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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보여지는 여자 보여주는 여자
1. 남자의 여자 2. 사랑의 여러 얼굴 3. 미인은 어떻게 사는가 4. 믿음은 나의 생명 5. 거기 이브가 있었네 6. 여자의 여자 7. 어머니, 당신을 기억하며 8. 거울 쥔 그녀 에필로그 - 이 글을 쓰면서 처음으로 여자임이 즐거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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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여인이 있다. 한 남자를 사랑햇고, 순순한 영혼을 가진 딸이었지만 너무 순순했기에 세상은 그녀에게 가혹했나 보다. 꽃으로 만든 관을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에 걸려고 기어오르다 심술궂은 가지는 그만 부러지고 말았다. 가여운 그녀는 화환과 함께 흐느끼는 시냇물 속으로 떨어져 떠내려간다. 지고의 여인은 소리도 지르지 않고 그저 꽃을 꼭 쥔 채 강물에 몸을 맡긴다. 이제 그녀는 강물이 되고 강물은 그녀가 된다. 그녀는 들풀이고 들풀을 그녀가 된다. 덤불과 이끼는 여인의 드레스 장식으로 번지고, 물빛은 그녀의 가냘프고 하얀 목덜미와 핏기 가신 뺨 주위를 맴돈다.
죽음만이 그녀의 안식처였을까. 오필리아는 마치 꿈을 꾸며 즐기듯 천천히 자신의 무덤 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죽음 앞에서 보이는 완벽한 아름다움이라니. 지그시 반쯤 간긴 오필리아의 눈은 마치 자신의 쉴 곳을 찾은 듯 슬픔을 건너 오히려 평온하다. 생에서 죽음으로 변해가는 여인을 거부할 수 없을것 같다. 점차 무거워지는 눈꺼풀, 살포시 벌어진 입과 위로 열린 두 손 모두 비극적이다. 하지만 이토록 지독히 매혹적일 수 있을까. --- p.1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