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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람이 있다
대한민국 개발 잔혹사, 철거민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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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내며 | 연정
‘용산’에서 확인하는 지독하게 불편한 진실 | 박래군

주택공사라는 ‘골리앗’과 싸워 이기다
-성낙경, 고양시 풍동 | 조혜원

땅도 쳐다보고 하늘도 바라보며 내 집에서 살고 싶다
-유순복, 광명시 광명6동 | 안미선

저는 꽃이에요
-조명희, 서울시 천왕동 | 김일숙

나는 정의감에 불타가지고 처음에 시작했어요
-정삼례, 서울시 흑석동 | 자그니

집 평수 넓히려는 사람들 마음속에 폭력이 있어요
-인태순(전국철거민연합 연대사업위원) | 김순천

도망가는 것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망루로 올라왔어요
-철거민 7명 용인시 어정 | 김형석

중요한 건 침묵하지 않는 거죠
-이영희, 서울시 용산동5가 | 라흐쉬나

없는 사람은 아예 없고 있는 사람은 아주 많고
-박명순, 성남시 단대동 | 박해성

재개발은 누구한테나 다 올 수 있는 일이에요
-김창수, 성남시 단대동 | 연정

혼자 가는 길 아니라네
-남경남(전국철거민연합 의장) | 김미정

여기가 내 집이네, 내 집
-최순경, 서울시 용산4구역 | 이호연

그 노래가 이렇게 내 가슴을 울릴지 몰랐어요
-박선영, 서울시 용산4구역 | 이선옥

내 꿈과 희망이 그렇게 터무니없는 것인가요?
-지석준, 서울시 순화동 | 강곤

뭐 하나 밝혀진 게 없어요
-정영신(故 이상림 씨 막내며느리) | 도루피

내가 아버지였어도 같은 선택을 했을 겁니다
-故 윤용헌 씨 장남 현구, 故 이성수 씨 차남 상현, 故 양회성 씨 차남 종민 | 장일호

조세희 작가에게 듣다_ 이 선을 넘으면 위험하다 | 박수정
뉴타운·재개발 사업 바로알기 | 이주원

저자 소개 3

등저조혜원

관심작가 알림신청
 
기타 치며 노래 부르기, 책에 기대어 마음 보듬는 순간을 아낌없이 사랑한다. 어릴 적 희망은 가수였으나 초등학교 때 가창 시험 점수가 너무 낮아서 미련 없이 꿈을 접었다. 대학 시절 강의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노래 동아리에서 보내며 사람과 음악 그 사이에서 청춘의 봄날을 누렸다. 햇병아리 취재기자로 시작한 사회생활은 출판사 편집자로 끝을 맺었다. 좋아하는 글자와 늘 마주하며 먹고살 수 있는 삶이 고맙고 행복했다. 마지막 일터를 서른 후반에 불쑥 그만두고는 인생의 전환점을 찾기로 마음먹었다. 비슷한 시기에 백수가 된 남편과 퇴사 기념 힐링, 새로운 삶터 찾기를 목표로 반년 가까이
기타 치며 노래 부르기, 책에 기대어 마음 보듬는 순간을 아낌없이 사랑한다. 어릴 적 희망은 가수였으나 초등학교 때 가창 시험 점수가 너무 낮아서 미련 없이 꿈을 접었다. 대학 시절 강의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노래 동아리에서 보내며 사람과 음악 그 사이에서 청춘의 봄날을 누렸다. 햇병아리 취재기자로 시작한 사회생활은 출판사 편집자로 끝을 맺었다. 좋아하는 글자와 늘 마주하며 먹고살 수 있는 삶이 고맙고 행복했다. 마지막 일터를 서른 후반에 불쑥 그만두고는 인생의 전환점을 찾기로 마음먹었다. 비슷한 시기에 백수가 된 남편과 퇴사 기념 힐링, 새로운 삶터 찾기를 목표로 반년 가까이 여행을 다녔다. 휴양림을 징검다리 삼아 몸과 마음에 쉼을 이루었고 그해 가을, 서울을 떠나 작은 산골짜기에 둥지를 틀었다. 밭을 일구며 글농사도 짓는 산골 작가로 살면서 가끔 울고 자주 웃는 하루하루를 맞이하고 있다. <여성신문>에서 취재기자로 일했고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 편집장을 지냈다. 산골 혜원 작은 행복 이야기를 담은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를 펴냈으며, 대한민국 개발 잔혹사를 다룬 『여기 사람이 있다』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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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sangolhyewon

조혜원의 다른 상품

등저안미선

관심작가 알림신청
 
내가 살던 집들을 떠올리고 찾아 나서며 오래된 한옥과 마당 깊은 양옥, 숨 가빴던 아파트와 담담한 빌라들을 만났다. 집에 비친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이야기로 쓰면서 이번에는 나를 똑바로 마주해 보았다. 숨어 있던 이 세상 집들의 두런거림과 그 목격담이 더 많아지면 우리가 더 빛날 것 같다. 경북 봉화에서 태어나 영주에서 자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일을 했다. 출판 일을 그만 둔 후 여성 인권에 관심이 많아 성폭력상담소에서 근무하면서 학교와 쉼터에서 성교육을 했다. 여성의 일과 삶을 소재로 월간'작은책'과 '삶이 보이는 창'에 글을 연재했다. 현재 월간'작은책' 편집
내가 살던 집들을 떠올리고 찾아 나서며 오래된 한옥과 마당 깊은 양옥, 숨 가빴던 아파트와 담담한 빌라들을 만났다. 집에 비친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이야기로 쓰면서 이번에는 나를 똑바로 마주해 보았다. 숨어 있던 이 세상 집들의 두런거림과 그 목격담이 더 많아지면 우리가 더 빛날 것 같다.

경북 봉화에서 태어나 영주에서 자랐다. 대학을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일을 했다. 출판 일을 그만 둔 후 여성 인권에 관심이 많아 성폭력상담소에서 근무하면서 학교와 쉼터에서 성교육을 했다. 여성의 일과 삶을 소재로 월간'작은책'과 '삶이 보이는 창'에 글을 연재했다. 현재 월간'작은책' 편집위원, 여성노동자글쓰기 교실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일하는 여성들의 삶을 쓰는 일을 하고 있다.

쓴 책으로 『여성, 목소리들』 『언니, 같이 가자!』 『똑똑똑 아기와 엄마는 잘 있나요?』 『내 날개 옷은 어디 갔지?』 『모퉁이 책 읽기』 등이 있으며, 함께 쓴 책으로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엄마의 탄생』 『기록되지 않은 노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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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저김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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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작가이자 르포문학 강사이다. 사람들 마음속 깊숙이 숨어 있는 말들의 소통을 꿈꾸고 있는 김순천은 그동안 젊은 르포작가들과 함께 청계천 사람들의 삶의 기록을 담은 『마지막 공간』, 세계화 시대 비정규직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부서진 미래』, 이랜드 노동자들의 이야기인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철거당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주거 공간 이야기인 『여기 사람이 있다』,두산 중공업 배달호의 일대기 『인간의 꿈』 등의 책을 펴냈다. 시민, 대학생, 자활기관에서 일하는 분들, 쉼터의 아이들에게 인문학 글쓰기 워크숍을 하고 있으며 EBS 다큐 프라임 〈성장통〉 3부작 자문 및
르포작가이자 르포문학 강사이다. 사람들 마음속 깊숙이 숨어 있는 말들의 소통을 꿈꾸고 있는 김순천은 그동안 젊은 르포작가들과 함께 청계천 사람들의 삶의 기록을 담은 『마지막 공간』, 세계화 시대 비정규직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부서진 미래』, 이랜드 노동자들의 이야기인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철거당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주거 공간 이야기인 『여기 사람이 있다』,두산 중공업 배달호의 일대기 『인간의 꿈』 등의 책을 펴냈다.
시민, 대학생, 자활기관에서 일하는 분들, 쉼터의 아이들에게 인문학 글쓰기 워크숍을 하고 있으며 EBS 다큐 프라임 〈성장통〉 3부작 자문 및 작가로 참여했다. 《한겨레 21》에 특집 연재 글과 《경향신문》에 칼럼을 쓰기도 했다. 인간성 회복을 위한 다양한 글쓰기 교육과 ‘사회적 고통’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음을 치유하는 글쓰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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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저자 소개
김일숙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인권영화제를 기획하고 진행하면서 인터넷 주간지 '인권오름'에 ‘김일숙의 인권이야기’를 쓰고 있다.



자그니

민예총 웹미디어 팀장, 월간 『넥스아트』 편집장을 거쳐 현재 프리랜서 블로거로 활동하고 있다. 함께 쓴 책으로 『오래된 습관 복잡한 반성 2』, 『MBC, MB씨를 부탁해!』가 있다.



김형석

‘삶이 보이는 창 르포문학팀’. 힘들고 지친 사람들과 함께 사진 작업을 모색하며, 현재 아이들과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라흐쉬나

기나긴 대학원 생활을 마치고 88만원 세대에 합류한 블로거. 진보신당 당원이다.



박해성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애니메이션과에 다니면서, 비정규직과 철거민의 이야기를 다룬 만화를 준비하고 있다.



연정

노동자들의 삶을 기록하고 있다. 함께 쓴 책으로 르포집 『부서진 미래』,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가 있다.



김미정

건축사. ‘삶이 보이는 창 르포문학팀’으로 활동 중이며 함께 쓴 책으로 르포집 『부서진 미래』가 있다.



이호연

살아 있는 동안 가난한 사람들, 안정된 주거 공간이 없어 삶이 불안정한 사람들이 주거권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며 ‘주거권운동네트워크’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선옥

르포작가.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짬나는 대로 여기저기 글을 쓰면서 산다. 격월간 『사람세상』 편집위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함께 쓴 책으로 헌정문집 『조선 질경이 이소선』이 있다.



강곤

격월간 인권잡지 『세상을 두드리는 사람』 편집기자. ‘삶이 보이는 창 르포문학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함께 쓴 책으로 『우리의 소박한 꿈을 응원해 줘』 가 있다.



도루피

‘삶이 보이는 창 르포문학팀’. 내일 당장 잘릴 것만 같은 직장인이자 소심한 소시민이지만, 너와 내가 다르지 않기에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꿈꾼다.



장일호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재학생. ‘삶이 보이는 창 르포문학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오래 기억하고 싶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4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82g | 153*224*30mm
ISBN13
9788990492722

만든이 코멘트

안녕하세요 이 책의 저자입니다.
2009-04-01
살아남기 위해 망루에 올랐던 사람들이 죽어서 내려왔다. 숱한 의문점이 제기되었지만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히 밝혀지지 않았다. 유족들은 석달이 넘게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어쩌면 이 책은 만들어지지 않았으면 좋았을 책이다. 하지만 용산 참사를 지켜보면서 이들을 만나야 했고 만나서 들은 이야기를 기록해 책으로 엮었다.
저들은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망루를 허물어버렸지만 진실과 정의를 믿고 싸우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지은 이 망루는 허물어버리지 못할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이들 모두 마음에 망루 하나를 지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 속으로

이런 슬픔, 이런 불공평, 이런 분배의 어리석음, 이런 정치·경제 정책을 하면서는 미래가 깜깜할 수밖에 없다, 이대로 가는 건 우리가 벼랑 끝을 향해서 가는 거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난쏘공』은 벼랑 끝에 세운 ‘주의’ 팻말이라고 내가 생각을 했어요. “이 선을 넘으면 위험하다.

……

철거민이 되고자 해서 되는 사람은 없어요. 자기 의지와는 무관하게 일어나는 일이거든요. (…중략…) 어느 연구단체에서 원주민 재입주율이 15퍼센트라고 하던데 실제로는 그 반도 안돼요. 전에 살던 비용으로 살 수 있어야 재입주가 맞죠, 온갖 빚을 내서 다시 들어오는 걸 어떻게 재입주라고 할 수 있겠어요?

……

오랫동안 여러 지역을 다니다 보면 이사비 몇 푼 받고 다 포기하고 떠났던 분들을 몇 년 후에 다른 철거 지역에서 또 만나요. 그분들이 계속 낙후한데, 낙후한 데로만 가는 거예요.

……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조그만 가게라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나한테는 그게 꿈이고 희망이었거든요.

……

철거 용역들이 현장에 나오면 이사를 종용합니다. 폭력적으로 위협하면서 ‘아주머니, 사춘기 딸도 있고 그런데 여기서 무슨 꼴 보려고 버티고 있습니까? 버틴다고 뭐가 나옵니까? 거 딸 버리기 전에 빨리빨리 이사 가십시오’ 이렇게 겁을 주는 거예요. (…중략…) 그게 현실입니다. 거기는 인권이라는 게 없어요. 용역들이 들어와 있으면 이미 사각지대입니다. 무법천지예요.

……

‘집은 사는 것이 아니고 사는 곳’이라고 하면서도 끊임없이 집으로 장사를 할 수 있도록, 그것도 엄청난 이득을 챙길 수 있도록 너무나 합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철거민들은 재개발 과정에서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고, 살기 위해 싸운다.

재개발 지역에서 쫓겨나면서 철거민들은 용역에게 시달리고, 맞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위협받는다. 그들은 단지 개발이 되는 지역에 살고 있었을 뿐인데 말이다. 재개발은 세입자들의 집과 가게만을 빼앗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무게에 힘들지만 열심히 살아가고자 하는 한 사람의 희망을 자르고, 그들의 삶의 기반을 무너뜨린다. 만약 권력을 가진 자가 당신의 삶의 기반을 동의 없이 흔들고, 삶의 희망을 꺾으려고 한다면, 당신은 가만히 앉아서 구경만 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최순경 할머니가 지금도 싸우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나는 할머니와 인터뷰를 하면서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삶의 의지를 보았고, ‘용사 참사 철거용역 피해자 증언대회’에서, 집회 현장에서 할머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자신의 삶을 무력하게 만드는 권력에 맞서 저항하는 것이 존엄성과 권리를 지키는 방식이기에, 그 저항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개발에 저항한 ‘난쟁이’들의 삶, 일상, 투쟁을 받아 적다

지난 1월 20일, 서울의 한복판 용산에서는 믿을 수 없는 참극이 벌어졌다. 생계 대책을 요구하며 망루에 올라간 철거민 5명과 이를 진압하려던 경찰 1명이 불에 타 죽은 사건이다. 그리고 용산 참사가 일어난 지 두 달이 훌쩍 지났지만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또다시 강제철거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용산4구역과 같은 주거권과 생존권을 무시한 폭력적인 재개발이 이 땅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30년 전에 “벼랑 끝에 세운 주의 팻말”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썼다는 조세희 작가의 말대로 인간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무시하는 “이 선을 넘으면” 정말로 “위험”할 것이 자명하다.

『여기 사람이 있다』는 이번 용산 참사 희생자 가족과 다른 여러 지역의 주거 세입자 및 상가 세입자 열다섯 개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참여한 15명의 필자들은 재구성된 이야기가 아니라, 삶의 장소로부터 뿌리 뽑힌 하위주체들의 목소리를 직접 받아 적었다. 그리하여 이 책은 우리 이웃인 철거민들을 한 명 한 명 만나서 그들의 살아 숨 쉬는 목소리 그대로를 책 속에 담은 구술 기록이다.

이 책에 수록된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공간은 매우 다양하다. 이번 용산 참사에서 죽음을 맞았던 윤용현·이성수·양회성 씨의 가족을 비롯해, 고양시 풍동·광명시 광명6동·서울시 흑석동·성남시 단대동·서울시 순화동 등에 거주하고 있다가 재개발로 인해 삶의 근거를 완전히 상실했던 철거민들이 자신의 기막힌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이들은 다름 아닌 우리 이웃이며, 우리의 가족, 우리 자신이기도 하다. 350만 원짜리 무허가 판잣집을 ‘내 궁전’이라 여기고, 12평짜리 전셋집에서 네 식구가 함께 사는 행복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소박하고 맑은 영혼을 지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또한 인간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폭력적인 재개발에 대항하는 삶을 선택하고, 하다 하다 결국 망루에까지 오르게 되는 과정을 담은 투쟁의 기록이며, 고단한 저항을 하던 이들이 무참히 짓밟히는 과정을 담은 증언이기도 하다. 결국 『여기 사람이 있다』는 자신의 꿈이 담긴 작은 가겟집과 가정을 지키고 싶었던 소박한 소망들에 관한 보고서이다.

이 책의 집필에 참여한 사람들은 르포작가를 비롯하여 인권과 주거권, 빈곤 운동을 하는 활동가들이다.
또한 이들은 저작료 전부를 용산 참사 유가족을 위해 기꺼이 내놓았다. 함께 참여하여 힘을 보태주신 분들 역시 같은 마음이었다. 용산 참사 현장을 찾아 인터뷰에 응해주신 조세희 작가, 표지 이미지로 작품을 허락하신 이윤엽 판화가, 사진 작업을 함께해주신 노순택 사진가, 인권활동가 박래군, 시인 송경동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보내준 지지와 성원으로 출간되었다.

2009년 1월의 용산4구역, 그리고 더 많은 용산4구역

서울의 곳곳, 아니 전국의 주요 도시들이 뉴타운과 개발 열풍에 몸살을 앓고 있다. 뉴타운개발, 경제문화도시 마케팅, 한강르네상스 등의 화려한 수식들은 소수의 개발업자와 투기꾼, 땅 부자들에게는 현실일지 몰라도, 그곳에서 수십 년간 생계를 일궈온 원주민들과 상가·주거 세입자들에게는 환상일 뿐이다. 아니, 삶터와 일터를 한순간에 빼앗기고 외각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지독한 현실’이다. 실제로 서울시 길음뉴타운사업의 경우 조합원과 세입자의 정착률은 17.1%밖에 되지 않았다. 현재 계획 중인 전체 뉴타운 지구의 세입자 비율은 80%에 달하지만, 도정법에 따라 전체 건설 주택 세대수의 17%만을 세입자용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미 서울의 임대아파트가 높은 임대료와 관리비로 더 이상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주민의 다수인 세입자의 재정착은 요원하다.

“철거민이 되고자 해서 되는 사람은 없어요. 자기 의지와는 무관하게 일어나는 일이거든요. (…중략…) 어느 연구단체에서 원주민 재입주율이 15퍼센트라고 하던데 실제로는 그 반도 안돼요. 전에 살던 비용으로 살 수 있어야 재입주가 맞죠, 온갖 빚을 내서 다시 들어오는 걸 어떻게 재입주라고 할 수 있겠어요?”
-성낙경, 고양시 풍동 지역 철거민

“오랫동안 여러 지역을 다니다 보면 이사비 몇 푼 받고 다 포기하고 떠났던 분들을 몇 년 후에 다른 철거 지역에서 또 만나요. 그분들이 계속 낙후한데, 낙후한 데로만 가는 거예요.”
-인태순 | 수원시 권선3지구 택지개발지구

2002년 풍동 지역에서 주택공사의 부당한 이주 조건에 맞서 2년간의 기나긴 싸움을 했던 성낙경 씨의 말이다. 이들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기까지 기나긴 시간 불안과 폭력에 맞서 싸워야 했고, 급기야 철거 용역들을 피해 망루로 올라가야만 했다. 풍동 지역은 분양 원가가 공개되고 부당 이득금이 반환되는 성과를 이뤘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여전히 주거권과 생존권을 박탈당한 채 폭력에 의해 자신의 집에서 쫓겨 나가는 현실이다.

참사가 벌어진 용산4구역은 2006년 4월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되어 작년 5월 관리처분 인가가 난 상태였다. 철거가 끝난 이후에는 최고 40층 높이의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지역의 건물에 세를 든 점포는 434개, 주택은 456세대였다. 한식집, 장어구이집, 도서대여점, 호프집 등이 이들의 직장이었거나, 작고 좁게 붙어 있는 집들이 이들의 가족이 머무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어느 날 철거민이 되었고, 이 나라 공권력에 의해 죽음에 이르거나 강제로 쫓겨나거나 생존권·주거권을 포기해야만 했다. 한 필자의 말대로 이들이 “저지른 유일한 잘못은 가진 것도 없으면서 이 땅에서 터무니없는 꿈을 품고 희망을 끝내 포기하지 않은 것뿐”이었다.

작고 소박한 꿈과 지독한 폭력

이 책에 구술된 사람들의 삶에 대한 희망은 그 간절함에 비해 매우 소박한 것이었다. 어떤 이들에게는 보잘 것 없는 공간과 집이었지만, 그곳에서의 노동과 자녀 교육을 통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희망했다. 그런 그들에게 갑작스런 개발과 토지와 주택 소유자들로 구성된 조합의 밀어붙이기식 재개발 과정은 이들의 삶이 오늘의 자본주의적 체제에서 매우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조그만 가게라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나한테는 그게 꿈이고 희망이었거든요.”
-지석준 | 서울시 순화동

이들의 요구는 개발에 따른 막대한 이익을 분배하라는 것이 아니라, 개발 이후에도 그들이 살아왔던 삶의 장소에 거주할 수 있는 권리를 달라는 것, 개발의 과정 속에서 이들이 살 수 있는 가수용 주택과 상가를 보장해 달라는 것 정도였다.
그러나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기본적인 요구에 대해 돌아온 것은 거대한 폭력이었다. 눈앞에서 살던 집과 상가가 무자비하게 파괴되는 모습을 바라보았고, 철거 용역들의 폭력에 의해 인권은 수시로 파괴되었으며, 결국은 망루로 올라 “여기 사람이 있다”고 외쳤지만, 끝내 비정한 개발주의적 광기에 희생당해야 했다.

“철거 용역들이 현장에 나오면 이사를 종용합니다. 폭력적으로 위협하면서 ‘아주머니, 사춘기 딸도 있고 그런데 여기서 무슨 꼴 보려고 버티고 있습니까? 버틴다고 뭐가 나옵니까? 거 딸 버리기 전에 빨리빨리 이사 가십시오’ 이렇게 겁을 주는 거예요. (…중략…) 그게 현실입니다. 거기는 인권이라는 게 없어요. 용역들이 들어와 있으면 이미 사각지대입니다. 무법천지예요.”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 의장

구청과 재벌 건설사, 재개발조합, 폭력조직의 자본주의적 카르텔을 통해 자행되는 이러한 폭력의 피해 당사자는 힘없는 개개인이다. 여기 용산4구역에서 15년 동안 식당 운영을 하면서 식당 옆 작은 방에서 생활했던 최순경 할머니는 강제 철거 이후, 지금은 용산 참사 분양소 옆에 마련된 비닐하우스에서 지내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이 땅 여기저기서 아직도 ‘난쟁이’들은 굴뚝에 올라 작은 공을 쏘아 올리고 있다.

‘집은 사는 것이 아니고 사는 곳’이라고 하면서도 끊임없이 집으로 장사를 할 수 있도록, 그것도 엄청난 이득을 챙길 수 있도록 너무나 합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철거민들은 재개발 과정에서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고, 살기 위해 싸운다. 재개발 지역에서 쫓겨나면서 철거민들은 용역에게 시달리고, 맞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위협받는다. 그들은 단지 개발이 되는 지역에 살고 있었을 뿐인데 말이다. 재개발은 세입자들의 집과 가게만을 빼앗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무게에 힘들지만 열심히 살아가고자 하는 한 사람의 희망을 자르고, 그들의 삶의 기반을 무너뜨린다. 만약 권력을 가진 자가 당신의 삶의 기반을 동의 없이 흔들고, 삶의 희망을 꺾으려고 한다면, 당신은 가만히 앉아서 구경만 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 최순경 할머니가 지금도 싸우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나는 할머니와 인터뷰를 하면서 희망을 놓지 않으려는 삶의 의지를 보았고, ‘용사 참사 철거용역 피해자 증언대회’에서, 집회 현장에서 할머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자신의 삶을 무력하게 만드는 권력에 맞서 저항하는 것이 존엄성과 권리를 지키는 방식이기에, 그 저항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호연, 「여기가 내 집이네, 내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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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술사로 살펴본 ‘소수자 여성’ 이야기
    구술사로 살펴본 ‘소수자 여성’ 이야기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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