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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바다에는 누군가가 있다
제2화 가야금 소리는 스르댕댕 울리고 제3화 죽는 자는 누구인가? 제4화 그는 왜 밀실에서 죽어야만 했나? 제5화 저승에서 온 고발장 제6화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제7화 어머니를 찾아주세요 제8화 자서전을 쓰는 남자 제9화 춤추는 알리바이 제10화 왕이 보낸 밀지 부록 김만중의 한글문학에 대한 관심과 『사씨남정기』의 문학적 성취 - 임종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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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진즉에 자살이 아닌 걸 아셨단 말씀입니까요?” “시신을 살피진 않았지만, 방 안의 상황에 모순이 있더구먼.” “모순이라굽쇼?” “그래. 방을 치운 지 열흘이나 되었다면 바닥에 먼지가 제법 앉았을 걸세. 설마 오 도령이 치우진 않았을 테니 발자국이나 흔적이 남아야 정상이지. 그런데 깨끗이 닦여 있었네. 누군가 들어왔다가 발자국을 지웠다는 말이 아닌가? 그도 아니라면 오 도령의 발자국이라도 남아 있어야 할 터. 그것만으로도 자살이 아님은 분명한 일일세.” 들어보니 대단한 추리도 아니었지만, 박태수는 미치지 못한 관찰이었다. 이제 사태는 크게 확산될 판이었다. 반가의 자제가 살해당했다면 남해 관아뿐만 아니라 감영에서도 한바탕 난리를 피울 게 불 보듯 뻔했다. (중략) “스승님, 자살이 아니라면 정황이 아주 이상하지 않습니까? 누군가 자살로 위장했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 방 안에서 나왔을까요? 사방 문이 다 안으로 잠겨 있었는데요.” 박태수도 고개를 갸우뚱거렸지만 곧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빠져나올 틈이 있겠지요. 고작 연못가 정잔데, 그리 꼼꼼하게 지었겠습니까요.” 김만중이 손을 흔들었다. “그렇지 않아. 상세하게 살펴보니, 사람이 빠져나올 만한 틈은 없었네. 의심스러우면 박 포교가 가서 살펴보게나.” 김만중이 단호하게 선을 긋자 박태수의 얼굴이 허옇게 질렸다. “그렇다면 이치가 맞지 않은뎁쇼. 시신이 친절하게 범인이 나가자 문을 닫아걸었을 리는 없고 빠져나올 구멍도 없다면, 범인은 어떻게 방에서 나왔을깝쇼?” 김만중도 답답한지 입맛을 쩍쩍 다셨다. “그러니 그것을 알아낼 때까지는 사인을 숨겨야 하는 것일세.” ---「제4화 그는 왜 밀실에서 죽어야만 했나?」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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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유배지 남해를 엄습하는 범죄의 마수,
아름다운 보물섬을 지키기 위해 김만중이 지혜를 모은다 소설의 주인공인 김만중은 숙종 때의 실존인물로 『사씨남정기』, 『구운몽』 등 걸작을 남긴 조선시대의 대문호이다. 어디까지가 역사의 기록이고 어디서부터 허구의 이야기인지 구분되지 않을 만큼 이야기는 생생하게 그려진다. 숙종에게 직언을 하다 유배된 남해를 배경으로 미스테리한 사건들을 해결해나간다. 풀리지 않을 듯한 사건도 김만중의 세심한 관찰력과 뛰어난 추리력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사건의 실마리가 풀린다. 작가는 수려한 문장력으로 독자를 남해 사건의 현장으로 끌어들인다. 사건이 벌어지는 지역을 하나의 지도에 표시하여 생동감을 더했다. 첫 화 「바다에는 누군가가 있다」에서는 현재도 ‘물건(物件)’이라 불리는 남해의 동쪽 후미진 해안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꼬깃꼬깃한 종이쪽지에 적힌 시조창 가사를 김만중이 탁월한 해석력을 발휘하여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간다. 김만중의 뛰어난 추리력과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건 해결에 가장 큰 혜택을 입은 남해현 관아의 수석 포교 박태수, 김만중에게 가르침을 받는 나 참판의 아들 나정언, 김만중의 호위무사격인 호우와 시종 아미 모두 나름의 확고한 캐릭터를 갖추고 이야기에 탄력을 더한다. 남들이 보지 못하고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세밀하게 관찰하고 짚어내는 김만중의 장점은 독자를 집중시키는 데 단단히 한몫을 하며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한다. 부록에 마련된 김만중의 한글문학에 대한 관심과 문학적 성취 부록에서는 우리 한글문학에 큰 족적을 남긴 김만중의 성과를 그의 작품을 짚어보면서 그 과정을 살펴본다. 평생 한문으로만 글을 쓴 그가 말년에 갑자기 한문을 버리고 한글로 소설을 창작한 동기를 작가의 생각을 통해 유추해본다. 또한 그의 주옥같은 한글 장편소설 중 사씨남정기를 다각도로 살펴본 작가의 해석은 『사씨남정기』에 관심 있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에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