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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 패자의 슬픈 낙인
피로 쓴 조선사 500년의 재구성
배상열
추수밭 2009.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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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저자의 말
*들어가는 글

1장. 조선, 반역으로 일어서다
고려를 쓰러뜨린 반역―이성계의 난
최초의 권력투쟁, 부자의 혈투―1차 왕자의 난
다시 불붙은 골육상쟁, 형제의 혈투―2차 왕자의 난
이성계의 마지막 불꽃―조사의의 난

2장. 신하, 왕 사냥에 나서다
쿠데타의 백미―한명회와 수양대군의 난
또 하나의 ‘황제’ 출현―이징옥의 난
왕권이 멱살을 잡히다―이시애의 난
재발한 왕 사냥―중종반정
혼자만의 리그―조광조의 난

3장. 조선사 최대의 비극, 선조의 난
이보다 완벽할 수 없다! 기획 반역의 절정―정여립의 난
조선 시대의 촛불시위와 선조가 부추긴 반란―송유진의 난, 이몽학의 난
선조가 잉태한 조선사 최대의 비극―광해군과 칠서의 난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잡다―인조반정

4장. 테러, 완전범죄를 노리다
청출어람의 비극―소현세자 독살 사건
반역이 부른 반역의 이율배반―경종 독살 사건, 이인좌의 난
왕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들―정조 암살 미수 사건

5장. 봉기, 세상을 구하러 나서다
왕조 해체의 깃발을 들다―홍경래의 난
새로운 세상의 씨앗―갑오동학농민전쟁

번외. 영웅이 된 도적들
가장 화려한 강도―홍길동의 난
의적은 없다―임꺽정의 난
시대가 만든 영웅의 허상―장길산의 난

*부록 : 조선 연표

저자 소개 1

경상북도 달성에서 태어났다. 1988년 한국일보에 특채된 이후 2006년까지 근무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소설과 인문서에 모두 능통한 작가는 다양한 소재의 역사를 소설과 교양서로 동시에 집필해 왔다. 한국일보에 근무하던 2003년에 독학으로 첫 작품을 출판한 이후 2020년 현재까지 40권이 훨씬 넘게 행보했다. 2007년에 소설 『동이, 최초의 활』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디지털작가대상을 수상했다. 미국의회도서관 영구보존도서 선정 작가이기도 하다. 역사소설로는 『숭례문』, 『고구려의 섬』, 『명량, 죽음의 바다 1,2』 등이 있으며, 역사인문교양서로 『난중일기외전』,
경상북도 달성에서 태어났다. 1988년 한국일보에 특채된 이후 2006년까지 근무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소설과 인문서에 모두 능통한 작가는 다양한 소재의 역사를 소설과 교양서로 동시에 집필해 왔다. 한국일보에 근무하던 2003년에 독학으로 첫 작품을 출판한 이후 2020년 현재까지 40권이 훨씬 넘게 행보했다. 2007년에 소설 『동이, 최초의 활』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디지털작가대상을 수상했다. 미국의회도서관 영구보존도서 선정 작가이기도 하다.

역사소설로는 『숭례문』, 『고구려의 섬』, 『명량, 죽음의 바다 1,2』 등이 있으며, 역사인문교양서로 『난중일기외전』, 『비열한 역사와의 결별_징비록』, 『조선건국잔혹사』 등을 집필했다. 발표한 소설 가운데 『동이, 최초의 활』은 영화로 계약되기도 했다. 소설 『독도함』은 전문성이 더욱 요구되는 해군과 잠수함에 대한 해박한 밀리터리 지식을 집적시켜 눈앞에서 잠수함전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작가의 열정과 집중력이 빚어낸 전쟁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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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6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696g | 148*210*30mm
ISBN13
9788992355445

책 속으로

(고려의) 실질적인 멸망일은 32대 우왕 14년(1388) 5월 22일이다. 요동을 정벌하기 위해 진격하던 고려의 대부대가 반역하여 창끝을 조국으로 돌리던 날, 고려에게 멸망의 최후통첩이 발부되었다. 위화도에서 회군하여 고려를 매장하고 조선의 태조로 등극한 이성계는 반역자며, 그의 집안은 배반이 전문이다. --- pp.17~18, 「이성계의 난」 중에서

이방원이 일으킨 1차 왕자의 난은 적은 병력이라도 중심부에서 느닷없이 일어나 심장부를 제압해야 한다는 반역의 정석이 완벽하게 적용된 쾌거라는 얘긴데, 미안하지만 승리자가 구미에 맞게 날조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 p.52, 「1차 왕자의 난」 중에서

반역을 명령한 사람은 이성계다. 동북면과 여진족이 유일하게 따르는 사람이 이성계로, 그가 아니고는 그들에게 반역을 명령할 사람이 없다. 조사의는 이성계의 명령을 전달하는 심부름꾼이었을 따름이다. 이성계가 안변 지역의 반역에 깊이 개입했다는 증거가 적지 않다. 반란을 일으키기 전 이성계의 행적을 추적해보자. --- pp..76~77, 「조사의의 난」 중에서

플라이급에도 미치지 않던 한명회가 슈퍼헤비급의 김종서를 한 방에 때려누인 것은 룰에 구애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룰과 스포츠맨십에 따라 정당하게 싸우는 파이터가 고환이든 눈이든 가리지 않고 가격하는 비열한 싸움꾼을 이길 수 없는 법이다. 어차피 그 바닥은 이기는 자에게 면죄부가 발급되는 곳이 아닌가. 생존의 법칙을 투철하게 준수한 것이 한명회의 승인이다. --- p.123, 「한명회와 수양대군의 난」 중에서

이징옥이 ‘함길도의 영웅 김종서를 죽이고 감히 임금을 겁박하는 반역의 무리를 응징하기 위해 분연히 거병하자!’는 격문을 돌렸을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것은 반역이 아니라 충성이다. 이징옥의 예하 지휘관들은 거병의 당위성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징옥은 거병에 가장 중요한 명분을 충족시켰지만 역사에는 정반대로 기록되었다. --- p.143, 「이징옥의 난」 중에서

세조가 자주적인 군왕이라며 이방원에게 비견되는 것은 아주 잘못된 평가다. 온갖 부정을 저지르는 공신들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고 대물림까지 했어도 그리 나쁘지 않은 평을 받은 것은 세종에게 물려받은 태평성대 덕분이다. (…) 태종이 터를 닦고 세종이 꽃피운 찬란한 성과를 까먹고 갖은 방식으로 실록을 왜곡한데다, 자신을 신격화하기까지 한 세조가 측은하다. --- p.159, 「이시애의 난」 중에서

반란을 일으킨 원동력은 어이없게도 ‘연산군과 함께 죽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산군의 행동으로 보아 어차피 누군가는 반란을 일으키게 되어 있었으며, (…) 머뭇거리다가 다른 자들에게 선수를 빼앗기는 날에는 ‘폭군과 끝까지 함께한 간악한 무리’로 지목당해 떼죽음을 당할 것이 분명했다. 이제는 ‘생존권 사수’ 차원에서라도 반역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시간에 쫓겨 일으킨 반란은 너무나 쉽게 성공했다. 절대왕권을 행사하던 연산군이 무력하게 끌려나오는 것을 본 반란군은 자신들의 성공을 의심했을 지경이다. --- p.182, 「중종반정」 중에서

실록에는 조광조가 반역하려 했다는 내용이 있으며, 실제로 그것이 빌미가 되어 죽음을 맞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없다. 조광조를 모함한 자들은 물론, 사약을 내린 중종까지도 그가 반역하려 했다고는 믿지 않았다. 그런데도 조광조가 결국 죽음에 이른 것은 기획 반역에 걸려들었기 때문이다. --- p.188, 「조광조의 난」 중에서

너무나 이기적인 선조의 술수는 조선에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주었다. 인재들을 무수히 죽이는 바람에 임진왜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여 하마터면 나라가 망할 뻔하지 않았는가. 또 병자호란의 국치도 임진왜란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조선을 피폐하게 만든 당파 싸움마저 활성화시켰으니 무슨 말을 하겠는가. 애꿎은 정여립을 주연으로 출연시킨 기축옥사는 선조가 자신을 위해 일으킨 반역의 기록일 뿐이다. --- p.220, 「정여립의 난」 중에서

그는 과연 어느 나라의 왕인가. 자신이 다스리는 나라를 멸망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선조야말로 역사를 통틀어 진정한 반역자가 아닌가 싶다. --- p.237, 「송유진의 난, 이몽학의 난」 중에서

선조는 처음부터 끝까지 정상이나 상식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죽은 선조가 광해군과 영창대군과 임해군을 죽이고 조선의 숨통까지 잡아 비틀었으니 시퍼렇게 살아 숨 쉬는 사마의司馬懿 중달仲達을 물리친 제갈량諸葛亮보다 몇 배나 윗길이 분명하다. --- p.255, 「인조반정」 중에서

오직 자신을 위해 자식들을 싸우게 만들어 역사를 퇴보시킨 선조의 안배는 오랑캐에게 항복하고 자식과 손자를 몰살하는 최악의 왕을 탄생시켰다. 그때부터 조선은 동양의 이등 국가로 전락했는데, 생각할수록 광해군이 아쉬운 대목이다. --- p.271, 「소현세자 독살 사건」 중에서

비로소 영조가 주도권을 잡았으니 이인좌야말로 영조의 일등 공신이다. 왕을 없애려고 일으킨 반란이 도리어 왕권을 굳혀주었다는 것이 아이로니컬하지만, 그 왕이 무려 51년 7개월이나 재위하여 최장기 재위 기록을 세운 영조라는 것도 자못 심상치 않다. --- p.291, 「경종 독살사건, 이인좌의 난」 중에서

홍경래의 목적이 이전의 반란과 분명히 다르고, 10년이나 준비했다는 점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민란과도 차별화된다. 10년 전부터 기획했다는 것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겠지만, 홍경래의 직업이 풍수꾼이었다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 각지를 돌아다니다 보니 자연스레 세상에 눈을 떴을 테고, 이는 당시의 사회구조에 반감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 p.319, 「홍경래의 난」 중에서

출판사 리뷰

누가 누구를 ‘반역’으로 내모는가?

최근 대한민국 정치권에 바람 잘 날이 없다. 새로 들어선 정권은 지난 정권의 호주머니란 호주머니는 죄다 뒤져서 기어코 티끌을 찾아내더니, 끝내는 전직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을 맞고 말았다. 당하는 입장에서는 정치 보복이라고, ‘정치적 살인’이라고 항변하지만, 이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린 억울함을 되돌리기에는 메아리가 공허하다. 살아있는 권력과 죽은 권력의 파워 차이는 이렇게 크다.
살아있는 권력이라고 해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권력의 핵심 자리를 쟁취하기 위한 계파간 갈등이 서로 ‘배신자’라는 말을 내뱉을 정도로 험악해져 있기 때문이다. 권력 싸움 끝에 어느 쪽이 주도권을 잡든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바로 ‘승자 독식’이다. 이긴 쪽은 모두 가질 테고, 진 쪽은 모두 잃을 것이다.
우리의 정치 현실은 왜 이렇듯 비정한가? 누가 누구를 반역으로, 죽음으로 내모는가? 《반역 패자의 슬픈 낙인》은 바로 역사 속에서 이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보려 한 책이다. 저자는 ‘피로 쓴 조선사 500년’을 해부하면서,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반역을 하고,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시 ‘기획 반역’으로 저항의 씨를 완전히 제거하는 한편, 그 와중에 오염된 명분은 기록을 왜곡함으로써 후세가 보지 못하게 하는 권력의 속성을 파헤친다. 배반과 보복이 난무하는 우리나라 정치권을 보면서 이 책을 주목하는 이유이다.

조선은 반역이다!

반역으로 일어선 나라의 숙명일까? 조선은 개국부터 멸망할 때까지 크고 작은 반역이 끊이지 않았다. 이성계 집안이 대대로 고려를 여러 차례 배반한 전력은 차치하더라도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대군의 창끝을 적이 아닌 고국으로 돌려 정권을 차지했으니, 조선은 뼛속부터 반역의 나라이다. 처음부터 조선은 반역의 DNA가 내재되어 있던 셈이다.
이 DNA는 자손대대로 이어졌다. 가깝게는 아들(태종)이 혈투 끝에 아버지(태조)에게서 권력을 탈취하는가 하면(1차 왕자의 난), 아버지는 빼앗긴 권력을 되찾겠다고 부하를 시켜 반역을 일으키게 했다(조사의의 난). 어디 그뿐인가. 숙부(세조)는 교활한 책사(한명회)와 동업해 어린 조카(단종)를 밀어내더니, 줏대도 없이 권신들에게 휘둘리면서 선대가 갈고 닦아놓은 나라를 통째로 말아먹고 말았다.
DNA의 힘은 강력했다. 급기야 선조 대에 이르면, 선조의 재위 자체가 조선사에서 가장 치명적인 반역이다. 철저하게 자신의 권력을 위해 반역을 조작하고(정여립의 난), 이를 빌미로 그 유능한 인재들을 몰살시켜 버렸으니, 임진왜란을 당한 조선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다. 더구나 자신의 안위를 위해 후계 구도를 매듭짓지 않고 미룬 탓에, 그가 죽은 후 벌어진 인조반정과 병자호란의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그나마 조선 초기의 반역은 정치세력간의 권력 다툼 성격이 강한 그들만의 리그였지만, 후기로 넘어오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수백 년간 ‘반역 현상’이 되풀이됨으로써 민생이 파탄에 이르자 아예 체제 전복을 목적으로 하는 민중봉기의 성격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특히 홍경래의 난은 왕조 해체의 깃발을 들었다는 점에서, 갑오동학농민전쟁은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다는 점에서 반역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꾼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권력은 배반과 보복이다!
조선 반역의 역사에는 이른바 ‘기획 반역’이 난무했다.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반역을 조장하고 이용한 것이다. 김종서를 죽이고 단종을 폐위한 다음 정권을 잡은 한명회와 수양대군은 김종서의 충복이자 동북지방의 걸출한 명장인 이징옥의 존재를 두려워 한 나머지 그에게 반역의 올가미를 씌워 제거에 나섰다. 또 중종에게 중용되어 실천적 개혁가로 이름을 떨친 조광조는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자신을 신임한 중종에게 토사구팽을 당했다. 중종은 공신의 권세를 견제하기 위해 신진 사림의 대표 주자로 조광조를 내세웠다가 뜻을 이룬 뒤에는 가차 없이 내친 것이다.
기획 반역의 절정은 역시 선조가 연출하고 정여립을 억지로 주연으로 출연시킨 기축옥사이다. 이른바 정여립의 난으로 알려진 이 사건은 선조가 당시 동인과 서인으로 분열한 틈을 타 왕권을 강화하고자 기획한 반역이었다. 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무고한 인재들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어나갔으며, 그 결과 선조의 자리는 굳건해졌지만 나라는 결딴나고 말았다.
이밖에도 경종과 영종의 파워 게임에도 기획 반역이 동원되는 등 역사에는 권력을 둘러싼 배반과 보복의 사례가 즐비하다. 어디 과거 역사뿐이겠는가. 오늘날에도 우리 눈으로 줄기차게 보고 있지 않은가. 이 책은 이렇듯 배반과 보복의 연속인 권력의 실체를 들여다본다.

살아있는 권력은 죽은 권력을 두 번 죽인다!
?열한 권력 싸움에서 승리한 자는 부와 명예, 패자의 목숨까지 모든 것을 차지하기 마련이다. 심지어 역사와, 역사에 대한 후손의 기억마저도 승자의 몫이다. 명분이 어느 쪽에 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패자는 반역자라는 낙인이 찍힌 채 역사의 죄인으로만 기억될 뿐이다. 이로써 패자는 승자에게 두 번 죽는 셈이다.
이처럼 살아있는 권력이 죽은 권력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제거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살아남은 권력에게는 죽은 권력도 경계의 대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반역으로 승자가 된 경우, 명분이 승자보다 패자에 있는 경우 그러한 경향은 더욱 강하다. 역사는 오늘도 그렇게 흐르고 있음을, 이 책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번외 : 민중의 절망이 만든 영웅들
우리 역사에는, 비록 도적이지만 권력의 폭압에 맞서 백성의 삶을 보듬은 걸출한 영웅들이 있는데, 홍길동, 장길산, 임꺽정이 대표적이다. 하나같이 밑바닥 인생으로 태어난 이들은 온갖 역경을 뚫고 민중의 희망으로 떠오른 의적으로 기억된다. 민중은 이들을 통해 고된 현실을 위로받고 막연하게나마 희망을 품고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 번외 편에는 이들의 영웅담의 실체가 밝혀져 있다. 숙종 때 실학자 이익이 《성호사설》에서 지적했듯이, 이들은 조선 시대 대표적인 도적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희대의 도적이 어떻게 민중의 영웅으로 떠올랐을까? 그 어디에서도 탈출구를 찾지 못한 민중의 절망이 만들어낸 허상은 않을까? 문제는 그나마 이런 허상마저 만들어낼 수 없을 만큼 절망이 깊어질 때, 그 절망의 에너지는 어디로 가느냐는 점이다. 조선 반역의 역사에 그 해답이 있다. 권력의 질주를 막지 못해 권력 다툼이 일상화가 되면 필히 민중의 봉기를 불러온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위정자들이 갑오동학농민전쟁을 비롯해 조선 후기 숱하게 분출했던 민중의 저항의 몸부림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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