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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시선'을 펴내며
책을 펴내며 몸으로 쓰는 식민 역사 읽기 이향진 양공주가 쓴 편지―「수취인불명」을 통한 정신분석학과 탈식민주의 이론의 만남 정혜승 부모미생전(父母未生前), 아비에게 길을 묻다―「수취인불명」의 미로(迷路) 찾기 김철 김기덕 잔혹극의 뿌리는 어디인가 신양섭 파스빈더와 김기덕―비판적 멜로드라마와 관념적 멜로드라마 남완석 감독 인터뷰 주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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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담론은 기원에 관한 질문을 봉쇄하고 그것을 단 하나의 회로로 답하는 질서라는 점에서 '나'(=너)의 폭력적인 아비, 어쩌면 가짜(의부) 아비일지도 모른다. 이 영화는 자기 파괴적 부정을 통해 이 아비를 거부하는 몸부림을 실현하고 있는 듯하다.
― 김철 이 영화는 힘없는 피지배 계층이 일상 속에 도사리고 있는 부르주아적 권력 체계에 의해서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만 하는 행복으로부터 어떻게 소외되어 가는지 그 과정을 냉정히 진단한다. ― 신양섭 영화 속에서 넘쳐나는 잔인함 또는 그와는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인물들의 말 없음, 감정의 격정적인 분출과 그러한 격정성에도 불구하고 치열하지 못함, 그 대신 쉽게 관념의 세계로 도피하는 것 등은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 남완석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를 명확히 허물지도 않으며 죽음이 삶을 향한 판타지가 아닌 죽음 그 자체로 제시되는 이 영화는 한국 영화의 식민 역사 읽기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 이향진 한국 영화 속에서 양공주는 진정한 여성 주체가 아니라 미국 신식민 세력에 의해 정복당한 국가와 남성을 표현하는 상징적인 객체로 이용되어 왔다. 이 영화의 여성 또한 말하지 않고 말할 수 없다. ― 정혜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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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편의 한국 영화를 여러 문화 키워드로, 입체적으로 분석한 영화 비평 문고 '영화와 시선'1차분 출시
"나는 영화관에서 자라났다"라는 흔한 고백을 하지 않더라도, 영화는 이미 우리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영화는 텔레비전을 넘어서는 가장 대중적인 예술 장르로서 우리 사회의 의식과 삶을 드러내는 총체적 예술 장르다. 때문에 화제를 낳은 영화는 우리의 속마음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모두가 다 함께 기록한, 우리 사회의 일기장과 같다. 영화라는 매력적인 그 일기장 속에는 우리의 현실과, 그 현실을 담아낸 또 다른 영화라는 현실, 그리고 환상과 거리두기를 통해 차원이 조정된 독자의 현실이 녹아 있다.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사람마다 사회마다 다른 것도 그 이유일 것이다. 이를 눈여겨보지 않는다면 한 편의 영화는 단순한 이야깃거리로 그치겠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 그리고 우리가 영화를 통해 느꼈던 것들을 서로 매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면 영화는 우리 사회를 읽어내는 커다란 밑바탕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최근 들어 한국 영화가 해외에서 새로운 영화로 인정을 받고 있는 요즘, 한국 영화를 다각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연세대 미디어아트연구소와 도서출판 삼인이 함께 영화와 시선이라는 영화 비평 문고를 내놓았다. 영화와 시선은 한 편의 한국 영화가 개봉 당시의 리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문화 전체 속에서 진지하게 토론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영화와 시선은 국내외 다양한 시각과 경계선들 사이에 놓인 여러 글쓴이들이 한 편의 한국 영화 문제작을 성, 국가, 민족, 탈식민 등 여러 가지 문화 키워드를 가지고 꼼꼼히 분석해 낸 입체적인 분석서이다. 글쓴이들의 입장이 다양한 만큼 이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다양하고 이 영화를 바라보는 관점의 원근법에서도 흥미로운 차이를 보여주게 되는데, 이 다양성과 차이는 곧 이 책의 장점으로 나타난다. 이와 함께 영화를 만든 감독과의 인터뷰와 영화의 스틸 사진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영화와 영화 제작자와 관객이 함께 만들어내는 '영화'라는 문화적 현상이 국내외 문화사와 전체의 맥락 속에서 어떻게 짜여지고 자리하고 있는지를 입체적인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로써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시선과 더불어 영화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꽃피울 것이다. 영화와 시선은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물론 영화 산업 관련 종사자들 그리고 감동적인 한 편의 영화를 오래도록 추억하고 싶은 마니아 층에게까지도 폭넓게 사랑받게 될 것이다. 영화와 시선 1차분으로 국가와 민족을 테마로 한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와 김기덕 감독의「수취인불명」을 우선 출간했다. 이후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일정한 주제 아래 2권씩 짝을 지어 출간될 예정이다. 「박하사탕」과 「강원도의 힘」, 「취화선」등이 예정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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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시선이 두 번째로 내놓은 이 책은「공동경비구역 JSA」와 더불어 우리의 역사적 아픔을 또 다른 색채로 그린 문제작 「수취인불명」(김기덕, 2001년 5월 개봉)을 다루고 있다.
「수취인불명」은 역사성이 배제되었던 김기덕 감독의 이전 작품들과는 다르게 1970년대 미군 기지 주변의 인물들과 그들이 겪고 있는 삶 속에서의 분단과 전쟁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김기덕 감독의 자전적인 색채가 강하다는 점에서 흥미를 끌었고, 그동안 한국 영화가 기지촌을 다루어온 방식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 책의 글쓴이들 또한 이 영화가 분단과 전쟁, 미군정 등 역사적 경험들이 복원되는 방식보다는, 그것이 현재의 시공간과 중첩되는 양상에 더 관심을 기울이면서, 자연스럽게 내셔널리즘과 식민, 탈식민이라는 주제들로 이 영화를 풀어놓고 있다. 인물들의 신체에 새겨져 있는 식민성과 아버지-민족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도 하고(이향진, 정혜승, 김철), 민족과 식민성의 문제와 결부되어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는 여성성의 문제를 섭얼턴의 관점에서 제기하기도 한다.(이향진, 정혜승) 또 김기덕이라는 작가주의 감독에 주목하여 1970년대 뉴저먼시네마의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와 김기덕을 비교·분석하고(남완석), 김기덕 영화의 미학적 구조에 대한 국내의 논쟁을 정리해 내기도 했다.(신양섭) 『공동경비구역 JSA』와 더불어『수취인불명』, 이 두 책은 우리의 삶 속에 스며 있는 분단과 전쟁을 비롯한 우리 나라 현대사의 상처 및 폭력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영화화되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의 문화적 현실을 돌아보는 논쟁의 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