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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킹 베를린
천유로 세대의 위험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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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기차에서

드디어 베를린에
에로틱 채팅
엑스타스의 낸시
즉흥적인 결혼
쿨한 뉴요커
오아시스 사람들
밀란, 진정한 사랑
취리히의 악몽
다시 프라이부르크로
로젠하임의 수녀원
새로운 출발

감사의 말
이해를 돕는 글 독일의 성매매법과 「섹스 워커」라는 직업

저자 소개 1

소니아 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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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외딴 부속 섬에서 태어났다. 열아홉 살에 고향을 떠나 독일 베를린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다. 갓 부모로부터 독립한 고학생이 구할 수 있는 대부분의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결국 인터넷 채팅, 안마시술소, 퀴키 클럽 등, 젊고 아름다운 여대생이 고수입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성매매 업소에서 일했다. 섹스를 팔아 생활비를 벌면서 안정된 직장과 번듯한 미래를 꿈꾸던 분열된 나날은 하나하나 글감이 되어 이 책에 기록되었고 출간되자마자 단박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지금은 전공을 살려 한 정보통신회사의 인턴사원으로 일하며 어린 아들과 함께 베를린에서 살고 있다.
역자 : 황현숙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독어학으로 석사를 마치고, 독일 빌레펠트 대학교에서 일반언어학을 전공했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패션의 클래식』『회화(클라시커 50)』『마녀에게도 휴가가 필요해』등의 독일어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오스트레일리아 센트럴 퀸즐랜드대학교에서 회계학 석사과정을 마친 후 현재 시드니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우리말로 옮기는 일을 하고 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3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41쪽 | 468g | 138*224*30mm
ISBN13
9788901093062

출판사 리뷰

2008년 독일 사회에 충격을 던진 화제의 베스트셀러 논픽션!

『퍼킹 베를린(Fucking Berlin)』은 평범하게 자란 한 여성이 대학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성매매를 선택하고 공부를 병행하며 졸업하기까지 경험한 일을 생생하게 담아낸 책이다. 독일에서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두 달 만에 15만 부의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이 책이 출간 직후 단박에 베스트셀러 목록에 진입한 사실은 젊고 도전적인 독일의 수많은 여대생들이 이와 같은 위험한 선택에 직면하고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슈피겔)는 서평이나, “소니아 로시의 이야기는 대도시로 딸을 유학 보내는 많은 부모를 두렵게 만든다. 경제적 자립을 꾀하는 대학생으로서, 닥치는 대로 일도 해보고 여러 지원 창구도 두드려봤지만 그 돈으로 ‘생존’은 가능하나 ‘생활’은 불가능했다고 그녀는 말한다”(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던 인터뷰 그리고 수많은 아마존 댓글들은 이 책에 집중된 언론과 독자의 관심을 말해준다.
부모로부터 독립해 홀로서기를 시작한 대학 생활이 꿈과 패기와 낭만과는 동떨어진 세계로 흘러들어가기까지, 그 여성이 살아내야 했던 삶은 오늘날 일명 ‘천유로 세대’가 처한 날것 그대로의 현실인지도 모른다. 그녀의 이야기가 남다른 주목과 공명을 얻은 이유가 아닐까.

원하는 대로 살 수만 있다면 내 영혼이라도 팔겠다

「어린 시절 귀에 못이 박이도록, 성공하려면 대학에 가야 한다는 말을 들어왔다. 만약 내가 학교를 포기한다면, 지루한 일과 형편없는 보수를 받는 직업을 갖고 아이들을 키우며 밤에는 피곤에 절고 휴가는 정원에서 보내는 삶을 살 수도 있을 것이다. 세계여행도, 뭔가 지적인 욕구도 없이 돈 걱정만 내내 해야 하는 삶.」(73쪽)

이탈리아의 작은 섬 출신인 소니아 로시는 열아홉 살이 되던 해 자신이 속해 있던 작은 세계를 떠나 베를린으로 유학을 떠난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남부럽지 않은 삶에 대한 기대가 있었기에 낯선 도시를 향한 모험이 두렵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하르츠4 법안 시대의 대학생이 감내해야 하는 아르바이트 생활은 너무나 가난하고 고단했다. 엄습해오는 향수병 앞에서 유일한 위안이 되는 애인과 쇼핑을 하고 여행도 떠나며 일상을 나누고 싶은 청춘의 욕망 또한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다. 게다가 더 좋은 직업과 여유로운 삶을 위해 선택한 대학조차 ‘예비 천유로 세대’에 불과한 위태로운 현실일 뿐이고, 그나마 졸업이라도 해야 꿈꿔볼 여지라도 생긴다. 결국 그녀는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길을 선택한다. 꿈을 꾸는 수많은 젊은 청춘이 지금 그 시험대 위에 올라 있다.

대학생이자 창녀로, 아내이자 애인으로 살아온 시간을 말하다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대학생, 창녀, 아내 그리고 애인 등 여러 역할들을 해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율을 뺀 다른 대학친구들은 내가 학비를 내기 위해 평범한 직업세계 밖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율은 나를 이해하는 듯했고 가끔씩 내가 괜찮은지 물어보긴 했지만 학비지원금을 받는 그녀에게 내 삶은 결국 낯설 수밖에 없었다.」(306쪽)

소니아가 매춘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까지는 1년이라는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스무 살까지 매춘과 내 인생의 접점은 제로”였다고 말하는 그녀이지만 한번 시작된 매춘 생활은 5년이란 시간 동안 지속됐고, 매춘 생활에 회의를 느낄 새도 없이 주머니 속엔 몇 백 유로의 돈이 쌓였고 또 금방 사라졌다.
극심한 가난 앞에서 여성이 비교적 쉽게 경제적 빈곤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매춘밖에 없다고 그녀는 담담히 말한다. 물론 처음부터 쉽게 몸을 판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처음부터 매춘부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유년 시절 매춘부가 되리라고 상상해본 적도 없었다. 그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매춘부들도 마찬가지”였으니까. 하지만 “웹 캠 앞에서의 스트립은, 몸을 맞대는 성적 행위와는 다르다고, 손으로 마사지하고 자위를 도와주는 접촉은 성교와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일련의 과정과 지속 속에서 성을 파는 다양한 행위들로 “그 경계”가 흐릿해졌고, 그렇게 번 돈으로 대학생활을 이어나가며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과정을 밟아갔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그녀가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은,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욕망함직한 것들이었다. 생필품을 사고 월세를 내는 일상뿐만 아니라, 옷을 사거나 영화를 보는 등의 약간의 즐거움과 여유, 든든한 반려 혹은 진정한 사랑으로서의 남자……. 하지만 부모 세대의 풍족함에 기대어 소비를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가 부풀리는 욕망이 그녀의 삶을 채워나갈수록 그녀는 자신의 이중생활에서 더더욱 자유로울 수 없었다.

낯설고 불편한, 하지만 누뢱도 외면할 수 없는 여성의 삶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에 동정심과 호기심 그리고 안타까움이 담겨 있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내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이상 불편하지 않았다. 그리고 창피하지도 않았다. 이것이 나에게 사회복지제도의 도움 없이 공부를 마칠 수 있었던 유일한 길이었기 때문이다.”(312쪽)

이제 갓 스물다섯 살이 된 소니아의 인생은 어쩌면 여성이 겪을 수 있는 모든 경험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달픈 청춘, 외로움을 달래준 남자친구와의 동거, 다소 즉흥적인 결혼, 결혼 제도 밖에서의 사랑, 임신과 출산, 이혼과 싱글맘으로서의 삶. 아주 유별난 경험인 것 같지만, 어찌 보면 영리하고 모험심 강한 젊은 여성이 스스로의 인생을 헤쳐 나가며 인간으로 성숙해가는 보편적인 과정이기도 하다.
이제 대학을 졸업하고 새로운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 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소니아는 ‘천 명 중의 한 명’ 성매매 공간에서 벗어난 성공적인 사례의 주인공이 되어 ‘모험담’처럼 그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지만 평범한 대학생 소니아의 삶과 몸을 팔아 돈을 벌어오는 낸시의 삶을 분리해야만 견뎌낼 수 있었던 시간들이 그녀의 삶에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학업이 거의 끝나가고 드디어 온전한 성인으로서 삶을 시작하는 시점에 선 나는 평온한 마음으로 베를린에서의 파란만장했던 시간들을 뒤돌아보았다”는 그녀의 말이 남달라 보이는 것만큼이나 “또다시 그 비참한 때로 되돌아간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는 말 또한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것이다.

성매매에 대한 질문을 던지다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이 일에 종사하는지 안다면 아마 당신은 까무러칠 거예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으니까. 매일 아침 식사를 위해 빵을 구워 파는 여자일 수도 있고, 싱글맘으로 아이를 키우는 얌전한 이웃집 아주머니일 수도 있어요. 그 집에서는 주말마다 케이크 굽는 냄새가 이웃집까지 풍겨 나올 수도 있겠죠.」(13쪽)

소니아는 인터뷰에서 이 책을 쓴 목적 중 하나가 성매매에 대한 일반인의 편견을 깨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체로 사람들은 성매매가 아주 특별한 사람들에 의해 제공되고 소비된다고, 또 성매매 공간과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을 영위하는 공간 사이에는 엄격한 경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소니아는 두 공간이 그렇게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지 않다고, 성을 제공하는 사람들이나 성을 사는 사람들 모두 그 공간을 가로지르는 삶을 살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로 우리 삶에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객이란 대부분 우리 이웃의 말쑥한 가정집 출신들”이며 매춘부들은 “음식을 만들고, 육아에 힘쓰며, 남편이나 애인 문제에 골몰”하는 보통 여자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무례하고 비난어린 호기심을 넘어서

“그녀는 그 일을 할 수밖에 없었을까? 과연 그것이 ‘불가피’했을까? 차라리 하나의 지렛대가 될 만한 이유를 바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피노자의 말처럼 ‘통탄해서도 안 되고, 비웃어도 안 되며, 혐오해서도 안 된다. 오직 이해하는 것만이 필요하다.’ 한 젊은 여성의 삶과 경험을 앞에 두고서, 우리가 노력해야 할 것은 바로 이것이다.”(김애령, 340쪽)

‘이해를 돕는 글’(330쪽)을 쓴 김애령 교수의 말처럼 이 책은 “과장하지 않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성매매 공간에 대한 투명한 묘사”는 “성매매 공간이나 성매매를 단 하나의 모습으로 상상해온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적인 다름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성매매에 대한 통념과 편견은 그 충격으로 흔들리게 될 것이다.”

김애령 교수는 나아가 소니아의 경험이 다양한 경우들 중 하나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소니아는 20대 초반, 성매매가 합법화된 독일의 가장 자유로운 도시 베를린에서, 파트타임으로, 주로 마사지숍에서 일했다. 그녀가 일한 기간은 5년을 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동안 그녀는 내내 대학생이었고, 그 사실은 때로 성매매 일터에서 ‘자원’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조건들이 그녀 경험의 특수성을 구성한다. 성매매는 업종에 따라, 개별 업소와 업주에 따라, 연령에 따라, 인종에 따라, 체류 지위에 따라, 다른 자원의 유무에 따라 아주 다른 경험을 만들어낸다. 독일에서도 40만 성판매자들은 소니아와는 아주 다른 경험을 하고 있을 수 있다. 소니아의 모험경험의 특수성은 바로 이러한 맥락들과 얽혀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보다 한결 보수적이고 완고한 한국 사회는 두말 할 나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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