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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사건과 미스터리를 위한
서문 노트 빅 보우 미스터리 유별난 교수형 옮김이의 말-해설 작가와 작품-'끼'와 풍자로 낮은 곳을 묘파한 유대 문학의 풍운아 이스라엘 장월 연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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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춥고 안개 낀 런던의 새벽, 하숙집 미망인 드래브덤프 부인은 하숙인 콘스탄트를 깨우려고 문을 두드리지만 방문이 잠겨 있다. 아무리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자 문득 두려워진 부인은 이웃의 퇴역 형사 그로드맨을 불러 도움을 청한다. 퇴역 형사가 방문을 부수고 들어가자 콘스탄트는 침대에 누운 채 목에 끔찍한 자상을 입고 죽어 있다.
자살일 수도 타살일 수도 없는 상황에서 런던경찰청의 난감한 수사가 펼쳐지고, 그 가운데에 용의자가 몇 명으로 좁혀지면서 그네들의 일상이 유머러스하게 드러난다. 이윽고 누군가가 기소되고 재판이 진행되고 선고를 받는다. 그러나 결국 드러나는 진실은 무엇일까? 밀실 살인사건을 놓고 펼쳐지는 익살과 풍자, 논리의 팽팽한 대결 『빅 보우 미스터리』는 밀실 미스터리(locked room mystery) 장르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그전에도 물론 밀실 미스터리는 있었다. 최초의 밀실 미스터리는 흔히 포우의 〈모르그가의 살인〉(1841)을 든다. 본 작품에서도 〈모르그가의 살인〉에 나오는 해법을 가지고 익살스럽게 풍자하고 있다. 밀실 미스터리란 추리 소설의 하부 장르로서 도저히 범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다. 그 누구도 범행 현장을 들어가거나 나올 수 없고 자살일 리도 없다.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 실마리가 드러나고 용의자가 압축되면서 독자에게 추리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마지막 종결부에서 작가는 극적 대단원(dramatic denouement)을 제시하여 독자들을 충격으로 이끈다. 밀실 미스터리는 좁은 의미로 아무도 출입할 수 없는 방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이른다. 용의자가 몇 명으로 압축되고 그중 한둘은 물샐틈없는 알리바이까지 갖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조사해보면 그들 중 누구도 살인했을 가능성이 없다. 왜냐하면 사건이 일어날 때 범행 현장을 들키지 않고 출입할 수 있었던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봉인된 현장(sealed site)’에서 일어난 사건까지를 포괄한다. 언뜻 보기에 범인이 공중으로 증발한 게 아닌가 싶어도 그 귀신같은 범행을 해명하는 논리적인 설명은 항상 존재한다. 1892년에 발표된 이스라엘 장윌의 『빅 보우 미스터리』는 특유의 독창성으로 이 분야에 일획을 긋는다. 소위 말하는 ‘절대 불가능 범죄(great impossible crime)’의 전례를 제시하며 엉뚱한 정보를 흘려 수사를 혼란에 빠뜨리는 선구적인 작품을 쓴 것이다. 이후에 프랑스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가스통 르루가 『노란 방의 미스터리』(1907)를 써서 역시 후대 작가들이 열심히 이를 흉내 내게 된다. 장윌은 본격 미스터리 작가빈기보다는 풍자 소설가, 수필가, 사회 운동가이다. 주로 풍자, 판타지 소설을 썼다. 『빅 보우 미스터리』에서도 런던 빈민가 이스트엔드 하층민들의 삶을 코믹하게 그리면서 당시 영국 상황을 익살스럽게 풍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