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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nnon H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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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에게도 남들에게 숨기고 싶은 비밀이 한 가지 있다. 정신없이 일을 하고, 점심을 먹고, 이메일을 보내며 바쁘게 지내는 낮에는 머릿속에 딴생각이 떠오를 틈이 없다. 문제는 밤시간. 제인은 하루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 느긋한 여유를 한껏 즐기기 위해 싸구려 구두를 벗어 던지고, 중고 소파에 길게 드러누워 조명을 낮추고, 9인치짜리 소형 텔레비전을 켜고 멍하게 들여다보곤 한다. 그럴 때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가슴속을 파고들었다. 그런 마음을 달래는 제인의 명약은 두 장짜리 DVD '오만과 편견'이었다. 콜린 퍼스가 매력적인 귀족 미스터 다아시로, 로맨틱한 상상 속에서 톡 튀어나온 것 같은 환상적인 몸매의 영국 여배우가 엘리자베스 베넷으로 등장하는 영국 BBC 방송국이 제작한 6부작 드라마 말이다.
제인은 엘리자베스와 미스터 다아시가 피아노 너머로 서로 눈길을 맞추는 장면을 마르고 닳도록 보고 또 봤다. 두 사람의 시선이 부딪치는 순간, 찌르르한 전율이 일면서 엘리자베스의 표정이 스르르 풀리고, 다아시의 얼굴에 미소가 감도는 마법 같은 장면. 다아시의 가슴이 크게 오르락내리락하고, 엘리자베스의 모습을 전부 빨아들일 것 같은 그의 눈이 촉촉하게 반짝거리며 거의 울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 순간을 바라볼 때면, 아……! 수없이 되풀이해 봤지만 볼 때마다 제인은 가슴이 쿵쾅거리고 피부에 오도독 소름이 돋는 듯했다. 결국에는 뱃속에서 꿈틀거리는 야릇한 통증을 눌러버리려고 코코아 시리얼 같은 걸 씹어야 했다. 그런 날 밤, 제인의 꿈속에는 어김없이 고풍스러운 19세기 스타일의 모자를 쓴 신사가 등장했다. --- pp.10~11 변호사는 반질반질한 종이 재질의 팸플릿 하나를 내밀었다. 흔히 보는 것보다 훨씬 큰 팸플릿 표지에는 웅장한 저택 사진이 인쇄되어 있었다. 재킷과 크러뱃, 브리치스 차림의 남자와 엠파이어 드레스와 보닛 차림의 여자가 건물 앞을 거닐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었다. 그들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고 행복해 보였다. 제인의 손이 핏기가 가시며 차가워졌다. 우아하게 디자인된 팸플릿 속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영국 켄트 지방에 자리 잡은 펨브룩 파크. 삼 주 동안 저택의 손님으로 머물면서 시골의 풍습과 환대를 즐겨보십시오. 이웃을 방문해 함께 차를 마시고, 댄스파티와 산책을 즐기고, 예기치 못했던 멋진 신사와의 우연한 만남 등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화려한 무도회는 무엇보다도 가장 즐거운 순간이 되겠지만, 뭔가 더욱 흥미로운 일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펨브룩 파크의 시간은 1816년에 멈춰져 있습니다. 조지 황태자가 태평 성대하게 다스리는 섭정시대의 왕국 잉글랜드. 각본도, 정해진 결말도 없는 펨브룩 파크에서 다른 어느 곳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휴가를 보내보십시오. “이게 뭐죠?” “모든 경비가 포함된 삼 주짜리 영국행 휴가여행상품권이에요. 제가 이해한 바로는 1816년으로 되돌아간 것처럼 그 시대 복장을 하고 그 시대 사람들처럼 지내는 곳 같습니다만.” --- p.29 그런 다음 부인은 제인을 옷장 앞으로 데려가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잠옷 같은 슈미즈를 입히고, 그 위에다 푸시업 브래지어가 부착된 코르셋 몇 벌을 입혔다 벗기기를 반복했다. 여기에 비하면 수영복 쇼핑은 공원 산책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쉬운 일이리라. 마침내 둘은 겨드랑이를 파고들지 않으면서 몸매를 적당히 돋보이게 해주고, 19세기 여자들이 드레스 사이로 살짝 드러내 보이는 가슴골의 관능적인 기준을 만족시켜주는 완벽한 코르셋을 찾아냈다. “체류가 끝날 때까지 이 옷들은 여기 보관할 겁니다.” 와틀스브룩 부인이 제인의 보라색 브래지어와 팬티를 집어 멀찍이 들고는 볼품없는 흰색 면 속옷을 내밀었다. 이곳에서‘체험’들을 제대로 하려면 속옷마저도 19세기 것이어야 했다. 희생해야 할 게 많았지만 다행스럽게도 화장품은 예외였다. 펨브룩파크의 수많은 규칙은 역사적 배경을 철저하게 재현해내는 일과는 그다지 관계가 없는 듯하다. 와틀스브룩 부인은 옷장 문을 열어 네 벌의 데이드레스와 세 벌의 이브닝드레스, 레이스가 달린 흰색 무도회 드레스, 두 벌의 짧은 스펜서 재킷, ‘플리스’라고 불리는 몸에 딱 붙는 갈색 외투 한 벌, 보닛 두 개, 밝은 빨간색 숄, 슈미즈, 속옷과 양말 한 더미에 이어 부츠와 슬리퍼까지 꺼냈다. “와, 세상에나! 전부 제 건가요?” --- pp.53~54 아, 신사들! 그들은 칼라가 높은 조끼에 크러뱃을 두르고, 꼬리가 길고 단추가 줄줄이 달린 코트에 몸에 딱 붙는 브리치스 차림이었다. 별 볼일 없던 밤마다 제인의 상상을 마구 부추기던 환상 그대로였다. 제인의 심장이 유리창 사이에 갇힌 벌처럼 갈비뼈 안에서 여기저기 쿵쿵 부딪혔다. 모든 게 그녀를 향해 한 발 다가선 느낌이었다. 눈앞에 펼쳐진 환상의 세계가 손으로 만져지는 진짜라고 우기며 제인을 밀어붙였다. 제인은 열정에 가득 찬 손이 부들부들 떨리기라도 할까 봐 얼른 뒷짐을 졌다. “제인, 이쪽은 앤드루스 대령이란다. 템플턴 경의 사촌이자 덴튼 백작의 둘째 아들이지. 자고새 사냥철을 우리와 함께 보냈는데 기쁘게도 꿩 사냥철까지 머무시게 되었단다. 앤드루스 대령, 미국에서 온 제 조카 제인 어스트와일 양이에요.” 앤드루스 대령은 금발에 어깨가 적당히 넓고, 언제든 미소 지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듯 여유로운 표정의 사람이었다. 그는 제인을 만난 게 못 견디게 기쁘다는 듯이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면서도 제인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이런 영광이 있나. 정말 반갑습니다.” 매끄럽게 단어를 내뱉는 그의 말투는 기쁨에 넘치면서도 장난기가 물씬 풍겼다. 제인은 당장에라도 그에게 키스하고픈 충동을 느꼈다. 입술이든 어디든, 가까이 닿는 곳에다 바로. 어쩌면 이곳 생활을 아주 잘 해낼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제인을 사로잡았다. --- pp.75~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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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평범한 싱글녀, 제인 헤이즈에게는 비밀이 있다.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의 콜린 퍼스가 연기한 그 미스터 다아시에 대한 환상이 바로 그것. 다아시에 대한 집착은 제인의 삶을 망가뜨려 왔다. 다아시를 기준으로 세우니 현실의 어떤 남자도 그녀의 눈에 찰 리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제인의 이런 속마음을 눈치채고 있던 대고모님이 제인에게 유산으로 19세기 오스틴의 시대를 그대로 재현한 영국의 리조트 휴가권을 남긴다.
제인은 그 여행에서 오랫동안 품어온 콜린 퍼스/다아시 환상을 뿌리 뽑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그러한 다짐은 엠파이어 웨이스트 드레스와 브리치스 차림의 남자들 사이에서 점점 희미해지고, 오스틴의 소설에 열광하는 여성들이 찾아드는 그곳에서 완벽한 19세기 신사를 만날지도 모른다는 제인의 환상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현실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현대의 물건들을 뒤로 하고 엠파이어 웨이스트 드레스를 차려입은 제인은 19세기의 예절을 익히고, 멋진 귀족들을 만난다. 제인을 둘러싼 조연 인물들은 모두 유쾌하고 재미있으며 때로는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펨브룩 파크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모두 한편의 연극이나 마찬가지다. 제인도 이를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오래 머물수록 처음에 가졌던 불안감이 서서히 사라짐을 느낀다. 제인은 과연 미스터 다아시 환상을 영원히 몰아낼 수 있을까? 아니면 그녀만의 미스터 다아시를 만나게 될까? 유머와 매력 넘치는 공감 100% 소설. 섀넌 헤일의 새 소설은 오스틴랜드를 한번이라도 꿈꿔본 적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신선한 쾌감을 선사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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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아카데미』 뉴베리상 수상작가 섀넌 헤일이
쏠로에게 들려주는‘제인 오스틴’식 사랑법!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의 골수팬, 제인 헤이즈! 역사상 최고의 ‘다아시’로 꼽히는 ‘콜린 퍼스’에게 제대로 꽂혀 올해도 여전히 쏠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어느 평범한 싱글 뉴요커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대고모님의 유산이 뚝 떨어진다. 그것은 바로 모든 경비와 일등석 항공권이 포함된 3주짜리 영국행 휴가여행상품권! 영국 켄트의 펨브룩 파크에서 저택의 손님으로 머물며 제인 오스틴 시대인 1816년의 복장과 풍습대로 그 시대 사람들처럼 지내보는 것이다. 고심 끝에 각본도, 정해진 결말도 없는 그곳에서 딱 3주만 제인 오스틴의 소설 속 주인공처럼 살아보기로 결심한 그녀. 엠파이어 웨이스트 드레스를 우아하게 차려입은 그녀 앞에 우아한 티타임과 휘스트 게임, 크로케, 산책과 승마, 화려한 무도회가 펼쳐지고,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미스터 다아시 환상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는데……. 싱글이라면 모두 무릎을 칠, 유머와 재치 넘치는 공감 100% 소설. 인생에서 남자를 완전히 포기하려던 싱글 뉴요커 제인에게 유쾌하고 달콤한 오스틴 식 연애 코치가 시작된다! 《오스틴랜드》는 짝을 찾아 수년 간 결실 없이 헤맨 끝에 막 포기하려는 바로 그 순간, 당신에게 사랑이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안겨주는 소설이다.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 베넷이 되어 나만의 다아시를 찾아보자!
“지금껏 남녀관계가 잘 풀리지 않아 온 게지. 사귀던 남자에게 실망할 때마다 다아시가 네 마음속으로 조금씩 더 깊이 들어왔던 거고. 그러다 결국 그 녀석의 이미지를 가슴 깊이 사랑하게 된 나머지 거기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 속의 남자는 눈이 차지 않게 된 게야.” 소설 『오만과 편견』의 21세기 버전? 제인 오스틴에 대한 오마주이자 헌정소설 『오스틴랜드』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결코 놓칠 수 없는 유머와 재치 넘치는 치크리트가 출간되었다. 《오스틴랜드》는 《프린세스 아카데미》로 뉴베리상을 수상한 작가 섀넌 헤일의, 제인 오스틴에 대한 오마주이자 헌정소설이다. 이 책은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의 팬이라면, 콜린 퍼스가 미스터 다아시 역 최고의 캐스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유쾌하고도 매력 만점인 치크리트 소설이다. 영국 어딘가에 정말로 있을 법한, 혹은 그렇게 믿고 싶어지는 오스틴 테마파크, 거기다 콕 집어‘젖은 셔츠 차림의 콜린 퍼스가 연기한 미스터 다아시 환상’이라는 색다른 설정은 오스틴 팬뿐 아니라 BBC 드라마를 본 여성, 그리고 드라마는 미처 못 봤어도‘냉정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따뜻한 남자’역을 도맡아온 배우 콜린 퍼스를 아는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작가는 책 전체를 통해 미스터 다아시(콜린 퍼스가 연기한)를 향한 집착과 환상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그곳에서도 주인공 제인은 만나는 남성들마다 삐걱거린다. 그래도 제인 오스틴의 책을 탐독해온 덕분에 자신이 마주하는 상황이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주인공인 제인은 펨브룩 파크에서의 모든 사건들을 제인 오스틴 소설의 플롯이나 인물들과 연결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리고 실제로 독자들은 작품의 곳곳에서 『오만과 편견』 등 제인 오스틴 작품들의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작품을 번역하며 무척 즐거웠는데, 작품 자체의 재미도 상당했지만 작가의 심정과 작품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다시 들춰보고 찾아본 원작과 관련 영화, 드라마가 그 재미를 증폭시킨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오스틴랜드》와 함께 떠올려보면 재미있을 장면들을 몇 가지 소개해 본다.
* 문제의‘젖은 셔츠 차림의 콜린 퍼스, 미스터 다아시’가 등장하는 드라마 장면. 책이나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오로지 BBC 드라마에만 삽입된 장면이다. 청혼을 거절당한 다아시가 엘리자베스를 잊으려 몸부림치다 펨벌리 저택 앞 연못으로 풍덩 뛰어든다. 물에서 나와 집으로 향하던 다아시는 평소와 다른‘흐트러진’모습으로 엘리자베스와 딱 마주친다. 청혼을 거절해놓고 그의 저택을 찾은 엘리자베스도 당황했지만, 갑자기 만난 엘리자베스의 모습에 너무 놀란 다아시는 늘 지니고 있던 냉정함을 물속에다 두고 나왔는지 엘리자베스에게 더듬더듬 부모님 안부만 묻는다. 계속해서.
『프린세스 아카데미』 뉴베리상 수상작가 섀넌 헤일의 첫 번째 성인소설 『오스틴랜드』
지금까지 탄생한 수많은 소설들이 그렇듯《오스틴랜드》도 작가의 경험이 단초가 된 소설이다. 세계 곳곳에서 마니아층을 확보하며 유명세를 한참이나 떨친 BBC 드라마 '오만과 편견', 특히 그동안 제작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최고의 다아시 역로 꼽히는 콜린 퍼스를 향한 애정이 바로 그것이다.
남자만 빼고 모든 것을 다 갖춘 우리시대 골드 미스들에게 던지는 충고 소설의 핵심에는 인간에 관한 진실이 놓여 있다. 어느 정도의 자신감을 지니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 삶에서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는 진실. 환상이 실제 세계를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가, 아니면 그저 쓸모없는 도피처에 불과한가? 섀넌 헤일은 이 둘 모두가 진실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모든 것이 진짜라는 점이다. 우리의 환상도 진짜다. 우리가 진짜로 그 환상을 품고 있는 것이며 그것에 대해 책임이 없는 척해서는 안 된다. 환상은 우리를 변화시킬 힘을 갖고 있다. 어쩌면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외부의 사건들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지도 모른다. 오스틴랜드는 바로 이점을 잘 다루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야. 네게 중요한 게 뭔지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는 거다. 평생 다른 사람 얘기에 기대 사는 건 현명하지 못한 짓이야. 그렇다고 독신으로 사는 게 잘못이라는 뜻은 아니야. 들어보렴, 얘야, 제인. 난 좋은 시절을 마음껏 즐겼고 이젠 생을 마감할 날만 앞두고 있지. 하지만 네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는 오직 하늘과 별들만이 알고 있단다. 그러니 네 삶이 행복한 결말을 맺게 노력해 보라는 거야.”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