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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학의 정처 없는 여로
2. 영의 모든 것 3. 무에 관한 대소동 4. 무의 건설 5. 에테르를 향한 항해 6. 영은 어찌 되었나? 7. 텅 빈 우주 8. 비울 수 없는 상자 9. 진공은 몇 가지인가? 10. 진공의 시작과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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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말이 다가올 때 신문들은 '밀레니엄 버그(Millenium Bug)'가 초래할 재앙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잠을 못 이루게 하고, 돈과 신용마저 잃게 했던 그 소동의 근원은 영, 정확히 말하자면 두 개의 영이었다. 오늘날 교통과 은행 등의 시스템을 통제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처음 작성되던 시절에는 메모리를 절약해야 했다. 요즘보다 비용이 훨씬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기억 공간을 절약하면 그것은 곧 비용 절약이라는 보너스였다. 그래서 날짜에 관한 것은 모두 두 자릿수로 나태냈다.
예를 들어 1965년은 65로 줄여서 저장했다. 아득히 먼 2000년에 컴퓨터가 뚝 잘라진 '00'이란 숫자로부터 무엇을 이끌어낼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컴퓨터가 싫어하는 것 딱 한 가지를 들라면 그것은 바로 '모호성'이다. 컴퓨터에게 '00'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사람에게는 분명 2000년의 단축어로 보인다. 그러나 컴퓨터는 '00'을 1900년이나 1800년으로 볼 수도있다. 만일 신용카드의 만기가 '00'으로 적혀 있다면 컴퓨터는 그것이 99년 전에 이미 만료되었다고 통보할 수도 있는 것이다. 1905년에 태어난 사람은 어떨까? 컴퓨터는 몇 년 후 그에게 초등학교 등록 서류를 보낼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상황은 비관론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게 지나갔다. 셈법은 읽기와 같이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배우는 기본 사항이다. 그러나 인류 역사를 돌이켜볼 때 그것을 제대로 세우는 데에는 수천 년이 걸렸다. 인류가 사용하는 언어는 수천 가지에 이르며, 언어의 독자성은 민족의 본원성(identity)'과 영향력을 뚜렷이 보여주는 증거로 치켜올려지곤 한다. 그러데 셈법만은 어찌어찌해서 인류 공통의 소유물이 되었다. 만일 이웃 어느 별에서 외계인 관광객이 놀러 온다면 이 지구상에 언어는 수없이 많지만 셈법만은 똑같다는 점에 크게 놀라면서도 흥미로워할 것이다. 1, 2, 3, 4, 5, 6, 7, 8, 9, 0 이라는 열 개의 숫자로 이루어진 기수법은 어디서나 같다. 이 단순한 방법으로 우리가 원하는 어떤 숫자든 표현할 수 있다. 참으로 보편적인 체계이다. 각 숫자를 부르는 말은 언어마다 다르다. 그러나 기호는 같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공유의 경험'이라고 하겠다. 이 기수법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십진법에 근거한다는 사실이다. 즉 10을 기본 묶음으로 해서 센다. 10이 한번이면 10이다. 10이 열번 이면 100이다. 등등. 이러한 십진법은 수많은 문화에서 발견된다. ---pp. 35~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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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 년의 인류 지성사 최대의 논쟁, 無는 실재하는가?
무(Nothing)란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음'인가? 아니면 객관적 '실체'인가? 이 의문은 무려 2천 년이 넘도록 종교, 철학, 문학, 음악, 수학, 물리학을 아우르는 인류의 지성사 전반에서 치열한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다. "진공은 불가능하다"고 선언한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무는 실체다"라고 노래한 비틀즈까지 무를 둘러싼 의문의 꼬리는 끊이지 않았다.
영국의 저명한 천체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인 존 배로는, 철학과 수학, 그리고 물리학에서 오랫동안 과학적 사고의 수수께끼로 군림해온 무(無), 0(零), 진공(眞空)을 포괄하는 Nothing의 개념에 관한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내용을 책으로 담고자 했다. Nothing의 개념은 '신비롭고 불가사의하고 마력적인 속성'을 지닌 것으로, 인류의 믄명이 시작된 고대는 물론 빅뱅이라는 한줄기 빛과 함께 탄생된 우주의 초기에서부터 인류의 지적 호기심을 사로잡은 근본적인 주제였다. 수학자의 0에서 철학자의 공허에 이르기까지, 셰익스피어에서 공집합에 이르기까지, 에테르에서 양자진공에 이르기까지, '존재와 무'에서 '무로부터 창조'에 이르기까지 여기에는 사물들의 핵심에 위치한 '무에 관한 끊임없는 소동'이 있었다. 그리하여 왜 '무(Nothing)'이라는 것을 만들어내야 했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무에 관한 우주론적 미스터리를 파헤친다. 무의 본질과 특성, 그리고 그에 대한 관렴의 변천사를 올바르게 파악하면 우리가 왜 여기에 살면서 생각하는 존재가 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주에 관한 가장 최근 이론에서부터 인문과학과 자연과학의 여러 분야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Nothing의 개념이 단순한 '없음'의 차원을 벗어나 '진지한 정신적 관념'이자 '실체'로서 인정받기까지 수많은 현인들이 펼쳤던 현란하고도 치열한 논쟁의 역사를 명쾌하게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