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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독자들에게
들어가며 첫 번째 이야기 어린이에게 종교가 필요한가 이 세상의 비밀과 마주한 어린이들 어린이에게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 성장하는 어린이의 다섯 가지 중대한 질문 종교 교육이 어린이의 자아 형성을 방해하는가 그렇다면 어떤 종교인가 두 번째 이야기 어른으로서 느끼는 어려움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 종교 교육의 현실에서 부딪히는 혼란스러움 어린이의 자기 결정 권리와 종교 권리 교육과 가정의 변화, 그리고 새로운 기회 세 번째 이야기 어린이와 함께 경험하고 고민하는 삶 어린이의 권리와 종교 교육의 실천 어린이 철학과 어린이 신학 어린이를 위한 성경 이야기 어린이와 기도하기 어린이에게 필요한 교회 전망 : 어린이의 권리와 종교 권리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
Friedrich Schweitz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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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관한 물음은 모든 어린이가 한 번쯤은 마주치는 물음이다. 때문에 다시금 그 문제에 대해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논의의 초점은 그 물음의 ‘종교적’ 성격이다. 어린이에게 죽음의 자연스러움에 대해 가르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말인가? 죽음에 대한 물음에 아주 간단하게 대답할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은 언젠간 죽게 마련이야. 그건 그냥 그래!” 겉보기에 전혀 해로울 것도 없고 오히려 정직하다 싶은 이 대답에 사실은 하나의 세계관이 그대로 담겨 있다. 만일 죽음에 대해서 정말 이것 밖에는 할 말이 없다면, 여기에는 죽음을 그저 숙명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체념적 삶의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것이다. “그건 그냥 그래!”라는 말이 어린이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살면서 겪게 되는 여러 일 가운데 어떤 것들은 희망과 동경, 분노나 슬픔, 실망과 저항의 여지도 없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죽음이 바로 그런 것이라면 또 어떤 것이 여기에 속하는가? 결국 이 세상은 아무런 희망도 없는 ‘그냥 그런’ 것인가?
우리가 생각하는 죽음이란 어떤 것인가? 죽음은 우리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 물음에 어떻게 대답하든지, 아니면 대답을 하지 않고 그저 슬며시 미뤄놓든지, 이 물음에 대응하는 방식을 보면 그 사람이 삶의 의미를 어디에 두고 사는지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죽음에 관한 물음은 어떤 예외적인 개별 질문이 아니라 삶 전체의 의미에 관한 질문이다. --- pp.52~53 어린이와 함께 신학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가장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모델을 하나 꼽는다면, 현재로서는 영국의 저명한 종교 교육학자 존 헐John Hull이 아이들과 나눈 대화가 단연 으뜸이다. 그가 사례로 든 대화 가운데 하나를 여기 소개한다. 첫째아이(여섯 살): 하나님은 공기야? 아빠/엄마: 아니, 하나님은 공기가 아니야. 하지만 조금은 공기 같기도 해. 둘째아이(네 살): 하나님은 천장이야? 아빠/엄마: 아니, 하나님은 천장이 아니야. 하지만 조금은 천장 같기도 해. 첫째아이: 아니면 통통하게 살찐 아가? 아빠/엄마: 아냐, 하나님은 통통하게 살찐 아가가 아니지. 하지만 조금은 작은 아가 같기도 해. 하나님은 아주 생생하고 늘 새롭거든. 둘째아이: 하나님은 눈에 안 보여? 아빠/엄마: 그래, 눈에는 안 보이지. 첫째아이: 하나님은……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통통하게 살찐 아가 같지? (모두 크게 웃는다.) 아빠/엄마: 하나님하고 비슷한 건 아주 많아. 하지만 어떤 것도 하나님은 아니야. 둘째아이: 왜 아닌데? 아빠/엄마: 하나님은 특별하거든. 하나님은 어떤 확실한 모양이 없단다. 첫째아이: 왜 하나님이 모양이 없어? 아빠/엄마: 하나님은 어떤…… 생각 같아. 생각이 어떤 모양이 있어? 첫째아이: (잠시 가만히 있다가 웃으면서) 없어. 아빠/엄마: 거 봐. 하나님은 어떤…… 아주 강력한 생각 같기도 해. 존 헐이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어린이의 어린이다운 생각을 어른의 생각처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아니, 그 이상이다. 존 헐은 마치 신학자와 이야기하듯 어린이와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은 그가 어린이의 능력을 믿기 때문이다. 종교적인 물음과 마주해도 스스로 생각할 능력이 어린이에게 있음을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린이와 이런 대화를 할 때 교육적인 의도를 아예 포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위의 사례에서도 아이들의 아빠/엄마의 어떤 의도가 엿보인다. 하나님에 대한 이미지가 비유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의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pp. 164~1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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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종교적 대화를 나누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부모와 교사들이 꼭 읽어야 할 지침서
일상적인 질문을 통해 이 세상 너머의 세계와 만나는 아이들 아이들을 키우고 가르치는 부모와 교사들은 수없이 겪었을 것이다. 일상 속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아이들의 질문에 당혹스러웠던 경험 말이다."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나는 뭐였어?","사람은 왜 죽는 거야?","죽으면 천사가 돼?","그럼 할머니는 이제 천사야?","천사도 숨을 쉬나?","하늘나라에도 공기가 있어?","하늘은 어디서 시작해?",사실 이런 질문들은 어른들도 쉽게 대답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어른들은 이런 질문과 맞닥뜨리면 얼버무리거나 아예 그 자리를 피해버리곤 한다. 하지만 아는가? 단순하고 엉뚱해 보이는 아이들의 질문은 사실 종교와 닿아있는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아이들은 그러한 질문을 통해서 이 세상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고 자연스럽게 종교라는 삶의 한 창窓을 만나게 된다. 따라서 어른들이 아이들의 질문에 충분한 답을 주지 못한다면 아이들은 창밖의 세계에 불신을 갖게 되며 종교라는 삶의 한 영역을 놓치게 된다. 이 책은 종교에 관해 아이들과 무슨 대화가 가능하겠냐고 예단하는 어른들이나 종교적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도 어떻게 대화를 풀어가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는 부모, 교사들에게 아이들을 진정한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고 열린 대화로 이끌어가는 법을 안내해준다. 그리고 그러한 대화를 통해 아이들 스스로가 종교를 결정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어른들로부터 강요받은 종교가 아니라 스스로 종교를 선택할 수 있을 때 종교 교육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한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종교적 대화 그렇다면 어른들은 아이들과 어떻게 종교적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여기서 이야기하는 종교적 대화라는 것은 종교가 아우르는 특정 신앙과 관계된 이야기를 넘어선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이들은 일상적 물음을 통해 종교와 만나기 때문에 그 물음에 얼마만큼 진지한 대답을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아이들 이 한 번쯤은 마주치는 죽음에 관한 물음을 예로 들어보자."사람은 왜 죽어?",라고 아이가 물어올 때 어떻게 대답해줘야 하는가? 죽음에 대한 물음에 아주 간단하게 대답할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은 언젠간 죽게 마련이야. 그건 그냥 그래!” 겉보기에 전혀 해로울 것도 없고 오히려 정직하다 싶은 이 대답에 사실은 하나의 세계관이 그대로 담겨 있다. 만일 죽음에 대해서 정말 이것 밖에는 할 말이 없다면, 여기에는 죽음을 그저 숙명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체념적 삶의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것이다. “그건 그냥 그래!”라는 말이 아이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살면서 겪게 되는 여러 일 가운데 어떤 것들은 희망과 동경, 분노나 슬픔, 실망과 저항의 여지도 없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죽음이 바로 그런 것이라면 또 어떤 것이 여기에 속하는가? 결국 이 세상은 아무런 희망도 없는 ‘그냥 그런’ 것인가? 우리가 생각하는 죽음이란 어떤 것인가? 죽음은 우리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 이 물음에 어떻게 대답하든지, 아니면 대답을 하지 않고 그저 슬며시 미뤄놓든지, 이 물음에 대응하는 방식을 보면 그 사람이 삶의 의미를 어디에 두고 사는지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죽음에 관한 물음은 어떤 예외적인 개별 질문이 아니라 삶 전체의 의미에 관한 질문이다. (본문 52-53) 이렇듯 사소하게 보이는 아이들의 질문에 내재되어 있는 종교적 의미를 간파하고 어른들이 대화를 풀어간다면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 또한 자신의 삶을 다시금 바라보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놓쳐서는 안 될 것이, 어른과 아이가 함께 나누는 종교적 대화의 결말이 어른들의 종교를 아이들에게 주입시키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른이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종교의 진리를 전달해 줄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나누는 대화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을 대화의 파트너로 인정할 수 있는 태도이다. 아이들을 나름대로의 종교적인 물음을 가지고 있는 나의 파트너, 더 깊고 넓은 의미의 세계를 경험하고 싶어하는 나의 파트너로 인정하는 자세 말이다. 그런 자세를 견지할 때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아이들의 종교 권리가 보장된다. 종교 교육학자이자 독일의 대표적인 실천 신학자인 저자는 아이들의 다양한 질문의 실례를 통해 어른들이 어떻게 아이들과 종교적 대화를 풀어갈 수 있는지 설명하면서 그 대화가 궁극적으로 나아갈 바를 아이들의 종교 권리로 귀결시킨다. 아이들의 종교 권리에 관한 국내 첫 출간작 이 책이 의미 있는 것은 어린이의 종교 권리를 이야기하는 국내 첫 출간작이라는 점이다. 유엔의 어린이인권협약에는"아동의 사상, 양심 및 종교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현실에서의 "어린이의 종교 권리"란 생소한 이야기일 뿐이다. 어린이의 종교 권리라 함은 어린이가 종교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에서부터 결정하지 않을 권리, 즉 종교를 거부할 권리까지 포함한다. 그것은 강요된 종교 교육이 아닌, 대화를 통해 스스로 판단하는 열린 교육으로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종교 교육의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종교 교육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종교 내적으로뿐만 아니라 교육학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기독교를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펼치고 있음에도 모든 종교를 아우를 뿐 아니라 나아가 특정 종교가 없다고 하더라도 아이들의 교육에 관심이 있는 어른들은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교육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