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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눈 위 홀로 핀 매화 같은 문장 『새 근원수필』
『새 근원수필』은 1948년에 출판된 한국 수필문학의 정수 『근원수필』에 스물세 편을 더해 모두 쉰세 편을 엮은 김용준 수필의 완결판이다. 초판본의 형식대로 1부는 짧고 가벼운 글, 2부는 화인전(畵人傳)을 비롯한 미술관련 글로 구분하여 구성했다. 미술평론가 최열의 '신기하게도 뒷맛이 포근해 도시의 그늘에 있으되 마음은 산골 숲 사이에 있는 듯 행복해지는 맛'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여기에 모인 글들에는 우리의 풍속과 취미, 가까운 이웃의 모습은 물론 예술과 고전의 향기가 근원 특유의 정갈하고 담백한 문체로 맛깔스럽게 배어 있다. 근원의 소박한 삶 속에 녹아든 문학과 예술에 대한 깊은 감성과 지성을 통해, 잃어버렸던 우리의 정신적 고향을 되찾게 될 것이다. 제2권―근원의 통찰력과 감상안, 심미안으로 가득 찬 비밀의 정원 『조선미술대요』 1949년 출판된 『조선미술대요』를 출간 당시의 원문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내용에 정확성을 기하고 편집의 묘미를 살려 완성도를 높인 복간본이다. 이 책은 '미술사라기보다는, 우리가 보고 느끼는 미술품이 왜 아름다우며 어떠한 환경에서 그렇게 만들어졌는가 하는 점을 밝혀 보려는' 한 예술가의 기록이다. 무엇보다도 근원의 업적은 20세기 우리 미술사를 대중화한 데서 찾을 수 있는데, 『조선미술대요』는 우리가 알고 있는 미술사 지식의 원전으로, 이 책의 알맹이라 할 시대별 · 국가별 미술 특색이 고스란히 미술 교과서에 반영되어 초등학교 때부터 외우다시피 국민들 사이에 새겨졌다. 그렇다고 이 책을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창고 따위로 여겨서는 안 된다. 『조선미술대요』는 근원의 통찰력과 감상안 · 심미안으로 가득찬 비밀의 정원이다. 이는 꼼꼼한 사실관계 서술을 안으로 채우면서도 근원의 설득력 넘치는 글솜씨로써 정연한 논리를 감성으로 풀어 놓았기 때문일 터이다. 제3권―조선조 회화론과 화가론의 시원 『조선시대 회화와 화가들』 『조선시대 회화와 화가들』은 조선조 회화와 화가들에 관해 김용준이 월북하기 전에 발표한 두 편의 글과 월북 후 발표한 글 네 편, 그리고 '부(附)'로서 「조선화 기법」 「조선화의 채색법」을 추가한, 모두 여덟 편의 글을 한데 묶은 근원의 조선조 '화가론'이자 '회화론'이다. '조선화 표현형식의 성립' '조선화의 화론적 배경' '조선화의 내용과 남북화의 관계' 그리고 '채색기법'에 이르기까지, 근원은 화가로서 쌓았던 경험들을 토대로 하여 일반인들도 알기 쉽게 기술하고 있는데, 마치 교과서를 집필하는 것과 같은 분명하고 친근한 방식으로 조선화의 재료와 기법, 양식과 정신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대부분이 최초 발표 이후 소개된 적이 없는 것들이다. 특히 「조선화 기법」이나 「조선화의 채색법」 같은 글은 접하기 어려운 발굴원고로, 사료적 가치가 대단히 높다. 또한 여기에 실린 글 모두 가히 조선조 회화 연구의 시원이라 할 수 있는 글들이다. 제4권―고구려 벽화고분의 기원과 편년에 대한 최초의 업적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 이 책은, 김용준이 월북 이후 과학원 고고학 및 민속학 연구소에서 1958년에 출간했던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를 현대적인 편집으로 새롭게 복간한 것이다. 이는 그 자체로 고구려 고분벽화라는 특정한 역사유적, 미술 장르에 대한 최초의 연구서라는 의의를 지닌다. '고구려 고분의 종류와 형식에 대한 고고학적 접근' '벽화의 구성과 제재 · 제작기법에 대한 미술사학적 분석' '고구려의 사회적 발전과정 및 문화의 성격' '대외교류의 범위와 내용 · 영향' 등에 대한 역사학적 고찰이 이 책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의 각 장과 절에 잘 배어들어 있는데, 김용준이 이들을 종합하여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고구려 고분벽화의 변천과정과 벽화고분의 편년체계'는 이후 오늘날까지 모든 학자들이 동의하는 통설이 되었다. 따라서 김용준은 고구려 고분벽화의 변천과정과 벽화고분의 편년체계를 올바로 파악한 최초의 미술사가라 할 수 있으며,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는 고구려 벽화고분의 기원과 편년에 대한 최초의 업적이 되었다. 제5권―민족문화 건설의 도정(道程),『민족미술론』 이 책은, 동경미술학교 유학시절인 1927년부터 월북 이후 1961년까지 여러 신문 · 잡지 · 학술지 등에 실렸던 김용준의 미술론과 미술평론, 그 밖의 산문 등 모두 마흔한 편을 한데 모아 『민족미술론』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펴낸 것이다. 이 책은 각 글의 성격과 내용에 따라 여섯 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우리 미술계의 개조를 주창함'에는 마르크스 주의의 수용과 그 극복을 통해 화단의 각성을 촉구한 김용준의 프로 미술론을, 그리고 2장 '아름다움을 찾아서'에는 미술의 개념 · 창작법 · 감상법 등을 일반인에게 소개하는 글들을 실었다. '향토색과 민족적 특성을 우리 미술에 어떻게 구현해내야 하는가' 하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글들은 월북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각각 3장 '민족문화론'과 4장 '전통미의 재조명'이란 제목 아래 묶었다. 5장 '화단시평'에는 「동미전(東美展)을 개최하면서」(1930)부터 월북 이후의 「리석호 개인전을 보다」(1957)에 이르기까지 근원의 눈에 비친 당시 화단 풍경을, 6장 '그 밖의 산문'에는 뒤늦게 발굴된 근원의 단문들을 각각 나누어 실었다. 더불어 책 말미에 '부(附)'로서 '근원의 회화작품과 도서장정'을 실음으로써 이론가 · 비평가로서뿐 아니라 화가 · 장정가로서 근원의 면모도 살필 수 있도록 했고, 김용준 관련 사진을 연보와 함께 편집하여 단편적이나마 근원의 삶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남과 북, 그리고 수많은 지면에 산재(散在)해 있던 이 글들을 한데 묶어 보여주는 이 책 『민족미술론』은, 그 자체로 빈약한 우리 근대미술사에 풍성한 목록을 제공해 주는 사료적 가치를 지닐 뿐 아니라, 혼란스러웠던 근대기에 민족문화 건설이라는 도정(道程) 속에서 김용준이 전개한 미술론의 궤적을 한눈에 살필 수 있게 해준다. 近園全集 이후의 近園(補遺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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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기 文 · 史 · 哲 겸전의 지성, 一世를 풍미한 전인적 예술가 近園 金瑢俊,
세상을 떠난 지 35년 만에 完美한 전집으로 되살아난 그를 만난다
식민지 시대와 분단 시대를 아우르며 남과 북에서 일세를 풍미한, 우리 근 · 현대기의 전인적 예술가 근원(近園) 김용준(金瑢俊). 그의 예술적 삶을 전집 다섯 권으로 담아내는 일은 그야말로 '지난한' 작업이었다. 저서 3권, 그 밖의 논문 · 평론 · 수필 등 72편, 동 · 서양화 작품 28점, 단행본 및 잡지 장정 25권, 빛바랜 사진 13장, 대구와 서울 성북동의 호적등본 1통씩, 그리고 중앙고보 시절 학적부. 김용준과 관련된 이 모든 자료들을 모으고, 다시 '근원 김용준 전집'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묶어내는 데 만 3년의 세월이 흘렀다. 도서관 · 신문사 그리고 통일부 자료실을 수십 차례 드나들며 원고를 찾아 정확성을 기했고, 근원의 그림이나 장정본 소장자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면 발벗고 찾아나서 사진촬영을 했다. 무엇보다 '근원 전집' 3 · 4권을 만들면서 뵙게 된, 김용준 선생의 둘째누님인 고(故) 김일호 여사의 셋째아드님 내외분 우기돈 · 권정렬 님은, 만남 자체만으로 전집을 만드는 데 큰 힘이 되었다. 그분들은 월북 전의 근원 선생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소중하게 보관해 오던 사진 넉 장과 그림 두 점을 제공해 주었는데, 근대미술 연구자들이 그렇게도 궁금해 하던 '노시산방(老?山房)'의 정겨운 풍경이 담겨 있는 사진(전집 제5권 『민족미술론』 p.358 참조)은 전집에 실린 빛나는 자료 중 하나일 것이다. 더딘 원고 발굴과 편집 작업이었지만, 이렇게 해서 탄생된 전집 다섯 권으로, 우리는 비로소 20세기 화단을 수놓은 뛰어난 화가, 그리고 미술평론가 · 미술사가 · 수필가 · 교육자 · 장정가로서의, 근원의 전인적 삶과 그 족적을 '온전히' 보여주게 되었다. 무엇보다 남과 북에 흩어져 있던 우리 미술사의 보고(寶庫)를 그가 세상을 떠난 지 35년 만에 '김용준'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묶어 독자들에게 선보이게 되었다는 데 이 전집의 의의가 있다. '우리 문화예술론의 선구자들' 시리즈의 첫 작업인 '근원 전집'은, 애초에 '우리 문화 예술에 대한 선구적인 안목과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있었던 선학(先學)들의 학문적 성과를 온전히 되살림으로써 그것이 지니고 있는 사료적 가치가 제 빛을 발하게 하고, 선학들의 담백한 글을 읽음으로써, 그 속에 깃들어 있는 제대로 사고하고 제대로 글쓸 줄 알았으며 올바르게 학문했던 인문정신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학문적 · 문화적 사표(師表)로 삼고자' 하는 취지하에 기획되었다. 창작과 비평 모두를 아우르며 예술적 감성과 명철한 이론으로 암울했던 근 · 현대기를 온몸으로 부딪쳐 살아온 근원 김용준이야말로, 우리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시각의 준거를 마련한 뛰어난 선학이었고, 간결 담백 호방한 우리 언어의 참맛 그리고 동 · 서양과 고금을 가로지르는 교양과 격조 높은 인문정신을 보여준, 오늘을 살아가는 문화예술인들의 사표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런 점에서 '근원 김용준 전집'은 우리 시대에 읽고 또 읽혀야 할 '문화예술론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화가 · 미술사가 · 미술비평가 · 교육자 · 수필가 · 장정가, 근원 김용준 근원 김용준(1904-1967)은 우리 근 · 현대사에서 찾아보기 힘든 전인적(全人的) 예술가의 한 사람이었다. 화가로서 비평과 사학 그리고 문기(文氣)를 겸한 재사(才士)였던 김용준은, 실로 왕성한 활동을 하다가 이념의 소용돌이 속에서 월북한 근대기의 전형적인 지식인이다. 우리 근대기에서 문(文)?사(史)?철(哲) 겸전의 지성을 들라면 단연 근원을 손꼽을 수 있을 정도인데, 이를테면 문학에서 『근원수필』(1948), 사학에서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1958), 창작에서 〈춤〉(1957) 등, 그의 선구적이고 빼어난 업적들은 그를 존경받아 마땅한 자리에 올려 놓고 있다. 빛나는 재주로 시대사상을 섭렵하여 한 시대를 풍미한 근원은 상고주의(尙古主義)를 자기 것으로 여겨 서화골동취미를 한껏 뽐내며 조선미술사와 수묵채색으로 전공을 옮기는 한켠에, 신세대 화단을 주도하는가 하면 날카로운 비평으로 일세(一世)를 흔들었다. 그러던 그가 성북동과 의정부에 은거하듯 선부(善夫)와 우산(牛山)을 자처하며 전통에 탐닉해, 비로소 해방 뒤 우리 미술사상 아름다운 열매인 『조선미술대요』를 완성했다. 월북 뒤에도 그의 활동은 여전히 왕성했는데,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는 서울대 미대 초대 학장이었던 김용준이 한국전쟁 후 북한에서도 여전히 연구와 창작활동을 계속했음을 내외에 알리는 신호이자 북한에서의 활동 내용에 대한 보고라 할 수 있다. 또한, 좌우이념 대립의 현실을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고뇌하며 살았던 김용준은, 남에서와 마찬가지로 북으로 간 뒤에도 조선화의 정체성이나 양식?미의식 등에 있어서 저술과 교육을 통해 지도력을 발휘해 왔는데, 이는 「리조 초기의 명화가들 안견, 강희안, 리상좌에 대하여」 「18세기의 선진적 사실주의 화가 단원 김홍도」 「조선화의 표현형식과 그 취제 내용에 대하여」 「조선화 기법」 등 일군의 논문을 통해 확연히 드러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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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민 서울대 교수
『민족미술론』은, 식민지라는 특수한 역사적 배경하에서 김용준의 시대의식이 구시대의 관념에서 벗어나 주체성을 확립하는 것이었으며, 따라서 그의 미술론은 순수예술론을 지향했지만 민족문화 건설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실천하는 것이 그 실제 목표였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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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태 울산대 교수
『고구려 고분벽화 연구』는 고구려 고분벽화라는 특정한 역사유적, 미술 장르에 대한 최초의 연구서라는 의의를 지니는 한편, 기존의 편견과 아집의 벽에 가로막히지 않는 근원의 시야와 연구방식, 점차 높아 가던 현실 이념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 서술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기묘한 울림의 악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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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종 화가 · 서울대 교수
가끔 그분(김용준)이 북으로 가지 않고 서울에서 계속 화가와 교육자와 비평가로서의 삶을 살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모르긴 해도 선구적 미술지도자로서의 그분의 위상과 역할로 보아 우리 미술계에 어떤 형태로든지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전통적 미의식이 붕괴되고 국적 불명의 괴상망측한 조형행위들이 ?현대?라는 이름으로 이 땅에 창궐하는 현실에서는, 선생의 존재는 더욱 아쉽기만 하다. 우리 문화계 전반의 현실이기도 하지만 미술계에서도 어른을 잃어버린 지 오래이다. 꾸짖고 나무라며 일갈할 그런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날로 아쉽기에 그분의 목소리가 더욱 그리운 것이다. 오늘도 그 책들을 들추면서 나는 뵌 적도 없는 선생의 육성을 듣는 듯하다. 그런 면에서 『근원 김용준 전집』은 시대를 넘어 읽혀지고 또 읽혀져야 할 우리 미술의 고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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