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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은 서럽다
김수업 저
나라말 2009.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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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펴내며

하나 우리 겨레의 삶과 말

둘 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셋 우리 토박이말의 속살

저자 소개

저자 : 김수업
1939년 경남 진주에서 나고, 경북대학교 사범대학과 대학원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서 국어 교사를 길러 냈으며, 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으로 공직을 마쳤다. 이제는 고향에서 진주문화연구소를 이끌며 지역 문화 가꾸기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서울에서 전국국어교사모임의 우리말교육연구소와 우리말교육대학원을 돌보는 일과 더불어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의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배달말꽃, 갈래와 속살』, 『국어교육의 바탕과 속살』, 『배달말 가르치기』, 『말꽃타령』 같은 책을 펴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8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29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3041224

책 속으로

남의 말을 함부로 끌어들여 쓰면서 겪는 아픔과 괴로움은 갖가지다. 무엇보다도 우리 겨레가 겪은 아픔과 괴로움이 남다르다. 우리 겨레는 고구려, 백제, 신라 같은 나라가 일어선 뒤로 왕실을 비롯한 지배층에서 중국 글말(한문)을 다투어 끌어들이면서 그런 아픔과 괴로움이 겨레의 바탕에 쌓였다. 왕조 세상이 무너질 때까지 이천 년 동안 중국 글말을 아는 사람들만 중국 글말로 겨레를 이끌고, 수많은 백성들은 중국 글말에 앞이 막혀 장님처럼 살면서 온갖 아픔과 괴로움에 시달렸다. 그리고 겨레 동아리는 물과 기름이 되어 갈라져 살았다. 그러자니 저절로 우리말 또한 중국말을 함부로 끌어다 뒤섞어 쓰는 지배층의 것과 우리 토박이말로만 살아가는 백성의 것으로 갈라졌다.
더욱 뼈아픈 것은 지배층이 뒤섞어 쓰는 중국말은 높고 값진 말이고, 백성들이 아끼며 쓰는 토박이말은 낮고 하찮은 말이라는 생각이 갈수록 굳어진 사실이다. 그래서 시나브로 토박이말은 내버려야 할 쓰레기가 되어 쫓겨나고, 중국말은 아끼고 가꾸어야 할 보물이 되어 안방으로 밀고 들어왔다. 백성의 삶이 서러웠던 것처럼 토박이말의 신세 또한 서러움에 젖어 눈물겹게 되어 버린 것이다. 나는 이런 우리 토박이말의 서러움에 뒤늦게 눈을 떠서 이처럼 부끄러운 글들을 써 보기로 했으나 이제는 너무 때늦었다는 안타까움에 가슴을 자못 에는 듯하다. --- 「책을 펴내며」 중에서

‘누다’와 ‘싸다’
…… ‘누다’와 ‘싸다’는 다스림으로 가려진다. ‘누다’는 똥이든 오줌이든 스스로 잘 다스려서 내보내는 것이고, ‘싸다’는 스스로 다스리지 못하고 그냥 내보내는 것이다. 그것은 사람에게나 짐승에게나 마찬가지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어려서 철이 들지 않은 적에는 똥이든 오줌이든 스스로 다스리지 못하고 나오는 그대로 그냥 ‘싸고’ 만다. 그러나 자라서 철이 들고 나면 스스로 다스려 때와 곳을 가려서 ‘눈다’. 철이 든 다음에도 몸에 탈이 나면 사람이나 짐승이나 스스로 다스려 ‘누’지 못하는 수가 생기고, 그러면 ‘싸’는 수밖에 없다. --- p.74
- 본문 74쪽에서

고맙다
‘고맙다’는 ‘곰’에서 말미암았다. 단군 이야기에 단군을 낳으신 어머니로 나오는 ‘곰’, 땅 밑 굴 속에서 쑥과 마늘만 먹으며 백일기도를 드리고 마침내 사람으로 탈바꿈하여, 하늘에서 내려오신 환웅의 아내가 되어 단군을 낳았다는 바로 그 ‘곰’이다. …… 이렇게 누리 만물을 만들고 세상만사를 다스리고 사람의 삶과 죽음을 이끄시는 어머니가 ‘곰(?)’이었다. …… ‘고맙다’는 본디 ‘당신은 나에게 목숨을 내주고 삶과 죽음까지 돌보며 이끄시는 곰(서낭)과 같은 분이다.’ 하는 뜻이었다. 어찌 마음의 껍데기나 건네주는 ‘감사하다’나 ‘땡큐’와 견줄 것인가!

--- pp.215~217

출판사 리뷰

『우리말은 서럽다』는 우리말을 가르치고 퍼뜨리는 데 한평생을 바친 저자가, 오늘날 우리네 말글살이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아 펴낸 책입니다.

1. 오늘날 우리네 말글살이(언어생활)를 돌아보게 하고, 우리 토박이말의 소중함을 일깨웁니다.

저자는 말이라는 것이 그 말을 쓰는 겨레의 삶을 송두리째 담아서 주고받는 그릇인데, 남의 말을 함부로 끌어들여 뒤섞어 쓰면 제 겨레의 삶으로 빚어낸 마음을 온전히 담아낼 수 없을뿐더러 겨레의 삶을 어지럽히고 흐트러뜨릴 수도 있으며, 주고받는 노릇을 제대로 이루어 낼 수 없다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말을 살펴보면 한자말, 일본말, 미국말이 엄청나게 섞여 있다. 심지어 그것들은 우리말보다 더 정중하고 극진한 대접을 받고 있다. 그래서 텔레비전 뉴스나 신문 같은 데 나오는 말을 온전히 알아들을 수조차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저자는 오늘날의 말글살이가 이런 지경에 이르게 된 까닭을 우리말을 업신여기며 살아온 세월에서 비롯했다고 말한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일어선 뒤로 왕실을 비롯한 지배층에서 중국 글말(한문)을 끌어들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말은 중국 글말을 끌어다 뒤섞어 쓰는 지배층의 것과 토박이말로만 살아가는 백성의 것으로 갈라졌으며, 결국에는 중국 글말은 높고 값진 말이고 토박이말은 낮고 하찮은 말이라는 생각이 굳어져 버린 것이다. 그래서 시나브로 토박이말은 내버려야 할 쓰레기가 되어 쫓겨나는 서러운 신세가 되어 버렸다고 한다.
이 책에는 저자의 이런 안타까움이 곳곳에 묻어난다. 책을 읽다 보면, 이런 안타까움이 어느새 ‘나의 것’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런 안타까움이 모이면 우리말을 북돋우고 사랑할 수 있는 거름이 되고 힘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누군가가 한평생을 기꺼이 바쳐 보듬고 살리려는 우리 토박이말을 우리가 무참하게 짓밟아 죽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쯤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2. 우리 토박이말의 올바른 속뜻과 속살을 알려 주어, 우리말을 제대로 가려 쓰고 부려 쓸 수 있게 해 줍니다.

이 책에 있는 ‘우리 토박이말의 속뜻(뜻가림)’과 ‘우리 토박이말의 속살(뜻풀이)’ 마당은, 저자가 한겨레신문에 연재했던 ‘말뜻말맛’에 실었던 글을 깁고 더한 것이다. 여기서는 우리 토박이말 가운데 요즘 우리가 헷갈려 쓰는 낱말과 그 뜻이 남다른 낱말 80여 개를 가려 뽑아, 이 낱말들이 지닌 속뜻과 속살을 밝히고 있다. 글들을 읽어 나가다 보면, 우리말을 제대로 가려 쓰고 부려 써야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생겨날 것이다.

* ‘뛰다’와 ‘달리다’는 어떻게 다를까?
‘우리 토박이말의 속뜻’ 마당은 ‘뜻가림’을 바탕으로 내용을 채웠다. 요즘 우리가 헷갈려 쓰는 토박이말을 골라, 그 속뜻을 하나하나 풀이한 것이다. 그리고 살려 써야 할 우리말(괴다, 는개, 느리, 뒤침, 뜨레, 설미……)과 한자어를 대신해서 쓸 수 있는 우리말(말꽃, 삶꽃……) 따위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말을 헷갈려 쓰는 까닭 가운데 하나를, 국어사전이 그 뜻을 잘못 풀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 ‘잘못’은 국어사전의 풀이가 우리말이 가진 뜻에 맞지 않는다는 것과, 한자어를 뒤섞어 풀이해서 그 뜻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이렇듯 국어사전이 제 몫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말이 지닌 속뜻을 사람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며, 그래서 사람들이 우리말을 헷갈려 쓸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 토박이말 하나하나를 우리말로 쉽고 또렷하게 풀이하고 있다. 이렇게 알아듣기 쉽게 풀이해 놓으면, 사람들이 우리말을 훨씬 잘 가려 쓸 수 있기 때문이다.

* ‘아름답다’가 ‘알밤답다’에 온 말이라고?
‘우리 토박이말의 속살’ 마당은 ‘뜻풀이’를 바탕으로 내용을 채웠다. 단순하게 토박이말이 지닌 뜻을 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겨레의 마음과 삶이 토박이말에 어떻게 녹아 있는지를 살펴보는 데까지 나아간다. 저자는 우리 토박이말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우리 겨레의 삶을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나와 내 삶을 더 깊이 알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을 읽고 ‘아름답다’가 ‘알밤답다’에서 온 말이며, ‘고맙다’가 ‘곰답다’에서 온 말이라는 것과 그것들이 어떤 뜻을 담고 있는지만 알아도, 우리말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리뷰 총점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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