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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타고, 논두렁 밭두렁도 타고
은장아기, 놋장아기, 감은장아기 꽃신과 나막신 처마 높은 기와집에 풍경을 달고 이름은 감은장, 마음은 금장 누구 덕에 사나, 내 복에 살지 마퉁이 삼형제 금을 캐는 감은장아기 부부 청지네와 용달버섯 소동 노처녀 노총각 시집 장가가는 날 걸인 잔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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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여신, 감은장아기의 남다른 삶의 이야기
사람은 왜 나서 병들어 죽는 걸까? 왜 나는 부자로 태어나지 못했을까?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한번쯤 타고난 운명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특히 신분의 구별이 엄격했던 옛날에는 사람이 잘 살고 못 사는 것이 전생의 인연, 곧 타고난 운명에서 비롯된다고 믿었기에 운명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내 복에 산다 감은장아기』는 우리 옛 사람들이 나쁜 운명을 물리치고 복을 가져다 준다고 믿었던 운명의 여신, 감은장아기 이야기이다. 우리 여신들의 남다른 삶의 여정을 소개하는 ‘우리 겨레 여신 이야기’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제주도에 전해 내려오는 구전 신화 ‘삼공본풀이’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새롭게 풀어 썼다. ‘삼공본풀이’는 감은장아기가 부모에게 버림받는 모진 운명을 이겨 내고 사람 한평생의 운명을 주관하는 신이 된 내력을 담고 있다. 열다섯 살 소녀, 감은장아기의 거침없고 당당한 독립 선언 흉년에 위아랫마을에 사는 거지가 만나 부부가 된다. 부부는 가난해도 금실이 좋아 은장아기, 놋장아기, 감은장아기 세 딸을 차례로 낳는다. 막내딸 감은장아기가 태어나자 살림이 펴기 시작하더니, 어느 새 큰부자가 되어 대궐 같은 집에서 떵떵거리며 살게 된다. 어느 날, 부부는 딸들을 시험해 보기 위해 ‘누구 덕에 잘 사느냐’고 묻는다. 첫째와 둘째는 부모님 덕에 잘 산다고 말하지만, 막내딸 감은장아기는 ‘배꼽 아래 검은 선’ 덕에 잘 산다고 대답한다. 이 말은 ‘배꼽 아래 세로 선이 뚜렷한 여자는 잘 산다’는 속설에서 나온 것으로 타고난 운명대로, 즉 ‘내 복에 산다’는 뜻이다. 당돌하고 버릇없는 대답에 화가 난 부부는 감은장아기를 쫓아 내고, 그 벌로 눈이 멀어 다시 거지가 된다. 또 어린 동생을 시기하던 언니들은 쫓겨나는 감은장아기를 향해 거짓말을 하다가 청지네와 용달버섯이 되고 만다. 감은장아기는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아 집에서 쫓겨나는 큰 시련을 겪게 되지만,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간다. 그리고 산 속에서 만난 막내 마퉁이와 결혼하고 큰부자가 된 뒤, 자신을 괴롭히던 언니들을 용서하고 새사람으로 태어나게 한다. 또 자신을 내쫓은 부모님을 찾아 다시 눈을 뜨게 하고, 못다 한 효를 다하며 행복하게 살다가 하늘로 올라가 운명 신이 된다. '내 복에 산다'는 감은장아기의 말 속에는 자신의 삶을 부모님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일궈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타의에 의한 수동적인 삶이 아니라 주체적 삶을 살아가겠다는 대담한 독립 선언인 셈이다. 당당하고 씩씩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하여 운명의 주인이 된 감은장아기 이야기는 어른이 되어도 부모 곁을 떠날 줄 몰라 캥거루족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나약하기만 한 요즘 아이들에게 어려움을 이겨 내는 굳센 의지와 용기를 가르쳐 준다. 그리고 어떻게 사는 것이 당당하고 주체적인 삶인지 곰곰 생각해 보게 한다. 나아가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부지런히 갈고닦아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의 자세를 가르쳐 준다. 신비로운 우리 신화의 세계를 부드러운 색감에 담아 낸 그림 또한 책 읽는 재미와 감동을 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