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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뜻을 품다
제2장 역사를 향한 도전 제3장 상국 여불위 제4장 강자 앞에서는 더욱 강하게 제5장 상국부의 벽을 넘다 제6장 노애의 등장 제7장 운명의 만남 제8장 인생에서 가장 긴 하루 제9장 새로운 인생 제10장 승부수를 던지다 제11장 진정한 왕을 향하여 제12장 군권을 다투다 제13장 의문의 손님 제14장 반란의 서막 제15장 왕실의 정변 제16장 위기 속의 함양 제17장 성교의 패배 제18장 권력의 재편 제19장 노애의 반란 제20장 친정 체제의 시작 제21장 노애의 죽음 제22장 돌이킬 수 없는 모자 제23장 걸림돌을 제거하다 제24장 여불위의 종말 |
曹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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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를 가질 수 없다면, 천하를 다스려라 [상권의 주요 내용]
순자의 제자가 되다 이사가 역사의 전면에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기원전 254년이었다. 당시 그는 초나라 상채군의 말단 관리였고, 아내와 함께 두 아들을 키우며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측간에서 볼일을 보다 한쪽 구석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 생쥐를 보았다. 곳간의 생쥐는 제집인 양 곳간을 드나들며 배불리 곡식을 먹으면서도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측간의 쥐는 기껏해야 인분이나 먹으면서도 사람을 두려워했다. 이사는 곳간의 쥐와 측간의 쥐를 잡아 각각 사는 곳을 바꿔 보았다. 그랬더니 곳간에 있다 측간으로 간 쥐는 원래 측간에 있던 쥐들처럼 인분을 먹으면서 사람을 두려워했고, 측간의 쥐는 곳간에 가더니 제집처럼 지냈다. 이에 이사는 모든 것은 환경이 결정한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관직을 그만 두고 곧바로 짐을 싸 고난의 벼슬길을 떠나게 된다. 집을 떠나 순자의 문하에 들어간 이사는 처음에는 최하급 반에서 박사생들의 수업을 받았으나 금세 순자의 눈에 띄어 곧바로 그의 수제자가 된다. 그리고 4년의 수학을 마치고 하산하려는 순간 새로 들어오는 한비와 마주친다. 한순간에 서로의 가치를 알아본 이사와 한비는 서로 우정을 다지면서 순자의 문하에서 3년간 더 공부하고, 기원전 247년에 이사는 진나라 도성 함양으로 떠난다. 여불위의 삼천 식객에 들다 함양에 도착한 그는 당시 진나라의 재상 여불위를 찾아가지만 상국부의 벽은 높았다. 한참을 헤매던 그는 정국이라는 사람의 도움으로 여불위를 직접 만나게 되고, 첫 만남에서 그에게 삼천 식객을 모두 죽이라는 직언을 던진다. 그리고 곧바로 여불위의 삼천 식객 중 상위 식객만 머물 수 있는 대사에 배정되었다. 여불위의 식객으로 있는 동안 이사는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여불위에게 조언한『여씨춘추』의 편찬 작업에도 동참하지 않았고, 여불위 역시 그에게 특별한 임무를 주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사는 노애라는 마르고 잘생긴 청년을 알게 되었다. 체격이 빈약하긴 했지만 그에게는 누구도 넘보지 못할 재주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그의 거대한 양물陽物이었다. 태후와 여불위의 관계, 그리고 그 관계에서 여불위가 느끼는 곤욕을 알고 있던 이사는 여불위에게 노애를 소개하였고, 노애는 곧 태후의 환관으로 변장하여 태후궁에서 정부노릇을 하며 결국 여불위에 필적하는 세력을 구축하게 된다. 진왕 영정의 숨겨진 오른팔 여불위의 제안에 따라 낭중령 소속 낭관으로 처음 진나라 관직을 시작한 이사. 그러나 이사의 꿈은 여기에 머물지 않았다. 그해 겨울 우연한 기회에 멀리서 열여섯 살의 진왕 영정을 바라보게 된 그는 죽기를 각오하고 난지궁에 들어가 단독으로 영정 앞에 선다. 왕을 헤칠 뜻이 없음과 자신의 순결함을 보이기 위해 영정 앞에서 옷을 모두 벗어던지고 알몸이 된 이사는 영정에게 진제국의 원대한 이상을 설명하며 그의 마음을 산다. 그리고 이튿날 영정은 이사를 불러 장사長史에 임명하고, 그에게 자신만을 위한 비밀 임무를 부여한다. 이 순간부터 이사는 진왕 영정의 숨겨진 오른팔이 되어 육국을 분열시키고, 여불위, 노애 등의 내부 정적들을 견제하는 임무를 부여받게 된다. 5년 후 이사는 영정 앞에서 ‘천자의 칼’에 대해 논하고 객경으로 승진한다. 그리고 그해 진나라의 대장군 몽오 장군이 사망하고 영정의 동생인 장안군 성교가 대장군에 오른다. 하지만 성교에게는 부구백이라는 세객이 찾아와 영정이 여불위의 아들이라는 주장을 하며 함께 반란을 모의한다. 결국 이듬해인 기원전 239년 성교는 할머니인 화양태후의 지원을 받으며 모반을 계획하지만, 거사를 미리 알고 있던 이사에 의해 모반은 실패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출생에 얽힌 시비를 가리기 위해 열린 종실 회의에서 이사는 영정의 출생을 밝힐 증인들을 세우며, 영정의 출생에 얽힌 잡음을 종식시킨다. 정적을 제거하다 이듬해 여불위와 태후의 섭정을 벗어나 영정의 친정을 공식적으로 선포하는 가관례가 열렸다. 태후 조희와 함께 몰래 아들을 낳아 키우던 노애는 가관례 날에 맞춰 반란을 계획하게 된다. 하지만 노애와 태후의 관계를 이미 알고 있던 이사는 반란 계획도 먼저 알고 있었다. 이사는 영정과 함께 노애의 반란을 진압할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진왕 영정은 드디어 새로 만든 전국옥새傳國玉璽를 세상에 공포한다. 그 전국옥새에는 이사가 직접 쓴 ‘수명어천, 기수영창受命於天, 旣壽永昌(하늘로부터 명을 받았으니 영원히 번창하라)’이라는 여덟 자가 새겨져 있었다. 노애의 반란은 시작과 거의 동시에 진압되었다. 노애를 따르던 무리들은 모두 도망치기 바빴고, 노애 역시 도망쳤으나 며칠 뒤에 붙잡혔다. 이로써 진왕 영정과 이사를 위협하던 거대한 내부 세력 하나가 사라졌다. 그다음은 여불위. 여불위까지 사라져야 영정은 제대로 된 친정을 실시할 수 있었고, 이사는 가장 강력한 정적 하나를 덜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오랜 세월 권력의 단맛을 누려온 여불위는 더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노애의 반란마저 가볍게 진압되고 나서 여불위는 모반은커녕 더 이상 권력에 발을 들여놓을 욕심도 없었다. 그리고 하남 땅으로 떠나라는 진왕의 조서를 받아들고 묵묵히 발걸음을 옮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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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에게 천하를 허락한 재상 이사는 누구인가?
초나라 하급 관리 출신의 이사李斯. 우연히 곳간의 생쥐와 측간의 생쥐가 사는 꼴을 본 뒤 인간의 운명도 환경에 따라 좌우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관직을 내팽개친다. 곧바로 순자의 문하에 들어간 그는 순자의 눈에 들어 최상급 반에 올라가 ‘제왕의 기술’을 배우고, 당대의 떠오르는 천재 한비를 만나 깊은 우정을 나눈다. 7년의 수학을 마친 뒤 이사는 자신의 세 치 혀 하나만 믿고 혈혈단신 진나라로 건너가 갖은 수모와 죽을 고비를 넘기며 진나라 상국 여불위의 삼천 식객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후 그는 여불위에게『여씨춘추』의 집필을 권하고, 천하제일의 양물陽物 노애를 소개시켜 태후 조희에게 붙여 주는 데 성공한다. 이후 낭관이라는 낮은 관직으로 첫 벼슬을 하던 이사는 죽을 각오를 하고 진왕 영정을 찾아가 왕도를 논하여 신임을 얻는 데 성공한다. 이후 장사의 직책에 올라 열여섯 어린 영정의 숨겨진 오른팔이 되어 막강한 막후 세력으로 활약한다. 그는 전국시대 진나라를 제외한 육국에 세작細作을 파견하여 육국을 분열시켰고, 내부적으로는 여불위와 노애 등의 강력한 정적을 견제하며 소년 영정을 권력의 정점으로 천천히 밀어 올린다. 성공을 향한 강렬한 욕망, 치밀한 전략과 음모,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완벽한 시나리오까지, 이사는 누군가를 만날 때 항상 대화의 수를 넘겨 보았고, 그 자신의 시나리오대로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었다. 정식으로 등용될 수 없는 외지인이었던 이사가 가진 것이라고는 태산을 찌를 듯한 자신감과 죽기를 각오한 배포, 그리고 치밀하고 완벽한 전략뿐이었다. 권력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 군상의 이야기, 살아 숨쉬는 역사를 완성한다 역사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은 지금과는 다른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모습을 본다는 것이다. 그들은 누구이며, 어떤 생각을 품고, 어떻게 살아갔는지를 보는 것이다. 하지만 제한된 사료에서 구축할 수 있는 그들의 삶과 사상이란 단편적일 수밖에 없다. 최초의 기록자가 남긴 몇 줄에 의지한 채 그 모습 그대로만 받아들이거나 혹 사료가 풍부하더라도 그들의 생각까지 되살리기는 어렵다. 이 책에는 이사를 둘러싼 다양한 군상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고향을 떠난 그의 첫 스승인 순자, 훗날의 진시황이 되는 진왕 영정, 그리고 그 부왕의 재상이었다가 영정의 친정이 시작될 때까지 전권을 휘두른 여불위, 태후의 환관으로 속여 들어가 세력을 키운 노애, 그리고 순자의 문하에서 이사와 우정을 키운 한비자 등 역사서를 통해 익히 들어 알고 있던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들은 더 이상 역사서 안에 박제된 모습의 전시물이 아니다. 그들도 역시 갖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희로애락을 느낀 ‘사람들’이었다. 열다섯 살의 진왕 영정은 여불위와 노애, 종실의 틈에서 무기력한 자신을 한탄하는 소년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특유의 침묵과 허를 찌르는 한 마디로 상대방을 무장해제시키는 카리스마를 발휘한다.『여씨춘추』의 집필자로 잘 알려진 여불위는 장사꾼 시절에 몸에 밴 특유의 빠른 계산으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영정의 생모인 조희는 아들을 향한 애정과 정부 노애와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사료에 갇힌 역사서에서는 볼 수 없는 생동감 넘치는 인물들의 묘사는 이 책이 가지는 커다란 장점이다. 인물들에 대한 심층적이고 생생한 접근은 역사에 대한 이해를 한층 북돋을 것이다. 중국 역사학계의 블루칩 차오성,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자유분방하게 연출하는 역사 인터넷이 탄생시킨 중국의 신세대 역사 스토리텔러 차오성. 2006년 중국 최대의 인터넷 포털 티엔야왕에 설치한 자신의 블로그에 이 글을 처음 연재하기 시작했다. 절강 대학교 공학부를 졸업한 비전공자였던 그는 역사의 생생한 장면들을 박물관에 진열된 유물처럼 박제시키지 않으려고 학계의 고루한 역사 서술 방식에서 벗어난 자신만의 독특한 글을 완성했다. 진시황과 여불위, 이사 등 당대 인물들의 심리를 묘사하기 위해 프로이트와 융의 심리학을 끌어들이는가 하면, T.S. 엘리엇 등의 현대 서양 문학가들의 작품, 서양 속담까지 인용해 가면서 역사의 생생함을 살리려 했다. 심지어는 저자 자신이 2000년 전으로 날아가 이사와 인터뷰를 시도하기도 한다. 이처럼 자유롭고 다양한 서술 방식을 통해 이사를 비롯해 당시의 많은 인물들의 모습과 생각을 생생히 복원시켰다. 철저한 고증의 바탕 위에 시공을 초월하는 마술 같은 문체로 채색한 이 책은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역사서의 형식을 보여 준다. 또한 한국어판에 실린 당시의 지도와 ‘주요 인물’, ‘이사와 진제국 연대표’ 등의 부록은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역사적 사실을 일목요연하게 조망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러한 자료들은 이사라는 낯선 인물과 만나는 독자들에게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2007년~2008년 중국을 강타한 이사 열풍은 무엇인가! 2006년 봄 중국 인터넷 포털 사이트 티엔야왕(http://www.tianya.cn)에『李斯, 流血的仕道』(이사, 유혈의 벼슬길)라는 글이 처음 올라왔다.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스물아홉의 젊은 청년이 올리기 시작한 그 글은 순식간에 조회수 1위를 기록하며, 중국 역사학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그리고 2007년 7월, 1년여 동안 인터넷에 올라온 글은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고, 출간 6개월 만에 50만 부 판매라는 기록을 세웠다. 저자인 차오성은 평단으로부터 “노신의 예리함과 밀란 쿤데라의 감각을 지녔다”는 찬사를 받는 등 하루아침에 중국 역사학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그렇다면 중국인들은 왜 혜성처럼 등장한 차오성과 그가 되살려 낸 이사에 이토록 열광한 것일까? 사마천의『사기』에 간략하게 언급된 이사는 ‘중국 역사상 최고의 악역’이었다. 진시황의 권력을 등에 업고 각종 토목 사업을 벌이면서 백성들을 수탈했고, 분서 정책을 강행하여 역사의 흔적을 말살시킨 원흉이었다. 그리고 그 뒤로 이사에 대한 평가는 사마천의 시각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더러는 재상과 책사의 이야기에 함께 등장하여 최고의 권력을 지닌 재상이라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사에게는 간웅이자 분서갱유의 원흉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차오성의 눈에 비친 이사는 이처럼 단편적인 인물이 아니었다. 이사는 가족을 그리워하고 아이들과 어울려 토끼 사냥이 낙인, 그저 글씨(소전체)를 기가 막히게 잘 쓰던 지극히 평범한 말단 관리였다. 그러나 그는 선택을 달리했다. 전국시대라는 역사의 소용돌이에 몸을 던져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해 보려 했고, 가슴속에서 피어오르는 출세의 욕망을 충실히 따르려 했다. 스스로 “소의 머리를 가르는 서슬 퍼런 칼” 같은 존재가 되고자 했고, “약자들 사이에서는 강자요, 강자들 사이에서는 최강자임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을 뿐이다. 이사는 맨주먹으로 성공한 수많은 사례들 중에서 으뜸으로 꼽을 수 있을 만한 사람이다. 아무런 배경도 없이, 심지어 순자의 문하에서 내려올 때도 그 흔한 추천서 한 장 받지 않고 진나라에 도착한 그는 그 야심만을 뺀다면 여지없이 거지꼴이었다. 그런 그가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권력을 휘두른 진시황의 재상이 된 것이다. 끝없는 자기 수련과 두려움 없는 도전을 통한 성공, 중국인들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사에게 주목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