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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천이는 우리 반이면서도 우리 반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다. 같은 반이면서 누구에게도 관심을 끌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는 건 무척 어색한 일이었다.’
--- 현수의 말 중에서 ‘나는 우리 1반 아이들이 무섭다. 나를 불쌍하다고 놀리기만 할 뿐, 아무도 선생님에게 말해 주지 않는다. 내가 맞다가 죽더라도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을 거다.’ --- 덕천이의 일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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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1반 구덕천은 늘 자신감 없고 말을 더듬는 아이로 주명이 무리에게서 집단 괴롭힘을 당한다. 하지만 반 아이들은 주명이가 무서워 누구도 덕천이의 친구가 되어주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주명이 무리를 피해 뛰어가던 덕천이가 오토바이에 치여 죽는 사고를 당한다.
구덕천의 죽음을 통해 덕천이의 짝 현수는 덕천이의 괴로움을 알면서도 이를 말려주지 못한 자괴감을, 동생 덕희는 오빠의 죽음이 자신과의 싸움 때문이라는 자책감을, 그리고 덕천이를 괴롭힌 주명이는 꼬리처럼 따라다니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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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냐구? 그냥 쟤가 싫으니까!
얼마 전 대구에서는 초등학교 집단 성폭행이라는 믿기 힘든 사건이 벌어져 사람들을 경악케 했고,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교사가 학생에게 폭언을 하며 비인격적인 체벌을 가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듯 최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 수위가 날로 높아지면서 집단 괴롭힘 등 학교 내 폭력 문제가 범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발표에 따르면, 전국 초ㆍ중ㆍ고등학생 네 명 중 한 명꼴로 집단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있으며, 그 이유는 단순히 외모가 싫어서, 장난으로,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서 등이었다고 한다. 소위 ‘왕따’라 불리는 집단 따돌림은 초반에는 단순히 따돌림으로 존재하던 행위들이 점차 폭행과 금품 갈취 등의 범죄로 확장되며 집단화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 실화를 바탕으로 한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 <6학년 1반 구덕천>은 실화를 바탕으로 이러한 학교 내 폭력 문제, 특히 집단 따돌림의 심각한 현실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왕따’를 소재로 한 다른 책들과 큰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이 책이 단순히 ‘집단 따돌림’이라는 현상과 문제점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데에 있다. 집단 따돌림의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그 주변 인물들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고, 작가가 일정한 거리를 두고서 객관적으로 이들의 상처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 속에는 이제껏 작가가 직간접적으로 만나고 겪어 온 인물들과 상황들이 스며들어 있다. 작가는 이웃에 살던 인사성 밝고 반듯해 보이던 초등학생이 반에서 집단 따돌림을 주동해 한 아이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사건을 바탕으로 이 글을 썼다. 충격적인 사건에 오랫동안 침묵하다 드디어 글로 옮긴 것이다. 또한 본인의 아이들, 그리고 상담을 해주면서 만난 아이들과 부모들이 털어놓는 아픔들을 토대로 등장인물들을 만들고 이야기를 구성했다.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덕천이나, 덕천이를 괴롭히는 주명이나, 집단 따돌림을 큰 문제로 생각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기만 하는 어른들은 모두 나일 수도, 내 친구일 수도, 우리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글은 6년여에 걸쳐 집필되었다. 2002년 <어린이문학>에 발표되었던 ‘6학년 1반 구덕천’을 재구성하고, 두 번째로 ‘3학년 1반 강주명’을, 끝으로 ‘5학년 6반 구덕희’의 이야기를 쓰는 동안 6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작가는 원고를 집필하는 내내 알 수 없는 중압감과 참기 힘든 울분으로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그것은 물론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괴롭히고 따돌리며 마음에 상처를 주는 상황에 대한 가슴 아픔이다. 그러나 그보다 ‘아이들이 설마 그렇게까지 하겠어?’, ‘네가 뭔가 잘못을 했겠지. 애들이 괜히 그러겠니?’, ‘부모님 직업이 ○○예요. 그런 집 아이가 그럴 리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깊게 상처를 들여다보지 않고 방관함으로써 제2, 제3의 구덕천, 강주명을 양산시키는 어른들에 대한 실망과 반성이 크다 하겠다. 어른들의 무관심, 그리고 폭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학교가 사건을 숨기거나 가해자를 전학시키는 선에서 적당히 덮어두려는 ‘땜질식 대응’이 학교 폭력을 키우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게 하는 것이다. “꼭 주먹으로 때려야만 폭력이 아니야. 말과 눈빛으로도 얼마든지 주먹보다 더 사람을 아프게 때릴 수 있지. 무책임하게 내뱉은 너희들의 말과 행동은 끝내 한 아이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거야. 그걸……모르겠니?”(본문 중에서)라고, 아이들과 자신을 향해 꾸짖는 유 선생의 말은 결국 우리 모두를 향한 작가의 꾸짖음인 것이다. ♠ 이름 속에 담긴 수수께끼를 풀어라! 이 글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학교명은 어느 것 하나 의미를 가지지 않은 것이 없다. ‘구덕천’은 ‘천덕꾸러기’를 거꾸로 한 이름으로 6학년 1반의 천덕꾸러기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함구룡’ 선생님은 ‘함구령’으로 자신의 말에 반박하지 말기를 바라는 권위와 권력을 상징하고 있다. 이렇게 저마다가 가진 의미를 풀어내는 순간, 비로소 독자는 작가가 진정 말하고자 한 깊은 의미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