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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액귀(縊鬼)
제5장 사령자(死靈者) 제6장 오뉴월에 내리는 서릿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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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기긱…… 끼기긱…… 끼기긱…….
경희는 부들부들 떨면서 고개를 들고 천장을 올려다봤다. 천장에 시커멓게 변색된 부분이 꿈틀거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천장에 달라붙어 있던 검은색의 기운들이 마치 살아 있는 듯 가운데로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검은 기운은 뭉실뭉실 연기처럼 피어나더니 흘러내리는 것처럼 아래로 내려왔다. 형체가 구체적인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건 밧줄에 목을 매달고 죽은 어떤 여자의 형상이었다. 끼기긱…… 끼기긱…… 끼기긱……. 여자는 목에 걸린 밧줄에 온몸의 체중을 싣고 있었다. 허공에 떠 있는 여자의 몸이 리드미컬하게 좌우로 흔들렸고 그때마다 리듬을 타는 듯 ‘끼기긱’ 하는 소리가 났다. 눈을 감은 여자의 입술 사이로 거무칙칙한 혓바닥이 밀려나오더니 턱밑까지 축 늘어졌다. 여자는 마치 밤마다 이렇게 밧줄에 매달려 내려다보고 있었다는 듯 경희를 보고 히죽 웃었다. 여자가 몸을 더욱 격하게 흔들어대자 소리도 더욱 커졌다. 여자는 고통스러운 듯 발버둥 쳤다. 그러자 밧줄이 조금씩 늘어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여자의 발이 바닥에 닿았다. 바닥에 발이 닿는 순간 여자의 감겼던 눈이 번쩍 뜨였다. 여자의 탁한 동공이 인형의 눈알처럼 좌우로 움직이더니 경희를 향했다. 경희가 뒤로 물러서며 흐느꼈다. “제발 이러지 마!” 여자의 입이 기이하게 뒤틀리며 소리가 새나왔다. “너도…… 가야…… 해.”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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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악귀에게 조정받는 것이 아니야. 산 사람의 몸을 빼앗는 사령자에게 영혼을 강탈당한 사람들이야.”
새벽 1시만 되면 2층 주인집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소리에 경희는 좀처럼 잠에 들 수가 없다. 남편 한석은 임신 때문에 평소보다 예민한 탓이라며 경희를 달래기만 할 뿐 좀처럼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는다. 매일 밤 정체를 알 수 없는 기괴한 소리에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 되자 경희는 주인집을 찾아간다. 하지만 한낮에도 커튼을 친 채 이불 안에서 웅크리고 있는 주인여자의 모습에 섬뜩함을 느끼며 경희는 도망치듯 주인집에서 나온다. 한석이 일 때문에 집을 비운 그날 밤, 경희는 너무 아파 도와달라는 주인여자의 전화를 받고 하는 수 없이 2층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다음날 경희는 목을 매달아 죽은 채 발견된다. 경희의 자살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한석. 비탄에 잠겨 다시 찾아간 그 집에서 한석은 경희가 말한 그 기괴한 소리를 직접 듣게 되고, 그런 그 앞에 죽은 경희가 모습을 드러낸다. 한편 선일 일행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무너져 중음의 세계가 되어버린 마을, 귀사리로 향한다. 귀사리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기자의 연락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중음의 영역이 귀사리 근처에 위치한 무풍면까지 확대되었고, 그곳은 이미 폐허나 다름없는 상태가 되었다. 생존자를 찾던 중 선일 일행은 무풍 사람들에게 습격을 당한다. 이성을 잃고 달려드는 무풍 사람들은 악귀에 홀린 것이 아니라, 산 사람의 영혼을 빼앗아 그들의 몸을 저승에 들어야 할 영에게 던져주는 사령자死靈者에게 당한 것이었다. 사령자와 악귀, 혼을 빼앗긴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선일 일행은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시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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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포문학 역사상 이렇게 유쾌한 작품은 처음이다
『귀신전』은 철저하게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지향한다.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파괴된 ‘귀사리鬼思里’라는 마을에서 뛰쳐나온 악惡과, 그들에 맞서는 6명의 하자 많은 인간들의 사투와 모험을 그린 장편소설(전3권. 1권 7월 21일 출간, 3권 근간 예정)이다. 인류구원의 대의명분보다는 먹고 살기 위해, 소설의 소재를 위해, 대물림된 신기神氣를 극복하기 위해, 짝사랑 상대를 소유하기 위해 등 지극히 현실적이고 이기적인 저마다의 이유로 한자리에 모인 6명의 공포테이너. 대중소설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마니아 독자에게만 사랑을 받는 한국 공포소설에 대한 통념을 가볍게 뛰어넘은 이 섬뜩하면서도 유쾌한 『귀신전』은 『분신사바』,『이프』의 저자이자 한국 공포소설의 대표작가로 손꼽히는 이종호의 대표작으로, 한국 장르문학 중흥의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독히 현실적인 인물들로 장르적 한계를 극복하다 『귀신전』의 주요 인물들은 악귀와 생사를 넘나드는 전쟁을 치르는 등 범상치 않은 모험을 하지만 일상에서의 그들은 우리와 다를 바가 없다. 극의 중심이 되는 법사 선일은 이혼한 전 부인에게 양육비를 보내기 위해 온갖 굴욕도 감수하는 생계형 퇴마사다. 또한 무당이었던 엄마의 신기를 물려받아 누구보다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고교생 공표는 늘 따라다니는 기억상실 귀신 때문에 학교에서는 왕따 신세다. 낮에는 카페, 밤에는 귀신전용 고민상담소로 변모하는 카페 레테의 젊은 오너 찬수는 어린 시절부터 그를 집요하게 괴롭혀온 할아버지의 영 때문에 잠시라도 부적을 몸에서 떼어놓지 못한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판타지소설을 쓰더라도 인물의 성격이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제시되어야 독자들도 허황되다는 느낌 없이 소설에 몰입할 수 있다.”라는 작가의 말(2008. 7. 28. 조선일보 인터뷰 중에서)처럼 『귀신전』은 우리와 다르지 않은, 지독히 현실적인 인물을 통하여 ‘퇴마사와 귀신이 등장하는 공포소설’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한국 공포소설을 대표하는 스토리텔러 이종호의 최신 역작 국내 공포문학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작가가 있다. 학생 사이에 유행하는 미신과 왕따 문제를 다루어 2004년 영화 개봉된 『분신사바』, 인터넷 메일로 전달되는 죽음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현재 영화화 진행 중인 『이프』 등을 출간한 이종호 작가가 바로 그다. 광고, 다큐멘터리 PD라는 이색적인 경력을 갖고 있는 이종호는 자신의 집필활동뿐만 아니라 공포문학작가들의 모임 ‘매드클럽’을 운영하면서 『한국공포문학단편선(현재 3권까지 출간)』을 기획하는 등 국내 공포문학 저변을 넓히는 데 열정을 아끼지 않으며 명실 공히 한국 공포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온라인에서 연재된 미출간 작품을 포함한 대부분의 작품이 영화화되고 있으며, KBS 1TV에서 호평 속에 방송되고 있는 스토리텔링 프로그램 〈이야기발전소〉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하고 있는 다재다능한 이야기꾼 이종호. 『이프』 이후 2년 만에 랜덤하우스코리아를 통해 출간되는 장편 공포테인먼트 소설 『귀신전』을 그는 자신의 대표작으로 손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공포소설에 대한 통념을 뛰어넘은 新공포테인먼트 소설의 탄생 『귀신전』은 2008년 여름, 총 3권으로 출간될 예정(1권 7월 21일 출간, 3권 근간 예정)이다. 각 권은 저승과 이승의 경계가 파괴된 ‘귀사리’라는 마을을 통해 세상으로 뛰쳐나온 귀신들을 중심으로 권당 2~3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적장자를 살해하기 위해 아이와 똑 닮은 액막이 인형을 만들어 온갖 저주를 퍼붓는 첩과 그로 인해 처참히 희생된 아이의 이야기가 섬뜩한 ‘액막이(1권 수록)’, 매일 밤 1시 주인집에서 들려오는 정체 모를 소리와 아무도 없는 허공에 대고 말을 거는 주인집 아주머니의 끔찍한 비밀을 담은 ‘액귀(2권 수록)’ 등, 이종호 특유의 리얼리티 가득한 공포에 독자는 눈을 떼지 못할 것이다. 또한 『귀신전』은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공포나 허무맹랑한 괴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에피소드마다 가슴 따뜻한 휴머니즘을 담고 있다. 악귀와 퇴마사의 흥미진진한 대결을 기본축으로 하고 있지만 퇴마사들과 주변 인물의 인간적인 드라마에 힘을 주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귀신전』은 ‘귀신’만의 이야기라기보다 인간이었을 때의 그들, 즉 악의 유혹 앞에 약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금껏 무거운 주제의 정통공포소설만을 써왔지만 오싹하면서도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공포소설을 써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고, 귀신과 퇴마사의 이야기만큼 그런 의도에 잘 맞는 소재는 없다고 생각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귀신전』은 지금까지의 퇴마소설과는 다르다. 기존의 많은 퇴마소설이 판타지적인 세계관으로 일상을 배제시켰다면 『귀신전』의 배경과 이야기는 철저히 현대적이면서 현실적인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