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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글씨에서 항일운동가의 숨결을 느끼다
추천의 글 사람의 성정과 기질을 글씨에서 찾는 필적 수사관 1장 글씨가 내게 말을 걸다 사람과 필적 / 나는 왜 글씨에 빠졌나 / 항일운동가와 친일파 글씨의 재발견 2장 필적은 말한다 필적은 뇌의 흔적 / 필적은 말한다 / 글씨를 보면 성격이 보인다 / 항일과 친일, 글씨부터 다르다 3장 글씨로 본 항일과 친일 김구 대 이완용 / 여운형 대 여운홍 / 이승만 대 박영효 / 손병희 대 최린 / 이준 대 조중응 / 이시영 대 윤덕영 4장 자결로 항거한 항일지사의 글씨 의로운 죽음, 통한의 죽음 / 유서 남기고 자결한 조병세 / 통절한 절명시에 담은 의혼, 황현 / 의로운 비분강개, 이성렬 / 숙유의 한이 목숨을 가르다, 이만도 / 망국을 탄식한 강개지사, 정재건 / 음독 자결한 형조판서 김석진 / 이름 없이 사라져간 선비들 5장 친일파와 일본 침략자들의 글씨 지금도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 친일문학의 선구자 이인직의 글씨 / 친일파 서첩 / 일본 간부를 초대한 친일 권력들의 편지 / ‘이준 열사의 가족을 염탐하라’는 권중현의 간찰 / 정한론 주창한 사이고 다카모리 / 한국 병합의 기초 마련한 이토 히로부미 / 조선 총독 미나미 지로 6장 인간을 닮은 글씨, 글씨에 담긴 인생 눈물겨운 삶의 기록들 / 면암 최익현의 거의록 / 의병장 유인석의 눈물 편지 / 의병의 마지막 편지, 서상렬의 절규 / 의병장 양한규의 쌀 한 섬 빌려달라는 편지 / 의거를 앞두고 가족을 부탁하는 김지섭의 편지 / 일제 침략을 규탄한 곽종석의 포고문 / 의병장 권세연의 창의문 / 의병 정경태의 창의통문 / 만주 투사 이종혁의 옥중 편지 / 헤이그 특사사건의 주역, 이상설의 편지 / 대한인국민회 이대위의 선서문 / 이능화의 조선사 집필 자료들 7장 글씨가 바로잡아준 역사의 진실 묻혀 있는 역사를 찾아서 / 의열단 제2차 대암살 파괴계획의 밀고자는 황옥이 아니다 / 운허는 일본군과의 전투 중에 죽은 것이 아니다 / 항일투사 ‘김혁’의 이름은 1912년 이전에도 사용했다 / 김학규 장군의 본관은 의성이 아닌 안동이다 / 『삼일운동비사』의 최초 제목은 『삼일운동비사실기』였다 8장 글씨에도 명품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 주옥같은 글씨들 / 오세창의 ‘삼한일편토’와 ‘부고재진상’ / 최남선의 인생을 후회하는 시 / 조선백자 같은 허위의 간찰 / 홍만식의 매화도 / 병풍 뒤에서 나온 홍기조의 간찰 / 박헌영의 암호 편지 / 서예 작품보다 멋진 이범석의 간찰 9장 진흙 속에서 진주 찾기 글씨와 함께한 희로애락 / 쓰레기통으로 갈 뻔한 진품 / 시련은 있어도 포기는 없다 / 고민고민하다가 놓친 물건들 / 우여곡절로 인연 맺은 안희제, 나철 / 조병옥의 술 모임 / 윤세복이 쓴 신채호의 『이순신전』 필사본 10장 글씨 수집에서 나는 인생을 배웠다 진품 구별법: 진짜와 가짜 사이 / 컬렉션 십계명: 나의 수집 원칙 부록 1. 성공하는 사람은 글씨체가 다르다 2. 역대 대통령의 글씨 분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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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정하고 글씨 수사관이 되기로 했다. 역사 인물들의 글씨에 정신과 인격이 숨겨져 있다면 그것들을 속속들이 파헤치고 싶었다. 특히 항일운동가와 친일파, 이 두 대척점에 선 인물들의 정신세계를, 글씨를 통해 그 의문을 풀어보고 싶었던 것이다. --- p.37
글씨를 보면 그 사람이 어느 정도의 학식이나 정신적 수준을 갖췄는지, 성격이 어떤지, 어떤 마음 상태인지 알 수 있다. 학식이 높은 사람은 글씨가 완숙하고, 선 굵은 대인의 면모를 가진 사람은 글씨가 크고 속도도 빠르고 시원시원하다. 곧은 품성을 가진 사람은 글씨에 힘이 있고 최소한 정제된 균형미가 있다. 자결한 사람, 관료로 평생을 바친 사람, 의병장으로 기개를 떨쳤던 사람, 어진 선비, 교활한 친일파 등의 특징이 글씨에 유형적으로 드러나고 구체적인 성격도 밀도 있게 분석해보면 알 수 있다. --- p.56 항일운동가의 전형적인 글씨체는 작고 정사각형 형태로 반듯하며 유연하지 못하고 각지고 힘찬 것이 많다. 글자 간격은 좁고 행 간격은 넓으며 규칙성이 두드러진다. 반면 친일파의 전형적인 글씨체는 크고 좁고 길며 유연하고 아래로 길게 뻗치는 경우가 많다. 글자 간격이 넓고 행 간격은 좁으며 규칙성은 떨어진다. 일부 친일파는 극도로 불안정한 필치를 보인다. --- p.93 자결한 항일지사들의 글씨는 더 반듯하고 더 규칙적이며 상당히 정돈되어 있다. 글자의 선은 곧고 각진 것이 많다. 이들 특징은 일반적인 항일운동가와 다를 바 없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한 가지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마음먹은 것을 곧 행동에 옮기는 습성, 빠른 결단력, 이것이 속도의 빠름과 관련 있다. --- p.148 가장 흥미로운 것은 글씨에 얽힌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때이다. 그럴 때면 나는 고대 유물의 수수께끼를 푼 고증학자처럼 발견의 즐거움에 도취되곤 한다. 수집의 묘미는 이런 맛에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르거나 역사서의 내용과도 차이가 있는 경우, 나는 더 신중하게 역사자료들과 내가 알고 있는 지식 사이의 갭을 좁히려 노력한다. 몇 번이고 확인하고 전문가의 이야기를 경청한 후에 역사의 퍼즐 맞추기를 해보는 것이다. --- p.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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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닮은 글씨를 분석하고, 글씨에 담긴 인생을 배우다
붓이나 펜으로 쓴 손 글씨를 찾아보기 힘든 현대에는 누구든지 글씨체가 다 거기서 거기 아니냐고 치부해버릴 것이다. 그러나 강력범죄를 주로 다룬 검사가 글씨에 매료되어 1천여 점의 친필 글씨(간찰, 서예 작품, 문서, 책, 사료 등)를 모았다면? 그것도 항일운동가와 친일파의 친필만을 모아 마치 수사관이 친필 감정을 하듯 그 글씨들을 분석해보았다면? 그렇다면 과연 분석가는 그 글씨에서 어떤 진실의 목소리를 들었을까? 『필적은 말한다』의 저자 구본진에게는 검사라는 직업과 함께 글씨 컬렉터라는 말이 부제처럼 따라다닌다. 십년 넘게 전국의 고서점과 미술상을 돌아다니면서 글씨 수집에 빠져 있는 그는 글씨가 ‘뇌의 지문’이며, 글씨가 곧 사람이라고 말한다. 즉 사람의 성정과 기질이 글씨에 반영되어 있어서, 글씨를 들여다보면 마치 관상을 보듯이 그 사람을 훤히 꿰뚫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항일운동가의 정신과 숨결을 글씨를 통해 깊이 느꼈고, 이와 대비되는 친일파의 글씨들까지 수집하고 분석하여, 역사의 대척점에 서 있는 두 부류의 글씨를 심도 있게 비교 분석한다. 이런 작업을 통해 저자는 “글씨에서 인생을 배웠다”고 말한다. 한 점 한 점 수집한 항일운동가 4백여 명, 친일파 1백5십여 명의 친필 유작들이 말하고 있는 진실에 귀 기울이며, 저자는 인생과 운명과 역사의 비밀들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고 한다. 예를 들면 김구의 졸박성과 이완용의 교묘함, 여운형의 지조와 여운홍의 환절, 이승만의 절제와 박영효의 일탈, 손병희의 호방함과 최린의 공교함, 이준의 웅혼함과 조중응의 경박함을 그들이 남긴 친필을 통해 읽어내고, 나아가 항일과 친일 인물들의 역사적 의미를 새롭게 재조명하고 있다. 한편 검사라는 직업적 특성에 맞게 연쇄살인범, 암살자 등 특수 강력범의 필적 분석기도 담아 주목을 요하며, 성공하는 사람의 글씨는 무엇이 다른지, 또 역대 대통령의 글씨들은 어떤 특성이 있는지 등등 흥미로운 분석도 책에 담았다. 결론적으로 그는 글씨를 잘 다듬는 것이 인격과 정신 수양에 중요하며, 글씨체를 바꾸는 것만으로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더구나 지금과 같이 혼돈스런 시대에 항일운동가의 정신이 담긴 글씨를 보고, 헤아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넌지시 말하고 있다. 그가 이렇게 올곧은 사상가와 항일운동가들의 글씨에 빠져든 것은 어쩌면 김구 선생이나 안창호 선생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 필적할만한 우리시대의 바른 스승의 글씨와 정신에 목말라 있기 때문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