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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해서) 일러두는 말
프롤로그 1 부 / 평범한 청춘들의조금 다른 결혼 작전에 관한 FAQ Q 01. 서로 가치관이 맞는 사람을 만나기 쉽지 않은데,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나?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Q 02. 요즘에는 오래 연애하면서도 결혼을 미루거나,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지 않나. 그런 와중에 두 사람은 처음부터 결혼에 대해 긍정적이었나? Q 03.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하기로 결심한 이유가 뭔가? Q 04. 그렇다고 결혼식 대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기로 하다니, 어쩌다 그런 ‘무모한’ 결정을 한 건가? Q 05. 결혼이라는 게 그렇게 두 사람이 생각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지 않나. 가족들을 설득하는 일부터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 Q 06. 결혼 준비도 100% 셀프로 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했나? Q 07. 평소 ‘저질 체력’이라 들었는데, 장거리 트레킹을 위한 체력 단련은 어떻게 했나? Q 08. 제주도로 ‘전지훈련’도 갔다던데, 어떤 도움이 되었나? Q 09. 전시회도 준비했던 걸로 아는데? Q 10. 여행 날짜가 다가올수록 설렘도 컸을 것 같은데, 또 어떤 걸 준비했나? Q 11. 두 사람 모두 이번 여행을 위해 사표를 던졌는데, 너무 대책 없는 거 아닌가? Q 12. 산티아고 트레킹을 포함해 총 세 달의 여행 비용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은데? Q 13. 본격적인 여행 배낭은 어떻게 꾸렸나? Q 14. 여행 한 달 전, 청첩장 대신 소식지와 홈페이지를 만들었다던데? 2부 / 지금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긴 결혼행진 중 #01. 상상과 현실 사이 #02. 바보들의 행진 #03. 이토록 하드코어한 결혼식이라니! #04. 울지마요, 세뇨리따! #05. 저마다의 속도대로 #06. 잠시 멈춘다는 것 남편의 일기 첫 번째_ 생장에서 에스테야 #07. 바람과 별이 만나는 곳 #08. 들꽃 같은 순간들 #09. 최악의 날, 뜻밖의 호사 #10. 마의 4km와 파찰란스 #11. 조금씩 너그러워지는 카미노 #12. 안개의 길, 빛의 도시 #13. 카미노에서 만난 인연들 남편의 일기 두 번째_ 팜플로나에서 아소프라 #14. 선물 같은 하루하루 #15.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걷는다는 것 #16. 하얀 설국으로 변해버린 카미노 #17. 도시를 대하는 자세 #18. 이곳은 지금 축제 중 #19. 축복의 비라고 해둘게 #20. 매일 다른 잠자리에 드는 일상 남편의 일기 세 번째_ 그라뇽에서 카스트로헤리스 #21. 오늘 주제곡은 ‘느리게 걷자’ #22. 별이 보이는 다락방에서 쓰는 일기 #23. 이심전심이란 이런 것 #24. 휴식을 위한 변명 #25. 레온 200% 즐기는 법 #26. 휴가 후유증 #27. 달달한 동화 속 마을을 만나다 #28. 고통 보존의 법칙 남편의 일기 네 번째_ 프로미스타에서 몰리나세카 #29.벌써 한 달, 비 그리고 안갯 속의 기록 #30. 비구름이 사라졌다! #31. 가까워질수록 달라지는 것들 #32. 문어와 낮술 #33. 마지막 편을 아껴 보는 마음으로 #34. 산티아고, 그리고 너의 프러포즈 #35. 세상의 끝에서, 우리 드디어 결혼했어요! 남편의 일기 다섯 번째_ 비야프랑카에서 피니스테레 에필로그 후원자 여러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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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든 생각. 그저 둘만의 의미 있는 행위만으로도 결혼이 성사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돈이 많이 들고 화려해서 특별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정말 의미 있고 두 사람이 서로의 편이 되어 함께 걸어나가는 ‘결혼’이라는 의미를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는 결혼식. 소박하더라도 우리가 우리 힘으로 즐겁게 준비할 수 있는 ‘재미있는 결혼식’ 없을까.” --- p.17
“그런데 그 길을 결혼식 대신 걷는다니. 이런 의외의 발상에 당황스러운 마음보다도 ‘와, 멋지다!’라는 감탄사가 먼저 터져 나왔다. 그래, 결혼이야말로 우리 인생의 가장 큰 계기이자, 터닝포인트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게다가 그 먼 길을 함께 걷는다는 행위가 가진 수많은 은유와 상징은 결혼식을 대신하기에 더없이 완벽하다고 생각했다.” --- p.19 “아름다운 지옥이란 게 있다면 바로 이곳일지도 모른다고. 나는 뜬금없이 낭만적인 문구를 떠올리려고 애썼다. 그렇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다. 광활한 산등성이, 그 사이 오르막, 눈밭, 도로로 정신없이 이어지는 노란 화살표. 가리키는 방향으로 무작정 가고 있긴 한데, 휴대폰 신호도 자주 끊겨서 여기가 어딘지도 이젠 잘 모르겠다.” --- p.70 “이리저리 종잡을 수 없게 불어오는 바람에 행여 면사포가 날아갈까 조심하며 한 컷. 덕분에 둘 다 머리도 표정도 엉망이지만, 뭐 어떤가. 이곳, 이 순간에만 남길 수 있는 사진인데. 이렇게 우리의 결혼 앨범이 한 장 더 채워졌다.” --- p.108 “문득, 사람이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정말 몇 가지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아늑한 잠자리, 따뜻한 음식, 그리고 그것을 함께 누릴 사랑하는 사람. 이거면 충분하다.”--- p.112 “스페인어와 갈리시아 지방 언어가 섞인 노래는 무슨 뜻인지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넓디 넓은 카미노의 들판을 배경으로 우연히 만난 한 음악가가 불러주는 그 노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우리 둘만을 위한 축가였다.”--- p.144 “내 그림자 옆에 든든하게 버티고 서 있는 네 그림자, 새삼 다정해 보이는 그림자를 보니 괜스레 마음이 뭉클하다.” --- p.164 “오늘도 고통은 계속될 거라는 예고지만, 그럼에도 걸을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이 길을 다녀갔을 수많은 순례자들의 흔적을 따라, 부실한 두 다리를 이끌고 우리는 우리만의 웨딩마치를 계속한다.”--- p.182 “우여곡절 끝에 알베르게에 도착해 짐을 풀고 신발 말릴 곳을 찾으러 테라스로 나왔더니, 이게 웬일인가. 박은 어느새 햇살이 쨍쨍하다. 마치 오늘 우리가 겪은 비바람이며, 카페에서 만난 그 아주머니까지 그저 모든 일이 신기루인가 헷갈릴 지경이었다. 그러다 서로의 골을 보고는 풉, 웃음이 터졌다. 젖은 머리, 벌겋게 부어오른 볼, 절뚝거리는 다리, 진흙 범벅이 된 옷과 신발 두 켤레. 이것들이 오늘 우리의 힘겨웠던 사투를 증명해주니, 그걸로 됐다. 마음만은 지금 하늘처럼 개운하고 맑으니 그걸로 됐다.”--- p.198 “매일이 특별하지 않은 여행 같다면 좋겠다. 설렜다가, 힘들었다가, 또 좋았다가, 실망했다가, 다시 기대하고, 서로가 있어 안심하는 그런 일상. 이 길을 모두 걷고 나면 부디 우리에게 그런 날들이 이어지길, 부에나스 노체스.”--- p.231 “40여 일 동안 날마다 빨아 입느라 낡아 버린 옷과 햇볕에 그을른 얼굴, 엉망으로 자라버린 머리를 하고 활짝 웃고 있는 우리. 그리 예쁘고 멋지진 않지만 이 모습 그대로 우리의 젊은 날 반짝이기를! 콤포스텔라, 별들의 들판이라는 그 이름처럼, 빛나는 기억들이 우리가 걸은 길 곳곳에 반짝반짝 박혀 오래도록 빛나기를!” --- p.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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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특별한 결혼식’을 꿈꾸고 있는 당신,
세상에서 가장 긴 결혼식으로 초대합니다 "이 결혼식에는 화려하게 꾸며진 버진로드도, 예식장도 없습니다. 아름다운 드레스도, 턱시도도 입지 않았습니다. 멋들어진 축가도, 주례도 없고, 물론 맛있게 차린 음식도 대접해드리지 못합니다. 여러분에게 보여드릴 것이라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900KM의 길과 그 위를 작은 면사포와 나비넥타이를 챙겨 들고 걸어가는 42일간의 결혼식 뿐입니다" ? PROLOGUE 중에서 #‘빚내는’ 결혼식 말고 ‘빛나는’ 결혼식 없을까? 일생에서 가장 빛나야 하는 순간, 결혼식. 사람들은 누구나 아름답고 행복한 결혼을 꿈꾼다. 그러나 이 ‘결혼에 대한 환상’은 ‘전통’과 ‘형식’이라는 이름으로 둔갑한 상술 앞에서 쉽사리 무너지고, 정작 가장 특별해야 할 결혼식은 어느새 ‘남들 하는 만큼’ 하는 특별하지 않은 결혼식이 되버리기 일쑤다. 평범한 대한민국 30대 직장인 이혜민, 정현우 부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느덧 연애 6년차에 접어들고 자연스레 결혼을 꿈꾸게 됐지만, 현실은 ‘스드메’, ‘예물’, ‘예단’ 같은 숨막히는 단어들 뿐…. 어딘지 모르게 수상한 이 ‘남들 다 하는 목록’들을 클리어하려면, 사회 초년생부터 피땀 흘려 모은 (그러나 얼마 되지 않는) 적금 통장을 탈탈 털어 쓰거나, 그것도 모자라면 부모님께 손 벌리거나, 이 마저도 여의치 못하면 대출 받아 ‘웨딩 푸어’가 되는 것쯤은 감수해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이쯤 되니 부부는 의심이 든다. 결혼, 꼭 이렇게 해야만 하는 걸까? 부부는 좌절하기보다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그 누구도 아닌 자신들에게 의미 있는 결혼 방법을 찾기로 한다. ‘빚내는’ 결혼식 말고, 그저 둘만의 의미 있는 행위 만으로도 ‘빛나는’ 결혼이 성사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가 주인공인지 모를 ‘식을 위한 식’ 말고 스스로 즐겁게 준비할 수 있는 ‘재밌는 결혼식’ 없을까? 그러던 어느 날, 불쑥 튀어나온 한마디 “우리 결혼식 대신, 산티아고 순례길 걸을래?” 이 한마디를 시작으로 평범한 30대 청춘들의 ‘조금 다른’ 결혼 작전이 시작된다. # 형식을 깨니 결혼 준비가 즐거워진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것으로 결혼식을 대신하기로 마음 먹은 부부가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은, 여느 예비 부부와는 좀 다르다. 데이트 장소를 카페나 영화관이 아닌 체력 단련을 위한 등산로나 성곽길로 정하거나, 여름 휴가를 휴양지가 아닌 제주 올레길 ‘전지훈련’으로 다녀온다거나. ‘웨딩 드레스’와 ‘턱시도’를 보러 다니는 대신 ‘등산복’과 ‘트레킹용 장비’를 준비하고, ‘결혼행진’을 콘셉트로 친정 엄마가 만들어준 화관과 부토니에를 달고 친구들과 셀프 웨딩촬영을 하기도 한다. 동시에 가족들에게는 ‘작은 결혼식’에 대한 기사들을 찾아 보여주거나, ‘산티아고 결혼행진’ 계획안을 작성하는 등 끈질긴 설득도 이어간다. 심지어 생소한 결혼 방식을 정리한 소식지 형태의 청첩장과 그간의 준비 과정을 담은 홈페이지를 제작하기에 이른다. 단 몇 분만에 끝날 일반 결혼식 준비 비용에 한참 못미치는 비용이 들었지만, 누구보다 ‘즐거운’ 결혼 준비를 한 부부는 올해 3월 ‘세상에서 가장 긴 결혼행진’을 떠난다. # 900km함께 걷는 42일간의 ‘세상에서 가장 긴’ 결혼식 천 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여행자들의 발걸음으로 다져진 시간과 역사가 깃든 900km의 여정,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부부는 이 여정을 스스로 ‘900km Wedding March’라 이름 붙이고,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대신 등산복 차림에 길을 나선다. 작은 면사포와 나비넥타이를 챙겨들고 11kg, 8kg의 배낭을 메고, 하루에 20~30km씩 42일간을 오직 서로만을 의지하며 함께 걸어가는 날들. 물론 꽃길만을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길은 부부에게 상상 이상으로 쉽지 않다. 휴대폰 신호도 잡히지 않는 눈 쌓인 산 속을 식량도 체력도 바닥난 상태로 10시간을 헤매기도 하고, 생각보다 자주 쏟아지는 폭우와 질퍽해진 진흙 길, 때 아닌 폭설로 고난을 겪기도 한다. 자칭 ‘저질체력’인 아내는 무릎과 발목, 어깨 통증을 매일같이 호소하고, ‘백구’라는 애칭처럼 참을성 많은 남편은 답답한 마음을 꾹 참고 아내의 보폭에 맞춰 함께 걸어간다. 그렇게 천천히 걷다보면 남들보다 늘 뒤쳐지는 부부지만, 서두르기보다는 자신들에게 맞는 속도를 찾아나간다. 덕분에 부부는 늘 좋은 숙소를 차지할 수도, 제때 점심을 챙겨 먹지도 못하지만, 대신 아름다운 풍경을 더 오래 볼 수 있었으며, 더 많은 인연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길 위에서 만난 스님에게 주례사와도 같은 덕담을 듣고, 드넓은 들판을 배경으로 자연주의 음악가에게 축가를 선물받기도 하는 것처럼. 비바람이 잦아들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새의 노래와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은 기꺼이 부부의 ‘결혼행진곡’이 되어주고, 밤하늘에 쏟아질 듯한 별들과 그 길 위에서 만난 여행자들의 축복 속에서 부부는 기나긴 결혼행진을 계속한다. # 평범한 30대 연인들의 좌절극복기이자, 당신의 이야기 처음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막막한 여정이었지만, 느리지만 서로에게 힘을 주고 또 얻으며 꾸준히 함께 걸어나간 부부는 마침내 900km가 0km가 되는 그곳, 피니스테레 절벽 앞에 선다. ‘세상의 끝’이라 불리우는 그곳에서 부부는 앞으로 다시 함께 걸어갈 시작을 다짐한다. ‘함께 걸어가지만, 결국 각자 자신의 짐을 지고 자신의 걸음을 걸어내야만 하는 길이기에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될 때 비로소 끝까지 갈 수 있는 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부부는 ‘지금 어디를, 어떤 속도로 가고 있든 방향만 잊지 않는다면 그 다음 길이 자연스레 우리 앞에 놓을 것’이라 말한다. 부부의 이 나지막한 고백은, 동시에 평범한 대한민국 30대 연인들의 좌절극복기이자, 이들과 같은 꿈을 꾸고 있는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