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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예술가의 초상
일빛 200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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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에밀 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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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le Zola,Emile Edouard Charles Antoine Zola

19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자연주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 이탈리아 출신인 아버지와 프랑스 출신인 어머니 사이에서 1840년 4월 2일 파리에서 태어나 1862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다. 청소년 시절을 프랑스의 남부 엑상프로방스에서 보낸다. 그곳의 중학교에서 만난 세잔과는 남부의 산과 들판을 같이 쏘다니며 목가적 시를 암송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심취하면서 돈독한 우정을 가꾼다. 1847년 아버지의 죽음 이후 파리로 올라와서 궁핍한 시절을 겪지만, 대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접하면서 문학과 글쓰기에 대한 생각들을 키워나간다. 토목기사였던 아버지가 1847년 사망하자 홀어머니와 경제적으
19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자연주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 이탈리아 출신인 아버지와 프랑스 출신인 어머니 사이에서 1840년 4월 2일 파리에서 태어나 1862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다. 청소년 시절을 프랑스의 남부 엑상프로방스에서 보낸다. 그곳의 중학교에서 만난 세잔과는 남부의 산과 들판을 같이 쏘다니며 목가적 시를 암송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심취하면서 돈독한 우정을 가꾼다. 1847년 아버지의 죽음 이후 파리로 올라와서 궁핍한 시절을 겪지만, 대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접하면서 문학과 글쓰기에 대한 생각들을 키워나간다. 토목기사였던 아버지가 1847년 사망하자 홀어머니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이어간다. 대학교 입학 자격시험에 실패하고 나서 1862년부터 아셰트 출판사에서 일하며 여러 작가를 접한다. 1866년 아셰트 출판사를 사직하고 본격적인 글쓰기에 들어간다. 특히 아셰트 출판사에서 일하게 되면서부터 진보적 사상가들과 문학계와 교류하게 되고, 신문에 글을 발표하기 시작한다. 「기질을 통해 본 자연의 한 측면」이라는 글에서 자신의 예술관에 대해 밝힌다.

아셰트사를 떠나 전업 작가의 길을 택한 졸라는 여러 신문에 논평을 기고하는데, 특히 당시 마네와 조만간 인상주의자로 불릴 화가들을 옹호하면서 보수적인 아카데미 미술학파에 대항하는 젊은 논객으로서의 입지를 굳힌다. 졸라는 제2제정을 비판하는 공화파 신문들을 통해 점점 더 과격한 기사들을 발표하면서, 이 체제를 철저히 비판하는 『루공가의 운명』을 기점으로 『루 공 마카르 총서』의 연작을 시작한다. 20권으로 구성된 대하소설 ‘루공 마카르 총서’(1871~1893) 중 『목로주점』(1877)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경제적인 생활에도 큰 변화가 일어난다. 파리 근교 ‘메당’에 별장을 샀는데 그곳은 자연주의 소설가들의 아지트가 되었고 거기서 모임(메당의 저녁)을 가지면서 졸라는 자타가 공인하는 자연주의 소설의 선두주자가 된다. 그의 소설과 논평들은 언제나 많은 스캔들을 동반하지만 다행히도 제2제정이 몰락하면서 법적인 제재를 모면하게 된다. 이후 졸라는 자연주의 문학파(위스망스, 모파상, 세아르 등)의 지도자로 인지되고, 1880년 이들과 함께 작업한 『메당의 야화』는 일종의 자연주의 선언서가 된다.

낭만주의 문학을 존중했지만 감정과 사실을 구별하며 당시 사회적 정치적 면모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사실주의 작가들을 칭찬하며 급기야 ‘자연주의 문학’의 이론을 정립하고 발전시킨다. 문학비평사에서 당시 작가들에게 금기시되던 요소인 돈, 섹스를 건드렸다고 평가된다. 첫 장편소설 『테레즈 라캥』(1867)이 출간부터 적나라한 묘사로 심한 비판을 듣자 소설 앞부분에 따로 서문을 보태기도 한다.

그러나 평론계의 격렬한 반발을 몰고 온 『대지』 이후 자연주의 문학가들의 해체적 글쓰기에 대립하는 새로운 저항의 글쓰기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자연주의 시대는 끝을 향해 간다. 『파스칼 박사』를 끝으로 총 스무 권의 『루공 마카르 총서』 연작이 완성된다. 이 총서의 완성 후 졸라는 자신의 시대의 심각한 문제들을 다룬 새로운 소설 연작을 시작한다. 『루르드』와 『로마』에서는 가톨릭교회의 실패를 다뤘으며, 『파리』(는 과학에 대한 신념과 프랑스 사회주의자들의 유토피아적인 원리들로 인한 장밋빛 미래에 대한 낙관주의적 시각을 드러낸다. 『파리』를 막 완성한 직후 1898년 1월 ‘나는 고발한다!’라는 장문의 글을 신문에 실어 당시 한창 시끄러웠던 드레퓌스 사건에 목소리를 싣는다. 군대, 정치, 법의 권력을 지속시키기 위해 드레퓌스가 희생되었다는 입장을 펼쳐서 모독죄로 1년 구형을 받게 돼 영국에서 1년 동안 망명 생활을 한다. 문학가로서 최고의 명예와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얻고 있던 시점에서 드레퓌스를 옹호하는 것은 그의 모든 명예를 실추시킬 위험이 있었지만, 그는 죽을 때까지 드레퓌스 사건의 소송 재개를 위해 싸운다. 1899년 드레퓌스 사건은 재심에 회부되고 졸라는 프랑스로 돌아온다. 이 사건 동안 졸라는 조레스와 같은 사회주의자들과 접촉하게 되지만, 그의 마지막 작품들은 노동의 재구성과 부의 분배에 대한 푸리에의 순수한 무정부주의에 더 이끌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1888년부터 입문한 ‘사진’에 빠져서 현상까지 직접 했는데, 자화상 및 가족 친지들의 일상생활을 사진으로 남기고 1900년 프랑스 파리만국박람회에서 르포 형식의 사진을 많이 찍는다. 치밀한 자료 수집을 기반으로 집필 작업을 한 졸라의 성향과 부합되는 취미다.

『4복음서』는 새로운 혁명적 사회에 대한 비전을 담고 있다. 『풍요』, 『노동』, 『진실』이 출판되었으며, 후속 작품으로 『정의』가 쓰일 예정이었으나 1902년 9월 29일 막힌 굴뚝으로 인한 가스 중독으로 사망함으로써 그의 마지막 작품 『정의』는 미완성으로 남는다. 사고에 연루된 의문이 풀리지 않아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살해되었다는 추정이 여전히 남아 있다. 1908년 그의 공로를 인정받아 팡테옹으로 이장되어 현재 빅토르 위고, 알렉상드르 뒤마와 같은 공간에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에밀 졸라의 다른 상품

역자 : 권유현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불어불문학과 졸업한 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불문학 박사를 취득했다. 「졸라의 L’Œuvre와 인상파 회화의 기법」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대·이화여대·경원대 등에서 강사를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마담 드 스탈과 독일체험』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장 그르니에와 조르주 페로스의 서간집 『편지 I』을 비롯해 다니엘 미테랑의 자서전 『모든 자유를 누리며』, 알랭 핑켈크로트의 『사랑의 지혜』, 장 기통의 『나의 철학 유언』, 마담 드 스탈의 『코린나』가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615쪽 | 92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6450025

출판사 리뷰

출간의도
에밀 졸라(Emile Edouard Charles Antoine Zola, 1840. 4. 2∼1902. 9. 29)는 모파상(1850-93)과 함께 프랑스 자연주의 소설의 대표적인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당시 발전한 과학, 특히 생물 이론을 바탕으로 실험이라는 개념을 소설에 도입하고자 했다. 그래서 발자크의 『인간 희극』에서 힌트를 얻어 유전인자에 의한 한 가계의 역사를 기술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루공 마카르 총서」를 기획하였다. ‘제2제정 아래서의 한 가족의 자연적·사회적 역사’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총서는 『루공가의 운명』을 시작으로 『파스칼 박사』에서 완성되었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목로주점』, 『나나』, 『제르미날』 등의 걸작이 모두 그 안에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에밀 졸라는 오늘날 우리에게 실험소설론이라는 문학이론가로서 기억되기보다는 소설에 나타나는 그의 풍부한 상상력과 묘사로 유명한 작가로 기억되고 있다(에밀 졸라와 「루공 마카르 총서」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이 책의 부록 「작가 연보」 참조).
1886년에 발표된 이 소설――『작품(L’Œuvre)』은 「루공 마카르 총서」의 20권 중 14번째의 작품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클로드 랑티에는 『목로주점』의 여주인공인 제르베즈 마카르의 아들에 해당된다.

엑상프로방스 출신으로 세잔과는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에밀 졸라가 신문에 인상파 화가들을 옹호하는 평을 쓰는 등 19세기 예술가들과 밀접한 교류를 갖고 있을 당시, 인상파 화가들은 신고전주의 사조에 밀려 전혀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었고 국전에 떨어진 화가들이 개최하는 낙선전을 통해 대중에게 소개되는 정도였다. 당시 그토록 경멸의 대상이었던 인상파 화가들이 후대의 사람들에게 얼마나 존경을 받는가를 생각해볼 때 그들을 미리 발견한 졸라의 식견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에밀 졸라는 「루공 마카르 총서」에서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진 인간 군상들, 그리고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들을 골고루 다루고 있는데 그가 친숙했던 예술가들을 소재로 한 소설로는 이 소설이 유일하다. 그는 소설의 등장 인물들을 통해 실존했던 여러 화가들의 이야기를 쓰고 있으며, 그들의 구체적인 작품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 소설은 프랑스의 제2제정기(1852-70)부터 제3공화정기 초반(1870~80년대)에 걸쳐서 마네를 선두로 모네 등이 일으킨 인상파 운동의 경향을 픽션 형식을 갖추면서도 있는 그대로 그린 예술계를 다룬 소설이다. 소설은 실제의 인상파 화가인 세잔과 마네를 모델로 한 주인공인 화가 클로드, 친구인 소설가 상도즈를 통해서 작가 졸라가 자신의 체험과 사상 및 감정을 밀도 있게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19세기 후반의 프랑스 미술계와 문학계에 관계된 졸라의 자서전적 소설이며, 「루공 마카르 총서」에서 가장 이색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상파 화가들이 동일한 대상에 대하여 순간 순간의 서로 다른 인상을 포착하듯이, 졸라도 이 소설에서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와 기후의 변화에 따라서 ‘보이는 것’이 달라짐을 부각시키기 위하여 연작의 수법을 동원하고 있는데, 소설의 소재나 내용뿐만 아니라 소설의 기법까지도 특히 인상파 회화의 기법이 사용된 독특한 작품으로 그 가치를 더욱 발하고 있다.

한 화가를 주인공으로 한 이 소설――『작품』은 프랑스 문학이나 미술 관련서, 미학 이론서 등에서 자주 언급되는 일은 있었어도 국내에서는 일부 전문가들을 제외하고는 일반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최초의 번역이며, 또한 오는 9월 29일은 에밀 졸라 서거 100년이 되므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완역되는 그 의의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1966년 Gallimard에서 출간한 L’Œuvre, Les Rougon-Marcquart IV를 원서로 하여, 「졸라의 L’œuvre와 인상파 회화의 기법」을 주제로 논문을 썼던 권유현 씨가 번역했다. 그리고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미술평론가와 미술사학자의 도움을 빌어 좀더 정확한 번역이 될 수 있도록 했으며, 소설의 모델이 된 19세기 당시 인상파 화가 및 에밀 졸라가 직접 찍은 사진이나 그림을 실어 유명한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읽는 독특하고도 아름다운 소설이 되도록 하였다.
“자, 일하러 가시죠(Allons travailler)” ― 『작품』의 마지막 줄

이 소설에 등장하는 작가 상도즈는 졸라의 분신으로 소설에 대한 자세와 포부뿐만 아니라 작업 태도에 있어서도 졸라와 닮았다. 『작품』의 자전적인 성격으로 인해 출간 이래 이 소설의 실제의 생성 과정을 밝히려는 작업이 끊임없이 이어져왔고, 소설의 등장 인물과 실제의 인물을 연결시키려는 연구가 많이 있었다. 그 연구 결과를 보면, 무수히 많은 등장 인물이 실제의 인물을 모델로 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점은 졸라 스스로도 인정하는 것인데, 예를 들면 클로드가 존경하는 선배 화가로 나오는 봉그랑을 마네나 소설가 플로베르 같은 인물이라고 그의 비망록에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졸라는 모든 등장 인물에 자신의 창작적 손길을 더해 실제 인물과의 직접적 대응보다는 상상력과 묘사를 통해 새롭게 재창조했다.

이 소설의 마지막은 클로드의 장례식 장면이다. 그리고 장례식이 끝난 후에 졸라의 분신인 상도즈가 봉그랑에게 하는 말, “자, 일하러 가시죠(Allons travailler)”가 이 소설의 마지막 줄이다. 아마도 이것은 소설가 졸라가 자신의 창작에 끊임없이 회의하고 동요하면서도, 그래도 일에 매달리는 것만이 유일한 구원임을 믿을 수밖에 없는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격려와 분발의 외침일 것이다. 이 말을 이 땅의 예술가 모두에게 들려주어도 좋지 않을까.

집필 당시 1880년대에 졸라가 비관주의에 빠지기 쉬었던 자신에 대한 질타임과 동시에 화단에서 완전히 무시를 당하고 있던 세잔에 대한 격려의 메시지로도 해석한다고 한다. “Allons travailler(자, 일해야지. 힘내자)”는 두 사람이 항상 주고받은 격려의 말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 말을 작품의 마지막 줄에 넣고 세잔에게 보냈다고 여겨지는 것이다. 세잔은 1902년 졸라의 갑작스런 죽음에 심한 충격을 받고, 그 후 1906년 작품 제작 중에 쓰러질 때까지의 4년간 미친 듯이 대작 「목욕하는 여인들」과 「생트 빅투아르 산」의 연작에 몰두하고 완성시켰다. 엑상 프로방스 교외의 이 산이나 물놀이, 두 사람이 소년 시절에 공유한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만년에 집대성된 이 두 연작은 먼저 간 졸라에 대한 우정을 담아서 제작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인상파 화가들이 화폭에 빛을 옮겨 담으려고 노력했다면, 졸라는 그의 소설에 빛을 그리려고 했다. 이 소설은 ‘빛의 소설’이다.

이 소설의 중요한 감상 포인트는 인상파 화가의 시각과 수법을 소설 창작의 차원으로 옮겨놓으려는 졸라의 새로운 시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소설에서의 묘사를 꼼꼼히 읽으면, 이 작품에 나타나는 묘사는 사건의 진행에 대하여 종속적인 기능만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역동적인 힘을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 소설에서는 무엇보다도 ‘빛의 움직임’에 대하여 다양한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구름이나 일몰과 같이 시시로 변해가는 대상에 대하여 특별히 주의 깊게 묘사를 한다든가, 또 세느 강의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달리 보이는 빛을 대조적으로 그리기 위하여 사용되고 있다. 마치 인상파 화가들이 동일한 대상에 대하여 순간 순간의 서로 다른 인상을 포착하듯이, 졸라도 이 소설에서 시테 섬이나 일몰을 그리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와 기후의 변화에 따라서 ‘보이는 것’이 달라짐을 부각시키기 위하여 연작의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렇게 보면 이 소설은 소재나 내용뿐만 아니라 소설의 기법까지도 특히 인상파 회화의 기법이 사용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특징은 (1) 어디에도 유례 없는 다이내믹한 군중 묘사다. 이 책에서는 전람회의 장면(5장, 10장)에서 그것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2) 그 다음으로, 무생물(건물, 기계 등)에 생명을 부여해 생동적으로 그리는 ‘의인법’도 졸라의 돋보이는 작법이다. (3) 또한 읽는 이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는 ‘콘트라스트 수법’도 잘 쓰는 수법이다. 예를 들어 ‘삶과 죽음’, ‘명과 암’ 등의 주제를 대치시켜서 장을 마련하고 있다. 또 그것들의 ‘반복과 변주’에 의한 극적인, 또는 교향곡적인 효과를 겨냥한 작품 구성은 누구나 알 수 있는 특징일 것이다.

졸라의 작품을 읽고 표현과 작품 구성에서 강하게 느끼는 것은 살아 있는 기록적 소재가 다양한 비유와 상징적인 이미지로 낭만적으로 가미되고, 이야기가 파도와 같이 고조되고 진행되는 극적인 피날레에 달하고 있다는 인상이다. 이 작품은 ‘과학자 졸라’와 빅토르 위고처럼 상상력이 풍부한 ‘시인 졸라’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서사시’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단순히 19세기 프랑스 사회의 기록 소설에서 끝나지 않고 현대에도 통하는 보편성을 획득하고 있는 것이다. 졸라의 작품 대부분이 지금도 프랑스에서 끊임없이 영화로 만들어지거나 문고판이 스테디셀러로 널리 읽혀지고 있는 점도 작품이 살아 있다는 증명일 것이다.

추천평

다음은 에밀 졸라의 작품을 애독했던 고흐와 토마스 만의 글이다.

졸라는 창조한다. 그는 사물의 앞에 거울을 비추어 보는 것이 아니다. 창조하고 시로 만들었다. 그래서 그렇게도 아름답다. 자연주의이건, 리얼리즘이건, 낭만주의와 크게 관련이 있다.
― 빈센트 반 고흐, 1885년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

졸라의 자연주의, 그것은 무엇보다 우선 상징을 포함하고 신화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 자연주의다. 그의 서사시적인 작품에서 보이는 상징성과 신화 취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 토마스 만, 1953년, 「졸라와 황금시대」
1. 『작품(L’Œuvre)』은 국내에서 최초로 번역한 완역이다.
2. 2002년 9월 29일은 에밀 졸라가 서거한 지 100주년이 된다.
3. 19세기 당시 화가들을 주인공으로 한 이 작품은 문학이나 미술 관련서, 미학 이론서 등에서 자주 언급·인용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4. 프랑스 제2제정기(1852~1870)부터 제3공화정 초반(1870~1880년대)에 걸쳐서 마네를 선두로 해 모네 등이 일으켰던 인상파 운동의 경향을 픽션 형식을 갖추면서도 있는 그대로 그린 예술적인 소설이다.
5. 졸라는 세잔과 마네를 바탕으로 클로드 랑티에라는 화가를 창조하면서 1850년 후반부터 1880년대 초반까지의 중추적인 미술의 흐름을 총망라하고 있다.
6. 1852년부터 1886년에 걸쳐 생성 소멸했던 프랑스 미술의 온갖 흐름을 망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19세기 후반부를 누볐던 거의 대부분 실제 예술가들의 세계가 소설에 녹아 있는 인문 예술 소설이다.
7. 인상파 화가들의 시각과 수법을 소설 창작의 차원으로 옮겨놓으려는 졸라의 새로운 시도를 엿볼 수 있다.
8. 19세기 당시 문인, 화가 등 예술가들의 교류와 창작 과정 등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으며, 소설에 등장하는 화가, 작가, 음악가, 조각가, 건축가 등 그들의 고민과 창작 과정을 통해 그들이 갖고 있는 우주를 예술 작품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9. 근대 미술사상 혁신기를 이끌었던 인상파 화가들의 50개 이상의 그림들을 소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예술 소설이다.
10. 드가, 피사로, 모네, 르노아르 등 인상파 화가들이 그린 근대의 도시 파리의 풍경화와 함께 졸라가 찍은 1900년의 만국박람회 풍경 등 귀중한 역사 기록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작품』은 화가 클로드 랑티에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이 소설은 클로드를 중심으로 모인 다양한 예술가들의 행동이나 말, 창작 과정, 창작의 고통 등을 엮어간다. 결국 이 소설은 예술과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인 셈이다.

클로드는 야외의 살아 있는 빛에 착안하여 한 걸음 깊이 자연의 실제에 육박하려고 하는, 시대에 앞선 청년 화가이다. 그러나 자신의 내부에서 꿈틀거리는 예술적 감성을 아직은 충분히 표현할 수 없었고, 동료들 사이에서는 존경을 받아도 일반으로부터는 이해를 받지 못하여 힘들고 가난하게 생활을 하고 있다. 천둥이 치고 비가 오는 어느 날 밤, 그는 막 시골에서 파리에 올라와 갈 곳을 몰라 하던 크리스틴을 우연히 만나 하룻밤을 재워주고 친해진다. 그리고 그녀를 모델로 대작 「야외」를 그려 공식 살롱전에 출품하였으나 낙선한다. 다시 ‘낙선 전람회’에 냈으나 대중으로부터는 조소를 받을 뿐이었다. 실망한 그는 크리스틴과 시골로 도피해 사랑에 탐닉한다. 그러는 동안 다시 그림에 대한 열정을 억누를 수 없게 되어 파리로 돌아와 그림에 열중한다. 그는 많은 시간을 들여 다시 크리스틴을 모델로 한 작품을 거의 완성하지만, 이 그림에는 어딘지 당돌한 데가 있고 스스로의 마음에도 흡족하지 못해 출품을 단념한다. 바로 그때 가난과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제대로 돌보지 못하던 유일한 아들 쟈크가 죽는다. 이에 분별을 잃고 그림에만 집착하던 클로드는 아내의 비탄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 죽은 아이를 그려 살롱에 낸다. 이 소품은 심사위원이 된 파주롤의 도움으로 겨우 입선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사정을 알게 된 클로드는 더욱 낙담하여 제정신을 잃는다. 그는 필생의 대작에 다시 손을 대지만, 대면 댈수록 더욱 마음에 차지 않아 결국 그가 추구하던 사실과는 거리가 먼 상징을 그리게 된다. 절망한 어느 날 밤 그는 그 그림 앞에서 목을 매어 자살한다.

오로지 작품에만 열중하는 클로드, 이처럼 예술의 마력에만 사로잡힌 남편을 되돌려서 평범하고 행복한 생활을 다시 찾으려고 애쓰는 크리스틴. 그리고 이 두 사람의 주위에는 어린 시절부터 어울린 친구들, 존경은 받고 있지만 가난한 노화가에서부터 싸구려 그림으로 하루하루 생활을 이어가는 엉터리 화가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예술가들이 등장한다. 졸라는 주인공 부부의 심리에 깊숙이 파고들면서도 다른 인간 군상의 모습도 놓치지 않고 있다.

클로드 랑티에를 통해 예술가의 자연과의 대결, 작품을 창조하려는 노력,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생명을 만들어내려고 하는 피와 땀의 노력을 그리려 한다. 그것은 항상 진실과의 투쟁의 연속이며, 게다가 항상 끝내는 지고야 마는 천사와의 투쟁이다(에밀 졸라).

졸라는 이 작품을 구상하면서 구상의 밑그림이 되는 ‘윤곽 (Ebauche)’을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클로드 랑티에를 통하여 예술가의 자연과의 대결, 작품을 창조하려는 노력,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생명을 만들어내려고 하는 피와 땀의 노력을 그리려 한다. 그것은 항상 진실과의 투쟁의 연속이며, 게다가 항상 끝내는 지고야 마는 천사와의 투쟁이다.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나는 여기에서 나의 내밀한 창작 생활을, 너무나 괴롭고 끝날 줄 모르는 분만(分娩)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그런데 결코 만족하지 못하고 스스로의 재능을 실현할 수 없는 것에 분노하여, 종내는 자신의 미완성의 작품 앞에서 자살하고 마는 클로드의 드라마를 통하여 나는 주제를 더욱 확대할 것이다. 그는 무능력하지는 않았지만, 과도한 야심을 갖고 있어서 자연을 한 장의 그림 위에 완벽하게 옮겨놓으려고 했다. 그 때문에 이 예술가는 죽는 것이다. 그는 뛰어나기는 하지만 불완전한, 그리고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 작품을 낳고, 아마도 사람들로부터 비웃음을 살 것이다. 또 나는 그로 하여금 거창한 근대적 벽화의 꿈, 이 시대를 완전하게 요약하는 벽화의 꿈을 꾸게 하고, 그리고 그를 파멸시킬 것이다.

졸라는 클로드 랑티에라는 인물에 대하여 ‘극적으로 각색된 마네나 세잔과 같은 인물, 오히려 세잔에 가까운 인물(un Manet, un Cezanne dramatise, plus pres de Cezanne)’이라는 구상을 남기고 있다. 특히 소설의 전반부에서의 클로드는 세잔과 마네를 연상하게 한다. 그는 졸라의 분신임이 틀림없는 상도즈와 프로방스에서의 학창 시절의 친구인데, 두 사람은 남부 프랑스에서 보낸 목가적인 소년기의 그리움을 담고 이야기하고 있다(제2장). 실제로 졸라와 세잔은 엑상프로방스에서 중학 시절을 같이 지낸 친구 사이였다.

그리고 낭만적인 몽상가, 격하기 쉬운 성격, 들라크루아와 쿠르베에의 감복, 살롱전에서의 낙선 등은 1860년대부터 70년대까지의 세잔의 모습을 그대로 그리고 있다. 또 마네는 이 소설 전반부의 절정을 이루는 ‘낙선 전람회’의 장면(제5장)에서 명확하게 등장한다. 클로드가 출품한 「야외」는 숲 속에 남자들과 옷을 벗은 여자를 배치한 구도인데, 이는 마네의 그림 「풀밭 위의 점심」과 매우 유사하다. 그리고 그 전람회장에서의 「야외」에 대한 관람객들의 조소와 욕설은 회화의 역사상 유명한 1863년의 마네 스캔들을 재현하고 있다.

이 소설은 출간되고 난 후 당연히 화가 친구들이나 작가들의 큰 관심을 끌었는데, 1883년에 마네는 사망했지만 인상파 화가들은 누구나 ‘낙선전’ 시절을 그리워하고 동시에 클로드의 변모와 자살의 결말, 그리고 인상파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에 당황하여 졸라에게 불만을 터뜨렸다. 예를 들어 모네는 책을 선물 받은 감사의 편지 속에 다음과 같이 썼다고 한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당황하고 불안해졌습니다. 당신은 등장 인물을 우리 가운데 아무에게도 닮지 않도록 신경을 써주셨지만, 우리의 적들이 신문이나 대중들에게 마네나 우리의 이름을 실패자로 떠들지나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1886.4.5).

이 작품의 출판으로 생긴 파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친구 세잔이 다음과 같은 편지를 마지막으로 졸라와의 우정을 끊어버린 것이다. 적어도 이 소설이 발표되기까지 깊은 우정을 나누고 있었던 세잔은 자신이 주인공 클로드에서 투영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졸라가 자신을 ‘실패하고 낙오한 대화가’로 표현하는 것에 격분했다고 한다.

친애하는 에밀. 자네가 보내준 『작품』은 잘 받아보았네. 우리들이 나누었던 추억의 이 좋은 증명에 대해 나는 ‘루공 마카르’의 저자에게 감사함과 동시에 항상 박수를 보내고 싶다. 흘러간 나날의 뜨거운 마음을 담아서(188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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