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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가는 세상에서 길을 잃은 듯한 느낌을 안고 살아가던 ‘조’는 휴가차 떠난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나무그늘을 이용하여 커피를 키우는 ‘미구엘’을 통해 조는 도시에서 잃어버렸던 자신을 찾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자기나라 글도 모르던 미구엘은 조에게 글을 배우고, 기업에게 자신의 땅을 팔지 않고 전통적인 농법으로 계속 커피를 키운다. 고향마을에 돌아온 조는 까페의 여인에게 자신이 가져온 커피와 함께 자신의 경험을 전해주고, 작가가 꿈이었던 여인은 조의 이야기를 글로 쓴다. 그것이 바로 이 <커피 이야기>다. (이 소설은 이중구조로 되어 있다.)
‘자신의 노래’에 귀를 기울인 여인과 미구엘은 ‘커피잔 점’의 예언처럼 잃어버린 꿈을 찾아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조와 미구엘이 나누는 인간적인 교감, 그리고 소중한 것을 지켜내는 힘은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이 가져다주었던 감동을 떠올리게 한다. 표지와 본문에 사용된 아름다운 목판화는 심미안을 갖춘 독자들의 눈길을 끌고, 이야기의 전개와 맞물려 감동의 깊이를 더해준다. <나무를 심은 사람>에서 ‘부피에’ 노인은 나무를 심고 가꾸는 끈질긴 노력으로 숲을 탄생시키고 희망과 행복의 부활을 가져왔다. <커피이야기>의 숲은 더 좋은 커피를 생산해주고 빈곤에 처한 농민을 살려주고 지속가능한 삶을 가져다준다. 작가의 실제 경험을 작품화한 이 짤막한 소설은 ‘세계화’로 대변되는 획일화된 세상에서 ‘자신의 노래’를 따라 사는 사람, 숲을 만드는 사람이 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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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그늘에서 새들의 노래를 듣고 자란 ‘특별한 커피’에 대한 특별한 소설
1. 커피에 관한 몇 가지 진실
인류가 한 해에 마시는 커피는 4,000억 잔이 넘는다. 석유 다음으로 유통량이 많다. 그러나 커피 유통?가공 업체들이 사상 최고의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반면, 커피 생산자들은 자녀들을 학교와 병원에도 보내지 못하는 절대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의 무조건적인 커피 생산 독려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커피콩의 가격이 폭락했고, 세계적인 커피회사들이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자본들은 초원과 숲을 밀어낸 ‘녹색사막’에 기계를 들이고 약을 쳐서 커피를 재배함으로써 커피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땅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우리가 커피 한 잔으로 여유를 즐기는 것처럼 커피 농부들도 삶의 여유를 가지며 커피를 재배할 수는 없을까? 환경친화적이면서 경제적인 방법으로 커피를 재배할 수는 없을까? 우리나라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지만, 소설 <커피 이야기>에 나오는 ‘그늘재배 커피’가 하나의 답이 될 것이다. 나무그늘을 이용한 커피 재배는 자연친화적 농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혼농임업混農林業이다. 땔감용 나무와 잎이 큰 바나나나무 등을 층층이 뒤섞어 심고 그 아래에 커피나무를 심으면 강한 햇볕과 비로부터 커피를 보호할 수 있고, 뙤약볕 아래 키우는 커피에 비해 오랜 시간 천천히 익어 맛이 훌륭한 커피콩이 된다. 농민들은 땔감과 먹을거리도 얻을 수 있어 자급자족 생활이 가능해진다. 2. 담백한 문장, 묵중한 울림 <커피 이야기>는 간결하고 담백한 문장으로 인물들의 생각과 행동, 그들이 처한 환경, 변해가는 세상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다. 작가의 감정 노출을 극도로 자제한 문체는 오히려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작품의 메시지를 자신의 삶과 현실에 여러 각도로 대입해 볼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조’가 세상의 변화에서 느낀 소외감은 누구나 살아오면서 한번쯤 느껴보았음직한 것이다. 또한 손과 기계 사이에서 갈등하는 ‘미구엘’에게서 보듯 전통과 현대의 충돌이 가져온 삶의 위기는 ‘세계화’가 몰아닥친 곳이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현실이다. <커피 이야기>가 성취하고 있는 이런 ‘전형성’은 생동감 있는 현재형 문장을 통해 더욱 생생하게 형상화되고 있다. 이야기 속에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쓰는 스페인어 낱말들이 등장한다. 우리말로 옮긴 문장들 속에서 생경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말’은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는 미국에서 태어나 살았지만 중앙아메리카에 가서 그들의 스페인어를 쓰면서 그들과 동화할 수 있었다. 이 소설의 원제인 ‘A Cafecito Story’에서 ‘Cafecito’는 도미니카를 비롯한 중미에서 주로 마시는 진한 맛의 커피이다. 도미니카 출신인 작가는 조국의 말을 통해 조국의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영어가 세계를 제패해가고 있는 오늘날, 조국의 말을 통해 자국문화의 독자성을 살리려는 작가의 의도로도 생각된다. 작가의 남편인 빌 아이크너가 쓴 후기는 놀라움으로 다가온다. 소설 속의 이야기가 작가 부부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으며 소설에서 이야기한 희망이 현실임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원고에 쓸 자료를 수집하러 우연히 산속 농장을 찾았다가 전통적인 방식으로 커피를 재배하는 농민들을 만나 공동체를 이루기까지의 과정은 소설 못지않은 감동을 준다. 이들 부부는 지금도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유기농 커피농장 ‘까페 알따 그라씨아’를 운영하고 있다. 참고 자료 까페 알따 그라씨아Cafe Alta Gracia 홈페이지: www.cafealtagracia.com 도미니카 공화국에 있는 유기농 농장의 특산 커피를 미국의 소매시장에 직수입하고자 줄리 아 알바레스와 빌 아이크너가 만든 커피 협동조합이다. ‘알따 그라씨아’라는 이름은 그 지역의 수호신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높은 은총’를 뜻한다. 환경, 사회, 경제, 교육 분야에서의 지속가능성을 통해 대자연의 은총을 확산시키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커피를 구입할 수도 있는데, 그 판매 수익으로 알따 그라씨아 재단은 농장에 학교를 세워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글을 가르쳐주고 있다. 처음에는 문화센터를 지을 생각이었으나 가장 심각한 문맹 문제부터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외국인 방문자들이 지속가능성에 대해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알따 그라씨아 농장은 도미니카 공화국 피고 두아르테(카리브해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해발 3,087미터)의 경사면에 있는 60에이커의 농장이다. 화산재 토양과 시원한 밤, 나무그늘을 통해 걸러지는 따뜻한 햇볕과 부드러운 비가 최고의 ‘아라비카’ 커피를 만들어낸다. 여기에 커피를 따는 일부터 껍질을 벗기고 씻고 말려 선별하는 일까지 모든 과정이 손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독특한 기술과 경험, 커피에 대한 애정 덕분에 이 농장에서는 매년 세계 최상질의 커피가 생산되고 있다. 참고한 기사 시사저널 677호 2002. 10. 17 ― ‘커피 농민’ 굶어 죽게 생겼다 한국일보 2002. 9. 3 ― ‘스타벅스’ 성공신화 뒤엔 일당 2弗 원산지 커피農 동아일보 2002. 7. 5 ― “자연은 있는 그대로” 印尼 시르나레스미 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