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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용 소설
안젤라가 있던 자리 아야소피아 프로젝트 죽은 개의 식사 시간 그 남자의 임신 라지 조지 검은 빛 세상에서 가장 비싼 소설 해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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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민정 소설가가 첫 소설집 『홍보용 소설』(실천문학사)을 펴냈다. 소설가는 이 소설집에서 조선족, 외국인 노동자, 동남아인 등 외면받고 소외당하는 자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오정희 소설가는 “감성도 편견도 어설픈 연민도 걷어내고 그 피폐함의 끝까지 몰고 가는 방식으로 그들이 타자가 아닌 우리의 거울임을 성찰케” 한다고 이 소설집을 평했다.
201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차세대 예술 인력으로 선정된 김민정 소설가는 실력이 입증된 신인 이다. 이번 소설집에 수록된 「세상에서 가장 비싼 소설」은 영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소설」과 표제작 「홍보용 소설」은 이번 소설집의 첫과 마지막을 장식한다. 「홍보용 소설」을 보면 무명 소설가 김은정의 습작품 한 편이 소개되는 대목이 있다. “태어날 때부터 세상은 이미 풍요로웠고 자신의 자리는 남아 있지 않았다. 자신은 가난했지만 가난을 경험해본 적은 없었다. 민경은 비난도 변명도 할 수 없었다. 모른다는 말, 내가 당신을 모르고 당신이 나를 모른다는 그 말만 입안에 맴돌았다. 이쪽과 저쪽 모두에 속해 있는 민경은 양쪽을 오가며 힘겨운 혼자만의 싸움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 민경은 자수성가한 권위적인 아버지를 두고 있다. “자신은 가난했지만 가난을 경험해본 적은 없었다”는 문장을 보면 민경은 집안의 부와 그녀 자신을 구별하고 있다. 이 점은 「홍보용 소설」과 「세상에서 가장 비싼 소설」에 등장하는 무명 소설가의 처지를 떠올리게 한다. 「홍보용 소설」의 김은정이 이미지 마케터에게 가져온 소설 중에는 조선족 이진봉의 이야기인 「죽은 개의 식사 시간」이란 작품이 있다. 이번 소설집 『홍보용 소설』에도 수록되어 있는 작품이다. 불법 체류 이주 노동자인 이진봉의 직업은 고독사한 사람들의 시신을 치우는 일이다. 그는 철거 직전 낡은 아파트 욕조에서 두 달 만에 발견된 부패한 노인의 시신을 처리하는 작업을 하다 중국에 혼자 남겨 두고 온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는다. “그는 욕조 물에 둥둥 떠다니는 구더기를 건져냈다. 죽은 듯 가만히 있던 구더기들이 끌채 안에서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그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조선족 따위에게는 죽지 않을 거라고 강하게 저항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의 손에 들고 있던 뜰채를 통에 거칠게 털었다. 알루미늄 통 속엔 죽은 남자의 지방과 머리카락이 가득 들어 있었다.” 김민정 소설가는 꽤 넓은 영역에서 이야기를 가져온다. 김민정 소설을 관통하는 테마는 ‘자신의 자리가 없는(사라지는) 사람들’이다. 소설가는 자신의 소설 쓰기가 시작되는 어정쩡한 시대적 현실적 좌표, 바로 거기서 자신의 실존적 좌표에 대한 정직한 성찰을 개시한다. 그리고 그곳으로부터 자신의 소설이 찾아야 할 우리 시대의 이야기, 배제와 박탈의 최전선에 서 있는 우리 시대의 타자들에 대한 발견과 탐구를 개시한다. 김민정 소설은 그 자신의 소설이 서 있는 자리를 향해 더 가혹한 아이러니의 시선을 보낸다. 이것은 쉽지 않은 정직함이며 자기 성찰이다. 한국 소설은 믿을 만한 신인 작가 한 사람을 얻은 것 같다. 클릭 한 번으로 메일 휴지통에 버려져야 했던 소설, 단 한명의 독자만 갖고 사라져야 했던 ‘홍보용 소설’의 운명은 이제 멋진 반전의 순간을 맞이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소설’은 이미 쓰여지기 시작했다. 작가의 말 첫 단편집이다. 처음이란 건 언제나 설레고 두렵고 또 아득해진다. 등단하면서 썼던 소감을 찾아 읽어 보았다. 제목은 [그대에게 이 영광을]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읽은 당선소감만 해도 수십 개가 넘는다. 그 덕분(탓)에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사람들을 수백 명 알게 되었다. 당선자 한 명당 적어도 다섯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당선소감에 적혀 있는 그들의 이름을 보며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게 뭐야. 비엔나소시지도 아니고 촌스럽게. 그렇다고 나에게 당선소감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혁신적인 방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당선소식을 듣고 내 머릿속은 나를 격려해준 사람들의 얼굴로 가득 찼다. 이 순간 기쁨과 고마움 말고 무슨 감정이 세상에 존재하겠는가. 결국 나는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로 했다. 그것이 훗날 당선소감을 돌이켜보며 초심을 다질 미래의 나에게 조금이나마 덜 부끄러울 것 같았다. 사랑하는 ( ), 존경하는 ( ), 보고 싶은 ( ), 나의 ( ), 그리고 빈칸마다 자기 이름을 넣어보며 설렐 그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4년이 흘렀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소설 속에만 등장하던 조카가 진짜로 태어났고 반평생을 함께 보낸 중고대학교 동창 친구는 이란성 쌍둥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 사이 나는 노트북을 한 번 바꾸었고 키가 0.5cm 자랐다.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이 번갈아 가며 오고 갔다. 김연아는 은퇴를 했고 이세돌은 알파고에게 1승을 거두었다. 물을 무서워하던 나는 수영을 즐기게 되었고 왼쪽 시력이 조금 안 좋아졌다. 많은 일들이 나를 지나가고 있었다.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건 ‘( )’이었다. 누군가는 남았고 누군가는 떠났다. 그리고 누군가는 새로 들어왔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누군가를 사랑하고 존경하고 보고 싶어 하고 있다. 그것만은 변함이 없다. 소중한, 그들의 이름이 단 하나의 이름으로 내게 돌아온다. 오늘도 내 옆을 지켜준 ( )에게 안부의 말을 전하고 싶다. 팥빙수 한 잔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