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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사람들의 얼굴
노천명 수필집
노천명
스타북스 2016.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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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꽃과 나비
- 진달래
- 나비
- 목련
- 언덕의 왕자
- 아스파라거스의 조난(遭難)
- 화초

2. 나
- 마리 로랑상과 그 친구들
- 시골뜨기
- 나의 생활백서
- 시문학(詩文學) 시절
- 나의 20대
- 책을 내놓고
- 쓴다던 소설
- 서울에 와서
- 골동
- 교우록
- 단상(斷想)
- 서울 체류기
- 전숙희(田淑禧) 수필집에 붙임
- 집 얘기

3. 봄 여름 가을 겨울
- 봄이 오면
- 대춘(待春)
- 봄과 졸업과
- 포도춘훈(鋪道春暈)
- 삼오 달 아래서
- 천춘보(淺春譜)
- 식목일
- 한식
- 산나물
- 오월의 구상
- 오월의 시정
- 오월의 색깔
- 신록
- 모깃불
- 원두막
- 망향
- 귀뚜라미
- 추성(秋聲)
- 낙엽
- 정야(靜夜)
- 초동기(初冬期)
- 성탄
- 세모(歲暮) 단상
- 눈 오는 밤
- 겨울밤 이야기
- 설야(雪夜) 산책
- 노변야화(爐邊夜話)

4. 생활의 발견
- 내 한 가지 소원이 있으니
- 여백
- 산책
- 직장(職場)의 변(辯)
- 야자수 그늘과 청춘의 휴식
- 담 넘은 사건
- 자동차
- 나와 송충이
- 광인(狂人)
- 문패
- 산다는 일
- 새해
- 술의 생리
- 신문 배달
- 양계기(養鷄記)
- 어느 일요일
- 캘린더
- 편지

5. 사람
- 작별은 아름다운 것
- 정(情)
- 추풍(秋風)과 함께 가다
- 피해야 했던 남성 _지난날의 여기자 생활
- 소감(所感)
- 젊은 시인에게
- 수상(隨想)
- 남행(南行)
- 거리(距離)
- 노상(路上)의 코스모포리탄
- 교장과 원고
- 고우(故友)의 추억
- 단상
- 아름다운 여인
- 어떤 친구에게
- 첫인상

6. 산 바다 여행
- 해변 단상(海邊斷想)
- 선경(仙境) 묘향산
- 관악(冠岳) 등산기
- 서해 바다의 밤
- 바다
- 산(山) 일기
- 썰물에 밀려간 해변의 자취
- 금강산은 부른다
- 금강산놀이 후일담
- 바다는 사뭇 남빛
- 바다를 바라보며
- 해인사 기행
- 송전초(松田抄)
- 여중기(旅中記)
- 진주 기행 _영남 예술제를 보고
- 대동강변
- 차중기(車中記)
- 향토유정기(鄕土有情記)

7. 여성의 눈으로
- 결혼? 직업?
-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남자다
- 여성(女聲)
- 이기는 사람들의 얼굴
- 예규공청(禮規公聽)
- 가야금 관극기(觀劇記)
- 피아노와 가야금
- 발 예찬
- 국회의 싸움
- 신세진 부산
- ‘심청전’ 감상
- 인텔리 여성의 오늘의 사명
- 하나의 역설(逆說)

‥ 발굴자료_ 노천명은 왜 평생 독신생활을 하였을까?
‥ 연보_ 노천명의 생애

저자 소개 1

1938년 대표작 「사슴」과 「자화상」 등이 실린 첫 시집 『산호림』을 펴냈다. 이후 시집 『창변』과 『별을 쳐다보며』를 출간했으며, 사후에는 유고 시집 『사슴의 노래』가 간행되었다. 고독과 향수, 자연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절제된 언어와 섬세한 감각으로 표현해 한국 근대시를 대표하는 시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시뿐 아니라 일상과 여행, 자연과 사람을 기록한 산문도 꾸준히 남겼다. 1948년 수필집 『산딸기』를 출간했으며, 그의 산문에는 계절의 풍경과 가족에 대한 기억, 생활인과 작가로서의 솔직한 내면이 담겨 있다. 평범한 사물과 일상의 순간을 시적인 문장으로
1938년 대표작 「사슴」과 「자화상」 등이 실린 첫 시집 『산호림』을 펴냈다. 이후 시집 『창변』과 『별을 쳐다보며』를 출간했으며, 사후에는 유고 시집 『사슴의 노래』가 간행되었다. 고독과 향수, 자연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절제된 언어와 섬세한 감각으로 표현해 한국 근대시를 대표하는 시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시뿐 아니라 일상과 여행, 자연과 사람을 기록한 산문도 꾸준히 남겼다. 1948년 수필집 『산딸기』를 출간했으며, 그의 산문에는 계절의 풍경과 가족에 대한 기억, 생활인과 작가로서의 솔직한 내면이 담겨 있다. 평범한 사물과 일상의 순간을 시적인 문장으로 되살리는 관찰력과 감수성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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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504쪽 | 578g | 143*210*35mm
ISBN13
9791157952656

책 속으로

- 나는 가끔 남대문 시장이나 동대문 시장엘 가는데, 갈 때마다 참 좋은 교훈을 받아 가지고 온다. 속셔츠나 군복 바지 같은 것들을 좌판에 올려놓고 파는 시장 골목 사람들에게서다. 그들이 장사를 하고 있는 바로 그 옆골목에서 양단이며 빌로도며 나일론 등을 수십 필씩 쌓아놓고 파는 포목상 부인네들에게다 비기면 그들이 파는 물건이래야 보잘 것이 없다. 그런데도 그들의 얼굴엔 한 사람도 궁기라든가 수심이라든가 근심하는 빛을 찾을 수 없다. 따져본다면 그들에게 유달리 늘상 이렇게 즐거워야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전쟁통에 모든 것을 빼앗기고 이리로 넘어온 사람들이다. 그들의 처지란 잘해야 방을 하나둘 빌려 살고 있을 뿐인데도 그들은 하루하루 즐겁게 웃으며 산다. 아침이면 일어나는 길로 미군 종이상자에다 물건을 넣어 가지고 집을 나와서 이렇게 장사를 하다가는 또 굴속 같은 집구석으로 들어가는 ? 이런 여인들이 저 포목상 부인네들 부럽잖게 재미나게 사는 까닭은 - 누구랄 것 없이 훌륭한 내일이 반드시 있다고 믿고 있어서다. 나는 이 여인들에게서 승리자의 얼굴을 발견한다. 이들은 곧 이기는 사람들이다.
---「이기는 사람들의 얼굴」중에서

- 나는 봄꽃 중엔 진달래가 제일 좋다. 이는 꽃 자체보다도 어릴 적에 얘기를 함께 가진 연유일 게다. 살구꽃을 서울 처녀라 한다면 진달래는 촌 처녀다. 그는 장미나 백합과 그 운치가 또 다르다. 장미나 백합을 꽃병에 꽂아 보라. 그는 얼마든지 화병에 어울리게 멋들어질 수 있을 것이나 진달래를 꺾어다 놓아 보라. 화병에 어울리게 꽂아놓을 재주가 없을 게다. 그는 오직 산에서 빛난다. 이렇게 진달래를 좋아하면서도 해마다 봄이면 꽃집에나 가서 꺾어다 놓은 것 아니면 산에 갔다 오는 사람들의 손에 몇 가지 들려진 것을 본 외에는 봄직하게 산에 피어 있는 것을 근자엔 본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진달래」중에서

- 코 없는 얼굴을 그려 준 개성이 심한 여류화가요 또 기막히게 멋진 시인인 마리 로랑상을 나는 전부터 참 좋아했다. 그는 산양(山羊)의 얼굴 같은 여인상을 그의 시작품에다 그려놓아 나는 그의 시와 함께 그림을 보며 마음으로 무척 좋아했다.
그런데 일전 어느 책에서 그의 사진을 보고는 놀랐다. 발자크가 조르쥬 쌍드를 보고 “저 사람도 여자냐?”고 ‘남자가 되려다 여자가 된 사람’이라고 했다더니 정말 나도 그 순간 이와 같은 말을 마리 로랑상에게 할 수 있다. 키는 6척이 넉넉할 성싶고 머리는 송낙을 쓴 것 같은 모양이 어디로 보나 여장(女裝)을 한 남자지 여자 같지는 않았다.
---「마리 로랑상과 그 친구들」중에서

- 언제 찾아도 좋고 또 언제나 내가 찾을 수 있는 친구는 독서다. 읽다가 싫증이 나면 집어던지고, 그런가 하다 보면 또 눈이 충혈이 되어 가며 밤을 새워 글 읽기에 반하는 적이 있다. 세상의 온갖 화려한 것을 다 갖다 놓고 나를 그 속에 넣어놓는 데도 내게서 책을 뺏어 치우고 독서를 해서는 안 된다는 절대의 금령(禁令)이 내려진다면 단연코 나는 거기서 도망을 계획할 것이다. 독서를 못하면 머릿속에 말할 수 없는 공허를 느낀다. 내 평생의 소원이 마음에 드는 좋은 책들을 천정까지 닿게 쌓아놓고 읽고 싶은 책을 실컷 읽다가 여생을 마친다면 무슨 또 여한이 있을 것 같지 않다.
---「내 한 가지 소원이 있으니」중에서

- 나는 헌 책방에서 책을 뒤적거리다가 가끔 그 책의 내용이 좋아서 보다도 책 꾸밈새가 재미있어도 사 들고 들어오는 수가 있다. 그것은 우리나라에는 장정에 특별히 유의를 해주는 화가가 드물기 때문에 책을 낼 때면 나중에 가서 이 장정 때문에 머리를 써야 하는 데서이지만 어쨌든 시집을 펴보다가 여백을 많이 남기고 짠 것을 보면 좋아서 냉큼 사드는 것이 내 버릇이다. 활자를 한 편으로 몰고라도 종이의 공간을 많이 남겨놓은 것은 재미있다. 여백 - 이 얼마나 좋은 말이냐! 아니 얼마나 즐거운 것인가? 빈틈없이 빽빽한 것은 정말 딱하다. 인생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데 있어서도 이 여백은 있어 좋은 것이다. 여백의 즐거움이 하필 책 생김새에서만 머무를 것이랴. 이 여백이 없어서 우리는 모두 눈물에 핏발이 서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여백」중에서

- 서로가 나누인다는 것은 하나의 매력 있는 일일 수도 있는 것 같다. 먹기 싫은 음식을 두었다 먹는 일이라든지, 또는 결혼생활의 권태라는 위험천만한 시기에 바야흐로 부딪쳤을 때 슬기로운 여성은 마주 으르렁거리는 대신에 재빠르게 트렁크를 집어들고 어떤 여행을 계획하던 나머지, 하다못해 친정에라도 가는 것이 모두 이 이치와 통하는 일이다. 하루하루 떠날 날이 다가선다. 나는 하루라도 될 수 있으면 이 집과 같이 해 주려고 일찍 집으로 들어온다. 집 뒤의 녹음이 나날이 짙어져 한창 펴가는 처녀처럼 탐스러워진다. 모든 것이 이같이 아름답게 보임은 다름 아닌 분명 작별을 하는 까닭일 게다. 그러고 보면 작별은 또 하나의 아름다움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새삼스럽게 아름다워 보이고 그리워지고 이해도 가질 수 있게 되고 동정을 보내게 되는 일이 이것으로써 생길 수가 있다면 사람들이 구태여 작별을 거부할 까닭도 없지 아니한가.

---「작별은 아름다운 것」중에서

출판사 리뷰

- 노천명은 시보다 수필이 더 매력적입니다

노천명 시인은 생애 두 권의 수필집을 출간하였는데, 그 두 권의 수필집에 미처 수록하지 못한 ‘너무나 보물 같은’ 수필이 그 당시 신문 잡지 등에 그대로 방치된 채 있어 왔다. 이 ‘보물’ 같은 모든 수필들을 찾아 정리하여 ‘노천명 수필 전집’을 출간하게 되었다.

그중 ‘이기는 사람들의 얼굴’ ‘작별은 아름다운 것’ ‘책을 내놓고’ ‘진달래’ ‘마리 로랑상과 그 친구들’ ‘내 한 가지 소원이 있으니’ ‘노변야화’ ‘오월의 색깔’ ‘결혼? 직업?’ ‘정야’ ‘교장과 원고’ ‘피아노와 가야금’ ‘화초’ ‘예규 공청’ ‘선경 묘향산’ 등의 수필 15편은 이 책 『이기는 사람들의 얼굴』 본문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들이다.

- 노천명은 시보다 수필을 더 많이 썼습니다

이제까지 알려진 노천명의 수필은 대부분 고향 황해도를 그린 서정적인 작품들이었다. 그래서 노천명 수필 하면 ‘고향=눈=바다’를 주제로 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해 온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발굴한 많은 작품들은 시대와 사회, 여성과 인간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았다. 놀라운 발견이라 할 만하다. 그러면서도 가정과 사회가 진정으로 원하는 ‘아름다운 여성’으로 살기를 노천명은 원하였다.

노천명의 시는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사슴처럼 ‘고고하고 외롭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수필은 오히려 그 고독을 사랑하고 즐길 것을 권하고 있다. ‘고독은 더 이상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것. 나는 적적한 것과 잘 사귀고 또 좋아질 수도 있다’라고 그녀는 말하면서 ‘여백의 즐거움’이 자신의 삶을 지탱한다고도 하였다.

- 고독한 환경에서 쓴 수필입니다

평생을 결혼하지 않고 홀로 살다간 노천명은 자신의 글에 대해 “구두를 닦는 소년의 손이 오리발처럼 얼어 가지고 영하 15도의 혹한을 극복하며 결사적으로 구두를 닦아 내듯이, 나는 시장기를 참아 가며 때로는 가슴이 꽁꽁 얼어 들어오는 고독한 환경에서 글을 썼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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