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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음악의 숲에서 미술을 보다
1장. 전통을 파괴한 현대미술 그리고 음악 1. 우연에서 필연을 찾다 2. 패러디, 그 유쾌한 반전 3. 인간의 감정을 배제한 단순한 반복 4. 마르시아스의 피리와 피아노의 비가 5. 20세기 예술의 혁명가 스트라빈스키와 피카소 6.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사기를 치다 2장. 음악과 미술이 빚어낸 다채로운 세계 7. 눈과 귀로 즐기는 신들의 세계 8. 봄, 비너스, 오리엔트, 그 화려한 빛에 대한 환상 9. 신비의 세계에서 들려오는 오르페우스의 노래 10. 마하, 그라나도스 음악의 영원한 모델 11. 모차르트와 뒤피, 그 참을 수 있는 가벼움 12. 신비롭고 관능적인 꿈의 세계 13. 한여름 밤, 꿈을 꾸다 14. 가상의 감옥에서 들리는 소리 15. 인간의 고난에 대한 치열한 기록 3장. 미술과 음악에 녹아든 낭만 16. 세상을 향한 낭만주의자의 절규 17. 도시의 뒷골목, 그 우울한 랩소디 18. 파국을 자초한 세기말의 팜므 파탈 19. 진노의 날, 죄지은 자 지옥으로 떨어지리니 20. 종달새 노래할 때 21. 동양에 대한 백일몽 같은 환상 22. 겨울, 상실과 구원의 계절 연주자 정보 트랙 정보 |
진회숙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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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치아노의 마르시아스가 그 잔혹함으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면 애니쉬 카푸어의 마르시아스는 그 크기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이 작품은 폴리에스터가 코팅된 붉은색 PVC를 잡아당겨 150미터나 되는 홀의 양 끝에 놓인 철제 링에 연결시켜놓았다. 규모에 있어서 작가나 제작을 맡은 엔지니어 모두에게 엄청난 도전을 요구한 작품이었다. 카푸어의 [마르시아스]는 크기가 너무 커서 어느 위치에서도 전체적인 조망이 불가능하다. 한눈에 작품 전체를 감상할 수 없기 때문에 코끼리 뒷다리 만지는 식으로밖에는 감상이 안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신비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작가의 의도였다고 하나 전체적인 조망이 불가능한 크기가 티치아노의 잔혹함만큼이나 보는 이의 마음을 압도한다.
--- p.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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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는 어린아이같이 천진난만한 얼굴 뒤에 섬광과 같은 천재성을 숨기고 있는 작곡가였다. 그래서 언뜻 보기에 가벼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그의 음악을 가볍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동안 우리 귀가 너무 ‘무거운’ 음악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그림으로 치자면 캔버스에 덕지덕지 물감을 칠한 유화에 길들어왔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제는 ‘심각함’ 혹은 ‘진지함’이라는 단어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뉘앙스를 가지고 있는 ‘가벼움’이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한다. 고전시대 이후에 만들어진 그 수없이 ‘무거운’ 음악에 비해 모차르트의 음악은 우리의 감정을 과도하게 흔들어놓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가볍다. 이 가벼움의 미학을 모르고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진정으로 즐길 수 없다.
--- p.1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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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두 사람의 운명처럼 들라크루아의 그림 역시 둘로 갈라져 각각 다른 곳으로 갔다. 이 걸작을 둘로 나눈 것은 물론 누군가의 욕심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림 속 두 사람이 진정한 합일을 이루고 있었다면, 한쪽이 없으면 도저히 그림이 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구도 속에 들어 있었다면 아무리 그림에 문외한이더라도 그것을 둘로 나누는 무식한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들라크루아는 두 사람을 서로 분리해도 무방하도록 그렸다.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심리적, 정서적 거리를 포착한 화가의 감각이 놀랍다.
--- p.2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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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거슈윈의 음악이나 툴루즈 로트렉의 그림은 모두 ‘뒷골목’에서 태어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뒷골목 정서가 영화 [파리의 미국인]에서 다시 만난 것이다. 미국 음악과 프랑스 미술의 만남은 얼핏 몰상식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근저에 깔린 비주류 의식, 뒷골목 의식은 이 난센스가 때로는 환상적인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화려한 거리의 뒷골목은 아웃사이더들의 근거지다. 한때 거슈윈과 로트렉이 ‘놀던’ 뉴욕과 파리의 뒷골목에는 지금도 무수히 많은 아웃사이더들이 주류 세계로의 진출을 꿈꾸며 살고 있다. 하지만 청운의 꿈을 품고 찾아온 도시는 어두침침한 뒷골목에서 볕들 날을 기다리고 있는 아웃사이더들에게 좌절만을 안겨줄 뿐이다. 영화 [파리의 미국인] 주인공 제리 역시 파리의 아웃사이더였다. 잠시 주류 사회에 합류할 뻔했지만 이 50년대식 로맨스는 그를 ‘진실한 사랑’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그를 다시 뒷골목으로 끌어들인다. 하지만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듯 뒷골목에서도 사랑이 피고, 예술이 핀다. 거슈윈과 로트렉이 그랬던 것처럼.
--- p.2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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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는 음악, 귀로 듣는 미술 !
여기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이 있다. 이 희곡을 읽을 때면 어떤 음악이 들리는가? 또는 어떤 이미지가 눈앞에 펼쳐지는가? 멘델스존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읽고 감동해 이 희극을 바탕으로 한 극음악을 만들었고, 브리튼은 같은 줄거리의 오페라를 만들었다. 또한 화가인 샤갈은 같은 제목을 붙인 그림을 그렸다. 이와 같이 음악과 미술은 서로에게 영감을 주며 현재까지도 계속 내려져오고 있다. 심지어 「한여름 밤의 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축혼행진곡]은 결혼식장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는 곡이 아니던가. 이렇듯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미술과 음악은 사실 우리 곁에 언제든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존재한다. 음악 칼럼니스트이자 여러 클래식 교양서를 집필한 저자는 그림 속에 숨어 있는 음악적 코드를 찾아내고, 음악을 바탕으로 그려진 그림과 미술작품을 통해 우리 생활 안의 예술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편안하게 만나는 고품격 예술 에세이 『모나리자, 모차르트를 만나다』는 이제 막 클래식의 세계, 그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하는 것들을 쉽고 알차게 풀어주는 예술 에세이다. 이제까지 클래식은 어렵기만 한 음악, 그림은 잘 모르면 함부로 이야기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진 독자들에게 그림과 음악을 감상하는 것은 결코 어렵거나 심오한 것이 아니며, 많은 것을 알아야만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클래식과 명화 안에는 그 시대를 대표하는 사상, 철학, 역사, 문화, 종교, 사회상 등이 어우러져 있다. 로마시대를 시작으로 중세시대, 르네상스를 거쳐 근, 현대에 오는 동안 누가 보고 듣고 상상하는가에 따라 예술은 각기 교향곡, 오페라, 회화, 조각 등으로 표현되었다. 이런 작품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만날 수 없는 명화 80점 이상을 함께 실어 감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림에서 떠오르는 느낌을 바탕으로 작곡한 음악, 같은 시대에 작곡되고 그려진 클래식과 회화, 새로운 주제 안에서 시공간을 초월해 같은 주제를 가지고 있는 재즈와 그림이 이 책 안에서 어우러진다.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는 수염 달린 뒤샹의 [모나리자], 보테로가 그린 뚱뚱한 [모나리자]로 재생산되고, 그리스 신화의 오르페우스는 모로, 르동, 워터하우스, 델비유의 [오르페우스]와 몬테베르디, 글룩의 오페라로 확장되고 있다. 조지 거슈윈과 툴루즈 로트렉은 살았던 시대도, 작품 세계도 달랐지만 ‘아웃사이더’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간의 고통을 이해한다는 점에서 바흐와 케테 콜비츠는 각각 자신의 느낌을 음악과 조각으로 이를 표현해냈다. 또한 저자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평소의 생각과 느낌, 경험담과 추억이 서린 일화를 함께 풀어내며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했다. 어린 시절 종달새 알을 보았던 에피소드를 김환기의 [종달새 노래할 때], 본 윌리엄스의 [날아오르는 종달새]까지 연결시키고, 이 곡이 김연아의 환상적인 스케이팅 연주로 쓰여 더욱 유명해졌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어머니가 미술관 소파를 작품으로 착각한 이야기, 다섯 살짜리 딸아이의 ‘우연히 작곡한 음악’이 존 케이지의 [4분 33초]와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등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예술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예술에 대한 사람들의 거리감을 좁히고 있다. 현대 예술을 새롭게 읽어내다 명화와 명곡 중에서도 특히 현대음악과 현대미술은 작품의 의미를 감상자의 몫으로 더 많이 남겨두었기에 그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면 느끼기 힘들 수밖에 없다. 기존의 예술 에세이들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명화와 명곡들을 중심으로 소개했다면, 저자는 한 발 나아가 패러디, 우연성의 음악, 행위예술까지 손을 뻗쳐 새로운 현대 예술의 세계로 안내한다. 미니멀리즘 작가 댄 플라빈은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콘스탄틴 브랑쿠시의 이름을 딴 미니멀리즘 작품을 만들었고, ‘음악의 아버지’ 바흐는 피터 쉬클리에 의해 살아생전 한 번도 보지 못한 ‘웃기고 어이없는’ P.D.Q.바흐라는 아들을 만들어내기도 하며, 백남준은 조지 오웰의 이름을 딴 [굿모닝 미스터 오웰]이라는 작품을 제작하기에 이른다. 당시에는 비난과 찬사를 동시에 받았고 아직까지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작품들이지만, 기존의 작품들이 가진 권위를 내던지거나 단순화시키면서 이들은 예술이 ‘즐겁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대중과의 소통을 중시한, 개인의 감상을 존중하는 20세기 예술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화가가 우리에게 말하려고 했던 의도를 읽고, 독자는 작품을 보고 들으며 미술가와 음악가가 말하고자 했던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낙소스 제공 CD 소개 EMI, UNIVERSAL, SONY 등 메이저 음반사에 가려져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홍콩에 본사를 둔 낙소스 디스트리뷰션(NAXOS)은 신진 아티스트를 육성,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세계적인 음반회사 중 하나이다. 주로 바로크 이전의 음악과 현대음악에 중점을 두어 자주 듣기 힘든 음악들을 소개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으며, 독특하고 실험적인 음악을 많이 연주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이번 음반은 저자가 직접 책에 실린 많은 곡 중에서 주제와 가장 잘 어울리고 뛰어난 녹음 실력을 가진 연주자를 선정하여 음악과 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특별 제작되었다. 이 CD를 통해 책 속에서 소개한 미술작품을 보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