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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젤리, 네모가 벌이는 유쾌한 소동
젤리는 이름을 부르면 꼬리를 흔들며 자신에게 달려오는 귀여운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서 오랫동안 엄마 아빠를 조르는 중이다. 하지만 엄마 아빠는 들어줄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정말 사랑하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홀로 지내게 된 할아버지와 함께 살기 위해 뉴욕에서 버몬트 주로 이사를 와 보니 그곳에서는 거의 모든 집에서 개를 키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강아지를 향한 젤리의 마음이 점점 불타오를수록 엄마 아빠랑은 자꾸만 싸우게 되고, 보다 못한 할아버지가 어느 날 정말 기발한 생각을 젤리 앞에 턱 내놓는다. 손잡이가 달린 하얀 플라스틱 주스 통을 주며 키우라는 것이다! 아니, 살아 있지도 않은, 그것도 주스 통을 어떻게 키우라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젤리는 자석에 이끌리듯 괴짜 할아버지의 이상한 계획에 점점 끌려든다. 플라스틱 주스 통을 돌보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제일 어려운 건 연습용 강아지인 주스 통 ‘네모’가 살아 있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밥도 주고, 응가도 처리하고, 산책과 운동도 시켜야 한다. 혹시라도 젤리가 네모를 돌보는 일을 소홀히 할까 봐 할아버지는 구닥다리 주스 통 주둥이에 고무줄로 쪽지를 묶어 놓는 것도 잊지 않는다. “난 아침 산책이 필요해. 넌 오후 산책 시간까지 돌아오지 못할 거잖아? 그러니까 나를 데려가. 운동, 기억하지?” 네모가 건네는 메모인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할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규칙이다. 무엇보다 젤리를 힘들게 하는 건 이 계획이 언제 끝날지는 할아버지만 안다는 것이다. “딱 됐다 싶을 때까지야. 다 됐다 싶으면 일 분도 더 지체하지 않을 거다.” 도대체 ‘딱 됐다 싶을 때’는 언제인 걸까? 오기는 오는 걸까?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사랑스러운 내 강아지 ‘네모’ 젤리가 할아버지의 이 황당한 계획을 수행하는 것은 연습용 강아지를 잘 키우는 책임감 있는 모습을 엄마 아빠에게 보여 주면 진짜 살아 있는 강아지를 키울 수 있게 허락할지도 모른다는 할아버지의 말씀 때문이다. 그래서 창피를 무릅쓰고 플라스틱 주스 통에 줄을 매달아 산책을 나가 아무도 없는 구석에서 말도 안 되는 네모의 응가를 처리해 주는 것이다. 같은 반의 고약한 친구를 만나 놀림감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이 일 덕분에 뜻밖의 좋은 친구 제레미도 만나게 된다. 제레미를 통해 네모를 돌보는 일이 조금씩 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하고, 네모에 대한 의무감도 들기도 하지만 젤리는 여전히 네모가 부담스럽기만 하다. 네모를 돌봐야 하는 여름 방학은 젤리에게 여러 가지 시련을 안겨 준다. 제일 친한 친구인 앨리는 홀로 간 캠프에서 새로 사귄 친구들과 더 가까워진 것 같고, 자신에게 이토록 이상한 일을 시킨 할아버지에 대한 미움도 커져만 간다. 그럴수록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점점 꼬여만 가는데…… 살아 있는 진짜 강아지를 키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도 이제 더 이상 젤리를 지켜 주지 못하는 것 같다. 그 와중에 할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젤리는 자기 때문에 할아버지가 아픈 것 같아 괴로워한다. 하지만 병원에서 할아버지와 진심으로 마음속 이야기를 나누며 할아버지의 깊은 마음도 알게 된다. 아마도 젤리는 할아버지의 이 말을 떠올렸을 것이다. “누구를 돌보는 일은 그렇게 쉽게 그만둘 수 있는 게 아니야. 네가 그냥 지겨워졌다고 말이다. 그렇게는 안 돼.” 할아버지의 황당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 덕분에 많이 성장하게 된 젤리는 드디어 세상에서 제일 멋진 선물을 받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