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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 건전 과학 대 쓰레기 과학
01 담배회사들은 어떻게 의심을 만들어냈나 담배업계, 과학에 과학으로 맞서다 I 담배 말고 폐암의 다른 원인을 찾아라 I 담뱃갑 경고문 : 담배업계의 또 하나의 승리 02 노동자들의 시체를 기다리며 : 석면에서 벤지딘까지 발암물질의 무방비 시대 아무도 지키지 않고 단속하지 않는 석면 노출기준 I 그들은 석면이 안전하다고 정말로 믿었다 I 100퍼센트 암을 일으키는 듀폰의 화학약품 I 위험을 알고도 발암물질을 30년간 생산하다 I 규제가 존재하지 않는 나라에서 장사하는 법 03 마침내 터져나온 환경과 건강을 보호하자는 목소리 규제 시스템의 탄생과 절반의 성공 I 플라스틱업계의 엄살에도 하늘은 무너지지 않았다 04 왜 지금 아이들은 우리보다 똑똑한가 공기 중에 납을 내뿜는 죽음의 휘발유 I 아이들의 IQ에 납이 미치는 심각한 영향이 밝혀지다 05 제품방어 산업의 전성시대 제품방어 전문회사 빅3 : ① 엑스포넌트 사 I 제품방어 전문회사 빅3 : ② 와인버그 그룹 I 제품방어 전문회사 빅3 : ③ 켐리스크 사 I 제품방어 회사들의 애용 수법 : 메타분석과 유령 잡지 I 기업의 이익을 위해 싸움을 대행하는 두뇌집단과 위장조직들 I 쓰레기 과학이 건전 과학인 양할 때 06 어떻게 청부 과학자들이 우리를 호도하는가? 역학자들은 어떻게 노출 데이터를 수집하는가 I 역학연구를 그르치게 하는 대표적 오류들 I 동물실험이 말해줄 수 있는 것 I 악마는 세부사항 속에 숨어 있다 I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소의 역사적인 연구와 벤젠 판결 I 석유업계와 청부 과학자들의 위험 흐리기 전략 I 석유업계는 어떻게 연구결과를 미리 알았을까? 07 간접흡연을 옹호하는 과학 담배업계, 석면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다 I 담배회사들, 산업안전보건부의 항복을 받아내다 I 간접흡연에 대한 공격 희석하기 I 담배회사들을 궁지에 몬 한 무더기의 서류뭉치 08 끝나지 않는 싸움 : 크롬 규제를 둘러싼 업계의 지연전술 계속 연기되는 크롬 규제정책 I 마침내 참다못한 법원이 규제를 명령하다 I 왜 업계는 문제의 연구를 뒤늦게 발표했을까? 09 폐를 파괴하는 죽음의 팝콘 연기 노동자를 보호할 책임을 방기한 산업안전보건부 I 수포로 돌아간 규제 입법과 허울뿐인 자율 규제 I 팝콘을 즐겨 먹는 소비자는 얼마나 위험한가 I 인체공학 규제안은 어떻게 좌절되었나 10 가장 위험한 발암물질 방어하기 택시 기준을 사수하라! I 업계, 베릴륨 교과서를 펴내다 I 베릴륨이 아니라 황산증기가 범인? I 에너지부, 개혁을 시작하다 I 끊임없이 불확실성을 만들어내라! I 그들은 왜 끝까지 저항했을까 11 의약품의 위험은 어떻게 은폐되는가 펀딩 효과 : 기업의 후원이 연구결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I 심장발작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알고도 약을 유통시키다 I 제약회사들이 신약을 과대포장하는 6가지 수법 I 의약품의 사후 관리가 전무한 식품의약국 I 알려고 하지 않으므로 보고할 것도 없다 I 항우울제가 청소년 자살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를 감추다 I 특허신약은 왜 더 비싼데도 효능은 별로일까 12 도버트법 : 과학을 가로막는 법정의 중대한 장애물 배심원이 아니라 판사가 과학을 사전 재판하다 I 과연 배심원은 복잡한 과학적 쟁점을 다룰 수 없는가? I 피고인 기업 측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도버트법 I 기업들, 규제의 영역에서도 도버트법을 요구하다 13 최종심판자로서 법원의 역할을 강화해줄 4가지 방법 법원 명령에 의한 비밀 합의를 더 이상 허용하지 마라 I 재해 노동자가 고용주를 고소할 수 있게 허용하라 I 더 나은 보상 시스템을 개발하라 I 우위 법 선점을 종식시켜라 14 규제 시스템 개혁을 위한 12가지 제안 : 과학을 위한 사베인즈-옥슬리법 과학연구에 참여한 모든 후원자의 완전한 정보공개를 요구하라 I 화학물질이 노동자와 대중에게 노출되기 전에 제조업자의 안전검사를 의무화하라 I 제조업자는 제품의 유독성에 대해 자신들이 아는 내용을 공개하라 I 급조된 데이터 재분석을 그만두라 I 엔론의 교훈 : 실무자들이 책임지게 하라 I 운동장 평평하게 고르기 : 공적 과학과 사적 과학의 동등한 대우를 요구하라 I 정부과학자들과 과학자문위원회가 독립할 수 있도록 보호하라 I 창피함으로 규제하기 : 대중들에게 위험에 대한 정보공개를 늘리라 I 기업들에게 계획을 세우고 이를 지키도록 요구하라 I 노출 최소화 원칙을 채택하라 I 환경과 작업장의 유독물질 노출관리를 통합하라 I 지방 정부들을 공중보건 보호 ‘실험실’로 만들라 I 공중보건의 첫 원칙으로 돌아가자 주 |
David Micha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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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 가장 충격적인 뉴스는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 결과 발표였다. 반도체 작업 공정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의 비(非)호지킨 림프종 발병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5배나 높았다. 최근 사회문제가 된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집단 돌연사는 또 어떤가. 노조 측에 의하면 1992년 이후 100명이 넘는 노동자가 벤젠, 톨루엔 등 공장에서 사용하는 유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돼 사망했다. 기업들의 차가운 외면과 무관심 속에서 지금도 수많은 노동자들이 직업병과 산업재해로 병마와 씨름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특별히 악질적이고 우리의 공중보건정책과 규제가 너무 미약하기 때문일까?
자본과 결탁한 과학은 어떻게 우리의 건강과 환경을 위협하는가? 우리보다 산업화의 역사가 더 길고 각종 공중보건정책의 표준으로 여겨지는 미국의 경우는 어떨까? 역학자이자 클린턴 행정부 때 에너지부 차관보로 일하기도 했던 환경·보건 분야 전문가인 이 책의 저자에 따르면, 미국도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다. 기업들은 인체유해물질과 환경오염물질을 그 해로움을 알면서도 수십 년 동안 계속 생산해왔다. 1960년대에 와서야 비로소 미 정부는 건강과 환경에 눈을 돌리게 됐으며, 산업안전보건부(OSHA)·환경보호국(EPA) 같은 각종 규제기관들이 설립된 것은 70년대 들어서다. 이들 기관들에 의해 공기정화법·식수안전법 등 공중보건 상의 상당한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기업의 대정부 로비와 각종 규제정책에 대한 발목잡기로 수많은 유해물질들이 여전히 노동자들의 건강과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이 책에서 예시되는 각종 유해물질 즉 담배에서부터 석면, 납, 수은, 크롬, 벤젠, 디아세틸, 베릴륨, 방향족 아민 화학염료, 플라스틱 화합물, 염소 화합물, 각종 살충제(농약)와 의약품들의 이야기는 결국 똑같은 패턴을 되풀이한다. 노동자들이 죽어나가고 사태를 개선하기 위해 규제기관이 나서서 새로운 노출기준을 제정하려 하지만 업계의 방해공작으로 적게는 수 년, 많게는 수십 년의 시간을 끌다가 대부분 미완인 채로 아직까지도 논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는 어떻게 이토록 강력할 수 있을까? 제품의 유해성에 대한 수많은 과학적 증거들에도 불구하고 명백한 위험물질, 공해물질을 어떻게 그토록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자본과 결탁한 과학, 청부과학자들이 업계를 돕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기업의 이익을 방해하는 ‘쓰레기(?) 과학’ VS 이해관계에 맞게 사고파는 ‘건전(?) 과학’ 모든 것은 담배회사들에서 시작되었다. 미국인 6명 중 1명의 사망원인인 이 제1의 유해물질 제조사들은 그 폐해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1950년대부터 청부과학과 손을 잡았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에 걸릴 확률이 50배나 더 높다는 등의 충격적 과학 연구들이 잇달아 발표되자 위기를 느낀 담배회사들은 PR 전문회사 힐 앤드 놀턴(H&K)에 도움을 청한다. H&K는 과학에 맞서 싸울 방법은 오직 과학이라는 판단 아래 ‘담배산업연구위원회’라는 업계 후원 연구소를 만든다. 이 단체에서는 과연 무엇을 연구했을까? 이제까지의 모든 담배 관련 연구를 문제삼고, 모든 연구방법을 비판하고, 모든 결론을 논박함으로써 ‘불확실성’을 만들어내는 것이 그들의 목표였다. “질병의 또 다른 원인을 찾아라. 병에 걸리지 않은 흡연자를 찾아내라. 어떤 것이든 새로운 연관관계를 만들어내라. 진실을 제외한 무엇이든 이것저것 찾아내어 초점을 흐려라. 역학자들이 사용했던 방법들을 계속해서 반박하라. 예측에 들어맞도록 조사자들이 결과를 왜곡한다고 주장하라. ……업계는 대중이 제대로 된 과학과 그렇지 않은 과학을 구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음을 알았다. 의심과 불확실성, 혼란을 만들어내라. 해서 손해 볼 것 없으므로 반(反)흡연 연구에 흙탕물을 튀겨라. 그리고 덤으로 시간을, 되도록 많은 시간을 벌어라.” 80년대 들어 간접흡연이 이슈화되자 담배업계는 뻔뻔하게도 ‘건전 과학’ 운동을 전개했다. 건전 과학이란 무엇인가? 바로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게 사고파는 연구, 청부과학에 다름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적반하장 격으로 기업의 이익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모든 연구를 ‘쓰레기 과학’이라고 치부했다. 정책이 아니라 과학을 가지고 논쟁하는 편이 더 쉽고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담배업계는 다른 업계에 가르쳐주었다. 이후 석면, 납, 벤젠, 크롬 등 온갖 유해물질 배출 산업들은 모두 이러한 불확실성 제조 전략, 위험성을 폭로한 과학 연구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위험한 제품에 관한 규제를 막거나 지연시키는 전략을 구사했다. 오늘날 지구온난화든 비만이든 어떤 이슈가 됐든 이른바 ‘제품방어 산업’에 종사하는 일군의 청부과학자들은 문제가 되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이를 반박하는 내용의 연구를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기업들과 제품방어 전문회사들은 이러한 목적 아래 고용된 청부과학자들에게 연구자금을 지원하며,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다고 믿는 함정에 빠진 기자들을 이용해 교묘한 언론플레이를 한다. 기업과 청부과학자들이 만들어내는 유령 간행물과 위장조직의 실체 돈은 모든 것을 바꾼다. 고혈압 치료에 쓰이는 칼슘길항제가 심장마비 위험을 증가시키는지 여부를 다룬 다수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칼슘길항제 사용에 찬성한 과학자들의 96퍼센트, 중립적인 의견을 지닌 이들의 60퍼센트, 비판적인 견해를 보인 이들의 37퍼센트가 그 약의 제약회사와 재정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었다. 업계 후원자들이 원하는 결과와 과학자들의 연구보고 사이의 이러한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리켜 ‘펀딩 효과’라고 한다. 학술 과학과 비즈니스 세계의 구분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100년 전 퀴리 부부와 뢴트겐은 자신들의 기념비적 발견에 대한 특허를 거부했지만, 오늘날 과학자들은 무엇이든 특허를 신청하지 못해 안달이다. 얼마 전까지도 상상할 수 없었던 대학과 기업의 합작투자와 공동사업이 지금은 일반화되었다. 금전적 이득에 상관없이 진리를 추구하는 과학자상은 비웃음만 살 뿐이다. 대신 연구로 떼돈을 버는 과학자가 스타가 된다. 과학문화가 이렇게 바뀐 이상 청부과학자의 수급은 수월해 보인다. 실제로 가장 우수한 과학자들은 정부 규제기관이 아니라 기업으로 달려간다. 과학이 발달할수록 유해물질 목록은 길어지고 규제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가 또 있었으니, 규제가 늘어날수록 청부과학, 곧 제품방어 산업도 호황을 맞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 거의 모든 사안에 자주 언급되는 제품방어 전문회사 빅3는 엑스포넌트(Exponent), 와인버그 그룹(Weinberg Group), 켐리스크(ChemRisk)다. 이들의 사업모델은 극히 간단하다. 회사가 맞닥뜨린 문제를 최소화하고 소송에 맞서 싸우도록 도움으로써 이득을 취하는 것이다. 그럼 이들이 주로 하는 연구는 무엇일까? 이들은 연구하지 않는다. 제품의 위험성을 밝힌 과학 연구가 발표되면 해당 논문을 검토하여 이를 반박하는 메타분석을 발표할 뿐이다. 어디에? 권위 있는 학술지들은 이들의 연구의 허위성을 간파하기에 이들은 스스로 유령 간행물을 만들어낸다(『실내건축환경』 『규제 독물학과 약학』 『산업환경의학저널』 등이 대표적인데 담배회사, 화학회사, 제약회사들이 돈을 댄다). 학계 과학자들, 규제기관의 정부 과학자들은 이런 쓰레기 논문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해당 연구논문의 데이터를 전부 다시 계산함으로써 마치 위험이 없는 것처럼 포장해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 100페이지나 되는 장광설을 누가 읽으려 들겠는가. 하지만 타깃이 되는 독자는 과학자들이 아니다. 배심원들과 판사들은 방대한 분량의 상세한 데이터와 “동료 과학자들에 의해 검토된” 논문에 마음이 움직일지도 모른다. 이것이 다가 아니다. 기업들은 규제에 반대하고 자유시장을 옹호하는 각종 싱크탱크와 위장조직을 내세워 다방면에서 로비를 벌인다. 마치 자신들이 독립적인 단체인 것처럼 행세하지만 실상 헤리티지 재단, 미국기업연구소, 케이토 연구소, 경쟁기업연구소, 수질위원회, 소비자자유센터, 공기정화재단 등은 업계의 이익을 위해 싸움을 대신하는 위장조직일 뿐이다. 위험성을 희석시키는 교묘한 데이터 조작방법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만큼 복잡하고 과학적 불확실성이 큰 영역도 없다. 사람에게 일부러 위험물질을 노출시켜 실험할 수는 없으므로 역학자들은 주로 ‘자연적 실험’, 위험물질에 이미 노출된 노동자들의 노출 이력을 추적하는 작업을 통해 위험을 평가한다. 그러나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통계집단의 크기가 커야 하고 오랜 기간 동안의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충분한 데이터를 얻지 못할 경우 역학자는 동물실험 결과 등과 종합하여 자료를 해석하는 과정을 거친다. 바로 여기서 계획적 오류나 편견이 개입할 소지가 크다. 청부과학자들이 데이터를 조작하는 몇 가지 대표적 방법을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선택의 편견이다. 연구대상으로 선정된 노동자 집단이 대표성을 갖지 못할 경우다. 이는 ‘건강한 노동자 효과’라고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노동자들은 일반인보다 더 건강하다(질병이나 장애가 있는 사람은 처음부터 채용하지 않으므로). 따라서 노동자의 사망률은 전체 일반인의 사망률보다 낮으며, 심지어 위험한 발암물질에 노출되어 사망한 노동자들을 포함해도 전체 평균보다 낮을 수 있다. 둘째, 정보의 편견이다. 높은 수준으로 노출된 노동자를 낮은 수준이나 무노출 그룹으로 오분류하는 경우 위험은 실제보다 낮아진다. 오분류에 의한 대표적인 고의적 오류 중 하나가 ‘희석’이다. 높은 수준으로 노출된 소그룹을 덜 심각한 노출이 일어난 대그룹에 섞어 희석할 경우 실제 위험은 과소평가되기 쉽다. 셋째, 혼동이다. 어떤 요인과 질병의 상관관계에서 이 두 가지에 모두 관련을 지닌 다른 요인을 혼동인자라고 하는데, 성별이나 나이가 대표적이다(나이 많은 남성 노동자는 젊거나 여성인 노동자보다 일반적으로 더 많은 노출을 경험하므로). 그러나 흡연의 경우는 이를 확인하기가 곤란하다(가장 심한 노출을 겪은 이가 꼭 가장 심한 흡연자는 아니므로). 실제로 담배회사들과 그들이 고용한 청부과학자들은 이 혼동을 이용해 자신들을 변호했다. 간단히 말해, 위험평가란 분모가 조사 대상자이고 분자가 질병 사례인 분수라고 할 수 있다. 분모를 키우거나 분자를 줄이면 그만큼 위험은 줄어들게 된다. 청부과학자들은 데이터의 종합과 해석이라는 역학조사의 허점을 파고들어 교묘하게 숫자놀음을 함으로써 ‘발견된 위험 없음’이라는 거짓된 결과를 가공해낸다. 환경보호국 초대국장 윌리엄 러클쇼스가 말했듯이, “위험평가 데이터는 사로잡은 스파이와 같다. 오랫동안 고문하기만 하면 그는 당신이 알고자 하는 모든 것을 실토할 것이다.” 청부과학에 맞서 우리의 건강과 환경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과학에서 확실성을 기다리는 것은 영원히 기다리라는 것이다. 공중보건의 근본원칙은 “현재 입수 가능한 최선의 과학적 증거들에 기초하여”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어야 한다. 존재하지도 않고 존재할 수도 없는 과학적 확실성을 요구하며 불확실성을 제조하는 행위는 공중보건과 각종 규제정책을 위태롭게 할 뿐이다. 실제로 업계와 청부과학자들의 불확실성 전략은 규제기관들을 위축시켰으며 각종 규제정책을 약화시켰다. 환경보호국은 1970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단 5개의 화학물질만을 금지했다. 상업용으로 나와 있는 6만 2000종의 화학물질 가운데 그들이 검사한 것은 200종에 불과하다. 기업의 나팔수들이 의회를 장악한 기간 동안 벌어진 산업안전보건부의 몰락은 더욱 참담하다. 1980년 이후 산업안전보건부가 유해물질에 새로운 노출기준을 세운 것은 단 3건뿐이다(그나마 그중 하나는 참다못한 법원이 강제한 것이었다). “산업안전보건부의 현 직원 수를 고려할 때 감독관이 작업장을 방문하는 것은 133년에 한 번꼴이다. 1975년에는 미국 노동자 2만 7845명당 산업안전보건부 직원 한 명이 있었는데, 2005년에는 5만 9589명당 한 명으로 비율이 더 떨어졌다.” 규제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잘 알고 있는 제품방어 전문회사들은 쓰레기 논문들을 계속해서 양산했다. 업계의 이의 제기에 규제기관들은 일일이 답해야 했으므로 이를 검토하고 재조사해야 했다. 관료주의 시스템에 과부하를 거는 이런 전략에 규제기관들은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유해물질을 규제하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을까? 저자는 최종심판자로서 법원의 기능을 강화할 것, 화학물질 제조업자들에게 안전검사를 의무화할 것, 제품의 유독성에 대해 기업이 알고 있는 내용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할 것, 대중들에게 위험물질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것, 방사능 분야에서 실시하는 노출 최소화 원칙을 모든 분야에서 채택할 것, 환경과 작업장의 유해물질 노출관리를 통합할 것 등을 제안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