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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전쟁·대량 학살
스페인의 아픈 현대사-스페인 내전(內戰) 권력이 국민을 상대로 행사한 폭력-타이완 2·28 학살 사건 미국은 세 번째 원폭 투하도 계획했다-미국의 원폭 투하 비화(秘話)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민간인 학살-독일 드레스덴 폭격 자유제국(自由帝國)의 꿈-미국의 필리핀 정복 인간성과 문명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가를 묻는 역사의 블랙홀-홀로코스트 끝나지 않은 태평양전쟁-오키나와(沖繩)의 비극 2장 혁명·쿠데타·스캔들 일제(日帝) 대륙 침략의 첨병(尖兵)-관동군(關東軍) 한국전쟁의 방향을 바꾸다-중공군 개입과 장진호 전투 또 하나의 ‘9·11 테러’-1973년 칠레 쿠데타 미국 중동 정책의 원죄(原罪)-1953년 이란 쿠데타 볼리비아 산중에서 사라진 혁명의 꿈-체 게바라의 최후 제2차 세계대전 중 소련을 위기에서 구한-스파이 조르게 ‘아라비아의 로렌스’ 전설의 허구(虛構)-T.E 로렌스 1960년대 영국 정계를 뒤흔든 스캔들-콜걸 크리스틴 킬러 사건 냉전 마녀사냥의 희생자들-로젠버그 부부 간첩 사건 세기(世紀)의 로맨스인가, 추잡한 스캔들인가?-윈저공과 심프슨 부인의 사랑 세상을 바꿔놓다-1968년 혁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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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권력이 국민을 상대로 행사한 폭력- 타이완 2·28 학살 사건
2·28 사건의 배경엔 본성인과 외성인 사이의 뿌리 깊은 반목(反目)과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 양자간 화해와 협력 없이는 2·28 사건의 진정한 해결은 있을 수 없다. 특히 가해자인 외성인들의 뼈아픈 반성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성인들로부터 반성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열등한’ 본성인들의 지배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2004년 총통 선거가 천수이벤의 승리로 끝나자 외성인들은 “차라리 후진타오(胡錦濤·중국 국가 주석)의 통치를 받을지언정 천수이벤의 통치는 받지 않겠다.”며 분노했다. 2·28 사건을 청산(淸算)하는 데는 앞으로도 오랜 시간이 지나야 할 것 같다. --- p.61 미국은 세 번째 원폭 투하도 계획했다 - 미국의 원폭 투하 비화(秘話) 생전에 ‘살아 있는 성자(聖者)’로 존경받았고, 197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고(故)마더 테레사 수녀는 나가사키를 방문해 원폭박물관을 찾았다가 원자폭탄을 맞고 숯덩이처럼 새까맣게 타버린 한 소년의 처절한 주검을 촬영한 사진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핵무기를 보유한 나라들의 정치 지도자들은 반드시 나가사키를 방문해 이 사진을 봐야 할 것이다.” --- p.73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민간인 학살 - 독일 드레스덴 폭격 《폭격의 역사》를 쓴 스웨덴 작가 스벤 린드그비스트는 “민간인에 대한 폭격은 한 개별 국가의 창안(創案)이 아니라 서구 산업사회 전체의 발명품”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폭격은 서구인들로서는 한사코 부인하고 싶은 인종주의와 대량 학살이라는 ‘서구의 지적(知的) 전통이 낳은 죄악’임을 린드크비스트는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 p.84 인간성과 문명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가를 묻는 역사의 블랙홀 - 홀로코스트 홀로코스트는 유대인이라는 한 민족에 대해 독일인과 유럽인, 한 걸음 더 나아가 인류 전체가 저지른 극악(極惡)이었다. 유대인 학살 현장이었던 폴란드 오슈비엥침을 비롯해 예루살렘의 야드 바셈 언덕, 미국 수도 워싱턴 DC, 그리고 독일 수도 베를린에 세워진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죄 없이 죽어간 유대인들의 영혼을 달래는 제단(祭壇)인 동시에 두 번 다시 그와 같은 잘못을 저질러선 안 된다는 교훈을 뼈 속 깊이 새기는 학습 장소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다름 아닌 홀로코스트의 희생자인 유대인들이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땅에서 이스라엘군 병사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상대로 저지르고 있는 살상(殺傷) 행위를 ‘작은 홀로코스트’라고 부른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 p.142 끝나지 않은 태평양전쟁 - 오키나와(沖繩)의 비극 오키나와 사람들은 주일 미군을 오키나와에 ‘떠넘기고 있는’ 본토에 대해서도 불만이 크다. 일본 정부는 미군 기지들을 오키나와에 집중시켜 ‘오키나와만의 문제’로 만들어버렸으며, 대부분 일본 국민도 ‘남의 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오키나와는 일본 43개 현 가운데서 가장 가난한 현이다. 1인당 현민(縣民) 소득은 일본 평균의 7할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실업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다. 미군 주둔 때문에 가장 가난한 오키나와 현이 가장 큰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태평양 전쟁 말기 일본은 본토 방위를 위해 오키나와를 ‘사석(捨石)’으로 삼았던 것처럼 오늘날에도 오키나와를 희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키나와는 미국과 일본의 ‘이중 식민지’나 다름없는 슬픈 존재다. --- p.159 한국전쟁의 방향을 바꾸다 - 중공군 개입과 장진호 전투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엄청난 재산이 잿더미가 돼버렸지만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었다. 한국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대재앙이었다. 그리고 미국에게도 불명예스런 전쟁이었다. 클라크 장군은 정전협정에 서명을 마치고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장군으로서 승리가 아닌 정전협정에 서명한 사람은 내가 처음이다.” --- p.231 또 하나의 ‘9.11 테러’- 1973년 칠레 쿠데타 칠레 쿠데타에 대해 제대로 역사적 평가를 내리기는 아직 빠를지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척도(尺度)가 될만한 것이 있다. 아옌데와 피노체트 두 사람이 현재 칠레 국민으로부터 받는 대접이다. 아옌데가 최후를 맞은 대통령 궁 앞엔 아옌데의 동상이 세워졌고, 유해(遺骸)가 묻힌 산티아고 중앙묘지엔 참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반면에 무소불위(無所不爲)의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고 천수(天壽)를 누린 피노체트는 자신의 묘소를 훼손당하는 것을 두려워한 본인의 유언에 따라 화장을 해버렸기 때문에 묘소다운 묘소조차 없다. 두 사람의 오늘을 보면 내일 어떤 역사적 평가를 받을 것인가도 분명해 보인다. --- p.243 볼리비아 산중에서 사라진 혁명의 꿈 - 체 게바라의 최후 쿠바혁명 이후 게바라의 삶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쿠바에선 행정 관료로서 실패했고, 콩고와 볼리비아에선 게릴라 지도자로서 실패했다. 하지만 세상은 비록 실패한 영웅이라도 영웅을 갈망한다. 죽은 영웅은 살아 있는 영웅보다 더 아름답다.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가 “우리 시대의 가장 완전한 인간”이라고 평가했던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는 세계 젊은이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있다. --- p.265 ‘아라비아의 로렌스’ 전설의 허구(虛構) - T.E 로렌스 인도 독립의 아버지 자와할랄 네루는 영국과 프랑스가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압제로부터 아랍 세계를 해방시켰다는 주장에 대해 이렇게 꼬집었다. “제국주의는 식민지에 대한 자신의 테러와 착취 행위를 낙후된 식민지에 자치 능력을 길러주고 복리를 증진시키기 위한 선행(善行)인 것처럼 포장하려는 특성을 갖고 있다.” 아라비아의 로렌스 전설에 담긴 허구를 정확히 꿰뚫은 말이다. --- p.300 냉전 마녀사냥의 희생자들 - 로젠버그 부부 간첩 사건 9·11테러 이후 미국에선 ‘테러와의 전쟁’이란 명분으로 개인의 기본권 침해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이슬람교를 믿는 아랍계 미국인들은 영장 없이 수색, 구금당하는 등 인권을 무시당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각종 인종차별 범죄가 행해지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매카시즘, 또 다른 로젠버그 사건이다. 로젠버그 사건이 남긴 뼈아픈 역사적 교훈을 미국은 잊고 있다. --- p.320 세상을 바꿔놓다 - 1968년 혁명 1968년 혁명은 편협한 국가 차원을 뛰어넘어 인류 차원의 원대한 꿈을 일깨웠다. 그것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려는 시도였으며, 세계혁명의 일부였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혁명 과정은 느리게 진행됐고, 많은 패배를 겪었다. 하지만 혁명의 근본정신은 조금도 손상(損傷)을 입지 않고 있다. 1968년 혁명 속엔 여전히 사람들의 꿈과 희망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모든 혁명은 실패로 끝나지만 어떤 효과를 남긴다. 그 때문에 모든 혁명은 성공한다.” --- p.3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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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보다 더 새롭고, 역사보다 더 진실 되다」
마치 한 편의 잘 쓰여진 소설처럼 한 번 펼치면 끝까지 읽게 되는 흥미진진한 내용과 현장감 넘치는 전개,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사실이며, 역사이다. 역사의 시계가 항상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극히 사소한 변화를 이루는 데 수십, 수백 년이 걸리는가 하면, 불과 몇 달 사이에 과거 10년, 1백 년간 일어난 것과 맞먹는 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1968년 한 해 동안 세계 각지에서 일어난 변화의 물결은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역사학자들은 1968년을 ‘혁명의 해(年)’라고 부르는 데 이견(異見)을 달지 않는다. 파키스탄 출신의 반체제 작가로 일찍이 영국에 망명해 1968년 혁명의 주역(主役)으로 활약했던 타리크 알리는 “1968년은 세상의 모든 권위(權威)에 의문을 제기했던 해였다.”고 회고(懷古)했다. 저자의 말 ......................................우리는 과거를 얼마나 기억하고, 얼마나 반성하며 살고 있는가? 사람은 기억하며 살고, 살면서 기억한다. 기억은 한 번 만들어지면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잊혀진 기억이라도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 그리스 신화에 ‘망각의 강(江)’ 레테(Lethe) 얘기가 나온다. 레테는 사자(死者)의 나라 하데스(Hades)를 흐르는 여러 강들 가운데 하나다. 사람이 죽으면 하데스로 가기 위해 레테를 건너는데, 레테의 물을 마시고 이승에서 있었던 일들을 전부 잊어버린 다음 내세(來世)에서 환생(還生)한다. 얘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리스 신화엔 또 다른 강이 등장하는데, 므네모시네(Mnemosyne)가 그것이다. 므네모시네는 기억의 여신(女神)이다. 사람은 사후(死後) 하데스로 가는 길에 레테와 므네모시네를 건넌다. 이때 레테의 물을 마신 사람은 과거의 기억을 전부 지워버리지만, 므네모시네의 물을 마신 사람은 이승에서 있었던 일들을 모두 기억하면서 전지(全知)를 얻게 된다. 역사는 기억의 산물(産物)이다. 기억이 없으면 역사도 없다. 왜 기억하는가?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다. 사람의 미래는 자연과학에서처럼 실험을 통해 알 수 없다. 유일한 방법은 역사를 연구하는 것이다. 영국인 역사학자 R. G. 콜링우드(1889~1943)는 “역사를 모르면 오늘의 현실을 이해할 수 없고, 또 내일의 향방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인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1863~1952)가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 사람은 그것을 반복하게 돼 있다.”고 말한 것도 역사 연구의 중요성을 지적한 것이다. 과거에 먼 과거와 가까운 과거가 있는 것처럼, 역사에도 먼 역사와 가까운 역사가 있다. 고대사와 중세사가 먼 역사라면, 근대사와 현대사는 가까운 역사다. 특히 현대사는 ‘아주 가까운 역사’로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역사다. 영어로 현대사를 contemporary history라고 표현하는데 contemporary는 ‘동시대(同時代)’라는 뜻이다. 숫자상으로 우리는 21세기를 살고 있지만 20세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살아 있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20세기에 출생했다. 21세기에 태어난 사람들이 역사의 주역이 되자면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일부는 월간중앙 부록으로 발간됐던 「역사탐험」에 ‘세계사 숨은 이야기’란 제목으로 게재한 것을 재수록한 것도 있다.)은 20세기 세계사에서 필자가 관심을 가져온 사건들을 골라서 정리해본 것이다. 공통 주제는 없다. 하지만 한 가지 중심 과제로 생각한 것은 있다. 현재 우리를 골치 아프게 하는 문제들의 근본 원인을 구명(究明)해보자는 것이다. 근본 원인을 이해하면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그것이 불가능하더라도 최소한 문제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필자는 역사학자가 아니다. 대학 시절 역사를 전공하긴 했지만, 졸업 후 학자의 길을 걷지 않고 신문사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기자로 일했다. 기자로 일하면서도 역사에 대한 관심을 버린 적은 없다. 기자 생활을 그만둔 현재도 그렇다. 기자와 역사학자는 유사(類似)한 점들이 많다. 가장 많이 닮은 점은 양자(兩者) 모두 ‘기록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다만 기자는 그때그때 일어난 사건들을 다루기 때문에 역사학자와 비교해 호흡이 짧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그러나 올바른 기사를 쓰려면 그 사건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이것이 기자가 역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