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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을 대신해서_ 주디 애벗과 단바 씨
제1장 풍경_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집 제2장 원룸_ 건축가는 원룸으로 기억된다 제3장 편안함_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안락한 공간 제4장 불_ 집의 중심에는 불이 있다 제5장 재미_ 재미와 여유, 그리고 집 제6장 주방과 식탁_ 아름답게 어질러진 주방 제7장 아이들_ 아이들의 꿈이 커가는 집 제8장 감촉_ 손에서 자라나는 애착 제9장 장식_ 적당한 격식, 효과적인 장식 제10장 가구_ 가구와 함께 살아가는 집 제11장 세월_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집 제12장 빛_ 두 가지 의미의 빛 |
なかむら よしふみ,中村好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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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라는 공간은 단지 물리적으로 생활하는 장소가 아닙니다. 기본적인 일상생활은 물론, 그와 더불어 편안하고 풍족한 마음이 오래도록 지속되어야 하는 장소가 바로 제가 생각하는 집의 참모습입니다. --- p.8
집을 짓는다는 것은 그곳이 도시건 시골이건 상관없이 주변과 유형무형의 관계를 맺는 것이므로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건축물 하나 혹은 집 한 채가 원래의 풍경 안에 사람살이의 숨결을 불어넣어 인간적이고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주변을 고려하지 않고 제멋대로 지은 건물 한 채가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너무나도 간단히 망쳐버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 p.20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요소만으로 지은 집이 바로 원룸입니다. 즉 원룸은 ‘먹고 자는 곳’이라는 주택의 기본 정의에 가장 충실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택 내에 있으면 편리하지만 실제로는 필요 없는 비실용적인 공간을 하나씩 신중히 삭제해나가다 보면, 더 이상 들어낼 수 없는 마지노선에 도달하게 됩니다. 거기에 주택의 원형만 남게 되는 것이지요. --- p.31 매일매일 생활하는 집 어딘가에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장소를 만드는 것, 혹은 그런 장소를 찾아내고자 시도하는 것은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즐거움 중에서도 꽤나 큰 의미를 차지합니다. --- p.46 냄비와 솥을 비롯한 많은 종류의 조리 도구가 밖으로 노출되어 있는 주방은 어수선하고 복잡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주방은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쉽게 요리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보는 시각을 약간만 바꾸면 활기 넘치는 주방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 p.74 집을 판단하는 기준 속에 ‘아이들을 키우기에 좋은 집인가?’ ‘아이의 심성을 풍부하게 해줄 수 있는 집인가?’라는 내용을 추가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좋은 집의 기준에 이 소중한 항목을 덧붙인다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공간이라는 단순한 의미에서 꿈을 키워가는 보금자리로 집의 의미가 한층 더 확장될 것입니다. --- p.89 손에 닿는 느낌이 만족스러운 집은 호화주택과 견주어도 부럽지 않습니다. 좋은 촉감은 천장이 높은 거실,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통창, 난방 시설이 완비된 대리석 바닥, 화려한 샹들리에가 반짝이는 실내 풍경만큼이나 훌륭합니다. 물론 사람들이 탄성을 자아낼 만큼 화려하지도 이목을 끌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그 곳에는 또 다른 의미의 호화로움이 존재합니다. 쉽게 드러나지 않는 만큼 더 은근한 가치가 있는 것이지요. --- p.99 걸작이라 불리는 건축물에는 어디든 예외 없이 주옥같은 솜씨로 마감한 세부가 숨어 있습니다. 건축가의 진정한 역량과 감각은 사소해 보이는 것에 대한 집착과 그것을 끌어내는 장인정신을 통해 명확하게 표현됩니다. --- p.103 사람이 사는 집에는 정신을 풍요롭게 해주는 도코노마 같은 공간이 필요합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그때그때 기분에 맞게,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맞추어 가며 자신의 취향대로 공간을 꾸미는 것이지요. 그러면 어느새 그 공간은 가정의 현재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일기장과도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즉 도코노마의 풍경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의 ‘마음의 풍경’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p.107 차분히 책을 읽기에 좋은 의자, 술 한 잔 즐기기에 좋은 의자, 편지를 쓸 때 좋은 의자, 무릎에 올라앉은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의자 등 단순한 의자 하나가 생활을 드라마틱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가구는 단순히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건일 뿐 아니라, 삶을 되새겨보게 하는 또 다른 시점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 p.118 어떤 재료를 선택하느냐 하는 것도 주택 건축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무엇보다 저는 공을 들이면 들인 만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재료, 시가이 가면 갈수록 멋이 깊어지는 재료를 우선시합니다. 고가의 재료가 아니어도 좋고, 말쑥한 재료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그런 것보다는 시간의 경과와 함께 애정이 깊어질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해 천천히 음미해가며 작업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 p.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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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집을 생각한다. 정확히는 집값을 생각한다. 물론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집에 대해 꼭 생각해보아야 할 것들이 있다. 우리가 쉽게 간과하고 있는, 진정으로 중요하면서도 기본적인 요소들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주택전문건축가이다. 그는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칠 수 있는 거대하고 독특한 건축물만큼이나 매일매일 그 안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주택의 가치를 인정하며 주택전문건축가라는 호칭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리고 언제나 집에 거주하는 사람들 편에서 ‘좋은 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 지금 우리의 집을 짓는 사람들도 그러한 고민을 하고 있을까? 요즘 나오는 아파트 광고들은 집값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브랜드 이미지만을 강조한다. 우리는 집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는 게 아니라 브랜드 안에서 살고 있다. 집을 짓는 사람과 그 집 안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진정으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이 브랜드란 말인가?
하나의 건축물이 만들어지려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수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이 책에는 30년 넘게 주택을 전문으로 만들어온 건축가의 경험과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는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간다. 또한 자신이 직접 설계한 집을 비롯해 안도 다다오, 찰스 무어, 필립 존슨, 루이스 칸, 무라노 도고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주택과 유쾌하면서도 섬세한 일러스트를 통해 좋은 집이 갖추어야 할 요건에 대해 알려주고 집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저자는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가기에 앞서『키다리 아저씨』의 주인공 주디 애벗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집’에 대한 풍경과 꼭 일치하는 부분이다. “모든 것이 아주 편안하고 포근하며 아늑합니다. 저는 이 방 저 방을 돌아다니며 각각의 방을 꾸며놓은 모양이나 벽 장식품을 보면서 황홀해하고 있어요. 이곳은 아이를 키우기에 최고로 훌륭한 집이에요. 숨바꼭질하기에 딱 좋은 캄캄한 구석도 있고, 팝콘을 만들 수 있는 벽난로에다가 지루하게 비가 오는 날 뛰어놀기 좋은 다락방도 있어요. 게다가 계단에는 미끈하고 촉감 좋은 손잡이 난간도 있답니다. 손잡이를 잡고 내려가다 보면 난간 끝부분에는 나도 모르게 만져보고 싶어지는 둥근 빵을 눌러놓은 모양의 나무 장식도 있고요. 아, 맞다. 게다가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엄청나게 넓은 주방도 있어요. 이런 집을 보면 누구든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을 거예요.” 주디 애벗의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집의 포근한 풍경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집을 대변한다. 주변 환경과 적절히 어우러진 모습으로 지어진 집 안에서 아이들이 뛰놀며 꿈을 키우고, 집 안 어딘가에는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나만을 위한 안락한 공간이 존재하는 곳. 주방은 다소 어수선해 보이기도 하지만 언제든지 음식을 만들어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곳. 불과 친밀하게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빛과 조명이 적절하게 조화되어 따뜻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 집 안 구석구석 손끝으로 느껴지는 촉감을 통해 가족 구성원 모두와 하나가 되고, 설계단계부터 긴 안목을 발휘해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곳이 저자가 생각하는 좋은 집이다. 집을 짓고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건축가의 몫이라면, 그 집을 잘 가꾸고 보살피면서 살아가는 것은 거주자의 몫이다. 집은 단지 물리적으로 생활하는 장소가 아니다. 먹고 자는 곳이라는 본래의 역할뿐만 아니라 편안하고 풍족한 마음이 오래도록 지속되는 장소여야 한다. 인테리어 잡지에나 나올법한 고급재료로 무장하기보다는 그 집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성격과 생활패턴을 고려하여 각각의 공간에 필요한 요소를 적절히 배치했을 때 주거로서의 기능을 다할 수 있다. 객관적으로 좋은 집과 나쁜 집을 규정짓기는 힘들다. 그것을 구분하는 기준은 집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을 뿐 정해진 법칙이 있을 수는 없다. 다만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좋은 집은 사람살이의 따뜻한 숨결이 느껴지고 그곳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의 행복이 깃들여져 있는 공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집은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의 순간들을 끊임없이 창조해내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집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이나 거리의 풍경,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애정 어린 눈길로 바라보는 건축가의 따뜻한 시선과 그것을 소중히 지켜나가려는 건축 철학이 느껴진다. 진정으로 집을 생각하는 것이다.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 집을 짓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집 안에서 생활하고 집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진정한 집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