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서현정의 다른 상품
|
와일드는 힘이 있지만 그 역시 한낱 인간에 불과하니 언제든 목숨을 잃을 수 있다. 하지만 남해 회사는 실체가 없는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남을 죽일 수는 있어도 죽음을 당할 수는 없다. 종이 위에 존재하는 가치를 유통시키려는 그들의 탐욕 속에 엘리아스가 말한 잔인하고, 남의 목숨을 우습게 여기고, 눈에 보이지도 않고, 은행권처럼 어디에나 존재하는 그들의 참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하지만 나는 실체도 없는 악당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보다는 뼈와 살이 있고 내 눈앞에 실제로 존재하는 악당에 집중하고 싶었다.
--- 본문 중에서 |
|
전직 복서인 유대인 벤자민 위버는 귀족들에게 의뢰를 받아 채무자와 범죄자 추적을 하면서 18세기 런던의 뒷골목을 누빈다. 부유한 증권 매매업자의 아들이면서도 가족을 등지고 살던 그에게 아버지가 달리는 마차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삼촌 미구엘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우연한 사고가 아니라 살인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그러나 위버는 삼촌의 말을,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의 미련쯤으로 여긴다. 그러던 어느 날 벨포라는 남자가 위버를 찾아와 자기 아버지가 얼마 전에 자살을 했는데, 이는 자살이 아니라 분명 타살이라며 살인자를 잡아달라고 의뢰한다. 또한 자기 아버지의 죽음과 위버의 아버지의 죽음이 연관이 있다는 놀랄 만한 이야기도 한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과 이 죽음을 둘러싼 의혹의 눈길들……. 위버는 고민 끝에 아버지의 죽음에 관련된 의혹을 풀기로 결심한다. 그때부터 위버는 커피하우스와 도박장, 매음굴 그리고 귀족들의 응접실을 오가며 속임수가 난무하는 영국 증권업계에 빠져들게 된다. 사건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어둡고 복잡한 진실이 드러나면서 아버지를 죽음으로 이끈 금융계의 보이지 않는 음모와 폭력, 그리고 주식 투기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는데…….
|
|
금융 업계의 추악한 욕망이 만들어낸 끔찍한 현실
최근 들어 연일 금융과 관련된 뉴스들이 들려오고 있다. 펀드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투자자들이 금융권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도 하고, 금융권의 말만 듣고 환 헤지 상품에 가입했다가 건실한 중소기업이 흑자 도산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나라 안팎으로 경제가 어려운데 금융업 종사자들은 투자자들의 돈이야 어떻게 되든 여전히 수수료 장사에만 바쁘다. 그러나 사실 이런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 현대적 금융 시스템이 등장한 이래로 쭉 지속되어 왔다. 다만 차이라면 대놓고 강력범죄(살인과 방화 같은)까지 저질렀던 과거와는 달리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투자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저자 데이비드 리스는 최초의 주식 버블 붕괴를 배경으로 잔인하고 폭력적인 살인 사건을 창조해냄으로 금융업 종사자들의 이런 끝없는 탐욕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것이 내가 자네한테 경고했던 사악한 짓일세. 우리가 상대해야 할 진짜 적은 종이돈에, 채권에, 주식에 이르기까지 모두 종이야. 종이 위에서 범죄가 저질러지고, 종이가 범죄를 저지르고 있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피해자뿐이야. _본문 중에서 30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인물 『블랙 먼데이』의 등장인물 대부분은 전적으로 가공되었지만, 작가 데이비드 리스는 18세기 저서나 역사 기록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들에서 성격을 빌려와 현실감을 부여했다. 주인공 벤자민 위버라는 인물이 실존하지는 않았지만, 이 인물은 스스로를 ‘과학적인 권투 기술’ 개념의 창시자로 소개하고 훗날 전문적인 빚 수금 대행업자가 된 다니엘 멘도자(1764~ 1836)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창조하게 되었다. 위버가 18세기의 여러 인물들을 바탕으로 변형을 통해 창조된 인물이라면,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조나단 와일드와 그의 부하 멘데스, 그리고 아놀드는 상당 부분 변형이 가해지긴 했지만 실존했던 인물들이다. 와일드는 1710년대 중반부터 1725년 사형에 처해질 때까지 런던에서 수많은 범죄를 주도했으며, 현재까지 최초의 현대적인 범죄단 두목으로 꼽히고 있다. 경제와 역사를 아우르는 방대한 지식과 추리의 절묘한 조화 『블랙 먼데이』를 통해 역사 금융 스릴러라는 새로운 장르를 연 데이비드 리스는 수많은 참고 문헌과 역사 기록을 통해 18세기 영국의 모습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재현해냈다. 유럽 금융계에서 아직 유대인들이 권력을 축적하기 전까지 그들이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증권과 복권과 같은 금융 시스템들에 대한 견해는 어떠했는지 등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또 주인공 벤자민 위버가 런던의 뒷골목을 누비면서 단서들을 조합하여 살인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은 한 편의 추리 영화와 같은 긴장감을 주는 동시에 지적 욕구도 충족시켜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