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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과 더함의 공간
안영배의 한국건축읽기
안영배
다른세상 200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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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top20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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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열며
영축산의 산세와 밀접하게 연관된 성역공간 통도사
ㄱ자형 층단 위에 펼쳐지는 장쾌한 건축경관 화엄사
중첩되는 층단 구성으로 극락정토를 표방한 부석사
가야산을 향해 달려가는 행주형국의 공간 해인사
석탑과 대석단으로 건축의 조형성을 높인 불국사
진입과정의 공간 구성이 탁월한 범어사
중루에 의해 공간이 활기를 띄게 된 봉정사
퇴계의 환경친화적 건축관이 잘 반영된 도산서원
기념성보다 일상을 중시한 환경친화 건축 창덕궁
분지형의 자연지형을 잘 활용한 창덕궁 부용지 정원
확장을 거듭하면서 완결된 건축공간 종묘
건축공간과 자연풍광의 상생적 조화 병산서원
글을 마치고
주석 보기
참고 문헌

저자 소개 1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 美국무성 초청으로 미시간 주립대학과 워싱턴대학 대학원에서 1년간 수학, 연세대학교에서 「한국불사의 건축공간」 연구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와 경희대학교를 거쳐 서울시립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를 역임하였고, 재직 중에는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visiting fellow로 지낸 바 있다. 교직을 떠나 다년간 작가생활(안영배 건축연구소)을 하기도 했다. 대한건축사협회 제1회 건축대상(1971), 한국건축가협회상 작품상(1980), 대한건축학회상 학술상(1980), 한국예총문화대상(2001)을 수상했으며, 대한건축학회 부회장을 역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 美국무성 초청으로 미시간 주립대학과 워싱턴대학 대학원에서 1년간 수학, 연세대학교에서 「한국불사의 건축공간」 연구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와 경희대학교를 거쳐 서울시립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를 역임하였고, 재직 중에는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visiting fellow로 지낸 바 있다.

교직을 떠나 다년간 작가생활(안영배 건축연구소)을 하기도 했다. 대한건축사협회 제1회 건축대상(1971), 한국건축가협회상 작품상(1980), 대한건축학회상 학술상(1980), 한국예총문화대상(2001)을 수상했으며, 대한건축학회 부회장을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안영배 교수의 인도건축기행』, 『플러스 산조』, 『새로운 주택』, 『한국건축의 외부공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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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930g | 186*235*30mm
ISBN13
9788977660847

책 속으로

해인사의 공간 구성이 석탑의 중축선을 주축 기준으로 한 구성에서 지금처럼 주불전과 장경판전을 잇는 중축선을 기준으로 한 구성으로 변화되었다고 보는 필자의 해석은, 해인사의 건축 공간이 지금처럼 훌륭하게 구성될 수 있었던 배경과 변화 과정을 좇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것이 하나의 학설로 성립되려면 앞으로도 이에 대한 더욱 깊은 연구와 분석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해인사의 공간 구성은 오랜 시일에 걸친 경험과 더 나은 건축공간이 되게 하려는 부단한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분명히 강조하고 싶다.

--- p.149

불국사 석단의 구조미가 높이 평가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금당원에 이르는 진입과정에서 훌륭한 건축 파사드를 충분히 잘 감상할 수 있도록 공간이 유도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중요하게 인식되어야 한다. 이것은 건축공간의 구성적 측면에서 볼 때 높이 평가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

--- p.176

종묘 안에 있는 주요 공간영역에서는 엄격한 공간질서를 위해 모든 공간이 직교축에 따라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은 제각기 그 주변의 자연지형에 맞추어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 상호 간은 물론 이들 영역을 이어주는 길까지도 모두 직교축에서 벗어나 있다. 그래서 이러한 길을 따라 걷게 되면, 엄숙함과 긴장감이 감도는 종묘 안이라 해도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러다가 정전과 영녕전 등의 주요 공간에 들어서면 엄숙함과 긴장감이 더 고조된다.

--- p.337~338

출판사 리뷰

한국건축의 아름다움은 흐름과 더함이 빚어낸 창의적 공간에 있다
흔히 전통건축의 가치를 평가할 때, 건축물의 개별적인 조형성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가치를 보지 못한 이러한 평가는 우리 건축에 대한 오판이 되기 십상이다. 저자는 우리 전통건축의 아름다움이 개별적인 건축물 하나하나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건축물과 주변의 지형지세가 조화롭게 배치된 공간 자체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 책에서 뛰어난 공간수법으로 건축공간의 진수를 보여주는 한국의 名건축 열 두 곳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간 한국의 전통건축을 다룬 많은 책들이 건축의 인문적, 교리적 의미에 높은 비중을 두어,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우리 문화와 역사에 관한 주변 지식이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우리 전통건축의 우수성이 우리 다음 세대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정당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전통사상이나 역사적 배경에 대한 깊은 지식 없이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논리가 필요하다. 이에 저자는 가장 건축가다운 견지에서 가장 건축적인 분석을 통해 한국건축을 해석함으로써, 우리가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되는 건축수법의 특장점에 대해 논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은 주변의 지형지세와 밀접하게 연관을 맺으며, 자연환경을 되도록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입로, 문루, 층단이나 석단 등의 요소를 적극 활용해 시지각적으로 뛰어난 경관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각각의 건축물이 가지는 상징성을 훌륭하게 구현해낸 대표적인 건축공간들을 다루고 있다. 저자의 뛰어난 공간분석과 이를 감각적으로 뒷받침하는 각종 사진, 배치도를 통해 한국의 전통건축에 있어 공간개념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들 건축공간을 분석하고 해석한 기존 연구들을 정리하면서 이에 대한 적절한 평가와 비판, 저자의 새로운 견해를 덧붙인 점이 흥미롭고 가치 있다.

저자는 한국건축을 설명하는 데 있어, ‘흐름과 더함의 공간’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문학적인 수사처럼 보이는 이 말이 가지는 의미는 실로 대단하다. 그간 전통건축을 평가할 때에는 연대기적 가치가 중요한 기준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 동안 수차례의 중축과 개보수를 거쳤더라도 그 과정에서 시지각적으로나 행태적으로 긍정적인 발전이 있었다면, 전통건축의 가치가 상쇄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한국건축은 기본적으로 기하학적이고 완결된 정형의 건축을 지향한다. 그러면서도 변화를 겪을 때마다 그곳에서 생활하는 인간의 행태와 시지각적 측면, 자연환경과의 어우러짐에 대한 고민 속에 다양한 기법과 개념들이 창조되었다. 이로써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자연스럽게 이끄는 유연한 흐름과 독창적이고 새로운 요소들의 더함이 이루는 생동적인 건축공간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각각의 건축물은 죽은 자재들을 사용해 지대에 고정시켜놓았기 때문에 무동無動의 무생물처럼 보인다. 그런데 여기에 살아 움직임 즉,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바로 공간의 흐름이다. 건물들 간의 배치를 달리 하여 멀리 트인 숲이나 하늘로 시선을 흐르게 하거나, 좁고 휘어진 진입로를 지나 넓고 정연한 중심공간에 들어설 때의 전이감을 극대화하도록 진입문을 서로 다른 축선 위에 배치하는 것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아름다운 건축경관들이 사실 이토록 치밀한 시지각적 분석 하에 이루어진 것임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수십 년간 공간을 통해 한국의 전통건축을 분석하고 평가한 저자의 연구가 집약된 이 책은 앞으로 전통건축을 연구하는 데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후학들을 위한 훌륭한 지침이 될 만하다. 그리고 저자가 우리 전통건축의 가장 큰 특징으로서 강조하고 있는 자연친화 개념은 오늘날의 건축 및 도시 설계에 있어 귀감이 될 만한 것이다.
일제 강점기 혹은 그 이후 시기의 국가적인 개발정책에 따라 우리 전통건축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러한 변화는 이전 시기의 중축이나 개보수와는 다른 성격의 것이었다. 도로 건설에 맞춰 진입로의 위치나 진입방식이 바뀌고, 사찰 앞에 커다란 박물관들이 유행처럼 들어섰다. 이는 흐름과 더함이 빚어내는 바람직한 변화가 아니라, 선대에서 고심 끝에 이루어놓은 최선의 동선과 조망을 ‘편의’라는 지극히 단순한 논리로 무너뜨리는 어리석은 아집이다.
창덕궁 인정전의 서쪽은 현재 회랑 없이 낮은 담장과 높은 수목으로 트여있다. 일제 강점기에는 반듯한 정형을 추구하는 일본식 건축양식에 맞춰 인정전의 네 모서리에 모두 회랑이 둘러져 있었다. 최근에 들어서야 서쪽 회랑을 터서 원래대로 복원한 것이다. 만약 지금까지도 인정전 주변이 꽉 짜인 회랑으로 둘러싸여 있었다면 어땠므까. 건축의 정형성은 높아졌을지 모르지만, 공간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막혀 답답한 느낌을 지울 수 없고 주변의 수목과도 어우러지지 않아 부자연스러운 건축공간이 되었을 것이다.
요즘 들어 마구잡이식으로 주변 환경을 파괴하면서 ‘르네상스’라는 허울 좋은 말을 갖다 붙이는 이율배반적인 도시개발계획을 많이 목격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자연도 건축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자연과 더불어 아름다울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한 선대 건축가들의 건축정신과 지혜로운 건축의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아울러 일반 독자들도 한국의 대표적인 사찰, 궁궐, 묘 건축에 대한 상세한 공간분석을 담고 있는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전통건축을 바라보는 눈이 매우 달라져 있을 것이다. 예컨대, 앞으로 경주 불국사에 가게 되면, 다보탑, 석가탑, 석굴암만 휙 둘러보고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원래의 진입로인 서쪽 진입로를 천천히 걸으면서, 그곳에서 빗방향으로 펼쳐지는 조망이 왜,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체험하고 실감하게 될 것이다. 사람의 눈과 발이 가장 자연스럽고 가장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도록 끝없이 고심하고 치밀하게 설계한 선대 건축가들의 지혜는 아는 만큼 볼 수 있고, 아는 만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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