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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러 '국가'로 이루어진 스페인
다원적 사회 : 중세 스페인 통일과 제국(1500~1800) : 스페인과 유럽 스패인어권 아메리카 : 제국과 그 산물 미국 내의 히스패닉 세계 2. 스페인의 특성과 유산 종교와 교회 : 통일에서 다원주의로 스페인 미술(1500~1920) : 세계의 또 다른 이미지 가족과 사회 : 전통과 격동 사이에서 문학의 유산 : '황금세기'의 문학에서 라틴 아메리카 문학까지 3. 창조적 다원성 갈리시아 : 상상력과 환상이 숨은 서방의 예루살렘 아스투리아스 : 고립이 승화된 저항 정신의 요람 바스크 지방 : 이베리아 반도의 창조적 이방인 나바라 : 자유와 관용이 넘치는 문화의 교차로 아라곤 : 지중해를 제패한 기상과 화합 정신 카탈루냐 : 선진 경제의 문화에 꽃핀 자긍심 발렌시아 : 이방인을 매혹하는 오렌지와 파에야 안달루시아 : 쾌활하고 화려한 신세계의 관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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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미술에 대한 평가에 과연 그 애호가들과 저대자들 가운데 누가 더 나쁜 영향을 미쳤는지 가늠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전통적인 의미의 미술사에서 혹은 영어권의 일반 대중들에게 스페인 미술은 스페인 회화의 3대 거장인 엘 그레코, 벨라스케스, 고야의 이름으로 대표될 뿐이다. 간혹 수르바란이나 무리요, 리베라 같은 몇몇 화가들이 더 추가되기도 한다. 하지만 건축가나 조각가는 말할 것도 없고 그 밖의 다른 화가들은 지방색이 짙은 아류 정도로 인식되어 대중적인 평판을 얻지 못했다. 프라도 미술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의 수가 매년 수십만 명에 이르지만 이 미술관을 지은 건축가의 이름을 알고 있거나, 그가 신고전주의의 대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스페인 미술가들이 비록 수적으로 많았지만 유럽 미술의 발전에는 이렇다할 기여를 하지 못했다는 왜곡된 결론은 바로 이러한 무지와 경멸에서 비롯되었다. 스페인 미술가들은 라틴 아메리카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으며 따라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인물들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이면에는 미술사에서 가장 완고한 편견 가운데 하나가 자리잡고 있다. 영어권에서는 대체로 르네상스에서 계몽주의 시대에 이르는 미술사의 흐름이 이탈리아에서 그리고 후에는 프랑스에서 나온 문화의 주류적 흐름에 의해 결정되었다고 보고 그렇게 가르치고 있으며, 이 주류권 밖에서 활동했던 미술가들은 대체로 지방색이 짙은 아류로 취급되고 있다. ---pp. 252~2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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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와 환상의 어둠 속에서 스페인과 라틴 아메리카의 문화와 역사의 ‘발견’
이 책에서 편자와 필자들은 이처럼 다소 어둡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져온 히스패닉 세계의 본 모습을 이해하는 핵심적인 열쇠로 ‘다양성과 통일성의 조화’, 그리고 이를 통한 창조력을 꼽는다. 이 세계는 중세에는 아랍 세계에 정복당해 있었기 때문에 성지 회복의 일차 대상이었던 데서 알 수 있듯이 유럽이되 유럽이 아닌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으며, 북부에는 켈트 문화가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등 다른 어떤 유럽 국가보다 더 유럽적인 면모를 갖고 있다. 그리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예루살렘 다음가는 유럽 최고의 순례지였던 것은 이 문화가 유럽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지를 너무나 잘 보여준다.
이 뿐만 아니라 스페인은 봉건제와는 또 다른 다양성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1부의 제목대로 많은 ‘국가’로 이루어진 스페인이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절대 왕정을 통해 같은 국가 내의 이질적인 요소를 통일시켜 나간 유럽의 다른 국가들과는 전혀 다른 스페인만의 개성을 보여준다. 이러한 다양성과 통일성의 길항과 조화가 스페인 문화에 고유한 창조성의 원천이었다는 저자들의 평가는 ‘지구화’와 함께 똑같은 문제가 전 세계적 규모로 제기되고 있는 지금 이 히스패닉 세계를 새로운 성찰을 위한 매력적인 대상으로 만들어주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다양성과 통일성의 조화라는 명제는 이 책의 편성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이 책은 히스패닉 세계의 역사와 문학, 미술, 종교와 가족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한 역사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또 예술적으로 인류에게 엄청난 유산을 남긴 이 히스패닉 세계를 종합적이고 다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을 닦아준다. 따라서 국내에서 나온 관련 분야 책 중 최초로 나온 ‘종합적인 안내서’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이 세계에 대한 우리의 시야를 넓혀 주는 것은 물론 다양성과 통일성의 조화라는 전 세계적 명제를 새롭게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단초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