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Opening 여행유전자를 발견하다_세상에나, 나는 왜 또 여행을 떠나려는 건지
#01 놀이터로 달려가는 아이처럼 이 ‘작은’ 식사를 위해|지도를 숨어서 봐야 하는 이유|그 틈새에 비밀을 말할까|스페인 오후 다섯 시, 눈물이 핑 도는 달콤함|못난이 포르투갈의 덤덤한 매력|세상의 모든 기사 식당|코펜하겐의 체중 맞추는 남자|일백 년 만의 햇살에 피폭당한 곳|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선 세상의 모든 배낭을 볼 수 있다 #02 사람이 좋아 사랑에 미친 것처럼 페드라가 없는 여관은 너무 쓸쓸해|인디아 신기료 할아버지의 적선|우리 집으로 놀러 와|여행스케치|연극 속의 일곱 명처럼|까딸루냐 사내가 최고야|우리는 한 버스를 탔다|하나님은 세상과 인간을 지으신 뒤|근육을 사랑한 제니퍼의 브뤼셀 여행|사진에 찍히는 재미를 아십니까|다나카 와나카|콜롬비아 대지진 취재기|가슴으로 만나는 세상의 아이들 #03 좋다고 제 발로 떠난 고생길처럼 제발 그 풀만은 넣지 말아 주세요|베갯잇을 들고 떠나는 여행|심하게 너무 싼 인도 숙소와 편지 한 통|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에어컨 없이 견딜 수 있는 이유|노비자 미국 안가 체험|이대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여행의 공포|베니스의 경찰, 바르셀로나의 시민운동가|새벽 바람 속의 꽈배기 빌딩|유럽과 나의 왼발 #04 처음부터 이곳이 운명이었던 것처럼 살렌또, 그 아름다움에 당신은 울게 되겠지요|벤티미글리아|누가 말했지 베니스를|경비대는 암스테르담을 지키고|프라하 18번 트램 관광|독일의 비밀 호주머니 로텐부르크|베를린에 홀딱 반한 이유|코펜하겐 그림일기|도쿄의 골목을 돌아서|삿포로 사람들은 무엇을 열망하고|오타루, 첫사랑의 착각|후라노의 라벤더|몽 생 미셸의 오래된 음모|스트라스부르의 마지막 수업|뮌헨에서 파도 타기|평범할 수 없었던 아우구스부르크의 동상|카멜 바이 더 씨의 키스하기 좋은 곳|마드리드, 수첩 속 이야기|사라고사의 폴 포츠|세비야의 시간이 멈춘 관광객|론다, 바라보다 |유럽의 발코니, 네르하|파리, Je T’Aime #05 여태껏 내가 알지 못한 세상처럼 한낱 푸성귀도 땅을 가리는데|잭팟이 그녀에게 준 숙제|기내식 기다리다 지구 한 바퀴|손님 시원하십니까|손님 맛있게 드셨나요|손님 찾으시는 책 있습니까 |아무리 스페인어의 시옷도 모른다지만|바르셀로나에서 줄 서는 법|국수 배달 소년을 따라 아침이 온다 |부락민 그 남자|영어를 못하는 할머니, 인디언 말을 못하는 손자 |부자의 조건 |벼룩시장도 럭셔리하게 |까놓고 시작하는 암스테르담|진정한 무인도 놀이|푸른 나무 궤짝을 타고|세상이 똑같아지는 건 여행자의 위기다 #06 막막한 가슴 어루만지는 할머니의 손길처럼 해를 따라 서쪽으로|태국에서 도를 닦다|키스의 손짓으로 릴렉스를 말하다|풍경이 보는 풍경|모텔 식스의 고요한 밤|실수하고 또 실수하는 나의 삶처럼|비가 오는 것을 바라보는 삶의 자세|마지막 벚꽃이 질 즈음|벽화의 웃음 본능|아이들의 곡예 비행|나, 여행 연습생 Closing 내 안의 여행유전자 |
|
세상에나, 나는 왜 또 여행을 떠나려는 건지. 기억상실증에 시달리는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나는 또다시 여행의 유혹 앞에 무릎을 꿇고 만다. 마치 우디 알렌의 영화 장면처럼 나라는 사람은 모름지기 여행자에게 어울려서는 안 될 병명인 비행공포증으로 끊임없이 불만을 쏟아내며 투덜거린다. 그러면서도 어느새 나의 손은 한껏 부푼 손길로 여행 가방을 싸고 있다. 못났다, 못났다.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보이지 않는 무서운 힘은 도대체 무엇이냐.
……내 안의 여행유전자는 가끔 어디선가 시동을 거는 소리를 듣는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황막한 길이 먼지 뿌옇게 끝없이 이어진다. 밤낮없이 달려가는 내 상상 속 그 길에 저 멀리 지나가는 프리실라 버스 한 대쯤, 그 어느 창문에서 왜 거기 머물러 있냐며 누군가 나에게 손을 흔든다. 세상에나, 난 또 가방을 싸야겠다. --- pp.14-15, 「여행유전자를 발견하다」 중에서 그곳엔 팔뚝과 허리를 굽혀 듬성듬성 덜 뽑힌 돼지고기 요리를 담아주는 밥집 아줌마와 웃통에 런닝셔츠 슬쩍 걸친 그 나라 사내들의 거무잡잡한 맨살 팔뚝, 밥 먹으러 온 가족 모두 ‘저 외국인들이 어떻게 여길 왔을까?’ 하며 우리를 바라보는 물음표 눈빛, 뭔가 할 말 많은 저쪽 테이블에서 노래처럼 랩처럼 흘러나오는 그 나라 말로 된 수다가 있다. 그곳은 제멋대로 다니는 여행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꼭 들르고 싶어지는 곳이다. 여행책에 나온 유명한 음식점이 아니라 어젯밤 미도리의 엄마나 호의 할머니가 가족에게 차려준 바로 그런 밥상이 있는 현지인의 음식점. 나는 그곳을 내 멋대로 기사식당 혹은 백반집이라고 부른다. --- p.43, 「세상의 모든 기사 식당」 중에서 문을 닫은 휴일의 태국 카오산 어느 은행 계단에 앉아 바닥에 내려놓은 배낭에 기대 왼쪽으로 갈까 오른쪽으로 갈까 고민 중이다. 고민은 고민이고 돌계단이 시원하다. 땀을 씻으며 기지개를 펴 본다. 이미 언젠가 아주 오래 전부터 이곳에 내 시간이 배정돼 있었던 거라 생각하니 계단 생긴 것 하나하나가 다 마음에 든다. 처음부터 이곳이 운명이었던 것처럼. --- p.118, 「처음부터 이곳이 운명이었던 것처럼」 중에서 처음 보는 손수레였다. 인도인들이 즐겨 쓰는 시바신의 푸른 색! 그 시바신의 푸른 나무 궤짝을 자전거로 끌고 가는 아저씨. 궤짝 안엔 귀양가는 정약용이 아니라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한 아이들 예닐곱 명. 수레 위에는 너도나도 공부라도 한 가닥씩 하는 양 꽤 배부른 책가방을 올려 놓았다. 그 중에서도 물병을 가진 아이는 자랑스럽게 그 줄을 손에 꼭 쥔 채 창살에 떠억하니 걸어 놓은 모습니다. 그렇다. 학교 통학 버스다. 아이들의 얼굴을 보라! 외국에 대한 호기심과 재미가 가득한 저 표정. 이 한 장의 사진은 나를 항상 혼란에 빠뜨린다. 정말 저 순간 저 곳에서 내가 아이들과 웃었던 것일까? 돌아오고 나면 한없이 환상 같은 사진 속의 실제. 그리하여 여행은 항상 호접몽인지. --- p.342, 「푸른 나무 궤짝을 타고」 중에서 |
|
여행유전자따라 지구 한 바퀴
여행유전자따라 세상 한 바퀴 그녀의 이야기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세상을 '싸돌아다닌' 그녀의 이야기 때로는 취재차, 때로는 휴식차, 때로는 모험차, 그녀는 세상을 유랑한다. 어쩔 수 없다. 그녀의 피에는 여행유전자가 흐르고 있으므로. 그녀의 여행유전자는 나란나란한 조합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일정한 배열이 없다. 마음껏 혼재되어 있다. 얽히고설킨 그녀의 여행유전자는, 그녀를 살게 하는 힘이다. -여행은 신나는 놀이터. 나는 밥 먹는 것도 잊고 신발을 거꾸로 신은 것도 모르는 채 그 곳으로 달려가는 아이. 여행은’ 그렇게 신나는. -여행은 거기 있는 그것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거기 있는 그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것. 나는 사람이 좋아 사랑에 미친 것처럼 그 곳은 잊어도 그 사람들은 못 잊는 인연의 실꾸러미를 둘둘 말아 들고 떠나는 여행자. 여행은’ 그렇게 만나는. -힘든 데도 좋다니 그걸 어떻게 해. 말려도 듣질 않으니 그걸 어떻게 해. 개미떼와의 일박도 좋다니 그걸 어떻게 해. 그 비린 풀 맛도 먹어내겠다니 그걸 어떻게 해. 폭염 속에 돌계단을 껴안고 자겠다니 그걸 어떻게 해. 다리가 부러져도 도심의 벤치에 눕겠다니 그걸 어떻게 해. 못 말린다. 여행은’ 좋다고 제 발로 떠난 고생길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