀝니다. (중략)

【공 空】 모양 있는 모든 것은 모양 없는 것이 뒷받침한다 (p.125)

아름다운 그릇이 하나 있습니다. 그릇이 그릇으로 쓸모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화려한 문양 때문일까요? 유명한 장인이 빚어낸 높은 예술성 때문일까요? 사실 그릇이 그릇으로서 쓸모가 있는 것은 가운데가 비어 있기 때문입니다. 비어 있는 그곳에 무언가를 담을 수 있기 때문에 그릇으로서 쓸모가 있는 것입니다.

멋진 집이 한 채 있습니다. 집이 집으로서 쓸모가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멋진 모습 때문일까요? 값비싼 장식 때문일까요? 집이 집으로서 쓸모가 있는 것은 집 안에 있는 빈 방들 때문입니다. 방이 비어 있어 사람이 들어가 살 수 있기 때문에 집으로서 쓸모가 있는 것입니다.

무릇 모든 물건의 쓰임새는 물건 그 자체보다는 그 물건이 만들어 낸 빈 공간에 있습니다. 모양 있는 모든 것은 모양 없는 것이 뒷받침을 하고 있어 그 쓸모가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를 뒷받침하는 것은 나를 채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내는 빈 공간에 있습니다. 끊임없이 비우는 훈련을 힘주어 말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채우려는 욕심만 부릴 줄 알지 비울 줄을 모릅니다. 비워야 담을 수 있습니다. 크게 담기 위해서는 크게 비워야 합니다. 비워야 빈 그곳에 채울 수 있습니다. 재물을 채우고, 사람을 채우고, 지혜를 채울 수 있습니다.

【신앙 信仰】자기 자신을 바로 세우는 수행의 과정 (p.146)

세상에는 수많은 종교가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종교란 무엇일까요? 그리고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오늘날 세계의 많은 종교들이 신앙의 종교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종교끼리 서로 날카롭게 맞서고, 헐뜯고 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종교는 신앙 이전에 자기수행自己修行이 더 필요하고 중요합니다. 수행을 하다 보면 참 신앙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수행 없이 신앙만 가지려고 하면 엉터리가 되기 쉽습니다. 그 엉터리 신앙은 다른 신앙인을 공격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고, 그래서 종교끼리 갈등하고 맞서게 되는 것입니다.
종교는 신앙 이전에 자기 자신을 바로 세우는 수행의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신앙이 가시가 아닌 꽃이 됩니다.

4장_ 흔적 없이 베풀고, 아낌없이 나누다

【유호덕 攸好德】덕을 좋아하고 즐겨 덕을 베풀다 (p.158)

옛 사람들은 오복五福이라 하여 다섯 가지 복을 이야기했습니다.
수壽가 첫 번째이니 누구든지 오래 살고 싶어 합니다. 부富가 그 다음이니, 오래 살아봤자 가난하면 아무 소용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은 강녕康寧이니, 오래 살고 돈이 많아도 병이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욕심을 낸 복입니다.
그 다음이 유호덕攸好德입니다. 옛사람들은 덕을 좋아하고 남에게 즐겨 덕을 베푸는 것을 좋아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유호덕입니다.
그 다음이 고종명考終命입니다. 고종명은 하늘이 내려준 명대로 살다가 편안하게 죽는 것을 말합니다. 한동안 웰빙Well-Being이란 말이 무척 유행했는데, 요즘에는 웰다잉Well-Dying이란 말도 유행하고 있습니다.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생겨난 말입니다. 이처럼 고종명이란 마지막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깨끗한 정신으로 죽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오복 가운데 우리가 눈여겨볼 것이 있습니다. 바로 ‘유호덕’입니다. 오래 살고, 부자가 되고, 병 없이 살고, 고통스럽지 않게 죽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바라는 복입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유호덕을 잘 모릅니다. 덕을 좋아하고 덕을 베풀 줄 모릅니다. 그저 돈 많이 벌고, 높은 지위와 명예를 얻고, 자식들 잘되고, 제 몸 건강하면 그만인 줄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옛사람들이 훨씬 더 여유 있고 풍요롭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요즘 서양 사람들도 ‘가진 자들의 도덕적 의무 Noblesse oblige’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많이 배우고 많이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이 가진 경제적. 사회적 가치들을 사회에 되돌린다는 뜻인데, 이것은 사회에 덕을 베푼다는 유호덕과 다르지 않습니다.

사람의 생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한가 봅니다. 서양 사람들이나 동양 사람들 모두 유호덕을 이야기했으니 말입니다. 삶이 풍성해지기 위해서는 유호덕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바로 거기에 행복이 있기 때문입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혜거스님, 행복의 문 ‘마음공부’로 당신을 초대하다 !

전보다 많이 가졌는데도 마음은 허전하기만 하고, 높이 올라갔는데 여전히 초라한 것만 같다. 말끔해 보이지만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주변에 사람은 많지만, 마음은 그지없이 외롭기만 하다. 그렇게 행복은 점점 더 아득하기만 하다.

혹시 당신도 그런가?
그렇다면 오늘 이 책을 스스로에게 선물할 것을 권한다.

이 책은 혜거 스님의 평소 법문을 아주 쉽게 풀어쓴 것으로, 종교와 상관없이 현대를 살아가는 무언가 허전한(?) 사람들, 그렇지만 참된 행복을 찾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혜거 스님은 함께 마음공부를 해나가자며, 마음공부를 할 때 마음속의 가시는 꽃이 되고, 그 꽃은 나를 아름답게 하고, 나아가 세상을 향기롭게 한다고 말한다. 마음공부를 통해 나 자신이 자유로워질 뿐만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참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이다.

그렇다면 마음공부는 도대체 어떻게 할까?
먼저, 바라봄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한다. <1장. 변한 것은 없는데 하나도 같지 않다>이다. 우리는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 같지만, 사실은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 따라서 내 마음의 눈이 바뀌면, 내 주변 사람들과 세상을 바꾸지 않고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우리의 바라봄의 실체가 무엇인지, 무엇으로 바라봐야 하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그러면 그야말로 변한 것은 없는데 하나도 같지 않아지게 된다.

둘째, 바라보는 눈이 자신의 마음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이제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2장. 방석 한 장 위에 스스로 몸을 묶고 마음을 묶다>이다.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것을 잠시 멈추고, 마음 자체를 가만히 바라보며 마음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셋째, 마음의 지혜를 살려내는 것이다. 어두움이 걷히고 지혜가 살아날 때, 가시는 꽃이 된다. <3장. 마음공부, 가시가 꽃이 되다>이다. 마음씀의 지혜를 배우고, 내 것으로 삼는 것이다.

넷째, 그렇게 밝아진 마음과 행실로, 날마다 이웃에게 베풀고 나누는 삶을 사는 것이다. 이것은 마음공부의 마지막 단계이자, 열매이기도 하다. <4장. 흔적 없이 베풀고, 아낌없이 나누다>이다. 마음의 눈이 아무리 밝아지고, 고요해지고, 마음씀이 지혜로워졌다 해도, 그것이 내 안에만 머물러 있으면 썩고 만다. 덕 없는 지혜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아낌없이 나누고, 나눈다는 생각조차도 비운 채 나눔을 즐겨할 때, 삶은 진실로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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