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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은 스포츠를 기계적으로 이해했어. 몸 하나, 도구 하나, 기록 하나, 메달 하나, 이런 식이었지. 선수들은 병사들이었어. 그들의 인생이 메달에 좌우됐지. 금, 은, 동. 따라서 도핑에, 가능한 한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의 도핑에 도움을 청해야 했어. 호르몬의 계절풍을 일으키는 임신은, 임산부의 대회 출전이 금지되지 않았던 만큼 가장 이상적인 도핑 방식이었지. 주로 코치들을 시켜 여자 수영선수들을 임신시키는 것, 그건 선수들을 시상대에 올릴 수 있는 훌륭한 해결책이었어. 공산주의가 마침내 지구에 안착하고, 그 눈부신 빛으로 세상을 훤히 밝혀줄 수 있도록, 아멘. 낙태는 일반적으로 올림픽 경기가 끝난 후 특수 클리닉에서 행해졌어. 하지만 엄마는 낙태를 할 생각이 없었지. 어떻게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엄마는 올림픽선수촌에서 프랑스 여자 수영팀 코치 중 하나를 유혹하는 데 성공했어.” --- p.35
“그들에겐 죽이는 게 존재하는 거예요. 자신이 살아 있다고 느낀다는 의미에서. 우리 모두에게 약간은 연쇄살인범 같은 구석이 있다면?” “미쳤군.” “사람들이 우표나 여자를 수집하는 것처럼 그들은 시체를 수집해요. 공통점? 강박적이거나 가학적인 쾌락의 추구.” “우표 수집가가 시체를 강간하는 정신병자와 사촌 간인지는 미처 몰랐군.” “과장이 좀 심했는지는 모르지만, 똑같은 기본적 충동이 있고 똑같이 피에 매료되면 누구나 살인자, 식인종, 백정 혹은 외과의의 영혼을 가질 수 있어요. 치료하거나 먹거나 벌하기 위해 자르는 거죠. 정도의 문제일 뿐 다 똑같아요. 얼마나 붉냐 하는 뉘앙스의 차이죠.” --- p.206 “이 그로테스크한 꽃병들은 뭐죠?” 내가 아나이스에게 물었다. “그것도 동종요법적 암호예요. 루에지눔의 주제를 부조리할 정도까지 전개한 거죠. 이 젊은 여성이 실제로 제가 짐작하는 체질이라면, 편도선에 문제가 있었을 거예요. 특히 밤에 침이 과도하게 분비됐을 거고요. 아마 범인은 일종의 집수조를 설치하고자 했을 거예요.” “저세상에 가서도 질질 흘리지 않게.” 이제 거의 공격적으로 변한 뤼디빈이 대꾸했다. “전 그렇게 보지 않아요.” 아나이스도 지지 않았다. “이 연출은 가장 순수한 동종요법적 계보에 속해요. 아마 완전히 돌아버린 사람이겠지만, 그 뒤틀린 정신 속에서도 범인은 분명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치료하기 위해 죽여요. 범인은 과도한 분비물을 생산하는 루에지눔을 위해 분비물이 흐르는 곳에 용기를 갖다놓은 거예요.” --- p.242 『악은 악으로』는『양들의 침묵』,『세븐』,『본 콜렉터』등의 계보를 잇는, 그리고 그들과 어깨를 겨루고자 하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정통 스릴러물이다. 무엇보다 정신분석가와 연쇄살인범 루도비치, 형사 디스와 프로파일러 지망생 뤼디빈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기표에서 기표로, 기의에서 기의로 끊임없이 미끄러지며 사이코패스의 정신세계와 연쇄살인범죄의 전모를 재구성해가는 과정을 뒤쫓는 것은 독자에게 큰 즐거움이 될 게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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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어느 황량한 동네에 위치한 아파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난자된 참혹한 시신 한 구가 발견되고, 사체 주변에는 범인이 남겨놓은 온갖 증거물들이 어지럽혀져 있다. 사건 현장을 수사하던 형사 레오는 범행 증거물을 수집하던 중 자신이 어릴 적 갖고 놀았던 곰 인형을 발견하게 되고, 심상치 않은 심정으로 사건을 추적한다.
프로파일러 지망생 뤼디빈과 함께 사건을 조사하던 레오는 사체가 끔찍하게 훼손되었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고, 이 사건이 2년 전에 일어났던 다른 살인사건과 연루되어 있는 연쇄살인임을 눈치 챈다. 형사 레오에게 남겨진 유일한 단서는 희생자의 나이가 동일하거나 비슷하다는 점, 사건 현장마다 화재로 소실되었을 것이라 생각했던 자신의 어릴 적 물건들이 발견된다는 점, 그리고 희생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범인이 살인을 저지른 후 사체에 동종요법 행위를 가했다는 점. 이후 레오는 제약 회사에 근무하는 야니스 박사로부터 동종요법에 대한 조언을 받으며, 추격의 망을 좁혀간다. 그러나 동일범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네 번째 살인사건에서 현장에 남겨진 증거물 때문에 레오는 자신이 범인으로 지목되어 구속되는 사태에 이른다. 하지만 레오가 범인이 아님을 확신하는 뤼디빈은 그의 무죄를 증명하고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레오의 과거를 조사한다. 이 과정에서 레오는 자신도 몰랐던 출생의 비밀과 새로운 진실들을 알게 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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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프랑스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
참혹한 연쇄살인 뒤에 숨겨진 엇갈린 운명, 인간의 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법의학과 정신분석학의 절묘한 결합으로 프랑스 독서계를 뒤흔든 본격 스릴러 데뷔작 『아담, 바이러스의 자서전』으로 프랑스 독서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작가 에릭 나타프의 두 번째 의학 스릴러 『악은 악으로』가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전문적인 의학 정보과 해박한 심리학적 지식으로 무장한 에릭 나타프는 이번 소설에서 ‘동종요법homeopathy’이라는 새로운 의학 분야를 소재로 긴박감 넘치는 범죄 스릴러를 완성시켰으며, 추리소설로는 보기 드물게 프랑스에서 당당히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인간의 최극단을 보여주는 잔혹한 연쇄살인, 이에 맞서 형사들이 펼치는 고도의 심리 추적,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하나씩 드러나는 숨겨진 진실은 마지막 페이지까지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양들의 침묵』『세븐』『본 콜렉터』 등을 능가하는 이 시대 최고의 스릴러 작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나는 치료한다, 고로 죽인다! - 죽음으로 완성되는 치유의 살인 뽑혀나간 손톱과 이빨, 절개된 두개골, 난자되거나 몸 밖으로 삐져나온 장기….『악은 악으로』에 등장하는 사체의 모습은 인간의 살인적 욕구가 과연 얼마만큼 잔인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듯 자극적이고 적나라하다. 그리고 사체의 주변에는 살인자가 범행 이후 마치 죽음의 향연을 펼친 듯한 연극적 연출의 흔적이 남겨져 있다. 사건을 조사하던 과정에서 주인공인 형사는 그 흔적이 피해자의 건강 상태와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고, 범인이 동종요법 의사라는 결론에 이른다. ‘동종요법homeopathy’은 1790년대 독일인 의사 사무엘 하네만에 의해 발전되었으며, 환자의 질병 증상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시킴으로써 처방하는 것을 기본 원리로 한다. 즉, 개인의 유형별 체질에 따라 맞춤형 처방을 내리게 되는데, 벌에 쏘였을 때 나타나는 증상을 벌을 으깨 만든 환약으로 치료하는 것처럼 독을 독으로 치료하는 원리이다. 이처럼 에릭 나타프는 ‘동종요법’이라는 다소 생소한 의학 분야를 모티프로 한 새로운 의학 스릴러를 선보이는데, 이는 곧 범인이 죽음을 통해 희생자를 치유한다는 역설을 가능하게 만든다. ‘독을 독으로’, ‘악을 악으로’ 치료하는 동종요법의 원리는 범인의 심리 상태를 포함한 작품 전체에 극적 장치로 활용되며, 연이어 터지는 연쇄살인사건은 형사와 독자들을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두 남자의 엇갈린 운명, 인간의 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악은 악으로』는 크게 두 남자의 이야기가 동시에 전개된다. 열여덟 번의 끔찍한 살인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저지른 범인, 그리고 계속되는 연쇄살인 현장에서 어릴 적 자신의 물건을 발견하게 되는 형사. 두 남자는 연쇄살인이라는 고리 안에서 ‘쫓는 자’와 ‘쫓기는 자’, ‘악’과 ‘선’의 관계로 팽팽하게 맞선다. 그들의 운명은 어느 한쪽이 상대를 포기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선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강제로 임신할 수밖에 없었던 여자 수영선수의 아이로 태어난 남자는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양아버지 밑에서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간직한 채 성장하고, 화재로 인해 부모를 잃은 다른 남자는 자신의 출생 비밀을 모른 채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두 남자는 ‘잔혹한 연쇄살인’이라는 최고의 극점에서 운명처럼 만난다. 에릭 나타프는 살인에 얽힌 두 남자의 심리와 행동을 사건의 전개에 따라 정신분석학과 동종요법이라는 전문 지식으로 보호막처럼 덮어놓는다. 독자들은 그 과정에서 단순히 범죄의 트릭과 살인자를 밝혀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지닌 욕망과 악의 근원을 추적하는 데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