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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의 시대
대통령을 만든 미디어 권력
황소자리 2009.02.10.
베스트
사회 정치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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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제1장
오프라의 시대: 신자유주의 시대의 문화와 정치

제2장
테라피 사업 및 여성의 감성과 이성에 대한 탐구

제3장
반동적 정책, 문제적 자아, 회복 치료

제4장
회복운동과 레이거니즘: 국정의 심리학적 운영과 병리학적 정책

제5장
정신요법과 마력의 자아 그리고 신자유주의 서약

제6장
인종을 넘어서: 오프라 윈프리와 신자유주의 인종 정책

제7장
오프라 브랜드와 진취적 자아

제8장
진취적 자아의 불안과 오프라 시대 정신요법의 한계

오프라 윈프리 쇼 에피소드
주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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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

제니스 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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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ice Peck

콜로라도 대학교University of Colorado의 언론홍보대학원에서 부교수로 재직 하고 있는 제니스 펙은 언론·문화·정치의 역사적 교차점과 그 현대성에 관한 연구로 이름을 알렸다. "사회적 기업가 정신"과 유명 인사들의 자선활동에 숨겨진 정치적 함의를 연구하고 있으며, 각종 신문·잡지·라디오 등에서 프리랜서 작가 및 편집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종교 텔레비전에 관한 『텔레비전 선교의 신Gods of Televangelism』(1993)을 비롯, TV에 등장하는 가족, 종교, 광고, 인종문제 등을 다룬 여러 권의 책을 저술했다. 또한 지난 25년 간 '오프라 브랜드'는
콜로라도 대학교University of Colorado의 언론홍보대학원에서 부교수로 재직 하고 있는 제니스 펙은 언론·문화·정치의 역사적 교차점과 그 현대성에 관한 연구로 이름을 알렸다. "사회적 기업가 정신"과 유명 인사들의 자선활동에 숨겨진 정치적 함의를 연구하고 있으며, 각종 신문·잡지·라디오 등에서 프리랜서 작가 및 편집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종교 텔레비전에 관한 『텔레비전 선교의 신Gods of Televangelism』(1993)을 비롯, TV에 등장하는 가족, 종교, 광고, 인종문제 등을 다룬 여러 권의 책을 저술했다. 또한 지난 25년 간 '오프라 브랜드'는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를 신자유주의의 성장 및 승리와 연관지어 사회
역사적 맥락 속에서 조망해낸 『오프라 윈프리의 시대』가 국내에 소개되어 있다.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카뮈의 『이방인』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 강의하며, 좋은 책을 찾아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뻔하지 않은 다양한 상상력이 느껴지는 어린이 책을 좋아한다. 논문으로 「부조리와 신화」, 「카뮈의 반항의 현재성」 등이 있으며, 번역한 책으로 『처음 시작하는 철학』, 『위대한 생각과의 만남』, 『일상에서 철학하기』, 『페르세폴리스』, 『과학자들은 왜 철새를 연구했을까?』, 『목발 짚은 하이진』, 『장미 정원의 비밀』, 『왜?로 시작하는 어린이 인문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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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박지우
한국외대 영문과 및 미국 델라웨어 주립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153*224*30mm
ISBN13
9788991508521

책 속으로

윈프리 토크쇼와 잡지 구독에 관한 2003년 통계를 보면 나는 오프라가 공략하는 고객군에 딱 들어맞는다. 오프라 윈프리 쇼 시청자의 77퍼센트가 여성이고, 나도 그렇다. 그 여성들 중 81퍼센트가 백인이고 나도 백인이다. 윈프리와 윈프리 쇼 시청자의 30퍼센트 정도는 베이비붐 세대이고 나 역시 베이비붐 세대이다. 나의 학력은 대졸인데 윈프리와 윈프리 쇼 시청자의 50퍼센트 그리고 윈프리 잡지 독자의 78퍼센트 정도가 대학 중퇴 또는 대졸 학력 소유자다. 절반에 가까운 시청자가 직장인이었고 나 역시 직장에 다닌다. 61퍼센트의 시청자가 기혼이고 나도 결혼했다. 시청자 약 4분의 1과 잡지 독자 3분의 1의 월수입이 7만 5,000~14만 9,000달러이고 우리 집도 그렇다. 윈프리 시청자의 78퍼센트가 집이 있고 나도 집이 있다. 우리 집의 시가는 15만~49만 9,000달러이고 시청자의 34퍼센트가 이와 비슷했다. --- p.7

2001년 9월 11일 세계무역센터와 미 국방부가 테러를 당했다. 그 다음 주,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토크쇼의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는 정규 편성된 프로그램을 미루고 타 언론에서 “미국에 가해진 공격” 정도로 다루었던 사건에 대한 여러 에피소드를 내보냈다. 희생자와 생존자, 현장에서 활약하는 영웅들을 대거 출연시켰을 뿐 아니라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 루디 줄리아니Rudy Giuliani, 진 커크패트릭Jean Kirkpatrick, 조지프 바이든Joseph Biden, 제시 잭슨Jesse Jackson, 매들린 올브라이트Madeleine Albright 등 유명인사들도 윈프리의 토크쇼에 출연했다. 국가적 비상시기에 거물급 정치인들이 게스트로 초대해준 것에 고마워하며 낮 시간대 TV 토크쇼에 출연한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 문화에서 오프라가 차지하는 특별한 영향력을 증명해주는 것이었다. --- p.12

토크쇼라는 장르도 이제 하등 좋을 게 없는 넋두리나 푸념, 인신공격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습니다. 불행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시청자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가 TV에 나와 자기 엄마를 욕하는 얘기를 한 시간이나 듣고 싶지 않습니다. (…) 지칠 지경이에요. 쓸데없는 짓이란 생각이 듭니다. 누구에게나 어려움은 있고, 우리 모두는 그걸 해결해야 합니다. 이 문제를 위해 우리는 무슨 일을 해야 할까요? 우리 토크쇼는 이제 그런 일을 시작하려 합니다. -오프라 윈프리

1990년대 들어 오프라 윈프리가 “시시껄렁한 잡담의 여왕”에서 “영적 현상”으로 대변신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확보해두었던 성공의 토대를 과감히 내던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낮 시간 동안 방영되는 텔레비전 토크쇼의 성공 포인트는 사람들의 고통을 얼마나 적나라하게 분출시키느냐에 있었다. 그래서 초창기 윈프리가 토크쇼 비판에 대처하는 방식은 시청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여성들의 개인적 고통을 대중 앞에 공개하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주장하는 것이었다. --- pp.36-37

바로 이때 윈프리가 끼어들었다. “그런데 저는 왜 그런 생각이 안 들까요? 저는 제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정말 그래요. 전 그런 압박을 전혀 못 느껴요. 제가 어디 모자란 걸까요?”
이 여성들이 당면한 걱정거리를 윈프리가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그녀에게 남편과 자식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고, 연봉 3,000만 달러를 받는 그녀가 경제적으로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출연한 게스트와 방청객들은 너무 점잖거나 아니면 두려워서 감히 이런 지적을 하지 못했고, 그때부터는 아무도 윈프리 말에 대꾸하지 못했다. ―본문 87쪽 중에서.

“1980년대 여성의 삶” 에피소드에서처럼 윈프리에게 사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 간의 관계, 즉 페미니스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안을 따져야 할 기회가 다시 주어졌다. 하지만 예전처럼 윈프리는 논점을 다른 데로 돌렸다. 여성들이 가정과 직장이라는 “2교대제”와 힘들게 싸우고 있는 경제적 상황을 체슬러와 다른 여성 패널 두 명이 분명히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윈프리는 그것을 트라우마의 문제로만 치부해버렸다. 여성들이 짊어진 부담에 대해서는 동정을 표했지만 그런 부담감을 역사적으로 제도화된 사회규범의 결과로 보기보다는 엄마 역할에 원래부터 내재된 것으로 취급했다. 이처럼 여성문제에 대한 페미니즘적 분석이 분명히 필요한 때에도 윈프리는 탈정치적인 치유 영역으로 도망쳐버렸다. --- p.114

토크쇼 막바지에 세 아이의 엄마라는 한 여성이 전화를 걸어와 자신의 8년에 걸친 결혼생활을 이야기했다. 그녀는 남편의 명령으로 결혼 후에는 친구나 가족들을 만날 수 없었고, 외출도 혼자는 할 수 없었으며, 집에 혼자 있을 때마저 커튼을 닫고 지내야 했다. 남편과 헤어질 결심도 했었지만 남편이 “앞으로 나아질 거라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참았다고 했다. 이 여성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윈프리가 묻자 노우드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글쎄요, 저를 보자마자 여성들이 자주 하는 말들이 ‘전 헤어져야 해요.’ 아니면 ‘헤어지고 싶어요.’ ‘헤어져야 할까요.’입니다. 그럼 전 이렇게 대답해요. 그 관계로부터 당신이 배울 수 있는 걸 다 배울 때까지 그대로 참을 필요가 있다고요.” 그런데 여기서 배울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는 육체적 학대까지 포함되었던 모양이다. 남편이 폭력까지 썼다는 사실을 그 전화 참여자가 밝히자 노우드는 “그러한 부부관계에서 폭력은 통상 있는 일”이고 그건 “사랑이 너무 많은 여성”이 “극적이고 자극적인 것에 너무 중독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본문 148쪽 중에서.

(…) 하지만 현재 많은 여성들이 남편으로부터 학대를 받는 것은 그들이 남편과 헤어질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남편들만큼 취업의 기회가 많지 않은 데다 애들은 셋이나 되는데 봐줄 곳이 없기 때문일 겁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어린아이와 접촉하기보다는 정치인들을 만나봐야 합니다.

도발적 발언이 아닐 수 없었다. 이 발언이 더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오프라 윈프리 쇼는 그렇지 않았다. 진행자가 서둘러 광고를 내보냈기 때문이다. 광고타임이 끝나자 윈프리는 “12단계 회복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살 수 없었을 거라는” 방청객들로부터 더 많은 감사의 말들을 이끌어냈고 패널들의 마지막 멘트로 토크쇼를 마무리했다. --- pp.175-176

이 스튜디오 안에 계신 분들과 지금 이 방송을 보고 계시는 모든 분들이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보셔야 할 것은 신뢰와 믿음의 문제입니다. 여러분은 이 세상의 힘보다 더 강력한 힘이 있다고 믿나요, 아니면 믿지 않나요? 이것이야말로 진짜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우리는 오스틴의 남편이 허리 부상을 당했다고 믿고 있습니다. 사지가 멀쩡한 사람도 직장을 구할 수 없는 불경기가 찾아왔다고도 믿고 있습니다. 이 세상의 자원은 유한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게다가 네 아이들과 남편 그리고 스스로가 먹고 살 만큼의 돈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죠. 우리는 세상의 한계와 부정적인 면을 믿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이 세상의 한정된 사고 체계와 부정성을 던져버리고 대신 마음의 문을 열어 이런 한계를 부숴주실 하나님의 권능을 믿는 겁니다. --- pp.205-206

그로부터 3주 뒤 윈프리는 래리 킹 쇼에 출연했다. 그녀는 윌리엄슨의 출연을 예로 들며 자신이 “사람들을 정신적으로 고양시키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쇼의 초창기 시절에는 “제대로 성숙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인정하며, 반대로 지금은 “온갖 좋은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 나 자신과 쇼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pp.243-244

윈프리는 육아가 “미국 여성들의 중요한 문제”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논점은 금방 딜런 개인의 문제로 옮겨졌다. “인생의 계획을 세워야죠.” 윈프리가 딜런에게 한 말이다. 셰리 피터슨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나요?”라며 윈프리의 말에 동의했다. 윈프리는 자신의 입장을 거듭 표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너무 단순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우주에서 적용되는 몇 가지 기본적인 물리 법칙이 있어요. 내가 내뿜은 것은 항상 다시 내게로 되돌아온다는 거죠.”라고 말하며 딜런에게 이렇게 충고했다.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나세요. 그런데 사람들은 대개 삶이 자신을 지배하는 것처럼 인생을 살아가죠. 저는 이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정말이지 너무 답답해서 머리를 쥐어뜯고 싶은 심정이 돼요. 이건 아니에요. 삶을 살아갈 때 원하는 것을 결정하는 건 바로 당신 자신이고, 얻을 수 있다고 믿는 것도 바로 당신 자신입니다.” --- p.267

흑인 비평가들은 윈프리를 놓고 “자신이 진보적인 시민운동가로 알려지길 원하지만 사실 그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증거로 윈프리가 그날 방송에서 흑인들을 배제했던 점, 비난에 침묵으로 일관했던 점, 포사이스 주민들에게 회유적인 태도를 보였던 점을 들었다. 그간 윈프리의 행보를 주의 깊게 지켜본 사람이라면 그녀가 공민권을 부르짖는 개혁 운동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윈프리는 처음부터 “험악하고 증오에 가득 찬 흑인들”과 노골적으로 관계를 맺지 않았다. 이에 관한 자료는 각종 인터뷰, 비공식 기록, 윈프리의 생각을 편집해놓은 유명 자료들, 자신의 토크쇼, 웹사이트, 잡지 그리고 공식석상에서의 모습 등에서 숱하게 찾을 수 있다. --- pp.293-294

캐슬린 루니는 오프라 북클럽을 조사하고 난 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윈프리가 “책에 대한 지적인 토론을 소화해낼 만한 시청자들의 능력을 과소평가”했고 “대신 소설과 상관없는 다양한 이야기들, 즉 그녀의 쇼나 자신에 대해서 혹은 독자들에 대해서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런 이야기가 북클럽의 목적과 연관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윈프리의 교양 캠페인은 그녀의 더 큰 사업과 함께 주로 “자아구축”에 관심을 둔다. 이는 '워싱턴 포스트'의 사설이 지적했듯이 독서의 유익한 결과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어떤 종류의 자아가 여기에서 구축되는가? --- p.339

“제가 화나는 점은 오프라가 계속 사람은 돈으로 행복해질 수 없다고 강조하는 겁니다. 오프라는 '포브스'에서 꼽은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하나라구요.” “오프라가 세일할 때만 쇼핑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수백만 달러짜리 보석을 차고 나와서 자랑하더군요. 저는 이런 걸 보는 게 짜증나요.” 다른 이들도 윈프리의 자아는 그녀의 통장 잔액에 비례해 커진다고 말했다.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오프라의 그 ‘성인군자연’에 짜증내고 있다는 걸 알게 되니 반갑네요.” “오프라는 독선적이어서 저랑은 안 맞아요.” “두 달 전부터 오프라 쇼를 안 봤어요. ‘나, 나, 나’ 관심사를 견딜 수 없었거든요.” --- p.366

이처럼 정치경제의 실질적·구조적 제한요소마저 개인적인 결함으로 격하시키는 일은 『시크릿』을 다루던 방송에서도 드러났다. 두 번째 방송에서 방청객으로 참여한 젊은 미혼모 클라리사는 갑작스럽게 해고를 당한 상태에서 어린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었다. 이를 본 윈프리의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 “해고를 당하면 감사한 일이라고 말해야 해요. 그 직장이 클라리사의 자리가 아니었다는 뜻일 테니까요.” 클라리사의 이야기가 소개된 것은 윈프리의 정신요법 메시지가 옳다는 것을 증명해주었기 때문이었다. 방송 초반에 그녀는 자신을 해고한 직장 상사에게 매우 화가 났지만 지난 주 『시크릿』에 대한 방송을 보고 나서 문제는 “상사가 아니라 바로 나에게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옳았고 나는 너무 부정적이었다. 상사의 잘못이 아니었다.” 윈프리는 이런 식의 진단에 찬성하면서 클라리사에게 이전 상사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도록 했다.

--- pp.404-405

출판사 리뷰

2009년 1월 20일,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앞에 200만 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성서에 손을 얹고 "나는 능력이 닿는 한 미국의 헌법을 지키고 보호할 것입니다."라고 선서하는 순간을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VIP를 위해 마련된 400석 규모의 좌석에는 각계 유명인사들이 총출동해 자리를 빼곡히 메웠다. 그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오프라 윈프리였다. 윈프리는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우세했던 2007년 가을 공개적으로 오바마 지지 선언을 한 뒤 적극적인 선거유세와 천문학적인 액수의 정치자금을 지원했고, '오프라바마'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오바마의 킹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뉴스위크'에서는 이미 10년 전 '오프라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선언했다. 그만큼 그녀의 성공은 눈부셨고,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엄청난 영향력을 지녔다. 몸값이 수십억 달러에 달하고 '포브스'의 전세계 갑부 리스트와 '타임'이 선정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리스트에 매년 이름을 올리는 오프라 윈프리. 과연 이 '오프라의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 시대는 우리에게 무엇을 들려주고 있을까? 여기, 이 질문에 답하는 책이 한 권 있다.

문화 아이콘과 개인의 삶, 토크쇼와 학문이 한 자리에서 만나다
이 책 『오프라 윈프리의 시대』는 인간 승리의 위대한 모델이자 전세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엘리트로 우뚝 선 여자 오프라 윈프리를 독창적이고 도발적인 시각으로 분석한 문제작이다. 쓰레기 같다는 의미인 '트래시 TV'의 진행자에서 토크쇼의 여왕으로, 문화 아이콘으로, 대통령을 만드는 거대한 미디어 권력으로 성장한 오프라 윈프리. 언론학자인 제니스 펙은 윈프리가 왜 그리고 어떻게 수백만 시청자들의 우상이 되었는지, 지난 25년 간 '오프라 브랜드'는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를 신자유주의의 성장 및 승리와 연관지어 사회·역사적 맥락 속에서 조망해낸다.

제니스 펙이 보기에, 오프라 윈프리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확신범이었다. 첫 번째, 사람들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그럴듯한 구실로 신자유주의의 모든 사회구조적 문제들을 개인의 문제로 환원해 논의를 탈정치적인 영역으로 이끌어갔다는 것. 두 번째, 그러고도 자신은 고도의 정치적 전략을 사용해 문화권력의 최정점으로 올라선 뒤, 획득한 권력을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확대재생산에 이용했다는 것이었다.

오프라의 팬도 아니고 팬이었던 적도 없는 제니스 펙이 오프라 윈프리와 그녀의 미디어 제국에 펜끝을 들이대기로 마음먹은 계기는 "전 운 따위는 믿지 않아요. 저는 절대 스스로를 행운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는 윈프리의 말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메리칸 드림'의 치어리더에게서 흘러나온 이 오만하고 위선에 가득 찬 말보다 저자를 더 흥분하게 만든 건, 수입이 오프라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백만 미국인들이 그녀의 말에 박수치며 동의할 뿐 아니라 어떻게든 윈프리를 흉내내려 한다는 사실이었다.

저자는 더글러스 켈너의 '진단 비평' 방식을 차용하여, 오프라 윈프리가 신자유주의와 영합하고 지위를 획득해나가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TV 토크쇼나 잡지 인터뷰 같이 가볍고 말랑말랑해 보였던 미디어의 무서운 실체, 독자 자신이 발 딛고 사는 세계의 생생한 이면을 목도하게 된다.

문제적 자아와 회복운동
책은 2001년 9월 11일, 세계무역센터에 비행기가 돌진했던 사건 바로 다음주의 오프라 윈프리 쇼 방송으로 시작된다. 그 심각한 국가적 비상시기에 헨리 키신저, 루디 줄리아니, 조지프 바이든, 매들린 올브라이트 등 유력 정치가들이 낮 시간대 토크쇼에 줄줄이 참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녀의 영향력을 입증하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윈프리가 그런 지위를 가진 건 아니었다. 그로부터 10년 전만 해도, 오프라 윈프리 쇼는 "헛소리 쇼" "저질 토크쇼"라는 평론가들의 혹평에 시달렸다.

물론 대부분의 토크쇼가 평론가들의 눈총을 받던 시기였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윈프리 쇼의 기본 성격에 있었다. 그녀의 쇼는 여성 문제·빈곤·노숙자 문제·사회복지·실업 같은 생존 문제들을 개인의 심리적 결함으로 해석해버렸다. 사회적 문제는 개인의 문제로, 정치적 문제는 심리적 문제로 축소하는 지독한 환원주의에 빠졌던 것이다. 이는 부의 불공정한 재분배를 이루기 위해 여성 및 사회적 소수자, 가난한 자들을 내치는 레이건식 반동 정책 그리고 "모든 것은 피해를 입은 당사자 책임"이라는 이데올로기와 일란성 쌍둥이처럼 닮아 있었다.

모든 사회적 병리가 '문제적 자아'에서 비롯되고 그것을 회복시키는 것이 토크쇼의 역할이라 믿었던 윈프리의 쇼에 '상처받은 영혼들'이 줄줄이 등장한 것은 당연했다. 덕분에 윈프리 쇼는 본의 아니게도, "성격파탄자, 얼간이, 변태들의 퍼레이드"가 되었다.

오프라 윈프리, 변신을 천명하다
그러던 1994년, 오프라 윈프리는 "토크쇼라는 장르도 이제 하등 좋을 게 없는 넋두리나 푸념, 인신공격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습니다. (…) 누구에게나 어려움은 있고, 우리 모두는 그걸 해결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밝은 오프라light Oprah"로의 전환을 천명한 것이다. 오프라 윈프리는 토크쇼의 역할이 주요 시청자층인 여성들을 "교화하고" "역량을 강화"시키는 것이라 선언하고, 스스로에게 부여한 사명에 매달렸다. 이때 나타난 사람이 바로 "영성 심리학자"를 자칭한 전직 밤무대 가수 마리안 윌리엄슨이었다. 레이거니즘이 사회 병폐의 주범으로 몰아갔던 '문제적 자아'와는 대조적으로, 윌리엄슨은 선천적으로 완벽한 자아를 주장했다. 윌리엄슨에 따르면, 내재된 자아를 재발견하고 존중해주기만 하면 모든 문제는 술술 해결될 수 있었다.

윈프리와 윌리엄슨은 마치 사이좋은 자매처럼 죽이 잘 맞았다. 긍정적 사고를 통해 역량을 강화하라는 윌리엄슨의 메시지는 윈프리에게 새로운 치유기술을 제공해주었고, 윈프리 쇼는 윌리엄슨의 "정신요법"을 전파할 최고의 홍보수단이 되었다.

클린턴과 오프라 윈프리, 인종을 초월하다
오프라 윈프리의 선회 타이밍은 절묘해, 1990년대 중반 '제니 존스 쇼 살인 스캔들'을 계기로 새롭게 촉발된 TV 토크쇼에 대한 집중 공격을 피해갔다. 1995년의 "토크쇼 전쟁"에서도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는 사이, 대통령이 된 클린턴은 자신의 "새 언약"을 적극 선전했다. 미국의 "치유자"를 자처한 클린턴의 이미지와 정신적이고 치유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전략, 공동체와 책임감을 중시하는 수사학. 그리고 윌리엄슨의 정신요법. 이 둘은 톱니바퀴처럼 딱 맞아떨어졌고, 이로써 1990년대 후반 윈프리의 이미지 변신을 위한 정치적 환경이 무르익었다.

클린턴과 윈프리는 서로 '윈윈'하게 해주는 사업 파트너나 다름없었다. 윈프리는 "세상의 빛"이 되기로 맹세함으로써 "저질" 토크쇼 대열에서 탈출하여 홀로 비상했고, 클린턴은 1994년 총선의 민주당 참패 속에서도 자신과 신자유주의적 정치 어젠다를 소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둘 사이에는 또 다른 공통점이 있었다.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를 돌파한 선구자적 인물로 평가받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들은 인종 문제를 초월하지도 못했고 그럴 의지도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클린턴과 윈프리는 인종문제를 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개인의 책임"으로 몰아갔다. 그에 대한 해결방법 역시 사회적 불평등을 개선하는 것이 아닌 개인의 태도와 행동방식을 바꾸는 방향에서 모색되었다. 이들에게 있어 "인종문제의 초월"이란, 인종에 대한 사회적 의미를 평가절하하고 인종차별을 과거사로 치부하는 것이었다. 두 사람 모두 백인들의 환심을 사려 노력하는 동시에 "과장되고 상징적인 제스처로 흑인들을 달래며" 교묘하게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나갔다.

북클럽과 오프라의 성공
인종문제 초월이 윈프리가 이룬 경이적인 성공의 한 가지 열쇠라면, TV 토크쇼라는 '저질 문화'를 초월해 새로운 지평을 열어낸 것은 두 번째 열쇠에 해당했다. 오프라 북클럽은 다른 토크쇼들로부터 윈프리를 차별화시켰을 뿐 아니라, 상류층 시장에 윈프리를 어필하는 성과도 가져다주었다. 덕분에 오프라의 하포 프로덕션은 1990년대 말 "거침 없이 브랜드를 확장"시켜나갔다. 2000년 5월, 오프라 윈프리는 '오프라 매거진 O'를 발간함으로써 마침내 "미국 주류사회의 문화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그녀는 자기 프로그램에 앞다퉈 출현하려는 A급 인사들에 둘러싸여 있었고, 이미 중산층 전문직 여성들을 최고의 단골로 확보한 상태였다. 승승장구하는 오프라 윈프리 앞에 미디어나 비평가들의 비난 따위는 아무런 장애도 되지 못했다. 문제는 그녀가 고수했던 신자유주의적 세계관, 즉 '오프라의 시대'가 드러낸 한계였다. 윈프리와 그녀의 동지들은 똑같은 메시지를 앵무새처럼 반복해야 하는 논리적 딜레마에 빠져버린 것이다. 그것은 또한 '오프라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 대다수의 딜레마이기도 했다. 제니스 펙은 독자들 스스로 오프라 시대의 함정과 한계를 인식하고, 개인의 책임으로 떠맡겨졌던 사회 문제들을 정치적 논의의 장으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설득한다.

오프라 시대의 한계를 넘어
제니스 펙은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 70편에 달하는 '오프라 윈프리 쇼'와 '오프라 매거진 O', 오프라 북클럽에서 소개된 책, 수많은 신문기사와 수백 권의 참고자료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듯 꼼꼼히 탐사했다. 그리하여 오프라 윈프리의 미디어 제국이 현대사회의 정치경제·문화·종교적 흐름과 사이좋게 엮이고 스며들어가는 과정을 마치 하나의 재미난 토크쇼처럼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토크쇼와 유명 연예인이라는 '솜털 같이 부?러운' 소재를 버무려 정치권력과 문화권력이 만나고 헤어지는 풍경을 가차 없이 드러낸 『오프라 윈프리의 시대』는 전문가들로부터 "미디어 비평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수작" "학문과 삶을 제대로 소통시킨 성과물"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맞는 말이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비단 한 여성 연예인의 성공과정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신자유주의 후폭풍을 심하게 앓고 있는 우리 모두의 일상에 드리워진 빛과 그림자에 다름 아니다. 이를 인식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은 미디어와 세계를 향하는 정직하고 날카로운 프레임 하나를 선물해준다. 그 틀을 통해 어딘지 불편하지만 실체가 모호했던 우리 삶의 문제들을 직시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획득하는 일은 온전히 읽는 이의 몫으로 남겨진 즐거움이다.

추천평

버락 오바마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기 훨씬 이전부터 오프라 윈프리는 미국 정치에 영향력을 발휘했다. 오프라 효과를 이해하고 싶다면 『오프라 윈프리의 시대』를 읽어라.
미키 맥기 (Mickey McGee, 『자기계발 주식회사: 미국의 개조 문화』 저자)
오프라와 오프라 현상, 그리고 그것이 오늘날 미국의 정치·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설명해주는 뛰어난 책! 학문과 삶을 성공적으로 소통시킨 명저다.
로버트 맥체스니 (Robert W. McChesney, 『소통의 혁명』저자)
통찰력과 독창성이 빛나는 책이다! 제니스 펙은 오프라 윈프리가 단순한 토크쇼 진행자나 연예인이 아닌 이 시대의 목소리임을 보여준다. 오프라 윈프리, 그녀는 해결되지 못한 우리 시대 모순의 산물이다.
조지 립시츠 (George Lipsitz, 『어둠 속의 발소리』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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