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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용문에서 밭 갈며 공부하다
한의원 대지에 봄기운 만연하다 사마씨의 조상 영혼의 떨림 곽해를 만나고 더욱 분발하다 2. 스무 살, 길을 떠나다 굴원이 노래한 곳에 가다 한신, 멀리 보는 이의 큰 뜻 새로이 만난 공자의 유풍 주막집 주인의 충고를 망각하고 내 조상은 개장수 3. 사명을 받들어 남서 오랑캐를 설복하다 한무제의 웃음 최악의 상황 굶주린 백성에게 창고를 풀다 성루 위에는 백기만 휘날리고 전왕에게 본때를 보여주다 4.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다 사마담의 눈에 불타오르는 광채 사마천의 가슴은 미친 듯이 뛰고 터진 황하를 막아내다 한무제, 마침내 개제를 완수하다 5. 붓끝을 따라 역사 속으로 사마천, 길게 한숨을 내쉬다 사마천의 눈빛이 호수와 부딪치다 《춘추》를 향하여 한 걸음 더 내디디며 《태사공사》의 학술적 생명력 아아, 항우여 6. 이릉의 화 한무제, 무언가 깨달은 듯 남몰래 눈물을 훔치는 이릉 눈 깜짝할 사이에 죄인이 되어 궁형의 벼락을 맞고 새로이 태어난 사마천 7. 분발하여 책을 저술하다 꿈인 듯 현실인 듯 상처입은 두 영혼이 만나다 하늘의 이치는 과연 있는가, 없는가 장하도다, 계포여 상쾌한 기분이 샘솟다 8. 황하의 물결 소리 생명의 불꽃을 태우다 영웅은 늙고 마음 속 고통을 쏟아 내다 황하의 파도 소리 들으며 눈을 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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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구 flypaper@yes24.com
“주공이 돌아가신 후 5백 년 만에 공자께서 나셨고, 공자가 돌아가신 지 이제 5백 년이 다 되었다. 이제 누가 성인의 사업을 계승하여, 『역전』을 바로잡고 『춘추』를 계승하며 『시』, 『서』, 『예』, 『악』의 근본을 밝힐 수 있으리오? 천아, 있는 힘껏 노력하여라! 제발.......”
사마천의 시대 한나라에서 궁형(거세)이란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는 것과 다름없어서, 치욕 후에 또 한 번의 죽음을 선택하도록 종용하는 극형에 가까운 가장 졸렬한 처벌이다. 인간으로서(사내로서) 있을 수 없는 모멸감을 상처로 새긴 사마천이 자살의 길을 택하지 않은 이유에는 공자의 『춘추』를 뛰어 넘는 역사서를 집필하라는 아버지 사마담의 유언 그 이상의 무엇이 있었다. 사마천과 『사기』에 관한 전문 연구자인 중국 산터우 대학 중문과 교수 천퉁성은 사마천이 『사기』를 집필하기 위해 바쳤던 굴곡의 인생을 묘사하기 위해 소설의 허구적인 양념을 가미한다. 또한 자칫 잘못하면 `유언을 받들어 마지 못해 가업을 잇는 수준'의 평면적인 드라마로 떨어질 수 있는 스케일의 한계를 상세한 사료와 엄격한 고증으로 극복해낸다. 이른바 소설 형식의 평전. 건조하지 않게 잘 읽히는 게 목적이라기보다는 역사적 사실을 좀더 생생하게 현실에 반영하기 위함일지어다. 꿈을 꾸다 깨어났을 때의 생생함처럼, 또렷하게 역사는 기록된다. “이러한 생각이 들자 사마천은 얼른 침상에 묶인 베 끈을 풀어 짚더미 속에 밀어넣었다. 오랜 어둠 속에서 그는 삶과 죽음의 대격투를 벌였다. 결국 그는 자존심을 내세우나 나약하였던 자신, 의기는 넘치되 원대한 목표를 결여했던 자신과 싸워 이기고, 치욕을 꾹 참고 더욱 분발하여 더 깊은 심령을 가진 새로운 사마천으로 거듭났다. 마치 불꽃 속에 봉황이 날아오르듯, 사마천은 `열반' 가운데에서 또다시 새 삶을 얻었다.” 정의를 삶의 단 하나의 올바른 가치로 여겼던 역사가 사마천은 부서진 육신이 주는 고통과 좌절을 뛰어넘어 문화 대작 『사기』를 완성한다. 용문에서 밭을 갈며 공부하던 모습이나 굴원이 노래하던 곳을 찾아 길을 떠나는,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사기』의 집필에 몰두하는 사마천의 행보는 중국 3천년 역사의 광대함만큼이나 넓게 살아 숨쉰다. 하지만 분위기가 과장되거나 신비화되진 않는다. `대륙의 꿈' 같은 오리엔탈 판타지를 부러 배제함으로써 책은 오히려 인간의 희로애락을 깊이 있고 섬세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인생사의 모든 면과 함께 문화, 사회, 철학, 종교가 어떤 발전과정을 거쳐 인간과 융합해왔는가를 보여준다는 중국 역사의 고전 『사기』. 『역사의 혼 사마천』은 사마천이라는 한 인간의 열정적인 고난의 삶을 흔적으로 삼아 시공을 초월한 진리의 보고라는 『사기』를 가뿐하게 건네줄 뿐더러, 『사기』를 통해 중국 역사를 관통했던 일련의 역사적 인물들의 파노라마를 펼쳐 보인다. 고기를 잡지 않는 낚시꾼 강태공, 왕위는 싫다며 고사리만 먹다가 굶어 죽은 백이와 숙제, 영원한 우정의 상징 관중과 포숙, 배수진으로 유명하고 토사구팽으로 더 유명한 한신 등의 중국의 역사는 『사기』와 사마천이라는 명백한 진실을 통해 새롭게 부각된다. 공들인 번역과 세심하게 매만진 문장의 매력이 유감없이 가독성을 발휘하게 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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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의 연회에서 살기를 감춘 채 술잔을 주고받으며 겨룬 결과, 유방은 승리를 거두었다. 홍문의 연회는 그 후 5년간 이어질 초나라와 한나라의 패권 쟁탈의 연습 무대에 지나지 않았다. 그것은 유방이 항우를 꺾고 승리할 것임을 예고해 주었다. 사마천은 홍문의 연회에서 양측 인물들의 심리와 표정을 매우 핍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잘난 체 거들먹거리지만 가슴에 품은 지략이 없는 항우의 모습, 잠시 몸을 굽힘으로써 장래를 기약하는 유방, 침착하고 냉정하게 판세를 분석하여 승리를 거머쥐는 장량,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허둥대는 범증, 우둔하기 짝이 없는 항장과 용감무쌍한 번쾌. 이 모두가 그의 붓 아래에서 생생한 모습으로 뛰쳐나왔다. 사마천은 자신이 그 살기등등한 연회장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각각의 역사적 인물의 심리와 기질이 훤히 내비치는 듯하였다. 그의 정감은 줄거리의 긴장과 이완을 따라 오르내렸다. 그의 생명은 붓을 따라 문장 속에 흘러들었다.
---pp. 296~2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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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로 정사正史의 원형을 세운 역사가, 사마천
『역사의 혼 사마천』은 죽음보다도 더한 치욕을 이기고 천년을 얻은 사나이, 치우침 없는 시각으로 정사(正史)의 원형을 세운 사혼(史魂) 사마천의 파란만장한 일대기이다. 엄밀한 사료 분석과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여 단순한 평전이 아닌 학술성과 예술성을 융합한 소설 형식으로 생생하게 복원하였다.
고통 속에서 이룩한 불후의 역사서. 두 번 다시 이루어질 수 없는 책 『사기』 3천 년 중국 역사를 다룬 사마천의 대작 『사기(史記)』는 단지 중국 고대사를 소개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시공을 초월한 진리의 보고요 인류의 고전으로 칭송 받는다. 그 책 속에는 인생사의 모든 면면과 함께 문화, 사회, 철학, 종교가 어떤 발전과정을 거쳤으며, 나아가 이런 사상과 문화들이 인간과 함께 어떻게 융합해 사회를 이루어왔는지를 가르쳐 준다. 한나라의 무제가 재위하던 시기 사마천은 남성으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차마 견디기 힘든 궁형(거세형)의 모멸과 치욕을 참아내면서 살아남지 않으면 안 되었다. 오로지 후세에 길이 남을 역사서를 저술하라는 아버지 사마담의 유언을 저버리지 않기 위함이었다. 정의를 삶의 올바른 가치로 여겼던 그는 망가진 육신이 안겨주는 울분과 좌절을 뛰어넘어 마침내 위대한 역사서 『사기』를 완성하였다. 이는 고난을 딛고 일어선 한 사람의 역사와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의 산물이었으며, 이런 의미에서 역사의 혼이자 역사가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