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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베네치아 : 카사노바를 찾아서
베네치아, 촉촉한 우수에 젖은 고향 파도바의 젊은 지성 감각의 순례자 무라노 섬에 열린 금단의 열매 사랑의 전희, 유혹의 식탁 축제와 카페 플로리안 듀칼레 궁전, 신을 모독한 바람둥이의 감옥 카사노바의 흔적을 간직한 곳, 비블리오테카 마르치아나 카사노비스트와의 첫 만남 전생에 포도나무였던 시인 2. 로마 : 사랑은 광기다 금지된 사랑, 레오닐다 사랑의 포로, 카스트라토 벨리노 고결한 사랑, 앙리에트 3. 파리 : 유랑하는 천재 상류 사회를 동경하는 벤처 사업가 퐁텐블로 성의 정치적 탕아 악덕과 미덕 사이 파리의 보물,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계몽주의의 지성 볼테르와의 만남 샹티이에서 보낸 하룻밤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한 유행의 선구자 돈과 쾌락을 위한 기행 카사노바의 사생아 카사노바의 마지막 연인 4. 프라하 : 카사노바를 추억하다 카사노바의 예술적 재능과 감성 둑스 성의 위대한 기록자 카사노바와의 마지막 대화 쾌락은 신이 선물한 최고의 미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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둑스 성에서의 생활은 도처에 적들이 진을 친 것 같은 생활이었다. 시장, 의사, 집사, 요리사, 문지기 등이 모든 방법을 동원해 늙은 카사노바에게 상처를 입혔다. 그래서 카사노바는 심한 우울증에 빠졌다. 그러나 진짜 적은 늙음과 외로움이었으리라. 그는 프라하, 빈, 드레스덴, 라이프치히를 여행하며 옛 친구들을 만나고, 과학자나 문인들과 소식을 교환했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친구들을 통해 새로운 의욕을 가지려 했다.
그리고 이런 우울한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카사노바는 1790년부터 자기의 인생을 회고하는『나의 인생 이야기』를 집필하기 시작했다. 과거로의 여행은 옛 사람들과 사건들을 다시 만나는 즐거움을 맛보게 했다. 뜨겁고 자신만만하게 사랑했던 여인들을 그는 회상 속에서 다시 만났다. 그는 모든 걸 생생히 기억했고, 무얼 먹었는지도 확연히 추억했다. --- p.2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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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노바의 자유 의지와 분방한 삶은 늘 금기를 뛰어넘었어요. 마치 선동가 같지 않나요? 이런 선동가가 많을 때 우리는 시대가 변하고 있다고 말하지요.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는 카사노바를 ‘친밀성의 혁명가’라고 평가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렇소. 카사노바는 중세 내내 집이라는 울타리에 갇혀 있던 여자들의 성과 사랑을 해방시켰다는 점에서 혁명적이며, 또한 그는 내적인 사랑의 감정을 언어화했고, 모든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했으며, 그들을 재산이나 소모품이 아닌 진정한 파트너이자 인간으로 대했다는 것이에요. 인간이 근대에 와서야 이성과 감정을 지닌 주체로서 ‘개인’을 발견했다고 할 때, 카사노바는 바로 그 근대적 인간의 출발선에 있었고 주변 여자들 역시 그를 통해 근대적 인간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는 게 앤서니의 평가였소.”
--- pp.156~1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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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에트와의 사랑은 카사노바에게 가장 아름답고 고결한 사랑이었다. 훗날 앙리에트는 편지에 고백했다.
“당신을 버려야만 했던 건 제 자신입니다. 나에 대한 생각으로 슬퍼하지 마세요. 우리가 나누었던 즐거운 꿈을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운명을 불평하지 않았고, 서로 함께 한 3개월 동안만은 완벽하게 행복했다는 걸, 그토록 아름다운 꿈이 그렇게 지속된 적은 없었다는 걸 자랑스러워해요. 앞으로 다가올 내 인생에 더 이상의 사랑은 없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다시 사랑하기를 원합니다.” --- pp.116~1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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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언제나 자유를 즐겼고 그의 생각은 늘 앞서갔으며 다방면에 수완을 발휘해 열심히 살았습니다. 만일 여자나 농락하고 남의 돈이나 사취했다면 오늘날 카사노비스트들은 없을 것입니다. 카사노바는 지적인 작가이면서 경제통이었고 정치적 로비스트였으며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으며 사람들과 교제했습니다. 우리는 그가 남긴 업적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는 온 유럽을 떠돌면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으니 고달픈 인생이었겠죠?” “파란만장했다는 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성향 때문이고, 솔직하고 직설적이고 즉흥적인 판단과 말 때문에 늘 손해를 본 사람이긴 했습니다. 고국 베네치아에서 추방당하기도 했구요. 무슨 일에 열중하든 늘 여인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사람이니 고달프다기보다는 즐겁고 행복했겠죠.” “저는 한국의 카사노비스트입니다.” “하하. 당신이 자유롭고 이 순간에도 사랑에 취해 있다면 믿겠습니다. 게다가 박식하다면 말입니다.” --- pp.88~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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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베네치아. 내가 이곳으로 와서 누굴 만나려 했던가. 오래 전 낡은 책 속에서 만난 남자 카사노바가 어디서 나를 기다리고 있단 말인가. 짐을 풀고 매무시를 가다듬고서 나는 그를 만나러 나가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난감했다. 200년의 시공을 넘어 우리는 과연 그를 만날 수 있을까.
난 어디든 갈 것이다. 찾아간 그곳에 그가 없으면 지나간 흔적 속에서 상상의 동거를 할 것이다. 카사노바, 그가 어디서 나를 놀라게 해줄지는 알 수 없다. 만일 지구 반대편에서 온 한국인이 자신의 생애와 흔적을 열심히 좇아간다면 그는 결국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어, 혹은 스스로 감동하여 존재를 드러내며 목멘 소리로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난 억울하오. 후세 사람들이 나를 뭐라 하는지 다 들었소. 당신은 내 하소연을 들어준 유일한 사람이구려.’ --- pp.15~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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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를 뛰어넘어 세상과 여성을 유혹한 매혹적인 방랑자 카사노바. 시공을 초월하여 새롭게 재조명되는 위대한 유혹자의 삶과 사랑의 기술
18세기가 낳은 전설적인 로맨티스트이자 자유로운 삶을 추구한 진정한 쾌락주의자 카사노바. 당시의 그 어떤 영웅보다 긴 생애 동안 유럽 전역을 떠돌며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인생과 사랑을 탐닉했던 그는 탁월한 세기의 유혹자일 뿐 아니라 명망 있는 사제였고, 철학가이자 외교관이었다.
또한 당시 유럽의 사회 문화 풍속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연구자료 『나의 인생 이야기』외 수많은 저서를 남긴 유럽의 지성으로, 음악과 미술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예술가로, 패션과 유행을 선도한 스타일리스트로, 탁월한 미감을 가진 이탈리아 퓨전요리의 달인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천재적이고 창의적인 재능을 자랑한 독보적인 존재이기도 했다. 『감각의 순례자 카사노바』는‘시대의 탕아’라는 후대인의 편견과 오해 속에 가려졌던 카사노바의 색다른 삶의 진실과 남다른 인생 철학, 아름다운 여인들과의 애틋한 로맨스를 좇아 200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카사노바의 삶 속으로 떠난 흥미진진한 기록이다. <안티쿠스>라는 서양 고서적 사이트 운영자이자 벤처 기업가, 각종 매체에 문화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인 저자 김준목이 어느 날 발견하게 된 카사노바의 회고록『나의 인생 이야기』. 그 어떤 가치보다 자유의지를 높이 추구했던 열정적인 그의 삶은 저자로 하여금 급기야‘호색한’의 대명사로 알려진 카사노바의 숨겨진 진면목을 찾아 그의 흔적이 남아 있는 베네치아, 로마, 파리, 프라하로 여행하도록 이끈다. 저자가 첫 번째로 찾은 도시는 카사노바가 청년 시절을 보낸 고향 아드리아 해의 진주 베네치아. 한때 성직자로서의 꿈을 품기도 했던 카사노바는 그곳의 명문 파도바 대학에서 인문학을 비롯한 경제, 정치, 문화 전반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쌓으며 훌륭한 저술가로서의 기초를 다지게 된다. 그러나 어린 자매와의 사랑을 시작으로 수녀와의 금기된 관계, 모녀와의 광기 어린 열정을 불태우는 등 사제의 길에서 거침없는 감각의 순례자로, 욕망의 솔직한 목소리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인생의 좌표를 전면적으로 수정하기에 이르고, 이후 40여 년 동안 100여 명의 여인들과의 아슬아슬한 로맨스를 펼쳐 보인다. 상대의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불태웠지만 끝내 희극배우였던 부모에게서 태어났다는 신분상의 열등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카사노바. 파리에서는 복권 사업을 처음으로 도입하여 성공시키고, 재정문제 전문가로 인정받아 프랑스의 외무부 특사 자격으로 활동하는 등 뛰어난 사업 감각과 정치적 식견으로 상류사회를 동경하던 그의 꿈을 실현시키기에 이른다. 저자가 카사노바의 일생을 좇아 마지막으로 향한 도시는 프라하. 화려하고도 열정적이었던 파리에서의 짧은 행복을 뒤로 한 채 카사노바는 체크의 둑스 성에서 도서관 사서로 일하면서 인생의 황혼에 다다른 고독한 존재로서 음울한 말년을 보낸다. 그러나 이 시기에 카사노바는 세계 최초의 공상과학소설을 비롯하여 계몽주의 사상가인 볼테르의 철학과 사상, 종교관을 신랄하게 반박하는 저서와 자신의 회고록 등 40여 권의 책을 집필하는 정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가 베네치아에서 만난, 카사노바를 사랑하는 카사노비스트들은 카사노바에 관련된 출판 활동뿐만 아니라 카사노바가 가지는 역사적 · 문화적인 의미까지 다양하게 확장시켜 나가는 사람들이었다. 또한 파리의 고서점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의 주인을 비롯한 여러 지인들을 통해 전해 들은 카사노바에 관한 숨겨진 드라마틱한 에피소드와 색다른 인식들은 우리들이 가진 카사노바에 대한 천편일률적인 오해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오래된 서적 속에 기록으로만 남아 있는 카사노바의 열정적 삶을 현대적 의미로 되살리는 작업일 뿐만 아니라 오늘날 유럽인들의 삶과 사랑, 생활 속에 존재하는 카사노바에 대한 또 하나의 생생한 기록인 셈이다. 더불어 이제껏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유럽의 고서적상에서 직접 수집한 카사노바에 관한 100여 컷의 화려한 도판과 당시와 오늘날의 유럽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진들이 어우러져 더욱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성을 위해 태어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전부를 걸었던’카사노바. 그는 인생을 정신과 쾌락의 종합 예술로 승화시킨 진정한 예술가였다. 『감각의 순례자 카사노바』를 통해 다양한 재능과 아름다운 로맨스가 가득한 환상적인 카사노바의 인생을 경험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