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서막
남용익, 살인하다 막부의 수장, 결백을 주장하다 적은 혼노지에 있다 교토가 공포에 휩싸이다 삼십 년 첫사랑을 만나다 사라진 유학자를 추적하다 빗속에서 닌자의 습격을 받다 범인이 체포되다 전쟁 발발이 임박하다 거대한 음모가 모습을 드러내다 종막 _작가 후기 _『왕의 밀사』, 진화하는 한국 역사 팩션 _ 윤승일(팩션 해설가) _부록 |
허수정의 다른 상품
|
“국서는 정사가 지참하여 일본국 쇼군에게 건넬 것이지만 과인은 남 교리에게 따로 밀서를 내릴 것이다. 이것은 과인과 남 교리 말고는 아무도 모르는 일인 게다. 거듭 말하지만 과인이 오현명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의 사활이 그대에게 달려 있느니라. 밀서는 호시나와 노부쓰나 중 한 사람에겐 반드시 건네주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남 교리는 두 사람 중 누가 우리와 성심으로 교린을 다할 사람인지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과인은 기필코 두 사람 중 하나와 소통해야 한다. 그럴 이유가 있느니…….”
단호한 어조였던 효종이 잠깐 말을 끊었다. 주상의 옥음을 경청하고 있노라니 남용익은 숨결마저 점차 가빠졌다. 정세 염탐은 예측했던 의중이라 일본에 밝은 역관 하나를 따로 수족으로 부릴 요량이었으나, 밀서까지는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과연 자신이 감수할 수 있을지 스스로 의문이 들었다. 첨예하다. 긴장이 목울대까지 차올랐다. 남용익은 심호흡을 했다. 잠깐 두터운 침묵이 편전에 머물자, 바깥의 부엉이 울음이 이번엔 무슨 곡처럼 자신의 귓가를 넘나드는 것 같았다. --- 서막 중에서 남용익과 달리 기요모리의 하얀 얼굴엔 붉은 기운이 전혀 스며들지 않았다. 남용익이 목례하며 술잔을 내밀었고, 술병을 기울이는 기요모리의 시선이 잠깐 명준과 교차되었다. 창백하다고 느껴질 만한 안색과 아울러 상대를 빨아들이는 듯한 강렬한 눈빛이 인상적이었으며, 무엇보다 어딘가 낯이 익어 명준은 눈길을 뗄 수가 없었다. 어쩐지 눈송이처럼 흩날리는 벚꽃 아래 아려한 비장미가 기요모리의 전신을 훑어 내리는 듯도 싶었다. 명준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이토록 강한 안광을 이번 여정뿐만 아니라 예전에도 몇 번 느꼈던 것 같았다. --- ‘남용익, 살인하다’ 중에서 ‘죽자, 죽어야 산다. 죽어야 조선이 살고 일본이 산다…….’ 난마처럼 얽혀 들어간 생각이 그렇게 남용익을 끌고 갔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다른 길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자신이 죽어야 조선이 살고, 일본이 살 수 있는 것이었다. 남용익은 그만 양손으로 머리를 쥐어뜯고 말았다. 생각할수록 기가 막혔다. 종사관의 신분, 더욱이 승지와 사관을 물리친 독대 자리에서 전하로부터 밀서까지 받은 몸이었다. 여느 종사관과는 분명히 달랐다. 그런데도 이런 엄청난 사단이 났다. 불충도 이런 불충이 없었다. 여차하면 조선과 일본의 교린이 무참히 끊어지고 전쟁이 발발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천 길 낭떠러지 밑의 허망한 탄식만이 온몸을 찔러댔다. 역시 죽는 것만이 속죄였고 수습이었다. 결백을 호소하고 자진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 '막부의 수장, 결백을 주장하다‘ 중에서 |
|
1655년 조선통신사가 사행 길에 오르기 전날 밤, 효종은 종사관 남용익을 편전으로 불러들인다. 효종은 북벌을 위한 자신의 결심을 드러내고, 은밀히 남용익에게 밀서를 전한다. 통신사 일행이 교토에 도착한 첫날밤, 일본 막부의 극진한 환대를 받지만 다음날 쇼군의 무사, 기요모리가 살해된 채 발견된다. 기요모리의 죽음으로 조선통신사는 물론, 막부도 발칵 뒤집힌다. 더욱이 기요모리의 시신에는 목이 없는 상태. 막부의 수장은 남용익 종사관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억류한다. 종사관의 수행 역관 박명준은 그를 대신해 효종의 밀지를 받고 그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잠행을 시작한다.
기요모리가 직접 내놓은 인동주에 취한 그날 밤,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전대미문의 엽기적 살인사건의 중심부를 파고들수록 드러나는 일본 막부의 정교한 계책! 박명준은 조선통신사를 빌미로 제2의 조선침략전쟁을 준비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그의 음모를 밝히기 위해 호사나를 견제하는 세력의 지원을 받는다. 놀라운 진실 뒤의 감춰진,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또 다른 진실이 숨겨져 있는데… 사건의 열쇠를 쥔 마쓰오 바쇼의 비밀과 효종의 밀지는 갈수록 무게를 더해 간다. |
|
『뿌리 깊은 나무』,『바람의 화원』을 잇는 2008 한국형 팩션!
1655년 교토 연쇄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조선통신사의 대활약! 2006년과 2007년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뿌리 깊은 나무』와 『바람의 화원』은 한국형 팩션의 새 장을 열었다. 특히 『바람의 화원』은 9월, SBS 드라마로 방영된다.『왕의 밀사: 일본 막부 잠입 사건』은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두 한국형 팩션의 맥을 잇는 또 하나의 걸작이다. 1655년(효종 6년), 조선통신사가 교토에 도착한 날 밤, 쇼군의 직속무사가 목이 잘려 죽은 채 발견된다. 일본 막부의 한가운데에서 벌어진 연쇄 살인사건으로 조선통신사는 파행 위기에 놓이고, 종사관은 살인범의 누명을 쓰고 억류된다. 종사관을 대신해 밀서를 받은 역관 박명준은 단 보름 안에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 일본 막부의 분열과 얽히고설킨 권력 암투의 정점에 조선통신사가 휘말리면서 전쟁 발발의 위기에 처하는데…… 제2의 조선 침략을 노리는 일본 막부 최고 세력의 끔찍한 연쇄 살인극! 풍전등화에 놓인 조선의 운명을 걸고 살인범을 추적하는 역관 박명준, 막부 권력을 노리는 어둠의 세력과 이를 지키려는 쇼군, 네덜란드 선교단의 복수와 명 왕조의 부활을 꿈꾸는 몰락 귀족, 에도에 억류된 조선통신사는 무사히 귀환할 수 있을까? 조선통신사에 은밀히 전해진 왕의 밀지는 과연 무엇인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거듭된 반전, 진실을 파헤치는 역관 박명준의 놀라운 추리력이 독자들을 매혹한다. 사건의 열쇠를 쥔 수수께끼의 소년 마쓰오 바쇼를 비롯한 실존 인물들, 숨 쉴 틈 없이 긴박하게 전개되는 치열한 한일 외교 전쟁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지적인 책읽기의 묘미를 더한다. 책의 말미에는 당시 조선통신사의 여정과 실제 역사 자료들을 담았다. 일본 권력 지형도, 실존 인물에 대한 기록 등 소설과 실제 역사를 비교, 곱씹어볼 수 있다. 세종, 정조 열풍… 이번에는 효종이다! 국제적 시각을 가진 북벌군주 효종을 최초로 본격 조망한다 조선의 17대 왕, 효종. 그의 재위기간은 단 10년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또한 세종, 정조를 비롯, 시대를 이끌어나간 왕 중의 하나다. 효종은 중국 심양에서 8년 동안이나 볼모로 잡혀 있으면서 명의 멸망을 지켜보았고, 누구보다 청을 잘 알았으며 국제 정세를 넓게 본 군주였다. 임진란과 병자호란의 전화를 겪은 지 20여 년, 보위에 오른 젊은 개혁군주 효종은 강력한 북벌정책을 추진했다. 그는 북벌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난제는 청이 아니라 등 뒤의 적, 일본이란 사실을 간파했다. 저자는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바탕으로 조선통신사에 주목했다. 소설에서 효종은 통신사에게 북벌을 앞두고 일본과 불가침 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밀서를 내린다. 하지만 효종은 재위 10년 만에 의문의 죽음을 맞고, 그의 북벌의 꿈도 사라지고 만다. 그가 10년만 더 살았더라면 조선의 운명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조선통신사의 눈을 통해 오늘날의 한일관계를 조명한다 조선통신사는 그 어느 유명 인물보다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실체가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기에 소재성의 가치도 뛰어나다. 조선통신사 교류가 시작된 지 400여 년이 지났다. 과연 조선통신사는 한일 문화사절단에 불과했을까? 한 나라의 외교 전략을 수립하는 데 절호의 기회였던 조선통신사는 실제 역사 속에서는 일본의 정세를 파악하는 데 그다지 효율적으로 활용되지는 못했던 것 같다. 1811년 마지막 조선통신사 이후 90여 년 뒤,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만다. 저자는 냉엄한 시각으로 이 책에 오늘날의 한국과 일본을 투영시켜 놓았다. 역관 박명준은 살인사건을 파헤치면서 국제 정세에 무지한 조선 관료들의 외교력을 한탄할 만큼 일본의 뚜렷한 실상을 보게 된다. 조선은 당론에 빠진 조정이 지방에 대한 장악력을 잃어 가는 데 반해 일본은 막강한 중앙집권을 바탕으로 역동적인 재건에 몰두하고 있었다. 일개 역관인 박명준이 보기에도 일본은 언제라도 마음만 먹는다면 조선을 재침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했다. 한국의 외교 수준은 일본의 실상과 본질을 얼마나 꿰뚫고 있는가. 그동안 수준 낮은 국제 외교력에 쏟아진 질타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여전히 끌려가고 반응하는 외교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가. 이 팩션은 지금 한국의 미래를 과거에서 찾아 거울에 비추고 있다. 평화의 이면에 숨겨진 제2의 왜란 음모를 막아라! 『왕의 밀사: 일본 막부 잠입 사건』에서는 일본의 정한론을 근거로 막부 내부의 분열과 권력 암투를 그린다. 1655년 일본에서는 도요토미가 조선 침략을 내부 혼란의 돌파구로 삼았던 것처럼 다시 한 번 비슷한 구도가 진행되고 있었다. 무력한 쇼군과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로주들의 관계는 새로운 권력 구도의 재편을 암시할 만했다. 4대 쇼군 이에쓰나는 당시 나이가 열다섯 살에 불과해 정치적 입지가 미약했다. 조선 재침략을 획책하는 배후의 중심에는 쇼군의 숙부인 호시나가 있었다. 그는 나이 어린 쇼군의 정치 부재력을 틈타 정권을 잡고 막부의 쇄국정책을 푼 다음, 전쟁의 정당성을 내부에서 완성시킬 계획이었다. 전쟁의 빌미를 만들어줄 적절한 대상이 바로 조선통신사였던 것. 조선 재침략은 그 자체로 정권을 잡을 기회이자 분열 정국을 통일할 수단이었다. 그는 조선통신사를 살인사건에 연루시킴으로써 책임을 묻고 권력을 재편시키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 진화하는 한국 팩션의 정수! 『왕의 밀사: 일본 막부 잠입 사건』은 기존 팩션의 틀을 깨고, 한국 팩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전의 한국 팩션들이 그 소재를 한반도 내에 국한시켰던 것에 반해, 그 무대를 일본으로 넓힌 것이다. 팩션 해설가 윤승일 씨는 이 책에 대해 이렇게 평한다. “추리 장르를 기반으로 하는 팩션에서 한정된 공간은 사건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필연적인 특징이었다. 범인이 너무 멀리 돌아다닐수록 추적에 애를 먹게 되는 이치다. 그러나 『왕의 밀사: 일본 막부 잠입 사건』는 이처럼 지엽적인 공간에서만 추리 장르의 연출이 가능해 보였던 팩션의 한계를 자연스럽게 끊어버렸다. 순식간에 도달해버린 새로운 공간은 동아시아, 즉 국제 관계가 전혀 색다른 모양으로 뒤얽히는 17세기 일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